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인분만 할게요
이서기 지음 / 책수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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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계속 착각했다. 책 제목이 <딱 1인분만 할게요>의 저자가 책 날개에 보면 공무원이라고 써 있다. 작가 직업이 9급 공무원이라고 써 있는데 책 내용도 공무원 이야기다. 이러다보니 해당 내용이 본인의 실화인지 아닌지 여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더구나 작가 이름이 이서기인데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 이름도 이서기다. 이서기인데 노운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본인의 모든 걸 전부 다 공개한 게 아닐까 했다. 분명히 소설이니 전부 진짜는 아닐 듯했지만.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계속해서 어디까지 본인의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MZ세대라는 표현이 들어갔는데 진짜 MZ세대는 자신이 왜 MZ세대라고 불리는 지 모른다고 한다. 관심도 없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MZ세대는 20대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20대 중반 이하를 말하는 게 아닐까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주인공이 20대라고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주인공은 30대 중반이었다. 여기에 결혼을 한 상태지만 중요한 건 부속품으로 살아간다는 뜻 아닐까했다.

책에서 나오는 내용은 공무원이 배경이지만 일반 회사로 해도 차이는 없을 듯하다.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에 대해서는 무조건 찬성한다. 분명히 정해져 있는 시간인데도 그걸 지키지 않는 곳이 회사뿐만은 아닌 듯했다. 공무원도 그랬나 보다. 나도 회사를 다닐 때에는 과감히 그랬다. 초반부터 그렇게 행동했더니 나중에 뭐라 하긴 했지만. 책 목차 중 첫번째가 조직 부적응자인데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듯하다. 늘 정시 퇴근을 하니 부장이 불렀던 걸 보면 말이다.

자신의 일을 똑부러지게 하진 못한다. 여기에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분명히 노력을 하긴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렇기에 조직 부적응자라고 표현한 듯하다. 사회라는 곳은 냉정하다면 냉정한 곳이다. 무엇인가를 가르칠 때가 있다. 신입일 때는 그렇지만 그 이후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본인이 하지 못한만큼 조직 구성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결과라서 아주 싫어하고 배타적으로 변한다.

그렇게 책의 주인공은 시간이 갈수록 그런 대접을 받는다. 나름 하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은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반복된다. 점점 주인공을 다소 꺼려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 뒷담화를 한다. 주인공에게는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한다. 이 정도면 내가 없는 자라에서는 뒷담화를 반드시 한다는 강박증이 생기지 않을까 할 정도였다. 이러다보니 주인공은 오히려 더욱 움추려들고 함부로 이야기도 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금방 누군가에게 뒷담화 꺼리가 될테니 말이다.

원래는 글쓰는 삶을 원했다. 삼수도 하고, 공무원 시험도 세번을 떨어진 후 합격했다. 이게 와전되어 무려 6번이나 시험 친 후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문이 돈다. 이 부분에 대해 부정을 해도 이미 사람들의 인식에는 끝난 상황이었다. 그래도 시험은 잘 봤다는 소리를 하지만 그렇기에 공무원 일을 제대로 못하는 일머리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시험과 일 잘하는 것은 별개라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조직 부적응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되었다.

주인공은 적응을 못하는 사람일 뿐이다. 조직이라는 시스템에 잘하는 사람이 있고, 노력해도 힘든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다른 일을 할 때는 놀랍도록 잘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굳이 말하면 조직 생활은 잘하지 못했다. 그나마 하는 일이 조직이 함께 해야 하는 업무는 아니라 영향이 적었을 뿐이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이었다면 나도 금방 따돌림 당했을 듯도 하다. 그렇게 볼 때 이서기도 조직에 맞지 않을 뿐 일머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난 본다.

그렇게 볼 때 여기서 주인공이 힘들어 하는 건 젊거나 MZ세대라서 그런건 아니라고 본다. 세대 구분을 해서 지금 세대는 이러하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20대나 30대는 그러했다. 똑같이 40대나 50대도 그러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어느 정도 해야 할 것들이 달라진 건 있겠지만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언제나 조식에서 적응하고 잘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책의 주인공처럼 다소 내향적이면서 예술적 본능이 있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혼자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조직에 적응을 하든지, 정말로 때려치던지 말이다. 퇴사가 잘 못된 건 아닌데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게 볼 때 아쉽다.  의외로 이렇게 힘들어 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 조직에 잘 적응하는 경우도 꽤 있다. 사람마다 어떤 일을 적응하는데 시차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좀 더 시간이 지나 업무에 익숙해지면서 노련해질 수 있다. 아마도 소설에 나온 선배와 상사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처음은 있고, 감추고 싶은 과거는 있을테니. 그렇다고 부서 전체가 한 명을 그렇게 다뤄야 했을까.

좀 분개를 하면서 읽기는 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만 두었을 듯하다. 돈을 생각한다면 버텨야 하겠지만 그게 꼭 정답은 아닌 시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위해 과감히 퇴사를 하는 것도 젊음의 특권이자 상징이 아닐까한다. 책에서는 MZ세대의 생생하게 근무하면서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게 꼭 세대를 대변하진 않겠지만 충분히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마도 같은 세대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하다. 그 세대가 아닌 사람에게는 이해를 주고. MZ 세대의 진짜 속마음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잘못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감하고 이해하려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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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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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소설인지 여부를 언제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별 건 아니고 소설이 시작하는 첫 문장이다. 첫 문장에서 얼마나 흡인력있게 날 끌어들이냐가 핵심이다. 대부분 히트한 소설이나 오래도록 사랑받는 소설의 특징이다. 그걸 알게 된 건 그 유명한 안나 카레니라의 법칙이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말한 소설은 전부 첫 문장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첫 문장을 읽자마자 흥미가 동하면서 읽고 싶어졌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소설이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아버지가 죽었다. 여기까지는 약간 호기심이 가는 정도다. 어떤 작품이든 뭔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다.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 자체로는 아주 약간의 호기심만 생긴다.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고 결국에는 죽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었다고 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아버지가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했을 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그 호기심 그대로 소설은 초반 3분의 1까지는 꽤 흥미진지하게 내용이 이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경험해 보지 못한 삶에 대한 소개다. 특히나 이제는 다소 낡았다고 하면 낡은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이야기다. 다소 억울한 생각도 들 수 있겠다. 사람들은 빨갱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엄연히 사회주의자다. 남들이 볼 때는 그놈이 그놈이겠지만 엄연히 이데올로기로 볼 때 완전히 다르다. 사회주의자가 그렇다고 사회 전복세력도 분명히 아니지만 한국에서 어쩔 수 없다.

아버지가 죽은 이후 딸이 장례식장에 오는 하객들과 함께 과거를 떠올리는 소설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사회주의 동료로 함께 숨어있다 나와 구례라는 마을에 정착해 살았다. 아버지의 고향이다. 그리고보니 이 소설 자체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위주라서 어머니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다. 아버지 고향인데 어머니에 대한 정보는 없다. 딸이 자신이 들은 이야기와 본 것을 적었다. 아버지는 빨갱이로 낙인이 찍혔고 실제로 감옥까지 갔다 오면서 관련된 가족이 함께 고초를 겪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연좌제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그렇게 가족들에게 숨기고 싶은 인물이 되었다. 한 때는 자랑스럽게 아는 것도 많은 가족이었지만 그 이후 모든 가족에게는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게 만든 인물이 되었다. 이러다보니 아버지도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에서 살았다. 고향에서 딱히 반기진 않는다. 다만 워낙 작은 마을이니 거기서는 이데올로기보다는 더 중요한게 있다. 서로 어릴 때부터 함께 살아온 정이라고 해야할까.

빨갱이든 일제 앞잡이가 되었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살았다. 누군가 외부 세력이 들어와 뭐라해도 그들은 차마 아무것도 못한다. 소설을 읽다 빵 터진 부분이 있다. 사회주의자라 어떻게 보면 밑바닥에서부터 민중을 위해 투쟁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들이 한국 사회에서 적응을 하기 힘들다. 특히나 자본가 아들이었던 사람이 결국 자기때문에 폐가망신해서 노동을 해야 했다. 그랬더니 노동이 너무 힘들다고 고백한다. 그런 이유로 노동을 때려치운다.

그 고백에서 읽자마자 난 너무 재미있게 웃었다. 누구도 노동이 좋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그걸 노동이 아닌 자신의 어떤 숭고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나마 열심히 한다. 이를테면 미술작품을 만드는 건 노동이지만 노동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건 노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소설에서는 그런 장면이 초반에 꽤 많았다. 중후반부터는 좀 더 아버지와 주변 인물로 이야기가 확장되면서 재미가 덜했다. 사회주의자로 한국사회에서 산다는 것의 아이러니.

그런 모습이 책에 꽤 자주 나와 그걸 읽는 재미가 있었다. 대신에 아버지는 어떤 편견도 없이 사람을 똑같이 대한다. 학생에게도 예의없이 담배를 사람들 앞에서 피지 말라고 할 뿐이다. 그런 후에는 함께 맞담배를 핀다. 그 외에 어떤 사람과도 편견없이 대한다. 아버지를 좋아했던 딸은 시간이 지나 다소 대면대면 해졌지만 장례식을 계기로 아버지와의 추억과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하나씩 알아가는 내용이다. 소재가 특이해서 좀 더 재미있고 신기하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뒷 부분에도 웃는게 있었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베셀인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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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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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라고 하면 내가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있어 그런지 밝아야 한다.
밝고 긍정적이고 희망을 담은 내용으로 결말을 맞이한다.
최근에 나오는 동화 책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닌걸로 읽어보니 알았다.
내가 읽은 동화책은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읽어 그렇기도 하다.

최근에 내가 읽은 동화책은 고학년에 맞춰진 내용이라 좀 더 현실적인 듯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긴긴밤>이라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했다.
막상 책을 읽으니 이게 동화책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내가 동화를 읽는 아이들을 무시하는 것인지, 내가 좀 잘 못 알고 있는지.

읽는내내 먹먹하고 가슴이 아프고 마음이 떨렸다.
어떻게 이런 식으로 내용을 구성했는지 작가가 좀 밉기도 했다.
도대체 책에 나온 그 누구도 기쁜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작가가 집필한 의도는 대략 알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랬다.

책에는 인간이 스쳐지나가는 인물로 나올 뿐이다.
동물이 나오는데 배경은 아마도 아프리카가 아닐까한다.
직접 현장을 가보진 않았을 듯한데 상상의 나래로 만든 공간이라 본다.
그 공간은 오히려 더 넓고 확장이 가능한 영역처럼 느껴졌다.

코뿔소 노든과 펭귄인 치쿠와 윔보의 인연으로 시작된다.
책의 화자는 사람이 아닌 펭귄인데 이름은 따로 없다.
이름이 없다는 것은 존재가 없다는 뜻도 되지만 엄연히 살아있다.
더구나 노든과 치쿠와, 윔보가 애지중지해서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다.

노든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러 곳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을 만들기도 하고,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노든은 아무런 문제없이 살 수 있었지만 항상 인간이 문제였다.
인간은 언제나 노든의 멋진 뿔을 냅두려고 하지 않아 사단이 난다.

노든에게는 큰 꿈도 삶에 대한 의지도 강하지 않는다.
그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초원에서 살아ꀀ고 싶었을 뿐이었다.
노든이 어릴 때부터 성장해서 곳곳을 다니며 두 눈으로 목격했다.
동물원 같은 곳에서만 살아가던 친구들은 밖의 세상을 전혀 알지 못한다.

모든 걸 경험한 노든만이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고, 실행할 의지가 있다.
분명히 주인공이 노든이라고 꼭 할 수는 없지만 노든의 일대기가 펼쳐진다.
그 과정이 너무 슬프고 내용 내내 희망보다는 애수가 흘러넘친다.
더구나 제목인 <긴긴밤>인 이유에 대해 알고 나면 가슴이 저릴 정도다.

밤이라는 특수 상황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도 쉽지 않은 듯하다.
긴긴밤이 올 때마다 내일을 기대하기보다는 악몽을 꾸며 힘들게 지낸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곳이 있기에 함께 하는 여행에 끝이 있다는 점도 슬펐다.
잔혹동화는 아니지만 슬픈 동화라는 표현이 딱 맞는 책이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른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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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부자학교 아드 푸투룸 1 - 리치키즈, 모험을 시작하다 행복한 부자학교 아드 푸투룸 1
김은섭(리치보이) 지음 / 아이휴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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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후에 후회하는 것은 꽤 많다. 후회하지 않는 삶은 불가능하니 당연하다. 그 중에서 재테크 관련해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왜 이런 걸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내가 다닐 때와 달리 지금은 어느 정도는 학교에서 알려주는 듯하다. 특강으 등으로 외부 인사를 초빙해서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듯도 하다. 비중이 워낙 적고 입시와 상관이 없다보니 다들 소홀히 할 뿐이다. 아이들도 이게 딱히 당장 피부로 와닿는 내용이 아니라서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돈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건 느낀다. 당장 돈을 벌지 않고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는 것이 전부니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당장 적용할 수 없으니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가게 된다. 어른들 중에서도 부모가 된 후에 자녀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다. 내가 왜 이런 걸 이제서야 알겠되었냐면서 자기 자녀들과 함께 알아야겠다. 이런 결심을 하는 분들도 많다. 실제로 내가 진행하는 52주 독서에서 그런 고백을 많이 한다.

초반에 권하는 책에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경제관련 책이 있다. 실제로 해당 책은 동화로 분류되어 처음에는 의아해하면서 읽는다. 읽으면서 꼭 자기 자녀들에게도 읽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질 정도다. 나는 아이들 책은 거의 읽지 않는다. 읽어도 아주 가끔 작가가 보내주면 읽는 청소년 소설이나 초등학교 고학년용 동화를 읽긴 했다. 과거에 비해 자녀용 경제 도서가 꽤 나온 듯하다. 그래도 내가 잘 모르는 걸 보면 큰 인기를 끈 건 아니기때문이 아닐까한다.

내게도 가끔 자녀 경제교육을 위한 책을 쓸 생각은 없냐는 질문도 한다. 이미 아이들이 꽤 큰 것도 있지만 차마 아이들용 책은 쓸 생각을 못한다. 더구나 아이들용으로 쓰려면 동화 비슷해야 한다. 소설 형식으로 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읽지 않을테니 말이다. 자녀에게 이렇게 경제 교육을 하라는 어른용 책도 있겠지만 진작에 머릿속에서 지웠다. 더구나 아이들요 경제도서가 거의 대부분 번역서다. 한국인이 쓴 자녀용 경제 교육서는 현재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자녀 경제용으로 읽어도 될 뿐만 아니라 어른이 읽어도 지장 없을 책이 나왔다. <행복한 부자학교 아드 푸투룸>이다. 어른도 읽을 수 있다는 건 바대로 생각할 때 아이들이 읽으려면 살짝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책이 쉽게 써 있긴 하지만 내 편견일지 몰라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읽을 수 있어 보였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아이가 읽기에는 글자가 좀 많아 보였다. 그래도 아이들을 위해 올바른 경제 개념과 용돈 관리 등에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책의 내용은 판타지가 섞여있다. 순수하게 현재에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재운은 집안 형편이 어렵다. 학교에서도 괴롭히는 아이가 있다. 그 녀석은 부자 아빠덕분에 아이들에게 선심을 베풀고 인기를 얻는다. 재운에게는 아주 못되고 굴고 괴롭힌다. 재운은 아끼는 오래된 자전거마저도 녀석의 괴롭힘에 망가졌지만 계속 타야했다. 그렇게 풀이 죽었지만 그나마 즐거운 일은 동네 슈퍼에서 과자를 먹으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수 있다는 것이다. 그 날도 그랬다.

평소처럼 갔던 슈퍼에서 힘들어하고 자신도 부자가 되겠다는 말에 운영하는 할아버지가 반응을 한다. 그냥 부자도 아닌 행복한 부자가 되겠다는 재운의 말에 친구들인 민규와 서연도 동참한다. 할아버지는 재운의 말에 기특해하며 도와주겠다고 한다. 셋은 그렇게 할아버지의 퀴즈를 풀고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이동한다. 그곳은 아드 푸투룸이다. 아이들의 경제 관념을 교체해 줄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는데 재운은 리치라는 이름으로 그곳에서 활동한다.

막연히 돈을 벌고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실천을 해야 한다. 실천을 하기 위해서는 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아이들이라고 해도 철없다고 하면 철없는 행동말고도 경제관련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책에 나온 것 중에는 수학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1학년부터 다시 풀게한다. 몇 년 전 했던 것이니 혼자 다 풀어낸다. 수포자라고 생각했던 리치가 그곳에서는 아니었다. 수포자가 아니었다.

수포자라면 1학년 문제를 포기했어야 하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푼다. 차근차근 해낼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여기에 용돈과 관련된 것도 알게 해준다. 매 챕터마다 배운 것에 대해 시크릿 카드라는 걸로 다시 한 번 요약해서 전달한다. 단순히 경제관념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삶의 태도와 철학까지 함께 알려주는게 목적인 학교였다. 그곳에서 겨우 하루인 8시간 동안 배운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1시간이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서 1편을 끝을 맺는다.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저학년에게는 어렵지 않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자녀 경제교육 책을 고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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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끌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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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린다는 표현은 들어도 좋고, 해도 좋다.
제목이 <자꾸만 끌려!>니 더욱 로맨스 느낌이 난다.
뭔가에 끌린다는 말은 로맨스에서 주로 쓰는 표현이다.
그 외에도 끌린다는 표현을 할 때는 대부분 말랑말랑하다.

이 책에서 끌린다는 말은 그보다는 한 발 더 나간다.
끌림이 있다는 좀 좋지만 중독이라는 표현은 별로다.
중독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부정적인 개념이 먼저 떠오른다.
책은 그런 중독에 대한 이야기를 총 5명의 작가가 5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었다.

첫 단편은 AR에 관한 내용으로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힘들다.
아마도 근 미래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시대다.
다들 이제는 모든 걸 스마트폰을 넘어 고글을 써서 체험하고 즐긴다.
공부도 AI가 알려준 걸 근거로 공부하면 되는데 고가의 장비다.

이러다보니 더욱 학력차가 벌어지는데 이것조차도 부의 차이로 오게 되었다.
주인공은 자신의 기계가 고장나 근처 AR방에 가서 체험을 하게 된다.
이제는 다들 집에 갖고 있어 각자 하는데 무료라고 해서 체험한다.
그곳은 자신이 도망자가 되어 아마도 AI인 살인자를 따돌리고 현실로 오는 게임이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자신을 제외한 다른 도망자들은 게임의 룰을 몰랐다.
살인자와 도망자는 각각 법칙이 있어 그에 따라 행동하고 움직인다.
스킬과 경험치에 따라 진화하는데 어떤 식으로 도망을 할 것인지.
현실 세계와 어떤 연관이 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두번째 단편은 이 책을 나에게 준 조영주 작가의 작품이었다.
이책을 주면서 나에게 '블로그는 중독이다'라는 말을 해줬다.
분명히 맞는 말이지만 내게는 단순히 중독 이상의 개념이다.
지금의 내가 살아가고 이렇게 지내오고 만난 사람들이 전부 블로그를 통해서다.

하루종일 블로그에 글도 올리고 읽기도 하니 중독이라는 표현도 맞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중독 덕분에 지금처럼 살고 있으니 좋은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조영주 작가의 단편은 다이어트와 관련되어 있다.
살이 많인 찐 아이가 우연히 알게 된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게 된다.

사람이란 뭔가를 시도했는데 그게 잘 되면 더 잘하려는 의지가 생긴다.
아마도 다이어트도 그렇지 않을까한다.
시도를 했는데 몸무게게 빠지면 욕심이 생겨 더 노력하게 된다.
약을 복용하니 살이 더 빠지는 듯하고, 운동을 하니 더욱 그렇다.

추가적으로 식사를 한 끼 거르니 몸무게가 빠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의 칭찬과 부러움을 사게 된다.
더 신이 나서 노력하고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
살이 빠질수록 더욱 중단없이 살을 빼려고 하는 과정 자체가 중독이 된다.

다른 3편의 단편이 더 책에는 실려있다.
내가 읽을 때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첫번째와 두번째 소설이 좋았다.
제목과 달리 내용은 끌림보다는 중독에 가깝긴 하다.
그래도 역시나 끌림이라는 단어가 좀 더 친숙하고 좋긴 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라 편차는...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단편이라 개별적으로 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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