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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인디 만세 - 한국 인디 음악 10년사
박준흠 지음 / 세미콜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 사장님의 귀농으로 잠시 문을 닫았던 신촌의 문화공간 '아름나라'가 다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곧 공간 운영의 어려움과 맞닥드려야 했습니다. 홍대 앞 라이브클럽 '빵'과 이대 후문의 '체화당'을 알게된 것이 그 즈음이었습니다.

- 홍대 클럽, 그것도 인디 밴드의 음악은 처음이었어요. 낯선 락 음악을 들었고, 곧 좀 더 부드러운 느낌의 모던 락과 포크도 들었습니다. 나쁘지 않았죠. 다른 곡들이 궁금해, 시와, 이주영 같은 인디 뮤지션들의 클럽이나 카페를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었습니다.

- 홍대 클럽 1세대(?)인 박준흠 대중음악평론가가 정리하고 쓴 이 책은, 인디 음악에 대한 정의, 인디 음악 10년사, 그리고 인디 음악의 발전 방향이라는 명쾌한 얼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인디 음악을 즐겨오신 분들이라면 인디씬 전체를 조망하는 기분으로, 인디 음악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은 음악을 소개받는다는 기분으로 읽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 얼마 전, 제게 인디씬을 소개해달라던 한 친구는 '듣는 음악들이 죄다 지겨워졌다'고 표현하더군요. 인디씬의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평범한 일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친구는 인디씬을 통해 다양한 음악, 궁극적으로는 제 마음에 드는 좋은 음악을 만날 것입니다. 그리고, 클릭 몇 번으로 간단히 구매했던 메이저씬 음반들과는 달리, 쉬이 듣거나 구매하기 힘든 인디씬에 작은 불편함을 느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저자와 같이, 인디 음악 전문 FM 채널이나 독립적인 유통망을 갈구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 꽤 오래 전에 나온 이 책의 고민들이 인디씬에 어떻게 자리잡았을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현재, 인디 음악 감상 사이트 '블레이어'와 인디 음악 인터넷 방송국 '쌈넷' 사이트가 운영중입니다.) 언젠가 인디 뮤지션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요. [아래는 개인적 편의를 위한 간단한 정리입니다.]

-------

[인디 음악의 정의]

음악의 창작과 유통 과정에서 주류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속성적 한계를 배제한 음악. 저자는 '진정성'이라는 관념적이고 주관적인 항목도 설정했는데, 이는 주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담보된다고 보여짐.
하지만, 이런 정의는 음악씬이나 뮤지션들을 구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디 뮤지션과 인디 음악의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한 것임.

[인디 음악에 대한 오해]

인디 음악은 저항적이다? 인디 음악은 실험적이다? 인디 음악은 아마추어적이다?
주류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배제하는 과정에서 담보되는 인디 음악의 특징은 '다양성'밖에 없음. 저항적일 수도 아닐 수도, 실험적일 수도 고전적일 수도, 프로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인디 음악의 발전 방향]

적어도 만 장 정도의 앨범이 발매되는 시스템의 구축. 절반 이상을 인디 음악에 할애하는 전문 FM 채널의 개발, 인디와 메이저를 불문하고 음악 산업을 주도할 전문 인력과 언론 매체의 확보.
인디와 메이저씬은 통합을 지향하기 보다는, 서로의 장점을 취하는 방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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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1
손아람 지음 / 들녘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한국 힙합의 꽤 오랜 역사에 비추어 볼 때, 그 기록은 너무 부족하지 않은가. 한 해 전, 모 스포츠 의류 회사에서 제품 홍보를 겸해 발행한 책을 제외하면(그나마 한정판이었다.), 한국 힙합에 대한 독립적인 출판물은 없었던 셈. 시내 대형 서점을 둘러봤지만, 미국 힙합 뮤지션에 대한 단행본이 한 권 있을 뿐이었다.

-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눈에 띄었다. 더구나, 글쓴이는 한국 힙합 1세대.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소설이라는 형식이 다소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겠으나, 대신 한국 힙합 씬에서 활동했던 뮤지션의 자전 소설이라는 장점이 내용의 깊이와 생동감을 더한다. 아래는 본문에서 발췌.  

--------

[사건]

- 전속계약, 음반제작, 장당 인세
- 세션을 통한 음반사와의 갈등
- 한국어가 잃은 발음의 역학적 측면, 쉽지 않은 발음체계. 혀의 운동 부담까지 고려해야.
- 천자문 힙합. 대중을 경멸하면서, 난해하고 익숙하지 않은 소리들을 찾아 헤매고 다니는 음악.
- 감동은 항상 단순한 형태로 나타나.
- 산문은 쉬워. 단지 좋은 글이면 충분하니까.
- 마리의 힙합으로의 전향
- 객석에 침투한 한 명의 프락치는 건전한 관객 백 명을 바보로 만든다.
- 작곡이 본능적인 감각이라면, 편곡은 훈련이다.

"방황은 삶이 평탄한 사람들의 특권이다."

[용어]

클럽 크립
AKA: Also Known As
멀티트랙레코딩
소울트레인: 흑인음악 시상식
MR: Music Recording
케이크워크 미디시퀀서: 전자적으로 음악 구성
BPM: Beat Per Minute, 1분마다 반복되는 드럼 구간의 개수.
텅트위스터: 저항이 심한 발음을 연달아 사용
롤랜드: 저렴한 악기상표
에이징: 음향기기 진동판이 모든 음역에서 작동하도록 음악을 틀어두는 것
패칭: 음악에 사용된 악기 또는 소리를 바꾸는 것
부클릿
초자연적인 현상
인스트루멘탈
킥/드럼/하이햇/스네어
LA를 중심으로 한 웨스트코스트 음악(멜로디 중심) / 뉴욕을 중심으로 한 이스트코스트(나스-랩 중심)

[인물]

DMS: 부산에서 제일 큰 흑인음악그룹
Twista: 텅트위스터의 대가
주석
메타 가리온: 노친네
렉스: 테이프 직거래
Sid
손 전도사: 가장 빠른 랩을 구사
오 박사
DJ Uzi: '우지스 마인드' 친해지기 위해 씹는다.
김도현: 전업 작곡가
UMC: 성대 국문학과
현상: 유명한 작곡가. 인기 많아.
조PD: 성공, 얼굴 감추기, 대기업의 후원, 음반사 창업
마리: 프릴
태완: 흑인음악의 신봉자.
버벌진트, 4WD: Uzi, 조PD 디스
Insane Deegie: 술꾼
SNP: 나우누리 흑인음악 동호회. 휘성, 버벌진트, 4WD, 데프콘
소울트레인: 하이텔 흑인음악 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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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Quiett - The Real Me
콰이엇 (The Quiett)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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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서너 해 전이었다. 처음 공장에서 일을 하는데, 반복 작업에 적응이 잘 안됐다. 휴대폰 공장 보다는 낫지만, 생산 제품의 부피와 공정에 따라 주기만 짧을 뿐이었다. 가끔씩 듣던 음악을 좀 더 자주 들었고, 발라드에서 라디오로, 라디오에서 힙합으로 넘어왔다. 용케도 디제이 디오씨가 랩을 한줄은 알았고, 드렁큰타이거와 다이나믹 듀오도 알았지만, 어디서부터 뭘 들어야할지 몰랐다. 그저 '그런 류'의 음악을 찾으려했던 것일 뿐이었다. 무식하게 '힙합'으로 검색해 서른 곡 남짓을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주워담았다. 그리고, 두 시간씩, 다섯 번 라인을 타는 내내 그걸 들었다.

- 처음엔 무슨 말인지 당췌 알아들을 수가 없어, 그걸 알아듣겠다고 듣던 와중에 생소하던 음악도 귀에 익게 되었다. 그리고, 좋아하는 곡, 좋아하는 목소리, 좋아하는 가수가 생겨나고, 그의 음반을 찾게 됐다. 그렇게 만난 앨범이 <뮤직> (더 콰이엇 1집) 이었다. 그리고 <슈프리머시> (피앤큐 1집)에 열광했다.

- 서너 해가 지나는 동안 그는, 소위 '떴다'. 다만, 언론에서 떴다기 보다 '음악으로 떴다'. 세 장의 솔로 앨범과 한 장의 듀엣 앨범, 두어 장의 공동 앨범을 발매했고, 다양한 힙합 앨범에 참여했다. 그리고, 제4회 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힙합 앨범' 부문에 선정되는 영예 또한 얻었다.

- 하지만, 그의 성공은 '목소리' 보다는 '음악'에 있었던 것 같다. 그가 수상한 대중음악상 역시, 인스트루멘탈 앨범이었던 <큐 트레인> (더 콰이엇 2집)이었으니까. 몇몇 다른 앨범에서 간간히 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약간의 조바심과 함께 그가 솔로 앨범을 발매하길 기다렸던 것 같다. 그리고, 내 스물여덟 번째 생일에, <더 리얼 미> (더 콰이엇 3집)은 내 손에 들어왔다. 그것도 공짜로. (생각해보니 술값은 내가 냈군)

- 음악과 비트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라임과 플로우 역시 지난 앨범에 비해서 훨씬 깊이가 느껴지는데, 좀 더 거칠고 깊어진 느낌이다. 박자가 좀 빨라져서 그렇게 느껴지는건지, 그건 뭐라 설명하기가 난해. 다만 솔직하게, #2 '더 리스닝'을 제외하면, 그의 곡이 그와 그 주변의 삶에만 갖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앨범의 제목인 '더 리얼 미'만 보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긴 한데, 굳이 '갖혀 있다'라고 표현한 것은 어쩌면 그에 대한 과도한 기대일지도 모른다.) 여튼, 3집은 한 언더그라운드 힙합 가수의 일기장이며 인생사라고 축약할 수 있겠다.

- 물론, 달랑 앨범 한 장 샀을 뿐인 평범한 청자가, 가수에게 타자의 삶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요구하는 것은 당치 않은 일이다. 힙합 음악만 해도 하루가 멀다하고 앨범들이 쏟아져나오고, 장르 불문하면 더할 나위 없이 많은 음악 속에 묻혀 있는데,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서 들으면 될 일이지 가수에게 불평할 일이 아니니까.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4 '뛰어가' #10 '꽉 잡아' #11 '진흙 속에서 피는 꽃' #12 '절대로 잊지 않아' 와 같은 대부분의 곡들에서, 금방이라도 한 명의 실력 있는 가수를 잠식할 것 같은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의 힘든 상황들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나는 약간의 공감과 많은 연민을 얻는다.

- 하지만, 그는 #12 '절대로 잊지 않아'에서 외치고 있다. "항상 같은 일상 속에서 난 창조해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의 고통을 감싸안네" 이 평범한 가사 한 줄에 그가 나아가야 할 길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그들의 고통과 다른 이들이 가진 고통과의 교집합을 찾고 노래해주는 것, 그것이 음악과 예술을 선택한 더 콰이엇에게 청자들이 요청하는 바는 아닐까. 더 넓은 예술인의 마음으로 오래도록 노래해주길 응원하며.

- 아래는 마음에 닿는 구절들과 간단한 꼬리글.

#1 More Introduction         

Music으로 부터 2년이 지났네 난 기억들을 허물고 다시 시작해
상쾌한 이 순간 모든 것들이 Fresh 분명히 더 나은 사람이 될거라 그랬지
 
#2 The Listening

The Listening 소릴 높여 숨막힌 현실과 일상으로 부터의 완벽한 탈출
최면에 걸린듯이 박자에 맞춰 고갤 끄덕 끄덕 모든걸 맡겨
머릿속을 비워봐 하얀 캔버스처럼 성큼 성큼 걷지 리듬의 master처럼
headphone을 꽉 조여 마치 napster처럼 음악은 내 기분을 말해줘 기상 캐스터처럼

- 수많은 사람들이 취미라고 말하는 '음악감상'. 이렇게 묘사할 수 있겠는가.
가사를 '읽는 것'은 힙합 음악의 반쪽도 못되니, 부디 음악을 통해 가사를 '들으시길' 권한다.
 
#3 Punchlines         

#4 뛰어가 (feat. Tiger JK & Jinbo)         

Jinbo, there’s no turn back 숨차게 달려가 ’til yo mind goes black
gravity pulls me down 모두의 싸움 매일 매순간 어쩌면 마지막 round
face to face 깨있어 매일 and chase the pace 널 위해 준비돼있는 내일 니가 제일
바래왔던 것 바지춤을 올려 그리고 계속해서 뛰어

- 더 콰이엇이 아닌 '진보'의 가사. 그는 한국어도 잘하던데.. 어학연수 다녀왔나?
 
#5 한번뿐인 인생         

한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 수 없어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갈 수 없어
내게 두 날갠 있지만 전혀 날 수 없어 세상이란 새장에 갖혀서
내가 세상보다 좀 더 높다면 낮췄어 사람들은 그게 인생이라고 가르쳤어
참고 억누르고 솟아오르는 눈물을 절대 보이지 않았어 고독만이 남았지 곁엔
때론 강한 척 때론 약한 척 그럴수록 진짜 내 모습은 점점 사라져
복잡한 머리속에서 파도 치는 혼란 거울을 쳐다봐도 난 내가 누군지 몰라
나 이제 후회없이 살고파 모든 게 끝나는 순간 미소지으며 떠나고파
한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 수 없어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갈 수 없어

한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 수 없어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갈 수 없어
남들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 갖췄어 그러고보니 어느새 난 새장에 갖혔어
궁금한 게 있어도 절대 묻지 않았어 꼬마처럼 유치하게 꿈꾸지 않았어
오랫동안 열정의 꽃에 물 주지 않았어 하지만 아직도 그 녀석은 죽지 않았어
자신답게 산다는 게 그리도 두려운가? 난 내가 개척해 나갈 나의 운명을 봐
끝내주는 미래? 차라리 포기할게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길 고집할래

어 나 이제 후회없이 살고파 모든 게 끝나는 순간 미소지으며 떠나고파
한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 수 없어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갈 수 없어

멈춤 버튼없는 인생의 경주 속에서 무의미하게 흘려보낸 나의 청춘
난 떠나 그 누군가 날 패배자라 불러도 세상이여 나를 저 넓은 땅으로 흘려줘
내 운명은 스스로 짊어지고 갈테니 날 괜히 막으려하지마 무슨 말인지 알겠지?
나의 외침 이제 하늘에 닿겠지 저기 달 끝을 향한 힘찬 날개짓
내 인생 두려움 따윈 없다네 단지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열망해왔지
영화처럼 살 수 없더라도 좋다 또 모든 것들을 손에 넣을 수 없더라도 좋다
나 이제 후회없이 살고파 모든 게 끝나는 순간 미소지으며 떠나고파
한번뿐인 인생 이렇게 살 수 없어 바람처럼 왔다 이슬처럼 갈 수 없어

-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이 곡이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6 매일 밤 03         

그때 내나이 열여섯쯤이었지 뭇 학생들과는 다른 걸음걸이
주말에 본 가리온 공연이 어른거리네 ear phone을 끼고 알 수 없는 구절들 적힌
공책을 앞에 놓고 고개를 끄덕여 낡은 cdp를 쥐고서 track을 넘겨
나지막한 소리로 계속해 중얼여 yo verse come to verse my people

- ㅎ 그의 학창 시절이 그림 처럼 그려진다.
 
#7 Keep Right (feat. Loptimist)         

난 소울 컴퍼니의 래퍼 또 beat architect 내 가슴엔 위대한 영감들이 가득해
Loptimist floor 위에서 춤추는 내 flow
유령처럼 떠도는 sucker들을 위해 주문을 외워 The Q-U-I-N-L-O-P whut 불가능을 통과하는 확실한 키워드

- 가장 에너지 넘치는 곡이자 구절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힙합 가수들의 디스(Diss) 대상은 대체 누굴까?
 
#8 Give It To H.E.R. (feat. Leo Kekoa, Simon Dominic & Dok2)
 
#9 Get My Shine On (feat. Verbal Jint)       

이건 Q A S A 에서 발사하는 랩 로킷 우리는 마치 토끼처럼 귀를 쫑긋세우고 깡총깡총 뛰어 시끄럽게 구르는 깡통을 멀리 차
볼륨을 높여 난 해리포터처럼 비밀의 방의 열쇠를 돌려 모두 모여 나의 신비로운 여정에 동반자가 돼주길 난 톰 소여

yeah 삼켜버리지 drum과 bassline을 누군가 말해 '쟤 언더 랩 스타래' 그런 말 싫지만 이제 익숙하네 그래 나는 soul company의 에이스라네
수년간의 rap game으로 단련된 내 랩 구절들 리듬에 관련된 모든 건 내 손바닥에서 발견돼 내 식도는 가볍게 힙합을 삼켰네
untouchable 또 non soppable Q 잘 알고있네 flowin'하는 방법을
리듬의 파도를 타고 노를 젓지 느낀다면 모두 같이 손을 높이

- 가장 신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ㅎㅎ 그의 앨범에 신나는 곡은 꼭 한두 곡 정도만 들어가지만, 꽤나 빛이 나지요.
 
#10 꽉 잡아 (feat. Jinbo)         

새벽 밤 하늘에 글자를 새겨 머리속에는 빼곡히 의문들이 생겨
이런 어둠 속에 내가 빛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빈 하늘에 몇번이고 나는 질문하네
지나왔던 것 보다 갈 길이 멀다 세상살일 배우고 또 배울 수록 어렵다 달력을 보다 수시로 놀라 또 혼잣말해 벌써 정말 그렇게 시간이 지나 버렸나
수많은 문제와 고민에 매달리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가는 참 헷갈리지 내가 택한 이길 계속해 달리리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이리

- 그의 고민이 가장 진하게 배어나오는 곡입니다.
 
#11 진흙 속에서 피는 꽃 (Feat. MC Meta, Kebee)

가난한 랩퍼들의 천국 그 첫번째 조건이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경제논리 또 뭐였지?
상관없어 가진 것을 모두 털었지 정말로 음악에 난 모든 것을 던졌지 거짓말! 그 반의 반의 반만 걸고 딴데 걸었지
그래서 넌 돈 좀 벌었니? 배팅도 커졌니? 그럼 너도 얄짤없어! 이 판에 붙은 거머리

′하나 둘 셋, 후.. 수를 세면 소원이′
도대체 숨을 쉴 수 없어 너는 보였니? 난 모르겠어 알 수 없어 모든 것이 꼬였지
공연과 앨범 우린 언제부터 쫓겼니? 탐욕적인 마음이 내 목을 계속 조였지
비겁한 변명은 언제나 기회를 노렸지 무대에 오를 때마다 난 주문을 외웠지

′하나 둘 셋, 수를 세면 내 소원이′

- 더 콰이엇의 음악 선생님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엠씨 메타의 가사. 리듬을 놓치지 않으면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내공이 돋보입니다.
 
#12 절대로 잊지 않아         

물론 많은 걸 얻고 또 잃었지만은 이 모든 것은 그저 언제나 감사할 뿐
항상 같은 일상 속에서 난 창조해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의 고통을 감싸안네
난 음악과 함께 있어 내일도 내일 모레도 그리고 내 방식대로 하지 누가 뭐래도
 
#13 Love People, Love Music (feat. T)

내 눈 앞에 모든게 서서히 바뀔 때쯤 만나게된 좋은 친구들과 함께 우리가 맞이할 내일에 대해 상상했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깊은 어둠 속에서 언제나 웅크려 있던 내 삶을 구원했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이 노래를 통해서 모두 나의 진심을 알아줬으면 좋겠어.
첫째로 부모님과 가족들 Soul company Fan 그들과 함께 세상을 거머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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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2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12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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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은 늘 주변 풍경과 함께, 좀 더 거창하게 말해 시대와 함께 기억된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이효리의 <텐 미닛>이 손바느질한 이등병 계급장에 구겨진 빵모자를 쓰고 들어서던 내무반을 떠올리게 한다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가 유난히 햇빛이 창창하던 중학교 등교길을 떠올리게 한다면, 최도은의 <혁명의 투혼>은 어수선했던 동아리방과 저기 종로 한복판을, 피타입의 <돈키호테>는 굉음의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 한때, <7080 콘서트>가 성황리에 열렸던 것이나, 요즘 <젊음의 행진>이 재방송을 준비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겝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아놓은 음악 프로그램들이,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연도나 연령대를 제목으로 묶여서 공연되고 있지요. 음악이 한 시대와 얼마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시대적 배경이 없는 음악이란 얼마나 심심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해줍니다.

- 고전음악 혹은 클래식이라면 어떨까요? '클래식'이라는 이름은 꽤나 거리감 느껴지는 장르를 표현하고 있지만, '고전음악'이라고 달리 부른다면 그저 시간적 거리감일 뿐입니다. 어제와 오늘, 인기가수 양파의 <사랑.. 그게 뭔데>를 들었던 누군가가, 지난 주말 <7080 콘서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게 이해하지 못할 취향의 변화가 아니듯, 100여년 전의 고전음악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아주 대단한 시도는 못된다는거죠. 다만, 자신이 살아온 햇수 만큼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어도, 그 이상이 좀처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함께 기억될 주변 풍경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7080 콘서트> 보다는 <SBS 인기가요>가 더 보고싶은 조카에게 "이 노래가 어떤 노래냐 하면.." 이라며 운을 띄우듯, 금난새 선생님의 <클래식 여행> 시리즈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드보르작, 스메타나, 말러, 브루크너, 시벨리우스, 그리그, 소스타코비치, 프로코피에프, 비제, 생상, 스트라빈스키, 바르토크, 무소르그스키, 라흐마니노프까지, 이름 외우기도 만만치 않은 쟁쟁한 옛날 인기스타들은, 다행이 나 아닌 조카에게는 안치환이나 김민기 만큼만 어렵게 느껴질 것입니다.

- 금난새 선생님의 여행 안내는, 읽다보면 음악 대신 음악가의 위인전과 별 다를 바 없었던 여느 책들에서는 반 발자국 비껴 서 있습니다. 이것은 유러시안 필하모닉과 같은 명성높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면서도, 해설음악회 학교음악회 거리음악회와 같이 "대편성의 교향곡을 마치 자전거 분해하듯 연주하여 청중들이 곡의 구성을 이해하게 하고, 오페라의 명장면을 모아 성악가들의 연기와 해설을 곁들이는" 그간의 선생님의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따름입니다.

- 잠자코 선생님의 안내를 따라, 100여년 전 유럽의 어느 극장에 앉아 연주자며 관중들의 모습을 아리송하게 지켜보고 있자면, 이내 사진 속의 촌스러운 복장의 아저씨들이 그 곡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소개받게 될 것입니다. 좀 더 관심이 생긴다면, 한 장을 더 넘겨 이들의 어릴 적 모습과 대음악가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마저 살펴보는 것도 좋겠지요. 그리고 곳곳에, 결국 음악가라는 신분을 감추지 못하는 여행 안내자의 연주 후일담이 숨어있다는 것도 잊지 마시구요.

- 하지만, 여전히 갈증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제 아무리 화려한 사진과 삽화를 넣은 설명이라 할지라도, <서편제> 만큼 판소리를 소개할 수 없었고, <왕의 남자> 만큼 남사당을, <아리랑> 만큼 아리랑을 설명할 수 없었듯이, 산업혁명과 제국주의를 모르고 드보르작과 스메타나의 국민음악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고, 미국의 독립 1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모르고 쇼스타코비티와 프로코피에프를 이해하기는 어려울테니까요. 체신 공무원 출신이었던 무소르그스키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음악까지 찾아서 들어야 할 바에야.

- 어떤 음악적 감흥도 설명으로 채울 수는 없을겁니다. 이제 고전음악도, 스스로 시대와 분리해 '클래식 입문서'라는 폼나는 명찰로 자신을 '설명하려'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풍미한 시대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느껴져야' 하지 않을까요. 시대와 분리된 음악은 너무나 심심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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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ype - Soulfire - Maxi Single
P-type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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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힙합 음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2003년이었습니다. 음악을 넓게 듣지 않았기 때문에 "가요는 식상해." 라는 선입견이 무척 강했고, 의도적으로 다른 음악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이미 충분히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 앨범을 들으면서, 소재의 다양함, 가사의 유쾌함, 라임(rhyme, 운율)의 매력을 잔뜩 느꼈습니다. 그리고, 좀 더 욕심을 내어 앨범을 찾아듣기 시작했죠. (오늘날 한국 힙합음악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하는) 하이텔 힙합음악 동호회에서 정리한 힙합의 역사와 문화를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저 멀리 미국땅의 힙합 1세대 앨범까지 모조리 구해 들어보고 싶었지만, 그저 귀에 익은 한국 힙합 앨범을 손에 잡히는대로 듣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 P-type 앨범을 듣게 된 것이 그 와중이었습니다. 그저 검색결과대로 앨범을 구해 들었을 뿐이죠. 제가 P-type 1집 앨범 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돈키호테」 가 아니라 「힙합다운 힙합」 이었습니다. 이 곡은 아카펠라로 시작해 한 두 소절을 부르다가 비트가 끼어들어가는 형식을 띄고 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1집에서 그가 직간접적으로 강조하는 얘기가 바로, "랩은 또 다른 드럼이다." 라는 것인데, 문장 자체를 이해하는 것과 경험을 통해 새기는 것은 충분히 다른 행위이니까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그런 그의 얘기들이 가장 쉽게 표현된 곡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힙합플라야의 어떤 회원은 그를 '마스터(master, 장인)' 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이죠.

- 그의 앨범을 기다려온 분들이 무척이나 많았던 만큼, 싱글 앨범인 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분들도 많으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충분히 훌륭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크게 「돈키호테 리믹스(Remix, 변환곡)」 과 「Soulfire」, 「부메랑」 이라는 새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7곡 중 인트로(Intro)를 제외하면 6곡인데요, 그 6곡은 각 곡의 연주 부분과 노래 부분을 분리시켜 담았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소위 '재탕' 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또 실제로 그러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노래 부분은 충분히 듣고 또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일종의, 아름다운 건물의 건축도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거든요.

02. Soulfire

"모두 2004년의 혁명을 기억해? 돈키호테. 그 향기 여태까지 남아있지 꽃이 피었겠지."
"판에 들어온지 불과 몇년 몇년 사이에 남은건 오직 형제 몇명 몇명들이 몇년 뒤에 몇명으로 바뀔지.."
"당시엔 방식 따윈 관심 밖이었지. 매일 잠깐씩 혹은 한 시간씩 자신과 씨름하듯 가사를 남겼지."


2004년 돈키호테를 발표한 후일담이자, 1집 에서 간략하게 다루어졌던 개인의 역사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가 훌륭한 라임을 적어내는 만큼 그의 작업방식이 궁금하기 마련인데요, 「Soulfire」에서는 사건과 느낌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만, 1집 「So U Wanna be Hardcore」에 좀 더 구체적인 그의 음악관이 담겨있습니다.

03. 부메랑 (feat. Red Roc)

"나와 같은 세대들은 다 기억해. 격해진 편견은 힙합을 지겹게 공격했지 겪게 됐던 그 많은 아픔을 가볍게 봐선 안돼 그땐 모두 힘겹게"
"명심해 유행은 언젠가 다시 변해. 들어봐 꽃은 펴.."
"Jordan과 Barkley는 코트를 떠났어. 2Pac과 Big Poopa도 힙합판을 떠났어."


2장의 앨범을 냈을 뿐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많은 활동을 해왔던 힙합음악가로서 오늘날 힙합음악계의 앞과 뒤를 넓게 조망하고 있습니다. 편견과 비방 속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어제와 힙합이 하나의 영역을 만들어 낸 오늘을 얘기하며, 유행에 치우치기 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질 기회를 준비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꾸준히 해나가자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지막 가사인 "무거운 달력을 넘기고" 에서는 노장 음악가의 씁슬함이 녹아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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