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냄새가 난다
하국상 지음 / 고슴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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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냄새가 난다>는 제목과 달리 소설이다. 어딘지 야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처럼 느껴지지만 소설이다. 두 번이나 소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소설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답게 야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보여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야구 이야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단순히 소설이라 그러려니 하고 읽기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다. 야구는 한국에서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 그만큼 대중화되어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야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규칙이 참 많다. 그 많은 걸 전부 알기는 힘들다. 게다가 최근에는 다양한 숫자가 접목되며 사이버 메트릭스라는 단어와 함께 현란한 수치로 알려준다. 일반인들은 대부분 그런 것까지 관심은 없다. 그래도 갈수록 야구 인구가 늘어나며 야구가 더욱 전문화되고 세부화되면서 발전한다. 이런 전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시작했다. 단순히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나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는 투수만 선호하지 않는다.


팀을 위해 승리하는 선수가 어떤 역할이 중요한지 따져가며 보는 눈이 달라졌다. 여전히 홈런 치는 선수와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선수가 중요시되지만 과거처럼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홈런을 못 쳐도 안타를 많이 치는 타자나 맞쳐잡는 투수도 그 효용성은 증가하고 팀에서 꼭 중요한 선수로 인정되어 높은 연봉을 받는다. 이렇게 더욱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는 야구와 관련된 소설이다. 정확히 이야기해서 지금 내가 적은 내용과 상관이 없다.


재미있게도 소설은 야구의 근본에 대해 생각하는 책이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야구가 아니라 야구가 지금처럼 되는 과정에서 변질되었거나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걸 알려준다. 또는 소홀히하고 무시했던 것들을 다시 불러일으킨다. 소설가가 소설을 쓸 때 허구를 쓴다해도 공상이 아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현실에 단단하게 뿌리를 박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관련 분야 책을 쓸때는 누구 못지 않게 연구하며 현실성을 부여해야한다.


저자인 하국상은 프로필에서 야구 선수가 되려 했고 KBO직원이 되려고도 했고 한국야구학회 초대 정회원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야구에 대한 지식은 해박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이 소설에서 해박한 야구 지식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야구 지식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어떻게 보면 의도적으로 배제했는지도 모르겠다. 역설적으로 더 지식이 빛난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기발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장편 소설인줄 알았다. 첫 에피소드를 읽고나서 단편 소설을 묶은 걸로 알았다. 그 단편이 전부 야구를 소재로 한다. 그 어 떤 단편도 야구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야구 이야기가 가득하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하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은 솔직히 모르겠다. 내가 야구를 무조건 시청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지식은 있다. 그러다보니 좀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은 든다.


첫 에피소드인 '그라운드의 신사들'에서부터 내가 알고 있는 야구 지식을 깨트린다. 내가 야구 지식이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TV로 시청하는데 아무런 불편없이 볼 정도이다. 세부적으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이 에피소드에서 알고 있는 상식을 깬다. 이를테면 포수가 2루 주자를 향해 던진 공이 멀리 벗어난다. 2루 주자가 3루로 뛰니 다시 포수는 공을 던져 아웃시킨다. 당연히 반칙이라고 이야기한다. 공을 두개나 던졌으니 말이다.


처음에 던졌던 것은 공이 아니라 감자였다. 두 번째 던진 공이 진짜 야구 공이었다. 실제로 그런지 몰라도 야구 규칙에 감자를 던지면 안 된다는 것은 없다고 한다. 그렇기에 반칙이 아니라 주자는 아웃된다. 야구에서 날아가는 새가 공을 맞을 때와 달리 강아지에 맞았을 때에 대한 규칙은 없다. 이런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변수를 이용해서 승리하는 팀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은 최선을 다해 야구한다. 절대로 규칙을 어기진 않는다. 다만 규칙에 없는 것은 최선을 다해 실행하며 점수를 낸다.


그 외에 우리는 늘 갑론을박을 펼친다. 과거 선수가 현재로 왔을 때 어느 정도 기록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재 선수가 과거로 갔을 때 어느 정도 기록을 갖게 될까. 논쟁만 있고 결론은 나올 수 없는 답이다. 이를 위해 실제 하나의 에피소드로 냉동인간이 된 후에 50년 만에 다시 해동되어 야구를 하는 선수의 이야기다. 기발한 생각이었다. 아쉽게도 작가는 이에 대한 결론을 교묘하게 피하며 이에 대한 답을 주지 않아 좀 실망스럽긴 했다.


이처럼 책은 평소에 우리가 알고 있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야구 이야기를 한다. 소설이라는 다소 자유로운 매개체를 이용해서 기존 지식을 슬쩍 피하며 재미있게 보여준다. 뒷 이야기들은 다소 지루한 측면도 있다. 모든 기발한 것들도 반복되면 더이상 기발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소설을 읽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저 흔한 야구 소설이 아닌 색다른 야구소설이라 그걸 보는 재미도 있는 책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장편이줄 알았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기발한 야구 이야기.


함께 읽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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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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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변태 - 단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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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의 눈 - 제6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주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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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곳에서 문학상을 받았다는 의미는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에게서 작품성을 인정받아도 대중들은 철저히 외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문학상을 받은 책은 솔직히 따분하다는 인상이 있다. 사실 노벨 문학상이 딱 볼 때 재미있어 보이진 않는다. 읽으면 술술 읽히지도 않고 버거울 때도 있다. 그렇다해도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은 저절로 눈이 가고 끌린다. 꼭 읽지 않아도 말이다. 동인문학상 같은 경우 매년 단편을 모아 책으로 나올 때 과거에는 꽤 읽었다.


지금은 예전만큼 눈이 가지 않고 잡히지 않는다. 시대가 달라진 것일까. 내가 달라진 것일까. 시대도 달라지고 나도 달라졌다. 과거만큼 판매부수가 되지 않으니 시대가 달라진 것이고, 과거에 비해 이런 종류 책을 거의 읽지 않으니 나도 달라졌다. 간만에 문학상 받은 책을 읽었다. 대중 소설은 흡인력과 재미가 있다. 문학상을 받은 작품 소설(?)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알기로는 문학상을 받은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닌 듯하다.


작품성에 선택받고 인정받은 결과지만 그걸로 먹고 살긴 힘들고 타이틀을 갖고 교수나 선생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할까. 그 외는 오히려 먹고 사는 일상인으로 볼 때 차라리 대중소설로 큰 인기를 끄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이런 딜레마를 아마도 거의 대부분 소설가는 갖고 있을 듯하다. 이번에 혼불문학상을 받은 작품을 읽었다.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이 읽기 전 주저하게 만든 것도 있고 좀 딱딱하고 지루하면 어떻게하나라는 고민도 있었다.


막상 읽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대중 소설만큼 재미가 크지 않았지만 내용이 흥미로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흘러가고 있는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한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알려준다. 이제는 '매트릭스'라고 표현하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비밀 아닌 비밀이 되었다. <고요한 밤의 눈>은 그런 이야기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존재가 있고 사회를 운용하는 자들이 있다. 일반인은 잘 모르지만 은밀하게 조정하는 기관이 있다.


소설은 초반에 다소 쫓아가기 힘들다. 병원에서 정신을 차린 인물 X가 있다. 오랫동안 뇌사 비슷한 상태에서 있다 15년 만에 의식이 깨어났다. 라고 본인은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몇 달 만에 깨어났다고 한다. 그를 주시하는 인물 Y가 있다. 그녀는 대학 동창이다. 문제는 과거에 대해 모든 기억이 전부 사라졌다. 대학 동창이라는 것고 어디까지나 그렇다고 하니 믿을 뿐이다. 그 외에 모든 것이 낯설다. 기억이 전혀 없다.

집도 있고 회사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기억에 전혀 없다. 책이 집에 있는데 읽었다는 기억은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 또는 속아주고 있다. 또는 속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서로 진실되게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 이들은 스파이다. 무엇을 서로 알아내기 위한 스파이일까.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으니 스파이다. 여기서 스파이들은 결코 적이 존재하긴 애매하다.


세상이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굴러가고 돌아가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사회 곳곳에서 살아가며 일반인들을 조정하기도 하고 중요인물을 감시도 하고 조정도 한다. 아주 중요인물일 때는 아예 그를 붙잡기 위해 결혼까지도 한다. 이들은 사회에서 상위 1%에 해당하는인물이다. 책에서는 1%라고 표현했지만 음모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1%는 사실 너무 많다. 한국에서 1%만 해도 50만 명이다. 이 책에 나온 중요인물이라면 0.01%에 해당되는 5,00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소설은 시종일관 정답이 없는 내용과 대화를 주고 받는다. 우리 일상이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해답이 있을까. 사람들은 답을 원하지만 답은 없다. 어떤 답을 구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그 답은 내가 깨닫자마자 곧 과거의 것이 된다. 이제 새로운 세상이 눈 앞에 매일같이 펼쳐진다. 이러니 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지금 이 사회가 굴러가는 시스템을 발견해도 이미 내가 연구하는 동안 사회는 변한다.


<고용한 밤의 눈>에는 출연자가 많지 않다. 그들 모두 사연을 갖고 있다. 평범한 사람은 없다. 다들 무엇인가 대단한 무기를 간직하고 있다. 능력이든 재력이든. 능력이 있어 재력이 생긴 것인지, 재력이 있어 능력을 만들어 낸 것인지 모르겠다. 둘은 불가분의 관계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능하다. 무엇이든지 돈을 다 대표되는 세상이다. 능력이 많으면 돈을 많이 번다. 돈을 많이 벌면 능력이 좋은 것이다. 모든 사람은 그런 면에서 스파이다. 각자 자신만의 세계속에서 타인을 속이고 속는다.


자신이 스파이인지도 모르는 스파이도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서로 각자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이 세계를 탈출할 방법을 꿈꾼다. 무엇인가 큰 비밀이 있는 것같지만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어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그렇다. 모든 것을 알아도 인생은 계속 된다. 그런 면에서 대중 소설과 문학상 받은 작품은 다른 것일까. 이 책의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고 추리적인 요소가 섞여 있다.


대중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소재인데 이럴 때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재미는 보장된다. 대중 소설이라 그런지 여기서 더 흥미진지한 내용이 엮이고 섥혀 펼쳐지지 않는다. 계속해서 더 확장하지 않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며 변주될 뿐이다. 서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성찰을 서로 이야기한다. 정답도 없고 대답도 없는 대화를 서로 주고 받는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여러 현상에 침묵하는 걸 의미하는 듯 한데 소설을 읽은 내 느낌은 그렇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좀 더 확장할 수는 없었을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최소한 문학상이 작품은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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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옛날 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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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경연대회
이지훈 지음, 송혜선 그림 / 거북이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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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읽은 책 중에 거꾸로 진행되는 세계가 있었다. 사람들은 거꾸로 걷고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담배가 생기며 점점 커진다. 읽으면서 무척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어떤 결말이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30년이 된 지금도 기억하는 걸 보면 어릴 때 읽은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동화라고 하면 고전 동화만 생각할지 몰라도 현대에 들어와 새롭게 만들어진 동화도 상당히 많다. 


그 중에는 엄마 또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끌어 보게 된 책들도 많다. <강아지 똥>같은 경우에도 현대에 만들어진 동화다. 한 번 사람들에게 선택된 동화는 두고 두고 사람들에게 읽힌다. 계속 새로운 아이들이 등장하며 예전 동화를 다시 읽으며 두고 두고 읽게 된다. 작가 입장에서는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듯 하다. 여타의 성인 책들이 유효기간은 짧은데 반해 동화 책은 그 수명이 엄청 길게 갈 수 있으니 말이다.


지인이 동화작가라 선물을 받았다. 성인이 된 후에 동화는 그저 아이들을 읽어주기 위해 그림만 읽는 책을 선택하거나 아주 가끔 고전 동화를 읽어 준 것이 고작이다. 선입견인지 몰라도 동화라고 하면 어딘지 유치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굳이 다 큰 내가 읽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책을 선물 받았으니 당연히 내가 읽었는지 여부는 확인 가능하다. 거의 대부분 책에 대해 읽고 리뷰를 올리니 내 블로그만 꾸준히 봐도 내가 읽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꼭 그런 부담감을 갖고 읽은 것은 아니지만 <거짓말 경연대회>가 어떤 내용인지 약간 호기심도 갖고 읽었다. 동화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권선징악적 요소가 다분해서 뻔한 내용이라 치부할 수 있다. 솔직히 그런 측면을 예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다보니 무엇보다 책이 동화책이라는 사실을 아주 약간 잊고 읽을 수 있었다. 책 주인공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다.


그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정직하다. 고전 동화같은 책이야 부모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읽는다 해도 현대 동화같은 경우는 대부분 부모들이 굳이 강요하지 않을 듯 하다. 대부분 학교와 같은 곳에서 누군가 우연히 먼저 읽은 친구들이 소문을 내고, 부모들이 우연히 읽고 책이 괜찮다며 소문을 내며 전파될 것이라 본다. 그런 점에서 책이 얼마나 재미있고 쉽게 써져 있느냐가 핵심아닐까 한다.

아무래도 어른이 나는 어른 관점에서 책을 읽게 마련이다. 어른인 내가 읽었을 때 재미있고 아이들에게도 유익하다면 자연스럽게 자녀에게 추천하고 읽으라고 권한다. 지금까지 그런 책을 읽은 적이 없어 권한적은 없지만. 무엇보다 <거짓말 경연대회>는 재미있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도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공익적이고 유익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고리타분한 내용으로 권선징악을 권면하면 안 읽으려고 한다.


직접적으로 충고를 하는 내용보다는 책을 읽고 깨닫게 만드는 내용이 가장 최고다. 아이들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자기들이 재미있게 읽으면 그 안에서 알아서 각자 느끼는 것이 있고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아 있게 된다. 고전 동화가 현재와는 다소 동 떨어진 내용이라면 <거짓말 경연대회>같은 책은 지금 초등학생들이 생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즐겁게 웃으면서 자신들 이야기라며 더 재미있게 읽을 듯 하다.


만우절은 대표적인 거짓말하는 날이다.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만우절에 거짓말(??)을 덜 하는 듯 하지만 그래도 마음놓고 거짓말할 수 있는 날이다. <거짓말 경연대회>에 나오는 친구들은 선생님이 만우절을 맞이해서 각자 거짓말을 하라고 한다. 그 중에 한 명을 뽑아 선물을 주겠다고 하자 다들 자신이 꾸며낼 수 있는 최선의 거짓말을 한다.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여 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닌 희망이나 바램으로 이야기한다.


책의 친구들은 한 명씩 자신들이 했던 거짓말로 각자 여행을 떠난다. 그들이 평소에 불만을 갖고 있던 상황이 어떤 속사정이 있었는지 경험한다. 그러면서 서로 아이들은 상대방을 더 잘 알게 되고 몰랐던 세상을 배우며 훌쩍 큰다. 이런 과정을 굳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책은 내용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만들었다. 처음에는 다른 에피소드로 구분된 내용인지 알았는데 <거짓말 경연대회>라는 제목에 맞는 한 반 친구들이 겪는 모험담으로 엮여있다.


아이들 동화라 생각하고 무조건 유치할 것이라며 읽었던 것과 달리 재미있었다. 역시나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도 자신있게 추천하고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부담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동화책을 사 줘야 할지 조금은 막막한 부모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 비록, 내가 이 분야의 책을 읽은 적이 없어 자신없지만 책 자체가 재미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핑크팬더가 재미있게 읽고 자신있게 추천하는 동화책!! 이런 문구가 책 타이틀에 있으면 구매하는데 큰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도 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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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보다 높은 향기
김재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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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프로필에 저절로 눈이 간다. 작품의 수준과 내용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속물인지라 눈길이 자연스럽게 머문다. 최근에는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나 스펙이 장난이 아니다. 강남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한일 국비 장학생에 수석으로 나고야 대학을 졸업한 후에 M.I.T를 다녀 박사까지 받았다. 이런 화려한 스펙이 소설까지 썼다고 한다. <이상 보다 향기>는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까지 작가의 자화상인지 구분할 수는 없다. 소설의 배경은 한국, 일본, 미국으로 프로필에 나온 연대기순으로 진행되다보니 소설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 내용이 소설인지 사실인지 여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마지막에 가서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는 결론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설마..진짜로 작가의 경험담이 아닐까하는 궁금증은 차마 떨쳐낼 수는 없다.


축구를 좋아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엄청난 집중력과 높은 목표의식을 갖고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 빠른 주력을 발판으로 중학생 1학년에 이미 주전 스트라이커 자리를 노릴 실력이 되었다. 일본 유학에서 만난 친구가 소년의 학교로 전학오며 둘은 둘도 없는 친구이자 라이벌이자 동료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또 한 명 그가 좋아한 한 여자가 학교 1년 선배로 방송부에서 활동을 했다.


이렇게 같은 팀으로 라이벌이자 동료이자 시너지 효과를 내던 친구와 첫사랑은 <이상보다 높은 향기>의 큰 중심이다. 소설의 주인공니 김브든의 청소년과 청년 시절을 지배하던 인물들이다. 이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김브든의 인생은 완전히 변했을 것이고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오로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은 하루 아침에 모든 꿈을 포기하게 된다.




 


새로운 꿈을 꾼다. 첫 사랑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우주 여행을 하겠다는 꿈을 꾼다. 가장 근접한 노력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항공우주학을 공부하는 것이다.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것은 언감생심이지만 국비 장학생이 되어 일본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도 첫사랑과 전화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미국으로 여행가 첫사랑을 만나 서로 사랑을 확인하지만 뜻밖에 마지막 날 사랑은 애매하게 헤어지게 된다.


첫사랑을 그렇게 떠나 보내고 미국으로 우주공학을 공부하러 간다. M.I.T에 간 김브든은 열심히 노력하여 박사학위까지 타게 된다. 그 곳에서 뜻하지 않게 새로운 여인을 만난다. 여인을 위해 최선을 선택을 선사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만다. 그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였을까. 자신을 독력하고 높은 목표로 달려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아픈 상처만 주기도 한다.


똑똑하게 지식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지만 감정은 황폐해지기만 한다. 사람에게 성공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것인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삶이 중요한 것이지에 대한 결론은 없다. 이에 대해 분명히 나이에 대해 다른 답을 할 것이라 본다. 거기에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따라 생각도 다를 것이다. 사랑은 전부이지만 내 인생을 지배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 결론은 나이를 먹은 어른들이 하는 말이지만 20대에는 모든 것이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 놓을 수 있다.


쿨하게 헤어졌구나 하면서 자신의 할 일은 하면 되겠지만 혈기왕성하게 들끓는 피가 용솟음치는 10대에서 20대는 어쩌면 불가능하다. 이마저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이래서 신기하고 신비롭고 예측 불가능하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은 추억으로 남게 된다. 뼈가 시린 아픔도 있고 씁쓸하게 웃는 추억도 있고 희미한 웃음을 짓는 추억도 있고 큰 미소를 짓게 만드는 추억도 있다.


그럼에도 10대에서 20대에 절망까지 가는 사랑이라는 추억이라도 간직하며 사는 사람은 평생에 걸쳐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본다. 의미없는 경험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된다. 그것이 고통일지라도 좋다고 본다. 추억은 사람을 풍요롭게 만든다. 좌우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치기어린 행동처럼 보이는 사랑은 그때 아니면 언제 간질할 수 있겠나. 그래서 젊음은 아름답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젊음에 대한 소설은 다 아름답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뭐 이리 할 말이 많아.



젊음에 대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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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G를 찾아서
김경현 지음 / 서울셀렉션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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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앞선 문명의 국가에 가 공부를 하는 것은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방법이었다. 근대전에는 그 나라가 거의 대부분 중국이었다면 지금은 거의 대부분 미국이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영국이나 독일이나 프랑스등의 선진국들도 많은데도 유학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단어는 미국이다. 미국을 갔다 와야 대접을 받는 시기도 있었다.

 

단지 미국에 유학을 갔다왔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직장에 취직되고 높은 직위를 보장받는 일종의 티켓역할을 했다. 미국의 힘이 줄어들면서 티켓의 영향력은 줄어들었고 단순히 미국에 유학을 갔다 왔다는 것만으로는 티켓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좋은 동네의 초등학교부터 방학때가 되면 방학 전 몇십일부터 아이들의 반정도가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한다. 전부 미국으로 방학때에 어학연수를 간다는 명목으로.

 

이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에 미국 유학을 갔다 온 사람이 없는 걸 보니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유학은 아닌 듯 하다. 단기 언어연수를 1년 정도로 갔다 온 사람은 있는데 유학이라는 개념까지 확장으로 갔다 온 사람이 없으니 유학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거의 없다. 여러 채널을 통해 알고 있는 지식이 전부다. 그 중에서도 문학작품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잃어버린 G를 찾아서'는 그런 경우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가 본적이 없고 그들의 실제 삶이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알았다.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을 그래도 믿으면 안 되는 것처럼 헐리우드 영화와 드라마에 나오는 미국인들의 삶과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개방적이고 개인적인 가치관이 강하다. 미국에 간 한국인들은 유교적인 사상이 스며들어 있기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유색인종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은 한국에 살고 있는 동남아시아인들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녹록치 않다. '잃어버린 G를 찾아서'는 미국으로 유학간 한 학생의 이야기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닌 미국에 유학간 학생과 미국에서 사귄 백인 여학생, 그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삼촌, 전형적인 한국 엄마이자 아줌마인 엄마와 백인의 할아버지가 무대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소설의 형식이 시간순서대로 차례 차례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벌어진 후에 일어나는 일련의 개별 인물들의 행동과 생각이 순차적이 아닌 교차편집되어 글이 엮여 있어 읽는데 다소 힘겹다. 특히 책 초반에는 영어가 섞여 있는데 그 영어가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해하는데 지장은 없지만 영어 울렁증이 있는 나에게는 버거웠는데 소설의 인물들은 한국에서 넘어갔지만 영어를 쓰는 인물이라 아마도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 나올 것이다. 이런 점을 알려주려 한 듯 하다.

 

뜬금없이 미국을 횡단한다. 그 이유는 책 중간까지 알지 못한다. 남학생은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며 백인 여자를 만나는데 여자는 임신을 했다. 임신을 한 상태에서 여자는 낳기로 결정을 한다. 남학생의 엄마는 무엇인가 이상하다고 느끼고 미국으로 오는데 이 엄마는 전형적인 강남 아줌마로 압구정에 살며 월세를 받아 생활한다. 자신도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는데 중도에 포기하고 이혼까지 한 상태에서 아들에게 모든 인생을 걸고 살아간다.

 

삼촌은 미국에 정착하며 살아가지만 한국인도 아닌 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으로 살아간다. 게다가 강의를 맡아 해야 하는데 표절로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 상황에 엮인다. 개방적인 여학생의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전형적인 미국인같기도 하고 노인으로써 갖는 지혜나 포기같기도 하다. 직계 가족이라도 아빠와 할아버지는 다르고 엄마와 할아버지는 많이 다를테니 말이다. 

 

그렇게 먼저 여행을 떠난 아이들을 쫓아가는 부모들의 추적이 시작되는 뜬금없는 로드소설이 된다. 게다가 총을 갖고 쫓아오는 인물까지 등장한다. 오호라. 괜히 관심이 생기고 어떻게 진행이 될지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그 와중에 이들은 한국인과 미국인으로 각자 겪는 삶의 차이를 서로 이야기한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그렇게 한국인과 미국인들은 서로를 이해하기도 하고 체념하기도 한다.

 

소설은 한국 소설인데 느낌은 해외소설인 듯 느낌이 든다. 배경이 미국이라 그런지 작가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아 좀 더 개방적인 사고의 소유자라 그런지 소설책의 종이질과 책을 넘길 때 감촉이 그래서 그런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잃어버린 G를 찾아서'는 전체 줄거리는 딱히 대단할 것은 없는데 한국인과 미국인의 사고의 차이를 알게되는 책으로 읽으면 좀 더 낫지 않을까 한다. 'G'는 여러 의미로 쓰인다는 것도 책을 읽어보면 알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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