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비 - 금오신화 을집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9
조영주 지음 / 폴앤니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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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의 작가인 조영주 작가를 알게 된지 꽤 오래 되었다. 처음에 알았을 때는 책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늘 집필하고 있다는 소식과 엎었다는 소식이 연일 나왔다. 쓰기 싫어서 딴 짓 한다는 이야기도 블로그 등에 많이 나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재작년부터 책이 많이 나오더니 작년에는 거의 한 달에 1권이 나왔다. 본인이 쓴 장편 소설은 물론이고 엔솔로지로 참여한 단편소설도 있었다. 단편소설까지는 이해하는데 장편까지 나오다니.

'작가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한 달에 한 권씩 나오다니 말이다. 주로 추리소설을 쓰더니 엔솔로지부터 다양하게 쓰더니 이번에는 역사 로맨스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주로 쓴 작가라서 로맨스 소설이라니 괜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로맨스 소설을 쓸 것이라고는 별로 생각지 못했기에 더욱 그랬다. 그것도 역사소설이라니. 현대 소설과 달리 역사소설은 읽을 때 늘 궁금하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사실인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다.

작가가 자신의 상상으로 창조한 세계관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은 원본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나 이번 책처럼 명확하게 시대를 알리는 책의 배경은 더욱 그렇다. 출연한 캐릭터가 작가가 창조한 인물도 있겠지만 역사적 인물도 있다. 역사적 인물은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기에 쉽게 캐릭터의 성격을 교체하기도 힘들다. 이를 잘 살리면서 팩션으로 써야 한다. 분명히 가공의 창작이라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감정이입을 한다.

소설에 나온 내용이 현실과 맞지 않으면 뭐라고 한다. 그건 틀렸다고 말한다. 아무리 창작의 영역이라고 해도 분명히 일어난 일마저도 왜곡하면 안 된다는 입장디ㅏ. 더구나 시대상에 대해 잘 모르니 연구를 하고 자료를 찾아야 한다. 고증이 제대로 되지 못하면 욕을 먹는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소설의 내용도 재미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전부 충족시켜야 하니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역사를 구체적으로 모르니 읽으면서 더욱 궁금한 점이 많이 생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읽었을 때는 '뭐지?'하면서 넘겼다. 내리는 비를 이야기하나. 읽으면서 중반까지도 제목에 나온 단어가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도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다. 분명히 이비와 박비라고 서로 이름을 불러 알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아름을 전부 다 부를 때 전혀 눈치 못 채다가 각자 서로 성을 제외하고 이름으로만 부를 때 알았다. 제목의 '비와 비'는 두 주인공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2명의 남녀주인공이 나오지만 주로 여자 주인공인 이비 입장에서 많이 써져있다.

성종시대가 배경이고 김시습도 나온다. 이름은 누구나 들은 '몽유도원도'와 '금오신화'도 등장한다. 이 정도면 소설에 나온 내용이 진짜인지 여부에 대해 저절로 궁금해진다. 다 읽고나니 주역 인물인 남녀 주인공은 가공의 인물이라는 생각은 든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 나오면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서로 이어지고 싶어도 이어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신분에 따라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생긴다. 여기에 주인공이 왕이나 왕자면 더욱 그런 측면이 강해진다.

자신이 사랑하고 싶다고 사랑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사랑을 한다고 내 애인으로 만들 수도 없다. 이런 설정은 로맨스 소설에서는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한계로 다가오며 더 애절하게 만든다. 서로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 왕의 신분으로 할 수 없다. 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왕을 버리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역사소설에서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중 한 명이 왕자이거나 공주다. 상대방을 아주 우연히 만나 서로가 정을 나누지만 이어질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에서는 그걸 살짝 뒤튼다. 이비와 박비는 서로 원래 알고 있었지만 자라면서 서로 함께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각자 서로 출생의 비밀을 간직했다. 둘 다 그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자랐다. 주변 어른이 이 사실을 숨기고 둘은 키웠다. 성인이 되어 더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둘을 어떤 식으로 숨겨야 하는지, 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지면서 원래 계획했던 것들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꼬인다.

더구나 뜻하지 않게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면서 삼각관계가 된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삼각관계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읽다보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점이 작가가 독자로 하여금 혼돈되게 만들면서 추리하도록 한다. 작가가 독자와 그런 재미를 서로 한 것이 아닐까한다. 이비와 박비가 어떤 식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갈지가 소설의 핵심포인트다. 역사적 인물이 등장하면서 좀 더 집중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시를 쓴 글씨 폰트가 읽기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로맨스 역사 소설을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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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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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인간이 인간인지 아닌지를 자각하기 위해서는 인조인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인조인간은 우리 인류에게 등장하지 않았다. 초기의 AI정도가 우리 주변에 있다. 학습된 알고리즘에 의해 인간과 말을 하기에 깜짝 놀라긴 하지만 어느 정도 규격화된 틀 안에서만 대화가 가능하다. 문학작품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현재 인간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도구(?)로 인조인간이 활용된다. 인간은 어떤 걸 해야 인간인지에 대해서 묻는다.

인간과 인조인간을 구별하는 것을 겉으로 볼 때는 알 수 없다. 똑같은 대화를 한다고 해도 알 수 없다. 인간은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감정이 있다. 아마도 감정이 인간을 구별짓는 것 중 하나다. 여기에 인간은 이야기를 믿는다. 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도 하나의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인다. 어떤 패턴이 있어 그대로 의식하지 않고 움직인다. 특수한 상황이 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행동할 때가 있다. 짜여진 알고리즘에 의해 저절로 움직인다.

알파고와 바둑 대결했을 때 수많은 데이터를 스스로 돌려가며 기보를 형성했다. 이걸 인간은 생각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한 걸 생각이라고 하진 않는다. 이런 차이점에 대해 인간은 구별할 수 있을까. 우리도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의식하지 않을 뿐이지 우리 뇌 속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가 작동해서 그 중에 가장 근사치와 가까운 걸 말하게 된다. AI에게 물어봐도 그가 뱉는 말은 수많은 데이터 중에서 뽑은 것이다. AI가 한 것은 데이터의 가공이고 인간은 생각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맞는 것일까.

인류는 인간상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제는 인간과 인간을 비교하며 설명하기 보다는 오히려 인조인간을 내세워 고민한다. 아직까지 인조인간은 실질적으로 작품에 나오는 것처럼 발달하진 않았다. 인조인간이 더 인간답게 행동하는 걸 작품에서는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게 감정이 없지만 그가 하는 행동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올바른 것만 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 예측불허한 인간은 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인조인간이 그런 면에서 오히려 더욱 인간처럼 느껴진다.

재미있는 것은 너무 올바르고 예측 가능한 행동만 할 때 오히려 인간답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조인간의 그런 행동을 보고 인간은 오히려 무서워한다. 가장 인간답게 설계되어 알고리즘에 의해 행동하는 인조인간을 보고 정이 없다는 말을 한다. 이렇게 볼 때 인간은 참 복잡다단하게 설계되었다. 인간이 인간같지 않은 행동을 할 때 금수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그게 인간이다. 지극히 인간답게 행동하는 인조인간을 보면서 인간미가 없다고 하는 아이러니다.

김영하 작가가 전혀 몰랐는데 9년 만에 장편 소설을 썼다. 아마도 본인 이외는 누구도 의식하지 않았을 듯하다. 그동안 계속해서 에세이도 쓰고 여행기도 쓰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은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볼 때 소설을 쓰는 작가였는데 정작 소설을 쓰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꽤 아이러니한 일이다. 이번에는 <작별인사>라는 작품으로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탐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인조인간인 휴먼노이드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이 철이라는 인물이다.

철이는 인간인지 휴먼노이드인지에 대해서 자신의 존재를 몰랐다. 정확히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작품 속 세계는 정확히 몇 년인지는 알지 못한다. 남북이 통일된 시점이고 휴먼노이드가 인간과 함께 살고 있다. 애완용으로 살고 있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나이든 분들을 케어하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이들은 인간을 돌보고 보완하는 역할도 하지만 인간이 못하는 것을 하는 휴먼노이드도 있다. 인류는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존재로 남아있다.

철이는 우연히 길에서 국가에서 관리하는 사람들에 의해 시설로 옮겨진다. 아빠와 함께 살았지만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다. 그곳은 폐기된 휴먼노이드가 주로 모여있다. 인간을 닮은 휴먼노이드는 똑같이 먹고 자고 인간과 같다. 특수 목적 휴먼노이드는 그런 일을 하지 않지만 인간 휴먼노이드를 아주 싫어한다. 특히나 인간이라고 우기는 휴먼노이드를 팔을 제거하는 등으로 자신의 실체를 깨닫게 해준다. 그럴 때마다 휴먼노이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깨닫고 상실감을 느낀다.

소설은 대략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책의 내용은 신박하진 않다. 이미 꽤 많은 작품에서 이를 다뤘다. 솔직히 그런 작품에서 뭔가 더 나아가는 전개는 없었다. 대신에 이런 작품을 읽을 때 결국에는 육체는 필요없고 정신으로 간다는 전개가 꽤 많다. 그로 인해 어떻게 보면 영생을 얻게 된다고 할 수 있다. 무한동력이라는 것이 있다. 에너지를 스스로 계속 만든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유한하다. 그것은 에너지가 무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태양이 그런 역할을 첫번째로 한다. 그로 인해 지구 위에 있는 모든 존재는 에너지를 서로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어떻게 볼 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야기한다. 에너지를 어떤 식으로 조달받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육체가 없어도 네트워크 상에 존재해도 그마저도 에너지가 있어야 기능할 수 있다. 이 책과 같은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한다. 실제로도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도 나름 참신하다면 참신하게 끝맺는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뭔가 한 발을 더 가긴 역시 힘들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인간의 존재에 대한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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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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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신가한 점이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책을 소재로 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다. 최근에 서점을 소재로 한 소설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서점 자체는 어느 정도 판타지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한 때 독립서점이 많이 생겼다. 도서 정가제가 시행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책이 정가에 팔리면서 인터넷 서점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하나의 장점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내 생각에는 그런 점보다는 책을 읽는 사람들의 자아실현 성격이 더 강하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책을 어마어마하게 읽는 사람도 꽤 된다. 그들 중에는 서점을 차리는 것이 하나의 소원이다. 직장을 때려치고 서점을 차린다는 것은 단순히 낭만적인 일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사업이다. 사업이란 먹고 살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독립서점이 코로나와 함께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많이 사라진 걸로 안다. 대형 서점도 많이 힘들었던 걸로 안다. 인터넷 서점만 매출이 늘어난 걸로 안다. 서점은 공간에 있을 뿐이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점은 사람들이 찾아와야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와서 책을 구매해야 서점은 운영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서점이 여러 이벤트를 한다. 독서모임을 지원하거나, 작가와 만남을 추진한다.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 그들이 일단 서점을 와야 책을 구입하게 된다. 최근에는 SNS가 발달해서 인스타그램같은 곳을 통해 이를 널리 알린다. 뭔가 제대로 운영하면 좋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되는 걸로 안다. 선릉역에 있는 서점에 최근 제일 유명한 걸로 안다.

다양한 이벤트도 한다. 그곳에 평일 오후에 갔을 때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여러 층을 쓰고 있는데 신문이나 방송에도 나올 정도였는데 그랬다. 이렇게 서점을 운영하는게 어렵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다소 판타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각자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 서점을 통해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 사연이라는 것이 어떻게 볼 때 그다지 대단할 것은 없다. 누구나 그 정도의 사연은 갖고 있다. 자신의 사연을 누군가 알게 되는 가가 핵심이다.

영주는 휴남동 서점을 연다. 동네 이름이 쉴 휴라고 그곳에 휴남동에 서점을 오픈한다. 책 표지에 있는 그림이 워낙 강렬히 각인되어 서점이 그다지 크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서점에서 커피도 판매한다. 민준은 커피숍 알바를 한 경험을 갖고 서점에서 커피를 내리고 판매하는 일만 한다. 그곳에서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을 수 있다. 통밥으로 대략 10평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되었는데 커피 기계까지 있고 앉을 자리도 있다면 상당히 큰 자리인데 가능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서점에서 작가와의 대화도 할 정도면 10평은 넘고 20평은 되어야 가능할 듯하다. 그곳에서 영주는 어떤 각오를 갖고 서점을 운영할 생각이 있던 건 아닌 듯했다. 민준에게 커피 알바를 제안할 때도 2년이라는 기간을 생각한다. 대신에 하루에 8시간를 근무하고 일주일에 2번을 쉬는 걸로 근무조건을 내세운다. 또한 서점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커피만 전담한다. 이것도 내가 이상해 그런지 커피를 파는 것도 자리도 많지 않을텐데 장사가 되려나 생각을 했다.

커피숍도 프랜차이즈가 아닌 곳은 대부분 어려운 걸로 안다. 대체적으로 내가 너무 현실적으로 삐뚫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책 내용은 좋았지만 이런 면에서 다소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동네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동네 주민과 친화가 아닐까한다. 더구나 휴남동 서점은 책에서 설명하기를 역 근처도 아니고 동네로 들어가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서점은 또한 동네 주민만으로는 힘들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영주는 자신만의 특색을 갖고 서점을 운영한다. 감춰진 아픔이 있는데 너무 열심히 일한 댓가로 번 아웃이 온 이후 모든 걸 포기하고 이곳을 차렸다. 원래 독서를 좋아해서 시작했다. 커피도 민준이 처음과 달리 갈수록 집중하며 바리스타로 커피 맛을 사람들에게 길들일 정도가 된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서점에 오는 사람들이 생길 정도다. 민준도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다. 수많은 시도가 실패해서 돈이라도 일단 벌자며 시작한 일이었다.

좋은 기업에 취직하는 건 포기했지만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며 살아간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인물이 휴남동 서점을 매개로 각자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이 곳에서는 일반인과 좀 다른 삶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성공을 향해 달려가고 진학을 해야 하고 남들처럼 살아가는 것이 답은 아니라는 것처럼 휴남동 서점에 오는 사람들은 고민하지만 살려한다. 소설에 나오는 서점은 갈수록 더 잘 된다.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내 입장에서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수많은 서점이 잘 되면 좋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건 소설이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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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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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했는데 하다보니 청소년 관련된 소설을 많이 읽게 되었다. 원래도 사춘기가 주인공인 작품을 좋아하긴 했다. 주로 드라마였는데 소설은 읽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건 사춘기 로맨스 드라마였다. 주로 고등학생이라 할 수 있다. 고등학생이 배경일 뿐 출연자는 이미 성인이고 로맨스의 전개 과정이 풋풋해서 좋아했다. 최근에 청소년 소설을 읽게 된 것은 전적으로 <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의 작가 중 한 명인 조영주작가가 책을 보내준 덕분이다.

그렇지 않다면 읽었을 이유는 아마도 1도 없었을 것이다. 뜻하지 않게 지금의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경험에 대해 간접적으로 알게 되었다. 반드시 소설에 나온 것만 있지 않았겠지만 덕분에 알게 되었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서 아직 미성숙하다고 하지만 자신의 자아를 갖게 된 상태다. 이를 감정적으로 표출하는데 다소 서툴고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너무 솔직하다. 성인은 어느 정도는 대놓고 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하는 걸 동기라 상하구분없이 한다.

그런 점이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통이란 것처럼 당시에 자라면서 생기는 과정이다. 시간이 지나 그 때를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는 유치하기도 했고 그다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워낙 크게 성장통을 겪으면 두고두고 가슴속에 남기도 하겠지만. 나는 청소년 시절이 그다지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학교에서도 딱히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도 아니었고, 남들에게 주목받는 아이도 아니었다. 왕따라는 게 있는지도 모르고 당시를 지내왔다.

내가 아이들을 왕따시킨 것이 아닐까싶기도 한다. 왜냐하면 중고등학교 친구 중에 성인이 되어 만난 적이 없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만나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 그러니 반대로 생각하면 왕따였는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인지하지를 못했으니. 이 책은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정서적으로 감정적으로 아직까지 수시로 흔들리고 왔다갔다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첫번째 단편 소설은 <가슴, 앓이>인데 어느 소녀에 대한 극복기다.

어느 소녀가 유독 신경쓰는 점이 있다. 늘 가방을 가슴에 안고 다닌다. 그로 인해 뜻하지 않은 에피소드도 겪게 된다. 다행히도 친구가 나서서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준다. 문제는 둘은 서로 성격이 정반대다. 한 명은 자신의 단점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극복하려 한다. 한 명은 자신의 단점을 어떻게하든 숨기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자신의 단점을 알아챌까봐 최대한 노력하는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간다. 한참 예민한 시기에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더구나 신체에 대한 것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는 자라온 과정과 가치관에 따라 형성된다. 단점이라도 감추기보다는 인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나도 성인이 되어 깨닫게 되었다. 둘은 서로 반대되는 성격이지만 서로가 상대방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각자의 단점을 고백한다. 서로 상대방에게 갖고 있는 호감이 자신의 단점이었다. 둘은 더없는 친구가 되는 걸로 내용은 마무리된다.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보다는 보완하는 걸로.

<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는 왕따 이야기다.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자신과 다른 것이 왕따의 배경이 된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그렇게 된다. 자신의 돈도 아닌 부모의 돈이 자신의 돈이 되어버린다. 별의별 거지가 다 생긴다. 자신과 다른 걸 인정하기보다는 배타적으로 배척해버린다. 이를 즐기면서 즐거워한다. 한참 잘못된 것이지만 이런 것들은 역시나 부모들의 평소 가치관이나 생활관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전염된 것이 아닌가한다. 아이들의 잘못이지만 어른들의 잘못이다.

오드아이는 써클렌즈를 양 눈에 다른 색깔로 하는 걸 의미한다. 뭔가 신비한 느낌이 든다. 최근 표현으로 인싸가 될 수 있다. 인싸는 반대로 볼 때 한 순간에 삐끗하면 모든 게 망쳐지고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 자신과 다르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다른 점이 오히려 배척받는 것이 될 수 도 있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면 좋아하고 별로라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쉽게 돌아선다. 소설에 나오는 두 아이는 그렇게 서로 다름을 각자 받아들인다는 내용이다. 총 5편의 소설이 다른 내용으로 펼쳐지는 책이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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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사춘기 아이들도 우리랑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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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베니핏 - COST BENEFIT
조영주 외 지음 / 해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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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라는 용어가 있다. 내가 들인 비용에 비해 더 얻었을 때를 말한다. 최근에는 가심비도 있다. 가성비에 마음까지 얻는다는 뜻이다. 대체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것은 살짝 아쉬운 건 있다. 비용대비로 좋은 걸 찾다보니 그렇다. 이런 가성비를 사람들에게 꽤 많은 영향력을 미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가성비를 따져가면서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책 제목인 <코스트 베네핏>은 한국말로 풀면 비용 편익이라고 할 수 있다. 비용 대비로 얼마나 이익이 있느냐다.

이 책은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총 5편이 있다. 여러 작가가 같이 쓴 내용이라 편차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편차는 작가가 쓴 소설의 내용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개인 호불호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편차가 있다는 뜻이다. 좀 더 친숙하고 재미있는 내용이 있고, 상대적으로 덜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절친대행'은 꽤 흥미로운 소재이면서도 어딘가 친숙했다. '일수'라는 단어가 있는 명함이 있다. 보통 자영업을 하면 아주 친숙하게 받게 되는 명함이다.

보통 전단지 돌리는 사람들이 가게 문 틈으로 넣고 간다. 거기에는 돈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준다고 써 있다. 이게 아이디어가 되어 사람들에게 절친을 빌려준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낸다.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적긴 해도 말이다. 에피소드에 나온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얻으려 한다. 친구를 만나면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만 받기는 힘들다. 가끔은 나혼자만 좋고 나만 바라보고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게 가끔이 아닌 늘 그렇다면 어떨까. 무척이나 좋을테다. 언제든지 내가 하는 말을 무한으로 들어주고 공감하고 수긍하니 말이다. 인간관계에서 그럴 수는 없다. 다들 각자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인지라 서로 주고받게 마련이니 말이다. 인간의 그런 나약함(?)을 빌미로 '절친대행'은 성행을 한다.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전개도 단편이라 빠른 속도라서 꽤 흡인력있게 읽었다. '두리안의 맛'은 태국 여행을 소재로 삼았다. 코로나가 벌써 2년이 넘었다.

우리 실생활에서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간지가 2년이 넘었는데 드라마와 여러 작품에서는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들어 코로나와 함께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 둘 씩 조금은 나오는 듯하다. 태국을 가는게 코로나가 풀린 후에 태국 여행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사람들을 모집했는데 그 중에서 파워 블로그가 있다. 의외로 여행 블로거들이 꽤 인기가 있는 걸로 아는데 최근에는 힘들지 않았을까한다. 여기서 핵심은 무료로 태국을 가서 여행을 만끽한다는 점이다.

나도 비슷하게 겪는 경험이긴 한데 다양한 곳에서 무료를 제안한다. 대신에 이를 포스팅 해달라고 한다. 가끔 혹하고 호기심이 생길 때가 있지만 대부분 거절한다. 무엇보다 내 마음대로 쓰고 싶은데 그쪽에서는 요구조건이 있다. 그대로 써야 하는데 그게 싫어서 안 한다. 유일하게 책리뷰만 한다. 요구조건이 있으면 이것도 안 한다. 솔직히 딱히 돈이 되는 것도 아닌데 요구조건이 있으면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에피소드 내용도 그런 식으로 흘러가며 내돈내산.

'빈집 채우기'는 결혼을 앞둔 커플의 이야기다. 신혼을 앞두고 어떤 혼수물을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둘이 함께 매장을 다니면 본다. 서로가 생각이 다르고 중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차이가 있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에피소드다. 여기서 플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남자에게 중요하긴 하다. 있으면 좋다는 정도의 중요할 뿐이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남녀의 차이도 있지만 개별 성향도 분명히 있다. 이를 어느 정도는 각자 인정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한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굳이 잘 나가는 친구 부부를 끌어들인 것은 좀 그랬다. 굳이 그 내용이 없어도 얼마든지 커플이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는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 다음 이야기는 '2005년생이 온다'와 '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로 이어진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오로지 가성비를 근거로 모든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가성비가 중요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해야 하는 것도 많다. 가성비만 쫓다가는 더 중요한 것을 놓칠수도 있지 않을까한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앞 쪽 내용이 좋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라 하나씩 읽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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