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중국 출판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30일 베이징국제전람센터에서 막을 연 제13회 베이징국제도서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국제도서전이었다. 모든 면에서 갈수록 왜소해지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이나 도쿄도서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우선 외국출판사들의 참가규모가 엄청나다. 세계 51개국 11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했다. 서울이나 도쿄 도서전에 비해 최소한 3~4배 이상 규모다. 그것도 이름만 내건 참가가 아니라 유수의 출판사들이 직접 부스를 만들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10여 년 전 야외 임시천막에서 베이징도서전이 열렸던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변화는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이처럼 세계출판계가 중국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13억명 인구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시장성 때문. 중국에서는 1년에 40만종 정도의 책이 출간된다. 이는 한국의 10배에 가까운 수치다. 아직 출판시장에 활성화되지 않았고, 저작권 개념도 희박하다는 사실을감안하면 향후 중국 출판시장이 물량에서 세계 최대 시장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불황극복의 대안으로 세계화를 지향하는 모든 지구촌 출판사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다.

한국 출판계도 이번 베이징도서전에 1900여 종의 책을 출품했다. 사계절, 청어람, 예림당, 한솔교육 등이 별도 부스를 만들어 참가했고, 출판문화협회 차원에서는 한국관을 만들어 참가했다.

중국에 유행하고 있는 한류붐을 책에 연계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출협은 중국 전문가와 저작권 상담요원을 배치해 저작권 수출을 돕고 있다. 고흥식 출협 사무국장은 "아동서를 비롯해 컴퓨터 등 실용서와 대중소설 등에 중국인들의 관심이 많아 매년 저작권 수출이 5% 이상씩 늘고 있어 이번 도서전도 기대가 된다"고 말하면서 "정서가 비슷한 아시아권이라는 강점과 한류붐을 적절히 활용하면 중국 시장이 한국출판계의 새로운 시장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며 기대를 표시했다.

[베이징 = 허연 기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출처: 매일경제)

국제 방송영상 콘퍼런스(BCWW) 개막  
`미디어 전쟁` 시대다.

전통적인 아날로그TV가 케이블TV에 위협받던 시대도 먼 옛날 이야기처럼 들린다. 미디어전쟁에서 공중파TV시대는 저물고 인터넷프로토콜TV(IPTV)가 최후 승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국제 방송 콘퍼런스와 방송영상견본시인 `BCWW(Broadcast Worldwide) 2006`에서 미디어의 미래가 그처럼 예견됐다. 다음달 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콘퍼런스에는 세계 20여 개국 주요 방송ㆍ통신 전문가 84명이 참석해 방송ㆍ통신 융합시대의 정책방향과 IPTV,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모바일TV 등 다양한 뉴미디어산업의 미래를 조망할 예정이다.
 
30일 오전에 열린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독일 NRW 미디어청장은 향후 미디어의 경향과 그 치열한 경쟁 양상을 소개했다. 그는 미래 미디어의 특성 안에 개인화와 세계화가 공존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디지털화가 자리잡고 있어서 이런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예가 바로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화는 조용한 혁명과도 같아서 어느새 뒤돌아서면 디지털화가 기존 미디어를 해체하고 있을 것"이라며 "콘텐츠의 양은 늘어나지만 이를 전송하는 속도가 단축되는 상황은 미디어간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슈나이더 청장은 향후 5년 전 세계 미디어산업에 대한 전망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디지털이 미디어를 바꾸고 △디지털이 미디어 기업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이 늘어나고 △공중파 방송이 권력을 잃어가며 △결국 미디어 최후 승자는 IPTV가 될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디지털은 미디어를 좀 더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슈나이더 청장은 예고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오직 전문가만이 미디어를 통해 살아남을 수 있으며 미디어는 자동차업계를 대신해 향후 주력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요지다.

아울러 미디어 비즈니스만큼 투명성을 요구받는 산업도 없을 것이란다. 슈나이더 청장은 "향후 미디어가 개인 시청자나 독자를 직접 상대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디어 기업은 반드시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청장은 스포츠와 음악 그리고 각종 이벤트 등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소비자 개인에게 크게 각광받음에 따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그룹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제시했다. `개인화와 세계화의 공존`이라는 미디어 전망에 딱 들어맞는 설명이다.

공중파 방송이 서서히 권력을 잃어간다는 주장에 대해 슈나이더 청장은 최종 소비자가 어디에 있느냐란 점을 들었다. 즉 미디어 권력은 기존 방송사에서 플랫폼 업체나 유선방송국(SO) 등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운 기구로 옮겨갈 것이란 설명이다. 따라서 방송업체간 경쟁은 앞으로 플랫폼간 경쟁으로 탈바꿈할 것이며 그 가운데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미디어 기업은 고객에게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업체가 된다.

슈나이더 청장은 "결국 소비자 접근성을 고려할 때 IPTV가 가장 유리하며 결국 IPTV가 기존 공중파 방송사가 누리던 권력을 향유해 미디어 전쟁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미디어업계에 대해 "법과 경영 그리고 문화 등 거의 모든 요소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미디어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만큼 미디어는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중심 방송시장 붕괴"

슈나이더 청장에 이어 기조연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다카무라 유타카 일본 익스프레스 사장은 지상파 방송시장의 붕괴를 예고했다. 익스프레스는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모바일 콘텐츠와 DMB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

다카무라 사장은 "현재 일본 지상파TV 시청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어 62%까지 떨어졌다"며 "소위 `킬러 콘텐츠`는 더 이상 지상파가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지상파가 점점 밀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카무라 사장은 "오히려 DVD플레이어 보급률이 일본 내에서 현재 60%에 달해 매출액도 급증하고 있다"며 "갓 태어난 아기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1인당 1장 이상 DVD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의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브로드밴드(broadband), 즉 광대역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광대역은 주파수 분할 다중화 기법을 이용해 하나의 전송매체에 여러 개의 데이터 채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다카무라 사장은 일본기업 유센을 예로 들며 "유센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광대역을 통해 제공하는 무료 동영상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매달 1500개의 콘텐츠를 소비자 맞춤형으로 전송하는데 현재 등록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한편 다카무라 사장은 한국이 미래 미디어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할 콘텐츠 영역으로 드라마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에서 한국에 밀리고 있다"면서 "한국이 경쟁력 있는 부문에 집중한다면 불투명한 미디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것"이라고 조언했다.

"전화ㆍTVㆍ인터넷 묶는 광가입자망 뜰것"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그리고 미디어 컨버전스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우선 이마가와 다쿠오 일본 총무성 통신국장은 `방송ㆍ통신 융합시대 경쟁과 공익`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일본의 미디어 발전 현황과 과제를 진단했다. 이마가와 국장은 "일본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모바일 전화기 사용자 수가 기존 가정 전화기 사용자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다"며 "케이블을 결합한 브로드밴드와 IP전화가 그 후속 세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무선 랜 기술은 발전에 한계가 없다"며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콘텐츠는 다양한 상업기능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보다 최대 2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접속이 가능한 광가입자망(FTTH)에 주목했다. 이마가와 국장은 "광가입자망 시장이 일본에서도 크게 성장할 전망인데 이는 전화와 TV, 그리고 인터넷을 결합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제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콘텐츠 공익성을 갖추기 위한 법 제도 정비가 한창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마가와 국장에 이어 발제를 맡은 김도연 국민대 교수도 "방통 융합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을 때 경쟁으로 인한 많은 혼란이 예상되며 무엇보다 공공의 이익이라는 중요한 목적이 위협받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오후 계속된 `미디어 컨버전스의 모델` 세션에서는 각국의 미디어 융합 사례가 대거 소개됐다. 사이먼 브로드 영국 BBC방송 서비스개발팀장은 "이제 TV는 거실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BBC가 시도하고 있는 컴퓨터와 모바일, 대형스크린 관련 사업과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소비자 성향 분석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시장조사분석 기관인 카간 리서치의 벤 르네커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오버더탑비디오`(OTV: Over the top video)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OTV는 소비자가 광대역밴드를 이용해 TV 채널 소유자에게서 채널을 직접 제공받는 서비스다. 벤 애널리스트는 "OTV를 통해 소비자들은 스포츠와 여행, 그리고 음식 관련 `틈새` 채널들을 새로 확보하고 있다"며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을 취함으로써 시장 반응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OTV가 아날로그식 케이블 체계에 심각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비디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과정에서 네트워크 오류 문제가 간혹 발생하는 등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선인 2006-09-0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중파의 위력이 약화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게 IPTV의 승리로 이어진다는 건 좀 지나친 비약 아닐까요? 오히려 독점매체가 없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개막이 맞다고 봅니다만.

sb 2006-09-03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비쿼터스와 독점매체의 관계는 무엇인지요?

조선인 2006-09-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의 시대, (지상파)TV의 시대와 같은 특정매체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다는 거죠. 집이냐 사무실이냐 자동차냐에 따라 각기 다른 매체와 컨텐츠를 이용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요?

sb 2006-09-03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PTV를 라디오나 지상파TV처럼 '특정매체'로 바라볼 수 없지 않을까요? 저는 '기존 매체들의 통합 내지 흡수'라는 측면에서 IPTV를 봅니다. 라디오와 지상파TV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이미, 라디오나 TV수신기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컨텐츠만 이용하니까요. 조선인님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유비쿼터스는 각기 다른 매체를 이용하게 하겠지만, 컨텐츠만은 통합되지 않을까요?

sb 2006-09-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리고, 저는 IPTV가 의미하는 VOD로서의 특징에 크게 공감이 안됩니다. VOD는 앨빈 토플러가 얘기한 것 처럼 '프로슈머'의 특징이라기 보다는, 공급자가 더 많은 채널을 소유하고 공급하는 것으로 보여져요.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진 것 뿐이지, 소비자 권력의 증대는 아닌 것 같아서요.

조선인 2006-09-03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PTV를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이야긴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컨텐츠의 전송방식과 매체 정의를 결부시킨다면 IP방식으로 컨텐츠를 전송하고 셋탑박스를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PTV는 뉴미디어에 속하는 '매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컨텐츠 사업자들의 꿈과 달리 one source multi use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매체의 성격에 따라 컨텐츠는 변형되거나 재제작되어야 하며, 때로는 신규 제작되어야 합니다. 거의 모든 기상 정보의 원천이 기상청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TV냐 데이터방송이냐 모바일이냐에 따라 사용되는 컨텐츠의 종류는 달라지며, 심지어 가시화되는 온도 정보가 조작되기도 합니다.
에, 또, VOD는 IPTV만의 특징은 아니고 대개 디지털 매체에 적합한 서비스 방식에 지나지 않죠.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직접적으로 소비자 권력의 증대에 기여하진 않지만 실시간 방송이나 NVOD 방송과 달리 VOD 서비스를 위해 공급자가 추가 투자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공급자가 소비자의 기호 창조에 좀 더 신경쓴다는 측면이 있겠죠.
 

(출처: 한겨레)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진국에서 발행되는 종합 일간지의 절반 정도가 앞으로 20~30년 안에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코노미스트는 26일자 최근호 머리기사에서 신문 관련 직종의 고용인원 감소 현상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잡지에서 인용한 미국신문협회(NAA)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04년 사이 신문업계 종사자 수는 18% 줄어들었다. 또 최근 상장된 신문기업들은 주주들로부터 보유 신문사를 매각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고 뉴욕타임스 같은 대표적 신문사도 주가 하락을 이유로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학자 필립 메이어 역시 저서 '소멸하는 신문'에서 오는 2043년이라는 구체적 시기를 명시하며 미국 시장에서 신문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넷의 발달과 개인 및 주변 문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증가를 이런 전망의 배경으로 들었다. 인터넷은 종이 신문 대신 검색사이트 '구글'에 수집된 뉴스들로 독자들을 옮겼고 수많은 '시민기자'와 '블로거'들을 등장시켜 기존 신문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이는 국가적 또는 사회적 문제보다는 과거에 사소하다고 여겨졌던 주제들에 대한 관심 제고와 맞물려 신문에 대한 선호도를 감소시켰다.

게다가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전통적인 기사 작성 과정과 비전문가들의 글을 접목시키려는 시도까지 하고 있다. 기존 신문들이 '연성 기사'의 비중을 높이고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추진하며 무가지 사업에 뛰어드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지만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언론의 역할에 대한 논쟁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뉴욕 카네기재단의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종이 신문들이 결국 '질'을 높여야 한다는 활로를 제시했다. 신문이 판매 가격을 높이거나 비영리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결국 '품질 제고'가 중요하다는게 이 잡지의 결론이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승주나무 2006-08-30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리 있다

sb 2006-08-30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의 굵직한 의제들을 주류 언론사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젊은 층 위주의 대다수 네티즌들은 주류 언론사 보다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란을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다만, 포털 사이트의 뉴스란은 독자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 언론사들과의 제휴를 통해서 제공받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주류 언론사들이 포털 사이트의 편집권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까요. 조만간, 주류 언론과 비주류 언론을 구분하지 않았던 관행에 변화가 일어날 것 인데, 주류 언론사들이 다시 한번 장악하게 된다면, 판세의 변화는 크지 않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출처: 한겨레)

며칠 전 한 출판인이 찾아와 올해 정기국회에서는 어떻게든 도서정가제가 통과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한 권을 사면 한 권을 더 얹어주는 ‘1+1’을 주도해 베스트셀러를 여러 차례 만든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이대로 가다가는 출판계가 공멸한다는 논리를 폈다.

자, 그의 논리를 들어보자. 매출이 집중되는 온라인서점 서너 곳의 구매담당자들은 갈수록 능력이 커진다. 한마디로 책을 좀더 싸게 구매하는 논리를 개발한다. 원래 도매상에서는 정가의 60%에 책을 공급받고 3-4개월짜리 어음을 줬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온라인서점은 같은 가격에 현금을 주었다. 그래서 출판사들은 얼씨구나 하고 쫓아갔다.

온라인서점들은 한꺼번에 1000부를 주문하면서 55% 공급을 요구했지만 판매력이 커진 지금은 5000천부 주문에 50%를 요구한다. 도매상에서도 자주 있던 일이라 출판사도 쉽게 따라갔다. 그런데 어느 날 쿠폰이라는 것이 생겼다. 지금 웬만한 베스트셀러에는 대부분 쿠폰이 붙어 있다. 처음에 500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1000원 정도가 상식이다. 1만원 정가인 책에 1000원의 쿠폰이 붙으면 다시 10%가 내려간다. 따라서 출판사는 40%에 공급하는 셈이다. 이래놓고도 불안하다. 서점의 무료 배송하는 비용마저 떠안고 1만원짜리 책에 5천원 쿠폰까지 붙이는 지경이다. 심하게는 할인에다 마일리지까지 감안하면 독자는 10%도 안 되는 금액에 책을 살 수도 있다. 그러니 이벤트나 광고를 해야 하고 1+1처럼 보다 자극적인 수단도 동원해야 한다.

이래저래 모든 것을 감안하면 통상 정가의 35% 이하에 책을 공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금액은 통상 제작비와 맞아 떨어진다. 물론 20만 부 정도를 팔면 제작비가 어느 정도 절약되기는 한다. 그러나 인건비나 경상비는 그대로다. 그래서 전에는 20만 부 정도 팔면 이익이 짭짤했지만 지금은 종이 값과 제작비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렇다고 ‘이 짓’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이렇게라도 해서 베스트셀러에 올려야 그나마 책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흔적이라도 남는다. 그나마 ‘이 짓’을 계속 할 수 있는 출판사는 주로 ‘팔리는 책’만을 추구하는 대형 출판사들이다. 홈쇼핑 또한 매출만 증가하지 이익은 없기에 소수의 출판사가 독점한다. 어쨌든 그들은 자본력이 있으니 어떻게든 ‘이 험난한 시국’을 견뎌내겠지만 이른바 중소형 출판사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여기까지가 그가 말한 논리다. 온라인서점의 등장을 처음에 두 손 들고 반긴 것은 주로 인문사회과학 출판인이었다. ‘이익’보다는 ‘뜻’에 집중하는 그들은 기존 유통시스템에서는 ‘찬밥’ 대우를 받았지만 온라인서점들이 현금거래 같은 미끼를 들고 나온 데다 초기화면에 자주 띄워주면서 한때 ‘호경기’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들은 온라인서점 칭찬에 침 마를 날이 없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은 도서정가제에 목숨을 건다.

그때 나는 ‘자본’에게 도덕이나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들을 움직이는 유일한 축은 ‘이익’일 뿐이라고, 머지않아 그 원리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 이 땅의 출판인들은 그 지엄한 ‘철칙’에 몸을 떨고 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그 답은 여러분의 가슴속에 이미 똬리를 틀고 있을 것이다.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출처: 한겨레)

베스트셀러의 사전적 정의는?‘어떤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 그렇다면 밀리언셀러의 정의는 무엇일까? 액면대로 설명하면 100만 부 이상 팔린 책이다. 그러나 그 정도 부수가 팔리려면 평상시에는 책하고 담을 쌓고 사는 사람들까지 책을 사야 한다. 그래서 밀리언셀러에 대해 “평상시에 책을 읽지 않던 사람들이 읽는 책”이라고 정의내리기도 한다.

이 땅에서 최초로 밀리언셀러에 오른 책은? <성경>일까? 아니면 <운전면허시험문제집>일까? 그러나 단행본만 갖고 이야기하자면 1981년에 출간된 <인간시장>(김홍신)이다. 시집으로는 서정윤의 <홀로서기>가 있다. 이어서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이 뒤를 이었다. 류시화는 그의 모든 시집이 100만 부를 넘는 시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시인이다. 시집이 이렇게 많이 팔린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1989년에는 김우중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가 출간 6개월 만에 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전주곡에 불과했다. 1990년대에 들어 <소설 동의보감>(이은성), <소설 토정비결>(이재운), <소설 목민심서>(황인경) 등 역사인물소설 트로이카를 비롯해 <배꼽>(오쇼 라즈니쉬), <세상을 보는 지혜>(발타자르 그라시안), <반갑다 논리야>(위기철),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석용산) 등이 밀리언셀러가 됐다. 그 후 해마다 서너 종의 밀리언셀러가 줄을 이었다.

그러다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가 닥치자 밀리언셀러는 잠시 사라졌다. 최근까지도 밀리언셀러는 우리 곁에서 사라진 듯했다. 지난 8월 초에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외)가 밀리언셀러가 되기까지는 말이다. 덕분에 여기저기서 2000년대에 밀리언셀러가 된 책이 몇 종이냐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 그래서 며칠을 작심하고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무려 40여 종이나 됐다.

그 중에는 이미 1천만 부를 넘긴 책도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조앤 K. 롤링) 와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는 2천만 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앞의 책은 전 세계를 강타한 블록버스터 소설이니 달리 할 말이 없다. 뒤의 책은 ‘한국적 현상’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만화의 대표적인 예다. <마법천자문>, <코믹 메이풀 스토리>,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 등 ‘현존’하는 스토리만화 3총사는 500만 부 안팎의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인기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최초는 81년 김홍신 ‘인간시장’

2000년대 들어 졸지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둔갑한 분야가 자기계발서 시장이다. 개인주의로 무장한 사람들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남들이 읽는 자기계발서를 집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금 자기계발서는 개인(셀프)과 경영(매니지먼트)을 결합하고 있다. 경영을 돈으로 바꿔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는 들어 내놓고 돈을 추구하는 것이 더 이상 남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일깨워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가 300만부, 남보다 먼저 변하는 자가 승리한다는 달콤한‘변화의 철학’을 제시하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가 200만 부 넘게 팔리며 이 시장의 초석을 확실하게 다져놓았다. 그 뒤를 이어서 <화>(틱낫한),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다니),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편), <선물>(스펜서 존슨), <마시멜로 이야기> 등이 꼬리를 물며 밀리언셀러에 오르더니 올해는 아예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 목록 상단을 점령하다시피 했다.

전통적으로 출판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소설도 밀리언셀러를 양산하는 분야이다. 아버지들의 가족애를 그린 <가시고기>(조창인)와 <국화꽃 향기>(김하인),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랑스 작가’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와 <나무>, 추리소설의 ‘창세기’<셜록 홈즈 전집>(아서 코난 도일), 조정래 대하소설 <한강>,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인 <상도>(최인호) 등이 2000년대 초기에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중의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 <다 빈치 코드>(댄 브라운)와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등 외국소설 두 종만이 밀리언셀러가 됐다. 80만 부가 팔린 김훈의 <칼의 노래>와 42만 부가 팔린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머지않아 밀리언셀러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보여 약간은 위안이 되지만 국내 소설의 침체 양상은 심각할 정도이다.

‘해리포터’나 <다 빈치 코드>는 영화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이다. <국화꽃 향기>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영화화되었거나 되고 있는 중이다. <상도>는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이제 영상과 책의 접목은 ‘필연’이라 할 만큼 책의 판매부수를 키우고 있다. 영화의 국내 상영과 맞물려 대형 베스트셀러에 오른 <반지의 제왕>(J.R.R. 톨킨)과 뮤지컬을 글로 옮긴 <오페라의 유령>(가스통 르루) 같은 책이 밀리언셀러가 되기도 하지만 (KBS한국방송), MBC FM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상담코너를 책으로 옮긴 <그 남자 그 여자>(이미나) 등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펴낸 것도 밀리언셀러가 된다. 90만 부가 팔린 <스펀지>(KBS스펀지제작팀)도 곧 밀리언셀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인기 있는 방송프로그램은 ‘무조건’책으로 만들고 볼 정도다. 인기드라마를 소설화한 <겨울연가>와 <대장금>은 국내에서는 반응이 크지 않았지만 외국에서 밀리언셀러가 된 경우이다.

밀리언셀러 7종 올린 ‘느낌표’ 괴력

해방 이후 가장 큰 출판이벤트는‘느낌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2001년 11월부터 첫 전파를 타기 시작한 MBC 방송프로그램 <느낌표>의 한 코너인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는 많은 책을 소개했다. 소개된 책 중에서 <괭이부리말 아이들>(김중미), <봉순이 언니>(공지영), <아홉 살 인생>(위기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야생초 편지>(황대권), <톨스토이단편선>(톨스토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J.M. 바스콘셀로스) 등 7종이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이처럼 방송의 소개에 힘입어 밀리언셀러가 된 책으로 KBS 에 소개된 <연탄길>(이철환)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PPL’처럼 세 차례 등장한 <모모>(마하엘 엔데)도 있다.

이 밖에 영어학습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정찬용), 카툰만화집 <파페포포 메모리즈>(심승현), 인문서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역사학습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편지>(박은봉),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만화로 설명하는 <21세기 먼 나라 이웃나라 - 미국편> 등도 밀리언셀러에 올랐다.

그렇다면 이들 책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아마도 지식인들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말할 듯하다. 한 평론가는 “동서를 불문하고 ‘밀리언셀러’들이 이룩한 공로는 애꿎은 나무 희생과 자연파괴”뿐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일본의 문예평론가인 사이토 미나코는 밀리언셀러를 분석한 책 <취미는 독서>의 서문에서 지식인들은 대체로 밀리언셀러는 ‘읽기 싫다’ ‘안 읽어도 다 안다’‘읽을 가치 없다’라는 태도를 보인다고 했다.

100만 독자 역사적 ‘경험 공동체’
 
그러나 밀리언셀러는 ‘한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후지와키 구니오는 “한 부의 지식인용 책, 출간되자마자 서평에 오를 것 같은 양서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평소 책이라고는 잘 사지 않는 사람을 위한 책을 만들어 이익을 내는 건 아무나 할 수 없다. … 이런 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프로라고 부른다.”라고 했지만 나는 밀리언셀러를‘세상’이 만든다고 본다. 운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세상을 잘 만나야 가능한 법이니 말이다.

‘1천만 관객’의 영화 <괴물>이 화제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뉜다. 잔뜩 기대를 하고 본 사람들은 ‘잘 만들기는 했지만 그렇게 까지는’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남이 보니 그냥 따라본 사람들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밀리언셀러 또한 마찬가지다. 세밀한 자로 일일이 대보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밀리언셀러를 함께 읽은 사람은 이미 역사적인‘경험의 공동체’다. 워낙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책을 읽다보니 감동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밀리언셀러를 분석하면 지난 세월에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살아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있는 것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21세기 밀리언셀러 목록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토머스 불핀치, 가나) 1200만
<해리포터>(조앤 K.롤링, 문학수첩) 1100만
<마법천자문>(시리얼, 아울북) 580만
<코믹 메이풀 스토리>(송도수, 서울문화사) 500만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코믹컴 외, 아이세움) 450만
<다 빈치 코드>(댄 브라운, 베텔스만코리아) 330만
<연탄길>(이철환, 삼진기획) 300만
<상도>(최인호, 여백) 300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버트 기요사키 외, 황금가지) 300만
<괭이부리말 아이들>(김중미, 창비) 200만
(KBS한국방송, 샘터사) 200만
<한강>(조정래, 해냄) 200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진명출판사) 200만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정찬용, 사회평론) 200만
<반지의 제왕>(J.R.R. 톨킨, 황금가지) 180만
<가시고기>(조창인, 밝은세상) 170만
<봉순이 언니>(공지영, 푸른숲) 150만
<그 남자 그 여자>(이미나, 랜덤하우스코리아) 150만
<파페포포 메모리즈>(심승현, 홍익출판사) 150만
<뇌>(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140만
<아홉 살 인생>(위기철, 청년사) 130만
<셜록 홈즈 전집>(아서 코난 도일, 황금가지) 130만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편, 위즈덤하우스) 130만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이윤기, 웅진닷컴) 130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웅진지식하우스) 120만
<국화꽃 향기>(김하인, 생각의나무) 120만
<나무>(베르나르 베르베르, 열린책들) 110만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110만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편지>(박은봉, 웅진주니어) 110만
<야생초 편지>(황대권, 도솔) 105만
<톨스토이단편선>(톨스토이, 인디북) 100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J.M. 바스콘셀로스, 동녘) 100만
<모모>(마하엘 엔데, 민음사) 100만
<오페라의 유령>(가스통 르루, 문학세계사 외) 100만
<화>(틱낫한, 명진출판) 100만
<설득의 심리학>(로버트 치알다니, 21세기북스) 100만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사이쇼 히로시, 한스미디어)100만
<선물>(스펜서 존슨, 랜덤하우스코리아) 100만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외, 한국경제신문) 100만
<21세기 먼 나라 이웃나라 - 미국편>(이원복, 김영사) 100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