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죽음을 미리 보는 것이 뭐가 그렇게 끔찍한 일일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이다. 인간은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게 될지 모르는 채로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누구나 자기만은 불멸의 존재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신의 죽음을 미리 본 사람은 그날부터 잠자는 것, 먹는 것은 물론 그 어떤 삶의 축복도 즐길 수가 없고 자기가 본 죽음만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고문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더 이상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오직 두려움과 슬픔만이 가득한, 죽은것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음이 찾아오면 그들은 마침내 죽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 자신의 앞날을 보았던 '플래쉬 포워드'가 생각나는 대목이네요.-389-39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