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신도들은 그를 마하사마트만(Mahasamatman)이라고 부르고 그를 신으로 섬겼다. 그러나 그 자신은 마하(위대한)와 아트만(영혼)을 생략하고 간단히 샘(Sam)이라고 불리기를 원했다. 그는 한 번도 자신이 신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이 아니라고 주장한 적도 없었다. 제반 정세를 고려해 보건데 그 어느 쪽을 인정했더라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침묵은 그에게 도움이 되었다. -13쪽
"그것 말고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어디에도 진정한 희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그것을 만들어내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설령 가짜라고 해도 그것이 통용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20쪽
"모르고 있었나? 모든 사내가 자신이 사랑하는 것울 죽여 왔다는 사실을?" -56쪽
"만약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나는 저 별들을 하늘에서 끌어내려 신들의 얼굴에 내던지겠소. 만약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나는 세계의 모든 신전을 파괴하겠소. 만약 그럴 필요가 있다면, 나는 마치 어부가 그물로 고기를 잡는 것처럼 수많은 목숨을 앗아 보이겠소. 설령 그곳으로 오르는 길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불이라도, 칼날이라도, 또는 맹호가 앞을 가로막더라도, 나는 다시 한번 <천상 도시>를 공략해 보이겠소. 어느날 신들은 <하늘>에서 그곳을 내려다보고, 그 계단을 오르는 나를,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선물을 지니고 오는 나를 발견할 것이오. 그리고 그날이야말로 새로운 유가(Yuga: 時代)가 시작되는 날이오. 그러나 그러기 전에 나는 잠시 명상하지 않으면 안되오." -71쪽
"싯다르타여, 예전과 다른 유게를 두르고 있다고 해서 내가 못 알아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말라. 내가 보는 것은 너의 진정한 존재인 에너지의 흐름인 것이다. 그것을 가리고 있는 육체가 아니라." -202쪽
이따금 과거에 자신이 소유했던 육체의 눈이 아닌 악마의 눈을 통해서 악마가 보는 것처럼 볼 때가 있었다. 그때 사방을 동시에 보는 그의 눈은 주위를 지나가는 인간들의 살과 뼈를 발라내고 그들 존재의 불꽃을 바라보았다. 불꽃은 각자의 정열에 상응한 갖가지 색조와 명암으로 물들어 있었고, 허영과 육욕과 선망으로 깜박거렸고, 탐욕과 기아로 인해 쏜살같이 움직였으며, 증오의 연기를 내며 탔고, 공포와 고통으로 인해 꺼져 가고 있었다. -215-216쪽
"이미 늦었네, 라카샤의 두령이여. 자네는 스스로 그 짐을 짊어진거야."
"짐이라니? 이번엔 또 어떤 식으로 나를 구속했단 말이오?"
"우리가 그 발코니 위에서 싸우고 있었을 당시 자네가 나를 조소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나? 자네는 나도 자네가 만들어 낸 고통을 보며 즐기고 있다고 말했어. 그 말은 옳았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그 내부에 어두운 것과 밝은 것을 함께 지니고 이씩 때문이야. 인간이란 갖가지 모순을 내포한 존재이고, 과거의 자네처럼 순수하고 투명한 불과는 달라. 인간의 이성은 감정과 자주 충돌하고, 의지는 언제나 욕망과 싸우고 있네… 이상은 환경과 상반하고, 전자를 따를 경우 그는 오래된 동반자를 잃었다는 뼈저린 사실을 깨닫게 되네. 하지만 그것을 따르지 않는다면 자신이 새롭고 고귀한 꿈을 포기했다는 아픔을 느껴야해.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얻는 것과 잃는 것, 도착과 출발은 공존하는거야. 이성은 인습과 싸우고, 감정은 다른 자들에 의해 부과될지도 모르는 속박과 충돌하는 거야. 이런 것들이 마찰을 빚을 때는 언제나 자네가 인간 특유의 저주라고 했고, 조롱했던 것. 죄악감이 태어나는 거야.!"
-221쪽
"한 개의 과일을 갈라 보면 그 안엔 씨가 있소. 그것이 그 중심이오? 씨를 갈라 보면 그 안엔 아무것도 없소. 그럼 그것이 그 중심이오? 우리는 예전의 전투신과 전투 여신과는 이미 다른 인간이오. 그러한 인간이러ㅛ다는 사실은 우리에겐 귀중한 것이지만, 과거는 단지 과거일 뿐이오"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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