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에서 익사한 사람은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 바다의 수온은 4도 미만이고, 이런 온도에서는 부패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여기서는 위속의 음식물이 발효하지 않는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발효된 음식물 때문에 자살한 사람들의 몸속에 새롭게 부력이 생겨 시체가 바다 표면에 떠올라 해변으로 밀려오게 되는 것이다.-.쪽
선인장들한테는 뭔가 고집센 면이 있다. 태양은 선인장들을 주저앉히려 하고, 사막의 바람도 주저앉히고 싶어하고, 가뭄도, 밤의 서리도 그렇다. 그런데도 선인장은 번성한다. 가시를 곤두세우고 두꺼운 껍질 뒤로 물러난다. 조금도 꿈쩍하지 않는다. -.쪽
멕시코는 죽음과 친하고, 죽음을 농담 삼고, 죽음을 애무하고, 죽음과 함께 자고, 죽음을 축하한다.-.쪽
멕시코 사람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과 함께 웃고 즐기며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쪽
모든 강물은 바다로 흐른다. 그래도 바다는 넘치지 않는다. 어딘가에서 흘러왔던 그 강물은 결국 다시 흘러왔던 곳으로 되돌아 가는 법이니까.-.쪽
실연의 아픔은 홀로 견뎌야 한다. 하지만 집 안에 틀어박힐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사람들 속에 있을 때 자기가 혼자라는 느낌을 더욱 뼈져리게 실감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70쪽
어쩐지 페루 사람은 칠레나 아르헨티나 사람들보다 마음속 깊이 정이 간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한 나라 사람들일수록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쩐 일일까?인간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은 대부분의 경우 대척점에 있기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가난하지만 '인간의 냄새'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거다.(중략)이런 인디오들에게 신기한 동물 보듯 아무데서나 무례하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서양인 관광객들이 밉다. 같은 인간으로서의 존경심은 커녕 고맙거나 미안한 마음조차 손톱만큼도 없는 천박한 사람들. 그런 무뢰한들에게 무시당하는 인디오들이 마치 내 동족인 것처럼 마음 아프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