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락방님의 찬사 때문에 읽은 책입니다. 저 역시 이 책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시 읽을 책 리스트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이 책은 당연히 포함입니다. 최근에 보르헤스의 글을 읽었는데 새로운 책을 읽기보다는 읽은 책을 다시 읽으라고 권하시더군요. 예전에는 공감이 덜 됐는데 요즘은 공감이 많이 됩니다.   




 "모든 시대에는 그 시대가 가져 마땅한 미치광이들이 생겨난다." 영국의 역사가 로이 포터가 언젠가 쓴 말이다. -p146


 
















 저는 다른 동물들의 인지 능력에 관심이 많습니다. <물고기는 알고 있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의 인지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중요한 스포일러입니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물고기에 관해 생각한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은빛 물고기 한 마리가 내 머릿속에서 녹아 사라지는 모습을 그려본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 세계에 관해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 우리가 자연 위에 그은 선들 너머에 또 어떤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까? 또 어떤 범주들이 무너질 참일까? 구름도 생명이 있는 존재일 수 있을까? 누가 알겠는가. 해왕성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비로 내린다는데. 그건 정말이다. 바로 몇 년 전에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아냈다. 우리가 세상을 더 오래 검토할수록 세상은 더 이상한 곳으로 밝혀질 것이다.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사람 안에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잡초 안에 약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얕잡아봤던 사람 속에 구원이 있을지도 모른다. -p263


 이후로도 2페이지 이상 이어지는 글이 너무나 좋은데 전부 옮기기는 귀찮아서 일부만 소개합니다. 


 

 책의 마지막을 읽으면서 망치로 얻어맞은 느낌, 깨달음을 얻은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도 알고 있던 개념들인데도 이 책의 스토리텔링과 구성에 매료되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념, 범주들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자연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생각, 믿음조차 사실은 우리가 만들어낸 허구에 불과합니다.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해.', '나는 쓸모없는 존재야.' 등등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 혹은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 와 같은 생각들도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자아에서 벗어나라고 조언합니다. 자아조차도 믿지 말라고 말합니다. 


 저도 요즘 마음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항상 의심해 봅니다. 지나친 믿음과 신념을 버리고 항상 자신의 생각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들여다 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살아야 할 이유>는 자살에 반대하는 훌륭한 비종교적 주장을 펼쳐놓은 책입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저자가 추천한 책이라 읽어보고 싶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좋았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책입니다. 룰루 밀러의 책이 나오면 읽고 싶고 이 책도 다시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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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07 1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살아야 할 이유>를 준비해두었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9-07 15:55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은 책의 저자가 추천한 책은 그냥 지나칠 수 없죠^^ㅎ

덕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락방님 아니었으면 지나쳤을지도. 감사합니다^^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달라이 라마의 책이 광고에 떠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레타 툰베리는 19살의 기후변화 지도자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혜롭고 용기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해질수록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그레타 툰베리의 이름과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을 다 읽었는데 마음이 무겁다.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은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각종 수치와 현실을 보여준다.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대로 가면 21세기 말에는 수억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수많은 생물종이 멸종의 길을 걸을 것이다. 가뭄, 폭우, 태풍, 허리케인 등의 기후현상은 훨씬 심해질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문제는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는 아무런 대응도 대비책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인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야하는데 하면서 걱정하는 단계이다. 온난화 현상은 악순환의 피드백 루프를 가지고 있다. 온난화 현상이 심해질수록 더욱 가속화되는 구조다. 그리고 티핑포인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면 더이상 손 쓸 수 없다. 산 정상에서 굴러 떨어지기 시작한 바위는 막을 수 없다. 산 정상까지 올라가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대중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해야할 일까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너무 부담갖지 마시라.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일단 공부가 먼저다. 이 책을 읽고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리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첫번째로는 에너지 소비 줄이기. 두번째로는 지구온난화를 정책적으로 고려하는 정치인에 투표하기이다. 모두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다. 조금씩이라도.



 아래부터는 이 책의 내용들을 소개하겠다. 


 30년 전 열린 리우회의에서 이미 참석자 전원이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이전과 다름없는 잘못된 방향으로, 게다가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 -p120   


 이게 가장 두려운 점이다. 우리는 기존의 습관, 삶의 방식, 시스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는 중독되었다. 최근에 책에서 읽은 마약 중독자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 중독자는 마약에 중독되어서 집에 있는 살림을 하나씩 팔아서 마약을 샀다. 결국에는 자신의 잠을 자던 침대까지 팔았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다. 자본주의, 편리, 소비, 향락, 쾌락에 취해 우리는 자연을 팔아치우고 있다. 이대로 계속가면 결국에는 우리의 보금자리까지 팔아치우게 될지도 모른다.  



 따뜻해진 바다와 늘어난 수증기의 조합은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을 발생시킨다. 발생 지역에 따라 허리케인, 사이클론 또는 태풍이라는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이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은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후 모델은 앞으로 태풍이 더욱 자주 출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p155


  최근 5등급 태풍 힌남노가 경상도를 지나갔다. 현재 5등급은 태풍 최고등급이다. 어쩌면 우리는 머지않아 6등급의 태풍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실제로 온난화의 영향으로 태풍, 허리케인이 강력해지고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 미국은 허리케인, 일본은 태풍에 큰 피해를 겪고 있는 국가들이다.


 

 "최근 특정한 날씨가 더욱 자주 나타난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이 피드백 루프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더위가 아주 오래 이어집니다. 어떤 곳에서는 추위가 아주 길어지기도 하고요. 가뭄이 장기간 계속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장마가 오래가는 지역도 있지요. 제트기류 피드백 루프의 영향으로 장마 지역에서는 장마가 더 심해지고, 가뭄 지역에서는 가뭄이 더 심해지는 현상이 일반적인 추세가 될 것입니다." -p161   


 세계 각지에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영국에서 비가 안오고 더위가 계속되는가 하면 최근 파키스탄은 홍수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세계 각지에서 관측이래 최고의 폭우, 폭염, 가뭄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트기류와 연관이 있다. 제트기류와 이상기후 현상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책을 참고하시길.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투표하는 일입니다.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 문제가 인간 활동의 탓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지구온난화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합니다." -p162


 우리는 우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불과 40년 사이에 북극 해빙 면적이 75퍼센트나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에 그토록 많은 해빙이 사라지다니, 정말 끔찍한 일이지요. -p175


 책은 위처럼 각종 수치들을 알려준다. 내가 생각했던 거 보다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이 책에 달라이 라마와 글타 툰베리의 대화는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솔직히 낚인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낚임이었다. 좋은 책이다.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너무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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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씨를 알게 되서 기쁘다. 앞으로 그의 책을 많이 읽어보고 싶다. 시대의 지성, 시대의 스승을 만나볼 수 있는 값진 책이었다.

















 특수청소부 김완씨가 쓴 <죽은 자의 집 청소>라는 책이다. 특수청소부 김완은 고독사, 범죄 현장 등 여러 이유로 생명이 떠난 '죽은 집'과 저장 강박증으로 오물이 쌓이 '쓰레기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가 들려주는 죽음, 청소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이어령씨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모두 재미와 감동을 주었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이야기들도 1-2개 있었다. 그 중 하나는 혈액형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럼, 내가 B형이야. 얼마나 무질서한데. 나는 A형하고는 갑갑해서 못 살아." -p186 


 농담이신지 진담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의외였다. 덩컨 맥두걸이라는 학자가 영혼을 무게를 재는 시험을 인용한 부분도 의외였다. 그 실험도 내가 알기론 논란이 많은 실험이다. 


 



  












 소포클레스가 쓴 비극 <필록테테스>라는 작품을 이어령씨가 이야기해주서 재밌었다. 빛나는 작품인데 그만큼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라고 하셨다. 


 















 악, 퇴폐, 질병 이런 것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사회가 진짜 건강한 사회라는 그의 말씀에 공감한다. 푸코의 <감시와 처벌>과 <마농 레스코>라는 소설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바깥에서 나를 바꾸도록 용납하지 않는다네. 남이 나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어렵지요."

 

 "어려운 일이야. 성인군자의 아들도 나쁜 짓을 해. 아버지의 선한 피를 받았는데도 교화가 안 되지. 공자님은 아들을 가르치지 않았어. 가르칠 수 없는 거지. 가장 가까운 피붙이조차 가르칠 수 없어. 결국 남을 가르친다는 것은 엉터리라네."


 -p235 


 그러면서 이어령씨는 인간은 결국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가 가장 감동적이고 가슴에 와 닿았다. 이어령씨가 말씀하시는 '지성에서 영성으로' 에 해당하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에필로그만이라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에필로그 속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을 울린다.


 "나 절대로 안 죽어."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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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이어령씨의 강연을 듣게 됐습니다. 첫 만남이었습니다. 이어령씨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을뿐 모르고 살았습니다. 앞으로 이어령씨의 책들을 읽어나가고 싶습니다. 


 강연을 봤을 때 느낌이 왔습니다. 아, 지혜를 사랑하는 분이시구나. 아이의 호기심을 잃지 않은 분이시구나. 한국의 지의 거인을 만나게 되서 기쁩니다. 책의 모든 내용이 다 좋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직접 듣는 듯한 생생함이 느껴집니다.



용기를 내서 의문을 제기해야 하네. 간곡히 당부하네만, 그대에게 오는 모든 지식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지 말게나." 

-p40


 

 















 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어 김지수씨가 언급한 책입니다. LA의 장의사 케이틀린 도티가 쓴 책입니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제목부터 읽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죽음 앞의 인간>은 이어령 선생님이 언급한 책입니다. 김지수 기자와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는 이어령 선생님이 암투병 중에 나눈 인터뷰를 옮긴 책입니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평생 메멘토 모리를 강조하셨다고 합니다. 생의 감각이 희미해지는 요즘, 죽음에 대해 읽어보고 싶습니다.



 



 

 










 주말에 <세렌디피티>를 봐야겠습니다. 우연의 신비를 담은 영화입니다. 



  아흔아홉 마리 양을 버려두고 한 마리 양을 구하러 간다는 예수의 말을 생각해보라고. 왜 그랬을까? 아흔아홉 마리가 한 마리보다 귀한 것 같지? 경중이 다를 것 같지? 아니야. 아흔아혼 마리도 다 한 마리씩이야." -p121


 이어령 선생님은 성경이야기를 많이 인용합니다. 성경이야기에 대해 더 알고 싶고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이 들려주는 성경이야기라고 합니다. 다음에 읽어보고 싶습니다.



  생각을 다루는 인지론, 실천을 다루는 행위론, 표현을 다루는 판단론. 인간으로 풍부하게 누리고 살아가려면 이 세 가지 영역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네."  -p135


 "럭셔리한 삶...... 나는 소유로 럭셔리를 판단하지 않아. 가장 부유한 삶은 이야기가 있는 삶이라네. '스토리텔링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럭셔리지." -p153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럭셔리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꼽은 백 년의 10대 고전이라고 합니다. 궁금해서 어서 읽고 싶은 책입니다.


 

















 앙드레 지드의 단편 <탕자, 돌아오다> 입니다. e북 밖에 없네요. 구입했습니다. 핸드폰으로 틈틈이 봐야겠습니다.


 

 책을 반 읽었습니다. 앞으로 다시 읽고 쓰고 런닝하고 꾸준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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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2-08-26 18: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마리 잃어버린 양을 구하러 가지 않고, 아흔아홉 마리 양을 데리고 우리는 안전하다며 집으로 돌아온다면,

그 아흔아홉 마리 양도 언젠가 나도 버려질 수 있다는 트라우마에 속에 살 것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8-26 18:47   좋아요 2 | URL
네! 그 이야기의 메시지, 교훈이 바로 그겁니다! 성경이야기 이어령 선생님이 해주시니 너무 재밌어요^^

한 마리가 아흔아홉 마리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것. 아흔아홉 마리도 결국은 모두 한 마리씩이라는 것.

그러면서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도 언급하시고ㅎ(이건 인터뷰어 분이 하셨던듯)

mini74 2022-08-26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해봐야~ 저 책 재미있게 읽었어요. 죽음앞의 인간이 저는 궁금합니디 이야기가 있는 삶이 부유한 삶이라 정말 멋진 말입니다.
예전에 축소지향형 일본 읽은 기억납니다. 저 표지가 아니었고 분재이야기나 워크맨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어요 ~ 라디오님 우리 이야기 부자로 럭셔리하게 살아봐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2-08-30 18:20   좋아요 1 | URL
<잘해봐야~> 미니님이 재밌게 읽었다니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미니님! 같이 럭셔리한 삶을 살아봐요!!!

Falstaff 2022-08-26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어령 씨가 1950년대 중반 종로에 있던 음악감상실 르네쌍스에서 살다시피 했었답니다. 큰 키와 큰 얼굴(당시엔 얼굴 큰 것이 흉이 아니었다네요)에 가을부터 봄까지 폴라 티를 받쳐 입고 다니면서 간혹 음악을 틀어주기도 했다던가 아닌가, 하여튼 같은 시기에 르네쌍스 죽순이 하시던 정여사께서 이야기하시고는 했습니다. 정여사는 이어령 씨보다 조금 더 키가 크고 자기 눈엔 훨씬 잘 생긴 다른 남자를 만났는데 결코 현명한 선택은 아니었던 듯합니다. ㅋㅋㅋㅋ
이어령 씨의 대표작은 역시 초기 수필집인 <바람이 불어오는 곳>,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지성의 오솔길>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요즘 독자들에게는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만.

얄라알라 2022-08-26 23:40   좋아요 3 | URL
얼굴 큰게 1950년대에는 흉이 아니었다..
갑자기 이 한 문자에 궁금증이 몽글몽글...

작은 얼굴(CD만한 얼굴?)을 미의 기준 삼는 거 훨 나중에 나온 건가보네요^^ 궁금궁금. 찾아보고 싶은데 어디를 봐야할지 싶어졌습니다

Falstaff 2022-08-27 21:42   좋아요 3 | URL
1980년대 중반까지는 확실히 머리 큰 것 가지고 뭐라 안 했던 걸로 압니다.
70년대엔 특히 아가씨들 얼굴 품평할 때, 흰 피부에 둥글고 큰 머리를, 달덩이처럼 참 환하고 예쁘다, 라고 칭찬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마치 지금 북한에서 미녀라고 하는 여자들처럼요.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2-08-27 22:06   좋아요 3 | URL
아. 말씀 듣고 보니, ˝달덩이 같다˝는 말이 안색이 환하고 복스럽다(?) 의미였을 텐데 뾰족턱을 선호하게 되면서 모욕이 된 거 같네요.

골드문트님 덕분에 계속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흰피부에 대한 로망은 예나 지금이나...유독 한국은 흰피부 로망이 강한 거 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22-08-30 18:19   좋아요 1 | URL
이어령씨가 키가 크시군요. 전 막연히 옛날 분이라 키가 작은 줄 알았네요ㅎ


얄라알라 2022-08-26 2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존 쿠삭은 제 꿈에서 인사동 녹두전을 같이 먹던 사이^^
Serendipity라는 단어만 들어도 존 쿠삭이 생각나요

시체 시리즈 최신간 [좋은 시체가~] 읽고, 먼저 나온 책 꼭 봐야싶었어요
인터뷰에 나온 책들을 하나씩 따라가며 읽는 방식도, 시간은 걸릴지라도 해보고 싶네요

고양이라디오 2022-08-30 18:18   좋아요 1 | URL
존 쿠삭이 꿈에 등장할 정도라니ㅎㅎ 영화도 재밌나보네요b

<좋은 시체가~> 라는 책은 어떤 책인가요? 궁금하네요ㅎ

전 책을 보다 보면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은데 다 읽기는 벅차네요ㅠㅋㅋ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 슬프고 안타깝도다. 구국의 영웅 이순신. 그의 삶이 참으로 애처롭구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을 안봤다. 그 때는 이순신에 대해 잘 몰랐다. 그저 임진왜란의 장수. 한산도대첩, 거북선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정도만.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라도 이순신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그의 삶과 업적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순신에 대해 자세히 알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이순신은 전쟁을 준비하고 용감히 맞서 싸우고 승리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파직과 옥살이, 모진 형벌이었다. 선조의 질투, 의심, 불안과 원균의 합작품이었다. 다행히 우의정 정탁의 명문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아직 전시 상황이라 함부로 그를 죽이기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이다. 이순신은 백의종군을 명받는다. 


 이순신은 효심이 대단했다. 백의종군길 도중에 어머님의 부음을 듣는다. 이순신은 마당에 주저앉아 대성통곡했다. 


 4월13일. 배에서 달려온 종 순화가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했다. 방을 뛰쳐나가 슬퍼 뛰며 뒹굴었더니 하늘에 솟아 있는 해조차 캄캄하였다. <난중일기>


 더욱 안타까운 일은 어머니 변씨가 의금부에 하옥된 아들을 보러 여수에서 나룻배를 타고 올라오다가 기력이 쇠약해져 배 위에서 돌아가신 것이다. 자식 입장에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도 슬프고 안타까운 일인데, 못난 자식 얼굴 한번 보겠다고 80대 늙은 노모가 무리한 길을 나서다 그만 돌아가신 것이다. 이순신의 어머니는 아마도 이순신이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죽기 전에 아들 얼굴을 보기 위해 나선 것이리라. 이순신의 마음을 생각하면 같이 억장이 무너진다.


 4월16일. 영구를 상여에 올려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슬픔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여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집에 이러르 빈소를 차리고 나니 비가 크게 쏟아졌다. 나는 기력이 다 빠진 데다 남쪽으로 떠날 길이 또한 급해서 소리 내어 울부짖었다. 다만 빨리 죽기를 기다릴 따름이다. <난중일기>



 아마 이 때부터 이순신은 임금, 조정에 대한 신뢰를 잃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하여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생에 대한 미련, 집착도 버렸을 것이다. 그저 나라와 백성에 대한 忠 만 남았으리라.



 원균의 트롤짓은 임진왜란 시작부터 칠전량해전의 대패까지 계속 된다. 이순신을 파직시키고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은 술 쳐마시고 아몰랑 돌진으로 134척의 판옥선 중 122척을 잃고 조선수군 1만명을 잃었다. 일본 군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다행인지 경상우수사 배설만이 원균의 명을 어기고 12척의 판옥선과 함께 진영을 이탈했다. 12척의 판옥선이 없었다면 노량해전도 없었다. 아니 임진왜란의 승리도 없었다. 


 선조실록에 기록된 한 사관의 원균에 대한 평을 들어보자. 


 원균이라는 사람은 원래 거칠고 사나운 하나의 무지한 위인으로 당초 이순신과 공로 다툼을 하면서 백방으로 상대를 모함하여 결국 이순신을 몰아내고 자신이 그 자리에 앉았다. 겉으로는 일격에 적을 섬멸할듯 큰소리를 쳤으나 지혜가 고갈되어 군사가 패하자 배를 버리고 뭍으로 올라와 사졸들이 모두 어육이 되게 만들었으니 그때 그 죄를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가. 한산(칠천량)에서 한 번 패하자 뒤이어 호남이 함몰되었고 호남이 함몰되고서는 나랏일이 다시 어찌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시사를 목도하건대 가슴이 찢어지고 뼈가 녹으려 한다. <선조실록 1598년 4월 2일. 사관의 논평>

 

 

 이순신은 지형을 이용한 전략, 전술로 단 한 척의 판옥선도 잃지 않고 압도적인 승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원균은 대책도 없고 정찰도 없고 전략, 전술도 없이 무리한 출정을 하다 일본 함대에 포위당해 괴멸되었다. 그로 인해 전쟁 5년 동안 무사했던 호남지역은 쑥대밭이 되었다. 


 이순신은 홀로 수군을 재정비했다. 패잔병들과 민병, 승병들을 규합하고 군량미를 확보했다. 30일간 60km의 대장정이었다. 이순신이 보성에서 여러 장수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있을 때 선조의 교지가 내려왔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수군의 전력이 약하니 권율의 육군과 합류해 전쟁에 임하라.' 


 이순신의 억장은 무너졌다. 수군이 육군에 합류하여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왜군이 서해 바다를 돌아 한강을 통해 한양으로 들어간다면 그때는 어쩔 것인가.

 (중략)


 이순신은 교지를 받은 다음날 선조에게 장계를 올렸다.

 "지금 신에게 아직 12척의 전선이 있습니다."

 "전선의 수는 비록 적으나 미천한 신이 죽지 않았으므로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p301


 

 역사 속 명량해전은 영화보다 더 처절했다. 칠전량해전의 대패로 인한 사기 저하. 적은 300척이 넘는 대군인데 조선의 판옥선은 고작 12척이었다. 이순신에겐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서웠을 것이다. 바로 병사들의 공포감. 


정탐꾼 임준영이 전갈을 전해왔다.

"내일 일본군이 벽란진 쪽으로 싸움을 걸어올 것 같습니다." 

(중략)

 이제 일본군이 전라우수영을 공격하려면 울돌목을 지나쳐야만 했다. 이순신이 생각했던 전장은 울돌목, 즉 명량이었다. 역사적인 전투 하루 전인 1597년9월15일 밤, 이순신은 전라우수영에 모든 군졸들을 도열시켰다. 

 "죽으려고 하면 곧 살 것이요,

 살려고 하는 자는 곧 죽을 것이다."

 "능히 길목에서 한 명이 천 명을 막아낼 수 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막아 낼 수 있다."

 "내일 내 명령을 듣지 않으면 군법을 제대로 적용하리라." 

-p312



 하지만 그럼에도 병사들과 장수들의 공포감은 극복하기 힘든 것이었다. 생각해보라 13척으로(1척의 판옥선이 추가되었다) 300척이 넘는 일본함대를 막아야 한다. 모든 이들은 승산이 없다 생각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해 도망가고 싶었으리라.


 실제 전투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진격명령을 내렸는데도 대장선을 제외한 나머지 판옥선들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저 눈 앞에 다가오는 수많은 일본함대를 바라보며 죽음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었으리라. 


 

 

 

 결국 이순신의 대장선만 앞으로 나선 채 일본함대의 선발부대 133척과 맞서 싸우게 된다. 몇 시간을 버티며 치열하게 싸움을 계속하자 거제 현령 안위와 중군장 김응함의 판옥선이 합류했다. 그렇게 3척으로 맞서 싸우다보니 정오가 되자 물살이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일본군이 순류를 타고 공격을 하고, 조선 수군은 역류에서 맞서며 몇 시간 동안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정오까지 버티자 이순신의 계획대로 물살은 조선 수군의 편이 되었다. 


 물살이 바뀌면서 난파된 세키부네의 잔해들이 거친 물살을 타고 일본 군 지영으로 쏟아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뒤편에서 대기 중이던 일본의 100여 척의 함선들은 떠내려오는 자기 편의 난파선들을 피하기에 급급하였다. 반면 이순신과 안위와 김응함의 판옥선은 순류 물살을 타고 빠르게 전진하면서 함포 사격을 전개하였다. 

 3척의 판옥선이 승기를 잡자 후방에서 구경하던 9척의 판옥선들이 용기를 얻어 합류하였다. 이제야 12 대 133의 해볼만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p321

 

 울돌목은 우리나라에서 물살이 가장 센 곳이다. 지형이 좁아 일본군 함대가 조선의 함대를 에워쌀 수 없다. 그리고 물살이 바뀌면 조선군에게 유리했다. 절호의 위치 선정이었다. 결국 일본 함대는 역류 때문에 자기들끼리 부딪혀서 나아갈 수도 없고 판옥선의 포탄에 얻어맞는 샌드백이 되었다. 31척이 침몰되고 92척이 난파 되었다. 선발대는 괴멸하였고 후방에 있던 부대는 후퇴했다. 정말로 12척으로 300척을 막아선 것이다.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사망 후 조선에 남아 있던 일본군들을 본국으로 송환시키라는 명령이 하달되었다. 그러나 이순신은 국토를 짓밟고 백성들을 유린한 일본군을 단 한 명도 살려 보낼 생각이 없었다. 탈출하려는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마지막 처절한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노량해전은 임진왜란 뿐 아니라 세계 해전사에도 기록될 대전투였다. 일본전함 500척(고니시 300척 제외)과 조선 판옥선 83척, 명나라 호선 61척. 조선명연합군 2만명과 일본군2만명(고니시 1만 5천 명 제외)의 전투였다. 노량해전은 그전까지의 이순신이 싸워온 방식과 달랐다. 그 전까지는 유리하고 압도적인 승리를 취할 수 있는 싸움만 하였다. 하지만 노량해전은 달랐다. 한 명의 외적이라도 더 죽이겠다는 살기가 서린 섬멸전이었다. 처절한 전투 중 이순신 장군은 적군에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조명연합군은 대승을 거뒀다. 500척 중 살아서 도망간 함선은 50여 척에 불과했다. 고니시의 300척과 1만 5천명은 같은 편이 싸우는 것도 무시한채 혼란을 틈타 도망쳤다. 


 이순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우리 군사와 명나라 군사들은 각 진영에서 통곡을 그치지 않았는데, 마치 자기 부모가 세상을 떠난 듯 슬퍼했다. 그의 영구 행렬이 지나는 곳에서는 모든 백성이 길가에 나와 제사를 지내면서 울부짖었다. 

 "공께서 우리를 살려주셨는데, 이제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시나이까?"

 수많은 백성이 영구를 붙들고 울어 길이 막히고 행렬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징비록>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이나 어린이들까지도 많이 나와 울었으니, 백성들에게 이와 같은 동정을 얻는 것이 어찌 우연한 일이었을까. <이덕형의 장계>



 이순신 장군 묘소에 가본 적이 있는가? 

 갈 때 마다 항상 혼자였다.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에는 평일에도 사람이 북적거린다. 

 그러나 현충사는 한적함이 좋다. 

 그게 서글프다. 

-p369 



 이순신 장군의 죽음은 전사설과 자살설이 있다. 저자는 전사설에 비중을 두고 자살설을 일축했지만 나는 자살설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 이순신 장군은 수군의 총대장이다. 과연 그가 자기 자신을 위험에 노출 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후방에서 지휘하고 방패 뒤에서 충분히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었다. 아니 그게 총대장이 마땅히 해야할 일이었다. 명량해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장선 홀로 돌진할 수 밖에 없었지만 노량해전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순신 장군은 자신을 위험에 노출시켰다. 여러 기록들이 이를 뒷바침 한다. 

 

 선조의 그간 행실을 봤을 때 이순신이 전쟁 후에 살아남는 것은 불가능했다. 자칫하면 역모죄로 자신 뿐만아니라 가족까지 연류될 수 있었다. 한창 전쟁 중일 때도 죽이려고 했는데 전쟁이 끝나면? 그의 인기와 역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절대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 이순신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평소에도 주위에 그렇게 말했다. 


 여러 기록들을 살펴보자. 먼저 이순신과 함께 싸우고 그를 존경했던 명나라 수군 제독 진린의 <제이통제문>을 보자. 


 평시에 사람을 대하면 '나라를 욕되게 한 사람이라, 오직 한 번 죽는 것만 남았노라' 하시더니 이제 와선 강토를 이미 찾았고 큰 원수를 갚았거늘 무엇 때문에 오히려 평소의 맹세를 실천해야 하시던고, 어허 통제여! -p376

 

 진린 역시 이순신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린은 명나라 황제에게 진언하여 이순신이 전쟁 후에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이순신이 명나라 황제로부터 면사첩(죽음을 면해주겠다는 황제의 밀지)을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비가 내렸다. 

 경리 양호의 차관이 초유문과 면사첩을 가지고 왔다. <난중일기 1597년 11월 17일>

 

 이순신의 면사첩이 확실하다는 주장말고 당시 친일했던 순왜자들을 회유하기 위해 초유문(용서하겠다)과 순왜자들의 면사첩(죽이지 않겠다)을 이순신에게 건네주었다는 해석이 강하다고 한다. 명나라에서 왜 순왜자들을 신경썼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순신의 부하로 총애를 받았고, 훗날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던 류형은 생전에 이순신이 했던 말을 기록하였다.


 자고로 대장이 자기의 공로를 인정받으려 한다면 생명을 보전하기 어렵다. 따라서 나는 적이 퇴각하는 날에 죽어 유감될 일을 없애겠다. 


 숙종 때 대제학까지 지냈던 이민서는 이렇게 말했다. 


 의병장 김덕령이 옥사하자 제장과 모든 사람들은 스스로 목숨을 보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곽재우는 드디어 군직을 떠나 생식을 하며 당화를 했고, 이순신은 싸움이 한창일 때 스스로 갑옷과 투구를 벗고 적탄에 맞아 죽었다.


 어떤 의병장은 역모죄로 옭아매질까 두려워 전쟁 후 미친 적을 했다고도 한다. 


 끝으로 숙종 때 영의정 이여의 말을 들어본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순신은 얼마든지 죽음을 면할 수 있었으나 스스로 큰 공이 용납되기 어려움을 알고 드디어 싸움터에 이르러서 그 몸을 죽였다고 했다. 장군의 죽음은 미리 결정된 것이다. 오호, 슬프도다.


 

 마지막으로 일본과 서양의 이순신에 대한 평가를 옮기며 글을 마무리 한다. 


 p395-396


일본의 사토 테츠타로는 이순신과 영국의 넬슨을 이렇게 비교했다.


 역사상 최고의 제독은 동방의 이순신과 서방의 호레이쇼 넬슨이다. 거기에 넬슨은 인간적, 도덕적인 면에선 이순신에 떨어진다. 조선에서 태어났다는 불행 덕분에 서방에 잘 알려져 있지 못하다. 

<제국국방사론>


 일본의 도고 헤이하치로는 러일전쟁 승리 직후 축사를 듣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나를 넬슨에 비하는 것은 가하나 이순신에게 비하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조선사 연구소>


 제2차 세계 대전의 영웅이었던 영국의 버나드 몽고메리 역시 조선의 이순신을 알고 있었다.


 조선에는 이순신이라는 뛰어난 장군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전략가, 전술가이며 탁월한 자질을 지닌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기계 제작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었다.

 <전쟁의 역사>


 해전사 전문가이자 해군 제독이었던 영국의 조지 알렉산더 발라드 제독은 이순신과 넬슨을 비교했다.


 영국인의 자존심은 그 누구도 넬슨 제독과 비교하길 거부하지만, 유일하게 인정할 만한 인물을 꼽자면, 한반도의 이순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실수가 없었으며, 그야말로 모든 면에서 완벽해 흠잡을 점이 전혀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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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8-03 2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독서인으로 하여금 책을 집어들게 하는
리뷰, 이러한 리뷰를 우리는 명문이라
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8-03 21:34   좋아요 1 | URL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책이 좋아서 인용만해도 좋은 리뷰가 되는 거 같습니다. 이 책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mini74 2022-08-03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순신 일기에 진짜 원균 욕이 많더라고요 ㅠㅠ 선조가 김덕령을 참수한 일은 정말 열받더라고요. 라디오님 잘 읽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8-03 21:35   좋아요 1 | URL
선조와 원균은 정말... 리더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