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위화의 소설은 <허삼관 매혈기> 밖에 보지 않았습니다. 에세이는 2권을 보았습니다. 아직까지는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좋습니다. 위화의 작품은 더 읽어나가고 싶습니다.
상상력과 통찰력이 온전히 결합할 때 문학 속 상상력이 진정으로 드러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터무니없는 생각이거나 공상, 허튼 생각일 뿐이다. -p68
위화의 문학해설이 일품입니다. 통찰력이 곳곳에서 돋보였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처음으로 여자를 꽃에 비유한 사람은 천재고, 두번째로 비유한 이는 범재이며 세번째는 둔재라고 말하는데 네번째 이후는 얼마나 듣기 흉한 단어가 나올지 모르겠다. 비유의 생명은 이처럼 짧다. (중략) 스테탄 말라르메는 세번째 이후에 여자를 꽃에 비유한 천재다. 그가 어떻게 했는지를 보자. 그는 어떤 아름다운 귀부인을 끌어들여 이런 시구를 바쳤다. "모든 꽃은 리지 부인을 꿈꾼다." -p89
"모든 꽃은 리지 부인을 꿈꾼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비유입니다. 글을 읽다 이런 멋진 비유를 만나게 되면 정말 즐겁습니다.
위화가 읽고 전율한 소설입니다. 어떤 소설인지 읽어보고 싶습니다. 유튜브 그만 보고 책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위화가 위대한 작가라 평하는 스트린드베리의 <빨간 방>입니다. 영어 ebook 밖에 못 찾았습니다.
벨린스키는 톨스토이를 평가하면서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다 톨스토이라고 했다. 벨린스키가 지적한 것은 사람의 내심이다. 그곳은 사생활을 봉인해두는 곳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넓은 곳이다. 내심의 넓이로 톨스토이는 그렇게 많은 다른 사람을, 그렇게 많은 다른 운명을 썼다. -p112
위대한 작가일수록 마음 안에 수많은 인물들이 있다고 한 하루키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위화가 읽고 경악했다고 합니다. 이언 매큐언 이름은 많이 들어본 작가인데 이 책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문학의 존재는 사람들을 서로 낯설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 잘 알게 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전에 만일 문학에 진정 어떤 신비한 힘이 있따면 그것은 바로 다른 시대, 다른 민족, 다른 문화에 속한 작품에서 독자들이 그들 자신의 감성을 읽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사람의 거울에서 자기의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p120
공감가는 멋진 문장입니다.
나의 뜻은 이렇다. 독자들이 매큐언의 작품에서 문학의 원천을 찾기 시작하는 것은 사실 자기 인생의 체험이 현실 속에서 하나하나 자화상을 찾는 것이기도 하다. 독자의 호기심이 그들로 하여금 문학 작품을 읽도록 촉발시킬 때, 자신이 과거에 읽으며 느꼈던 모든 비슷한 감성이 되살아나고, 그런 다음 다시 이와 유사한 자신의 인생 체험이 무대에 등장한다. 이처럼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연상과 그 연상 뒤에 일어나는 흥분은 동요처럼 단순하던 독서를 교향악처럼 풍성한 독서로 변화시킨다.
무엇이 이언 매큐언 후유증인가? 바로 이것이다. -p121
저도 이언 매큐언 후유증 겪고 싶습니다.
하진의 <난징진혼곡>이라는 책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국어 번역본은 없는 거 같습니다. 난징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습니다.
하진의 다른 책들은 있습니다. <광인>, <전쟁 쓰레기>, <자유로운 삶>, <기다림> 등이 있습니다. 하진은 중국계 미국인 작가입니다. 그의 책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위화는 슈테판 츠바이크를 한 치수 작은 도스토옙스키로 묘사합니다. <체스 이야기>, <낯선 여인의 편지> 읽어보고 싶습니다.
위화는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먼저 생각나는 책이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와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생각난다고 합니다. 재밌다고 소문이 자자한데 궁금합니다.
20여 년 동안 일본 문학 작품을 읽었는데, 마침내 일본에 갈 기회가 생겼고, 나는 왜 그런 섬세함이 나오는지를 알게 되었다. 아울러 일본 문학에 섬세함이 이처럼 풍부한 것은 디테일에 대한 매혹이 바로 일본의 독특한 기질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속에서 일본은 기묘한 디테일로 충만한 나라이고, 나의 일본 여행은 바로 그 기묘한 디테일 속 여행이었다. -p157
일본을 이야기할 때 디테일, 섬세함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어령 선생님도 <축소 지향의 일본인>을 썼습니다. 이런 부분을 과학적, 빅데이터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일본은 거대 괴수, 거인 이런 쪽도 좋아하니까요.
나치는 유태인들을 한 줄로 세웠고, 총을 든 나치는 다른 나치더러 그냥 숫자 7을 세라고 했다. 그런 뒤 수를 세나가다가 7에 다다르면 그 유태인 머리에 총을 쏘았다. 그러고는 다시 7을 세고, 다시 총을 쏘고......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그때 아이였고, 그는 7의 위치에 서 있었다. 그의 옆에 서 있던 아버지가 몰래 그를 밀어내고 위치를 바꾸었다. 총소리가 울리고 아버지는 그의 눈앞에서 죽었다. -p167
끔찍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의 선악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살인을 유희로 즐기는 나치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버지의 이야기.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미리 페이퍼를 남깁니다. 남은 부분에서도 좋은 글들이 있으면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문학이 읽고 싶어지는 에세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