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강 기행 - 임진강, 더 이상 변방이 아니기를
이재석 지음 / 정보와사람 / 2010년 11월
절판


바위 위로 바위솔이 보였다. 아름다운 다육식물이어서 수없이 남획되는 식물이다. 토종에 대한 사랑, 희귀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러 식물들이 자생지를 잃었다. 바위솔도 그 중 하나이다. 여러해살이 식물이지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맫으면 죽고 만다. 미국쑥부쟁이, 인동, 사위질빵, 철쭉에 물푸레나무까지. 서너평 바위위에 온갖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도로에서 몇 걸음 벗어난 대가치가 너무나 큰 선물이다.

사람들은 자연을 담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이다. 작은 생명에 감탄한 사람들은 전원에 집을 마련하고 자연을 불러들인다. 그러나 이것은 도시에 근거를 둔 사람들의 행동양식이다. 몇걸음만 나가면 울타리 밖에서 얼마든지 자연을 만날 수 있음에도 굳이 그것을 소유하려 한다.

-> 요즘 다육 식물을 키워서인지 처음 '바위솔'이 다육식물이라는 것을 알고 순간 탐 하는 마음이 일었는데, 왠지 부끄럽게 하는 글이네요.-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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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의 거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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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언가를 사기 전에 항상 자신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해. 첫째, 이 물건이 내게 필요한가? 둘째, 내가 정말로 이 물건을 갖기를 원하는가? 셋째, 이 물건 없이는 살수 없는가? 이렇게 질문하지 않으면, 우리가 사는 모든 것은 곧 쓰레기가 되고 말지. 자,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진 이 물건들을 보라고! 정말 한심하지 않아? 난 이런 것만 보면 울화통이 치밀어. 장사꾼들은 광고를 통해 실제적인 필요와는 아무런 상관 없는 구매 충동을 자극하지. 이따위 것들이 정말로 필요한 거냐고."

-> 완전 뜨끔한 글이었어요.-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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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ing Mr. Griffin (Paperback, Reprint)
Duncan, Lois / Laurel Leaf / 1993년 1월
품절


As Mark had said, it had all gone perfectly, just as they had visualized it. But one thing had happened for which she had not been prepared. The word Mr. Griffin had shouted as the bag came down upon him had been, "Run!"
His concern in that instant had not been for himself, but for her.

-> 처음 이 책을 읽기전에는 Mr.Griffin이 나쁜 선생님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나쁜사람이 아니더군요. 게다가 더 깊은 속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면을 살짝 본 수잔은 어떤 심정일지 이해가 갑니다.-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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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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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아버지는 바닷가에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바닷물의 온도가 괜찮은지 알아보라고 했다. 다섯 살인 그녀는 아버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신이 나, 바닷물에 다가가 두 발을 담가 보았다.
"발을 집어넣어봤는데 차가워요." 아버지에게 돌아온 브리다가 말했다.
아버지는 그녀를 번쩍 안아올려 바닷물까지 데리고 가더니 아무 말 없이 물속에 풍덩 집어넣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지만, 곧 이것이 아버지의 장난이라는 걸 알고 재미있어했다.
"물이 어떠니?" 아버지가 물었다.
"좋아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 이제 앞으로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 안에 푹 빠져보도록 해."-133-134쪽

그녀는 그 가르침을 곧 잊었다. 겨우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열광했던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포기하곤 했다. 역경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하나의 길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강요였다.
하나의 길을 서낵한다는 것은 다른 길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녀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았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 때문에 훗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시달렸다.
'온몸을 던지는 게 두려운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가능한 한 모든 길을 가보고 싶었지만, 결국엔 아무 데도 가보지 못한 셈이 되었다.-134쪽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은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한다. 위카가 말했던,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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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절판


맛있는 음식이 혀 위에서 사르르 녹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인생에서 먹는 일만큼 즐거운 것이 있을까? 음식을 만들 때 풍기는 냄새에 기대감이 샘솟고 건강하고 평화로웠던 과거의 어느 날이 떠오른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이런 분위기는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평범한 일상의 한 조각'을 선사한다.-18쪽

애플 케이크의 맛이 옛날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것과 똑같을 수는 없다. 할머니 댁에 딸린 커다란 정원에서 뛰어논 것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이모 집에서 먹었던 미트볼은 왜 그렇게도 맛있었을까? 이모의 음식 솜씨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마음씨 좋은 이모와 함께 먹어서가 아닐까?-51쪽

고인과의 관계가 긴밀했을수록 그는 더 심란하다. 자꾸 생각하게 되고, 그의 죽음이 한동안 그에게 후유증을 난ㅁ길 거라는 것을 안다. 그런 경우는 드물지만, 촛불이 타오르고 밀랍판에 그가 잘 모르는 이름이 새겨져 있을 때는 더욱 마음이 아프다. 그가 이름조차 모른다는 것은 호스피스에 들어온 시점에 이미 말을 걸 수도, 무엇을 먹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는 의미다. -134쪽

그러자 갑자기 추억이 떠올랐다.
이 맛 그것은 콩브레 시절의 주일날 아침에 내가 레오니 고모의 방으로 아침 인사를 하러 갈때, 고모가 곧잘 홍차나 보리수꽃을 달인 물에 담근 후 내게 주던 그 마들렌의 작은 조각의 맛이었다.

- 마르셀 프르스트

->이 책을 읽으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가 떠올랐었는데, 그 인용문구가 있었네요.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인데도 읽은듯한 착각이^^-158쪽

친구들은 그녀를 비난했다. 그냐가 그렇게 집착하니까 남편이 평안하게 세상을 떠날 수 없다고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누가 알겠어요?" 베아테는 자문한다. "나보고 어쩌라고요... 난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해요. 물론 남편을 보내주고 싶지 않아요. 그가 조금 더 살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하고 싶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편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고 떠날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힘들어요. 나는 남편이 있는 데서 울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아요. 그렇잖아도 힘든 그를 더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어제 그의 팔을 잡고서 '가야 한다면 가세요. 난 당신을 붙잡을 수 없어요.라고 말했어요. 유감스럽게도 남편은 전혀 반응이 없었어요. 하지만 나는 남편이 내 말을 들었다고 생각해요."

-> 이책에서 가장 마음에 쓰이는 부부예요.-181쪽

내 무덤가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천 갈래 만갈래로 부는 바람이며 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메리 프라이-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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