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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마일 ㅣ 스티븐 킹 걸작선 6
스티븐 킹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1월
평점 :
제가 가지고 있는 스티븐 킹 전집들을 정리하다가 그린마일은 읽은줄 알았는데, 안 읽은 책이었어요. 아마도 영화를 봐서 순간적으로 이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었나봐요.
세부적인 이야기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전체적인 스토리와 몇몇 장면들이 기억에 남아서 읽는동안 혹 지루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했지만... 그건 정말 우려였습니다. 책을 펴는 순간 마치 표면은 고요히 흐르는 강물 같지만 아래로는 빠르게 흐르는 물살처럼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처음 스티븐 킹을 알았을때는 호러 작가인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쇼생크의 탈출', '돌로레스 클레이본', '하트 인 아틀란티스' 그리고 '그린 마일'이 그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았을때는 무척 놀라웠답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수 있는 그의 역량에 감탄할수 밖에 없었어요. 이 책 역시 그런 작품 중에 하나예요.
'그린 마일'은 분명 공포 소설은 아니지만, 또 다른 종류의 공포를 저에게 보여준 책이었어요. 우리는 분명 존 커피가 죄가 없음을 알지만, 설명할수 없는 증거로 그를 전기 의자에 앉혀야만 된다는 사실과 그가 범인이 아닐수도 있지만 그저 흑인 한명이 죽었을뿐이라 생각하는 사람들, 여럿을 죽이고서도 전혀 죄책감을 못 느끼는 살인자, 살인자는 아니지만 퍼시같이 강한자에게는 약하고, 약한자에게는 강한 비열한 인물 그리고 세월은 흘러도 그런 인물들은 계속 만나게 된다는점이 절망스럽더군요.
그래서 존 커피는 자신이 무죄임에도 죽음에 있어서 담당할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신이 주신 선물이기보다는 무거운 짐이라는 것을 사는 동안 알게 되었고, 그의 슬픔과 절망 때문에 우리가 그를 보냈을때 덜 죄책감을 느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영화를 본 지가 오래되서 영화와 책 어느 쪽이 더 좋았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곤란하네요. 하지만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이 너무 재미있는것을 보면, 영화를 보고 좋았던 분들이라면 책도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