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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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의 약력이 독특하다. 영화감독이다. 그것도 장편 상업영화를 대중에게 선보인 감독이다. 더구나 그가 만든 영화는 대중에게 큰 사랑까지 받은 인기감독이다. 이런 경우에 감독일 하기도 바쁠텐데 소설까지 썼다. 대부분 감독은 직접 시나리오 쓰기를 원한다고 들었다. 결국 시나리오를 받아도 감독이 원하는 방향을 찍기 마련이다. 시나리오와 상관없이 감독이 즉흥적으로 찍기도 한다. 어떤 감독은 당일에 즉석에서 시니라오를 만든다고도 한다.


이처럼 대부분 감독은 시나리오를 참여하려 한다. 자신이 직접 찍을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시니라오에 감독 이름이 그런 이유로 들어간다고 한다. 나도 관련 종사자에게 들은 이야기다. 다만 감독의 전작을 볼 때 로맨스하고 감성적인 작품이었다. 무겁기 보다는 가볍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였다. 많은 사랑을 받은 <헬로우 고스크>는 물론이고 다소 인기는 못 얻었지만 <슬로우 비디오>도 막상 봤을 때 꽤 좋았다.


그런 작품을 만들었던 감독이 쓴 소설은 의외로 전혀 로맨스적이지 않다. 1권만 봤기에 정확하지 않지만 현재 읽은 상태는 그렇다. 소설은 독특하다면 독특하다. 미래에서 현재로 사람들이 넘어온다. 현재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행이다. 여행사가 그런 여행상품을 만들었다. 미래는 부자와 빈자로 명확하게 나눠진다. 부자는 편안히 잘 살고 있다. 빈자는 그 아래에서 어렵게 살고 있다. 


과거로 가는 여행에 부자는 참여하지 않는다. 과거로 가는 여행은 흥미롭다. 내가 살았던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로망이다.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없을 수 있지만 호기심은 분명히 있다. 부자들이 그럼에도 과거로 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건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로 가는 여행에는 죽음을 동반한다. 과거로 가는 길에 죽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그 사람이 내가 될 확률이 있다. 이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부자들은 과거로 돌아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지만 죽음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다. 이러니 다들 대리인을 파견한다. 대리인에게 큰 돈을 주며 자기 대신에 해 주길 원한다. 그가 죽을 지 안 죽을 지는 잘 모른다. 여기서 우리 주인공인 우환은 좀 다르다. 그는 고아로 우연히 식당에 성인이 되어 살게 되었다. 몇  십년 동안 말없이 조용히 묵묵히 살았다. 여전히 그는 식당보조다. 식당 주인은 곰탕을 다시 한 번 만들어 팔고 싶다.


우환에게 과거로 여행을 제안한다. 그 놈의 곰탕이 뭔지 몰라도 그 비법을 전수받아 오라고 한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모른 체 여행을 했다. 다행히도 무사히 현재로 왔다. 뜻하지 않게 처음 본 곰탕 집은 나름 주인이 장인정신을 갖고 운영한다. 그것도 혼자서 모든 과정을 이뤄낸다. 고기도 무조건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조달받아 쓴다. 그 덕분에 많은 단골이 생겼다. 혼자 하려니 손님들이 알아서 돈 내고 갈 정도다.


그곳에서 우환은 일을 하게 된다. 빨리 배운 후에 다시 미래로 돌아갈 생각이다.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갑자기 살인사건이 나는데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구도 모른다.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 순식간에 나타나 피 범벅이 되었다. 몸 통이 깔끔하게 잘려나갔다. 레이저와 같은 것이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다. 형사는 이를 추적하고 쫓는다. 아무런 단서도 없다. 현재 이곳에서는 미래에서 온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 위험인물도 있다.


우환은 그 와중에 자신의 엄마, 아빠를 만나게 된다. 아니, 아직은 정확하지 않다. 그럴 가능성이 아주 큰 사람을 만난다. 그들은 아직까지 고등학생이다. 하필이면 둘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런 사건들이 소설 <곰탕>1편에서는 진행된다. 달달한 내용은 없다. 여러 사건들이 계속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으면서 진행된다. 사실 뭐 이렇게 이야기가 길게 진행되는가에 대한 의문도 들면서 읽었다. 그렇게 1편을 다 읽었다. 이제 2편으로.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2편을 또 읽어야 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설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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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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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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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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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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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큰 화제를 모은 베스트셀러 소설이다. 딱히 볼 생각은 없었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굳이 읽으려 하지 않은 스타일도 있었고 얼핏 어떤 내용인지 알았을 때 끌리지 않았다. 사회적인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 책 <82년생 김지영>이 독서모임에 선정되어 읽게 되었다. 책은 생각보다 얇았다. 최근 트렌드와 잘 맞는다. 현재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의 공통점이 책 두께가 얇다.


그건 내 편견일 수 있어도 사람들이 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호하는 경향때문이다. 이 책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좀 무겁다. 그 부분은 어쩌면 작가의 이전 직업과 관련있지 않을까한다. 시시 교양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활동했던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책도 소설을 읽는 느낌보다는 다큐를 보는 느낌이 좀 더 강했다. 미사여구나 묘사 등보다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위해 전력투구한다.


좌고우면하지 않는다.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형식이다. 첫 시작은 다소 낯설다. 끝까지 다 읽었지만 무엇때문에 그렇게 시작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 느낌에는 전형적으로 미끼같았다. 독자의 관심을 끌기위해 호기심을 유도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방법으로 느꼈다. 그 후 내용을 볼 때 연관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더구나 너무 뜬금없다. 빙의라는 표현을 쓴 것처럼 밑도 끝도 없이 누군가에게 빙의된 것 같은 행동을 한다.


그 후에 김지영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설명한다. 아무래도 내가 남자라 미처 못 느끼고 무지했던 부분은 분명히 있다. 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미묘한 지점이 있다. 그건 절대로 알 수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다. 당사자만 느끼는 미세한 차이라 방법이 없다. 읽으며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그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측면도 있었고, 그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라는 측면도 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스스로 남자라는 측면에서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 좀 애매하다. 물론 분명히 소설은 의도적으로 그런 것들로만 나열했다. 한 명의 여성이 한국사회에서 살며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상황이 묘사된다. 그렇기에 소설은 소설보다는 다큐라고 표현했고 정확히는 르뽀라는 느낌이 강했다. 일단 특정 주제와 소재를 잡고 그에 맞는 상황을 전부 집어넣었다. 불행만 찾아올수도 있다.

그걸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다. 한국사회에서 너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현상이다. 다행히도 난 내 주변에 노골적으로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은 없다. 여성을 무시하고 자기 옆에 앉혀놓고 무엇을 하려고 하는 꼰대를 본 적은 없다. 내가 하던 일이나 만나는 사람은 그런 쪽이 아니라 그럴거다. 그런 면에서 운이 좋았다. 정말로 그런  상황이 나에게 닥치고 눈 앞에 펼쳐지면 어떻게 행동할 지 나도 모르겠다.


한국사회에서는 특히나 체면을 중시한다. 또한, 내 편과 네 편의 구분이 꽤 명확하다. 옳은 일을 했는지 여부보다는 너는 내편인지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지금까지 잘못인지 모르고 넘어갔던 것도 많다. 이제는 어느 정도 무엇이 잘못인지 여부 정도는 모두들 알고 있다. 그 부분에 있어 알면서 참거나 모른 척 하는 경우로 변했을 뿐이다. 한국사회에서 그럴 경우 누군가 나서서 지적하는 것이 쉽지 않다. 누군가 행동해도 그 사람만 이상한 사람이 되는 문화도 있다.


현재는 다소 과도기가 아닌가도 한다. 사람들이 무엇인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를 공개하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주저하고 두려워한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잘 못한 것이 아닌데 피해자가 잘 못한것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가해자를 죄인취급해야 하는데 정 반대현상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 시선의 변화만으로도 한 단계 발전한 것은 맞다. 그 정도로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김지영이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되어 아이를 갖고 살아가는 내용이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이자 엄마가 얼마나 힘들고 폭력적인 상황에 놓여있는가를 보여준다. 그 부분이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껄끄럽고 피하고 싶기도 했다. 나 자신도 남성이자 장남으로 나도 모르게 누렸던 것들이 있다. 나이를 먹은 후에 내가 좀 더 좋았구나를 느꼈다. 될 수 있는 공평하게 부모님은 대했지만 좀 더 내가 유리한 것이 분명히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외에는 내가 하는 직업에서 성에 따른 차별은 난 없었다. 


그렇기에 소설에서 나온 내용이 이해되고 그렇다고 알고는 있지만 이정도로까지 한국사회에서 벌어진다는 것에 대해 좀 편집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은 솔직히 했다. 그부분 자체가 여성이 읽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내 착각일 수 있다. 이런 건 솔직히 피해를 입은 측의 감정과 시선이 정확하다고 본다. 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 반대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다시 알려준 작품이다. 편집된 삶이라고 보지만 갈수록 더 김지영이 그런 차별을 받지 않기를 나부터 노력해야 한다. 사회가 아닌 나부터가 핵심 아닐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김지영씨가 좀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는 어떠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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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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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제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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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걱정 공장
이지훈 지음, 김고은 그림 / 거북이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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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동화를 읽은 기억이 사실 없습니다.

세계위인전이나 한국위인전 같은 게 집에 있었고 세계문학소설 같은 걸 읽은 기억은 있습니다.

성인이 되어서 아이가 생기니 오히려 어릴 때보다 더 많이 읽지 않았을까합니다.


다른 아빠보다는 아이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동화를 읽어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래도 <사과가 쿵>같은 책을 읽어 줄 때 효과가 아주 좋았죠.

'쿵'소리를 낼 때 완전히 호흡을 가다듬고 잠시 정지한 후에 하면 효과만족이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기 바뻐 책을 많이 읽어주진 않았습니다.

어떤 동화책이 유명하고 많은 부모님들이 선택하는지 정도를 알 뿐이죠.


하다보니 작가나 저자를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인 <엄마의 걱정공장> 작가인 이지훈도 인연이 되어 알게되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 동화책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동화책도 저에게 보내주신 분들이 있어 읽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동화책도 읽는 데 지장이 없고 재미도 있더군요.

내가 어른이라는 자의식만 너무 크지 않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이지훈 작가가 쓴 <엄마의 걱정공장>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사실 이 책은 제가 아닌 제 막내에게 읽으라고 선물한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읽고 리뷰를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어 읽었죠.


무엇보다 재미있는 것은 어느덧 아이들의 생각을 잊었다는 겁니다.

나도 분명히 아이일 때가 있었는데 기억조차도 나지 않죠.

제 입장도 있지만 아이입장도 있다는 사실을 깜빡할 때가 많습니다.


신기하게도 그걸 잊지 않고 어떻게 아이 입장에서 글을 쓰는지 작가란 참 대단한거 같습니다.

주인공인 '한울'이 입장에서 내용은 진행됩니다.

엄마가 늘 걱정인 것이 너무 싫습니다.


툭하면 한울이에 대한 걱정이고 늘 무엇을 하라고만 합니다.

한울이에게 잔소리를 한다고 느끼는 것이었죠.

부모로서 엄마의 입장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보면 한울이 입장이 이해됩니다.


동화답게 한울이가 엄마의 그런 잔소리를 싫어했지만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읽으며 자연스럽게 엄마의 잔소리가 나를 위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읽어보니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어도 될 듯합니다.

책은 미취학은 아니고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으면 아주 좋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읽은 후에 막내가 읽었는데 재미있다고 하네요.

막내는 현재 1학년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아주 딱 맞춤인 동화로 보입니다.^^


작가의 다른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394065631

거짓말 경연대회 - 추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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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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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더 테이블> 저자는 영화감독이다. 사실 누군지 잘 몰랐다. 저자 약력을 보며 감독의 작품을 봤다는 걸 알았다. 그것은 바로 <최악의 하루> 영화감독이었다. 그 영화를 엄청 재미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인상에 남았던 작품이다. 그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이라고 하니 좀 더 친근감이 들었다. 이 책인 <더 테이블>도 영화로 이미 찍었던 걸 책으로 펴 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책은 시나리오를 책으로 만들었다.


책 초반은 인물들의 대사와 지문으로 구성되었다. 최근에 드라마나 영화의 시나리오가 인기다. 인기를 끈 드라마같은 경우 나중에 시나리오가 따로 책으로 만들어진다. 그런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실제 시나리오와 똑같이 구성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영상으로 봤던 그 장면이 글로 표현되는 걸 읽는 느낌은 또 다를 듯하다. 영화를 책으로 펴 내 그런지 사실 글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그다지 친절하지 않다.


서로 앉아 대화하는 대사가 전부다. 어떤 사전 정보도 없이 둘이 이야기를 한다. 같은 장소이고 오로지 테이블이 있을 뿐이다. 그 곳에서 각자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이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른다.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둘이 어떤 관계인지 알게 된다. 어떤 에피소드는 글로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잘 모르겠다. 차라리 영상으로 보면 더 현실감있고 이해되지 않을까도 했다.


그보다는 테이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람들이 만나 이야기 나눈다는 걸 모티브로 작품이 구성되었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그저 둘이 서로 이야기하는 연극적인 상황으로 작품을 구성할 수도 있고, 좀 더 확장해서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떠올릴 때는 플래시백으로 영상이 구현되는 것도 좋을 듯 했다. 꼭 영화인 영상이 아닌 글로 풀어내는 소설로도 괜찮을 듯 했다. 의외로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내가 비록 소설을 써 본 적은 없지만 이렇게 두 사람을 설정하고 이 둘이 펼치는 대사만으로 구성하는 것도 은근히 잘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판단도 들었다. 출연할 캐릭터는 무척 다양하다. 부부사이다. 둘은 현재 상황이 안 좋다. 마지막으로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지금 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둘은 다시 서로 기회를 가질 수도 있고, 완전히 쫑이 날 수도 있다. 이번에도 부부다. 


둘은 너무 다정하고 잉꼬부부다. 둘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의문을 갖게 된다. 차를 마시며 손을 잡고 이야기하던 사이가 어느 새 손을 빼고 상대방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한다. 이런 사연도 재미있을 듯하다. 굳이 이성일 필요도 없다. 남자와 남자나 여자와 여자가 만나 나누는 이야기도 있을 수 있다. 오랫만에 회포를 푸는 사이일수도 있지만 그동안 서로 미처 털어놓지 못한 숨겨왔던 사연을 이 자리에서 발설한다.


이런 내용이 책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그저 내 상상의 나래를 한 번 펴 봤다. 테이블이라는 아주 흔하고 사소하지만 간단한 장치만으로도 수없이 많이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참 대단한 존재다. 바로 이런 스토리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지점에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내 능력부족으로 난 여기까지지만 제대로 된 사연과 캐릭터 조합만 이끌어 낸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나 작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한다.


사실 이 책은 대사로만 구성된 앞 부분과 소설 형식으로 된 뒷부분으로 나뉜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리뷰를 쓰기는 좀 애매해서 이런 형식으로 리뷰를 썼다. <최악의 하루>에도 유명 배우가 캐릭터 하나로 나오는데 이 작품에도 그렇다. 감독이 어느 정도 캐릭터 중 하나를 다소 모순 덩어리를 꼭 만들고  싶은가보다. 저번은 남성 배우고 이번은 여성배우다. 한 명의 작가를 연이어 읽거나 보게 되면 그런 차이를 찾는 것도 은근한 재미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영상이 더 낫지 않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상상하며 읽어라.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105364896

사랑일까? - 우리는!?


http://blog.naver.com/ljb1202/103665274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우리들


http://blog.naver.com/ljb1202/167967968

디너 -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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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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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독특한 소설이다. 책에서 주인공은 없다. 보통 소설은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 되거나 전지적 시점으로 보여준다. 주인공 시점이 좀 더 감정 이입이 되기 쉽지만 어딘지 아쉬운 느낌이 있다. 전지적 시점은 모든 걸 알 수 있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주인공의 시점이 주 대상이 된다. 책을 읽고 있는 내 입장에서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행동과 내면이 가장 궁금하다. 그에 따라 파생되는 다양한 면들을 읽으며 재미를 느낀다.


이런 점에서 <저스티스맨>은 색다르다. 소설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한 존재가 서술한다. 그는 전지전능한 시점으로 모든 걸 알고는 있다. 서술하는 느낌은 책에서 벌어진 사건을 주변에서 관찰하고 조사한 존재가 사건 후에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형식이다. 이 와중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누군가의 관점에서 서술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제 삼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하나씩 알려준다.


마지막에 가서 뜻하지 않게 이 모든 사건의 배후인 인물이 나타나는데 이때는 느낌 상 갑자기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되는 듯했다. 소설 내용은 연쇄살인에 대한 이야기다. 어딘지 연쇄살인이라고 하면 장르상 추리쪽으로 흐르며 연쇄살인범의 심리묘사와 사건을 저지르는 잔혹한 묘사가 떠오른다. 그런 책이 아니다. 심리묘사는 없다. 사건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도 없다. 오히려 무척이나 피상적으로 죽었다는 문장으로 끝낸다. 


그나마 연쇄살인범이 특징이 있어 총으로 두 방을 쏴 흔적을 남긴다는 정도다. 이런 살인은 어딘지 종교적 의미를 포함하는 것처럼 여기지기도 할 정도긴 해도 소설을 읽어 볼 때 특별한 의미는 없다. 소설은 어느 카페에서 올라오는 글 위주의 내용이다. 한 마디로 그가 왜 죽었는가에 대한 원인을 따진다. 그는 죽을만한 인간이었다는 것이 주장하는 바다. 나쁜 인간이라는 거다. 사회에 득이 되기보다는 해가 되는 인물들만 죽었다.

카페 운영자가 이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상당한 조사 후 원인과 결과를 보여준다. 보이는 면만 볼 때 그저 살해당한 것이지만 그가 지금까지 한 행동을 볼 때 죽어 마땅한 인물이다. 그렇다고 운영자가 그런 식으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 글을 읽은 카페 회원들이 그렇게 느낀다. 연쇄 살해된 인물들의 연결고리는 전혀 없다. 싸이코패스가 그저 놀이삼아 죽이는 것도 아니다. 살해된 인물들의 연결고리라고 하면 나쁜 놈.


누군가를 모함하거나 해를 끼친 인물들이다. 이런 정황을 카페 운영자는 정확하게 묘사한다. 경찰도 이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고 언론은 일부러 축소마저 하는 모양새다. 오로지 카페만 지속적으로 추척관찰하며 살해동기 등을 알린다. 이 과정에서 카페 회원들의 반응이 중요한 소재다. 누군가 누구를 처단하고 선악을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늘 결과만 볼 때 누군가 나쁜 놈이 되지만 원인도 중요하다. 다들 들고 일어나 죽일 놈이라고 지목된 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책 내용은 전작인 <스파링>에 비해 재미가 덜했다. 아마도 특별한 한 인간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전개라 그런 듯하다. 살인 사건이 날때마다 살해당한 인간이 저지른 악행에서 피해를 입는 인물에게 어느 정도 측인지심 등의 감정 이입이 되지만 아주 짧게 내용이 끝나니 감정이 끊긴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악을 보여준다. 그에 따라 인간들이 갖는 생각과 행동을 보여준다. 소설은 그 점을 가장 중요하게 보여주려 한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다.


카페 운영자도 작가를 꿈꾸던 인물이고 이를 조사하며 뒷 배경을 알려주며 점점 권력을 얻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재미삼아 시작했을 수 있짐나 갈수록 그를 추종하는 인물들이 생기고 카페 운영자는 이를 묵인한다. 자신을 칭송하는 사람들에게 가타부타 말이 없고 가끔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그렇게 또 다시 괴물이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사회에서는 작은 모임, 큰 모임, 회사 등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간도 많다. 이들은 영향력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한다. 


<저스티스맨>은 참신한 시도로 보였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전개방식이나 서술하는 방법이 다른 소설과 차별성을 갖는다. 그 낯설음 때문에 다소 소설 읽는 재미로는 덜했지만. 마지막에 작가의 말이 있어 일부러 읽지 않고 리뷰를 썼다. 혹시나 작가에게 설득될까봐. 하다보니 도선우 작가의 책을 두 권이나 다 읽었다. 책 리뷰로 유명해진 후 작가가 되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간다. 향후 또 책이 나오면 그때가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형식의 낯설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매 단락마다 짧고 굵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1073221503

스파링 - 재미있다


http://blog.naver.com/ljb1202/220903436249

붉은 소파 - 재미있다


http://blog.naver.com/ljb1202/209210721

살인자의 기억법 -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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