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8.5

 감독 알렉산더 페인

 출연 폴 지아마티, 더바인 조이 랜돌프, 도미닉 세사

 장르 코미디



 넷플릭스에 자주 떠서 보게된 영화다. 혹시 지루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좋았다. 


 일단 연기부터 칭찬해야겠다. 남주인공 폴 지아마티는 잘 모르는 배우인데 연기가 좋았다. 원래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였다. 골든 글로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오펜하이머>의 킬리언 머피에 밀려 후보에 그쳤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이 영화를 봐서 그런지 폴 지아마티의 연기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다.


 다른 주인공 도미닉 세사의 연기도 괜찮았다. 신인이라고 하는데 놀라운 연기였다. 역시 연기는 재능인 거 같다.


 더바인 조이 랜돌프는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를 비롯해서 여우조연상을 휩쓸었다. 후향편향이지만 생각해보니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연기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던 거 같다. 아직 연기를 보는 눈은 먼 거 같다. 인상적인 역할의 연기만 눈에 들어오고 자연스러운, 공기같은 연기, 혹은 조용한 연기는 눈에 띄지 않는다. 


 

 스승과 제자, 인간관계에 관한 영화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로 훈훈한 코미디 영화다. 영화 초반부터 좋았다. 음악과 미장센이. 그리고 인물들의 대사와 연기가 좋았다.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종종 됐다. 나도 나이들어 혼자 늙으면 저러려나 싶었다. 



 p.s 작품 속 주인공은 역사 교수다. 그가 좋아하는 책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예전에 산 책인데 찾아봐야겠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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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듄 2>를 보고 소설 <듄>을 보고 싶었다. <듄 2>까지는 재밌게 읽었던 거 같다. <듄 3>까지 읽다가 말았다. 




 "통계를 말하자면, 나는 적게 잡아 610억 명을 죽이고, 90개 행성을 불모지로 만들고, 500개 행성을 완전히 굴복시켰소. 그리고 40개 중교의 추종자들을 쓸어버리고....." -p157


 폴은 이런 미래를 두려워하고 괴로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정말 막을 수 없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막을 수 없다고 한다해도 그의 선택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알리아는 프레멘들의 얼굴을 훑어보며 그들의 원래 모습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내려고 애썼다. 그러나 현재가 과거를 감춰버렸다. 그들은 모두 쾌락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p285 


 프레멘은 과거에 금욕주의자였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들도 바뀌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다시 그가 휘청거렸다. '챠니. 챠니. 다른 방법이 없었소. 챠니, 내 사랑, 이 죽음이 당신에게 더 빠르고...... 더 편안한 것이었음을 믿어줘요. 그들은 우리 아이들을 인질로 잡고 당신을 우리에 가둬 노예굴에 넣어두고 전시했을 거요. 그리고 나의 죽음이 당신 탓이라며 당신을 헐뜯었을거야. 이 방법으로...... 이 방법으로 우리는 그들을 파멸시키고 우리 아이들을 구할 수 있는 거요.' -p348 


 미래를 본다는 것, 다양한 미래를 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 정해진 미래를 바꿀 수 없다는 것.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한다는 것. 폴이 참 불쌍하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예를들면 두 후보자 중에 차악에 투표해야 한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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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본 세번째 밀란 쿤데라의 책이다. <무의식의 축제>,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보다 좋았다. 



 그러니 인정하시라. 당신을 유배 보내거나 사형할 태세인 이들과 같이 산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그들과 아주 친해지기가, 그들을 사랑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p133 


 인간에게 상처입었을 때의 가장 큰 부작용은 모든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잊는다는 점이다.



 감시탑의 탐조등, 저녁 무렵 몇 번의 개 짖는 소리, 이 모든 것 위에 군림하는 어린 중대장. -p179 

 

 문장이 좋았다. 역시 필력이 대단한 작가시다.



 루드비크의 말을 들으며 우리의 감정은 감탄과 반감이 뒤섞였다. 그가 너무 자신만만한 것이 거슬렸다. 그는 그 시절 모든 공산주의자들이 과시하고 다니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마치 미래 자체와 어떤 비밀 협약을 맺어 그 이름으로 행동할 위임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가 우리 신경에 거슬렸던 것은 어쩌면 그가 갑자기 예전에 우리가 알았던 그 청년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략)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을 끌었다. 그의 생각들은 가장 깊숙이 감추어진 우리의 꿈과 만나고 있었다. 그 생각들은 갑자기 우리를 위대한 역사의 차원으로 높이 올려놓고 있었다. -p236~237 


 체제비판적인 내용이 많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출간 후 금서로 정해졌다.


 

 공산당은 새로운 삶의 양식을 창조하려고 애썼다. 그들은 스탈린이 새로운 예술에 대해서 내린 그 유명한 정의, 즉 민족적 형식 속에 담긴 사회주의적 내용이라는 정의에 의거하고 있는 것이었다. -p241 


 정권이 만들어낸 예술은 매력적이지 않다. 예술은 개인에게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것이다. 정권을 찬양한 예술은 그 정권이 허물면 같이 사라진다. 정권을 비판한 예술은 오랜 시간 살아남는다.



 이렇게 민속 노래 가사를 통해 밝혀진 그녀의 모습을 알아보고 나자 마치 내가 이전에 천번은 되풀이되었던 사랑을 그대로 다시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득히 먼 옛날의 악보를 연주하고 있는 것만 같기도 했다. -p247  

 

 문장이 좋았다. 소설 속에서 전통 혼례 장면이 있는데,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옛날 우리의 전통, '함 사세요.' 가 생각났다. 가족, 친구,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린 축제, 연극 같았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친애하는 족장 어른, 

 이 진실된 구혼자는 왜 이 진실된 아가씨를 신부로 맞이하려 하는지요.

 꽃을 위해서인가요, 열매를 위해서인가요?


 족장은 답했다.


 누구나 달 알지요, 아름답고 찬란하게 꽃은 피어나고 우리를 기쁘게 한다는 것.

 하지만 꽃은 달아나고

 열매가 오지요.

 그러니 우리가 신부를 맞이함은 절대 꽃 때문이 아니라 열매 때문이라오.

 열매는 우리의 양식이니까. -p250 

 

 꽃, 열매의 상징이 좋았다.



 여자의 생각을 다루는 데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나름의 규칙이 있는 법이다. 이성으로 여자를 설득하려 하거나, 아주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여자의 의견을 반박한다거나 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여자가 자기 자신에게 부여하고자 하는 이미지(원치이나 이상, 신념 같은 것)을 파악하고, 우리가 바라는 그녀의 행동과 그 이미지가 조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궤변을 동원하여)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p307

 

 꼭 여자 뿐 아니라 설득, 협상의 원칙에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은 죽음과 정면으로 대면했습니다. 그들은 쩨쩨하고 치사한 사람들이 아니죠. 내 엽서를 읽었다면 아마 웃었을 겁니다!" -p325 


 이 구절을 보면서 PC주의가 생각났다. PC주의 신봉자들은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피해자, 보호하고 신경써야 할 사람으로 생각한다. 아니다, 본인의 불편함, 피해의식을 투영한 것에 불과하다. 본인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어리광일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어떠한 위대한 운동 앞에서도 조소와 우롱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모든 것을 부식시켜 버리는 녹이기 때문이지요. -p404 


 코스트카라는 인물의 말이다. 저자가 코스트카를 빌어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위 구절은 저자가 반대하는 의견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균형을 갈구하는 이 피조물은, 자신의 등에 지워진 고통의 무게를 증오의 무게를 통해서 상쇄한다. -p456


 멋지고 공감가는 문장이다.


 

 그리고 만일 역사가 장난을 한다면? 그 순간 나는, 나 자신이, 그리고 내 인생 전체가 훨씬 더 광대하고 전적으로 철회 불가능한 농담(나를 넘어서는)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이상, 나 자신의 농담을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p483 

 

 이 소설의 주제가 아닌가 싶다.



 생각할 것도 많고 다양한 상징도 많은 훌륭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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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희씨의 저널리즘 에세이다. 상세하게 몰랐던 과거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세월호사건, 미투사건, 태블릿 국정논단 등의 이야기와 손석희씨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담겨있다. 손석희씨의 에세이를 계속 보고 싶다. 




 실제로 팩트체크를 하는 외국의 많은 언론사들이 JTBC의 시도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대체 당신네 방송사는 어떻게 겨우 대여섯명의 한 팀이 매일 방송으로 팩트체크를 하느냐는 문의도 많이 들어왔다. -p332


 2020년 1월 28일 마침내 '팩트체크'는 국내에선 최초로, 유일하게 IFCN 인증을 받았다. 프랑스 AFP, 르몽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등이 기존에 인증을 받은 곳이었다. -p339


 책을 읽으면서 손석희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후배들은 힘들었지만 뿌듯했으리라 생각한다. 팩트체크를 시도한 것도 손석희씨의 생각이었다. 매일 팩트체르를 하는 것, 후배들은 일주일에 한 번 하면 안되겠냐고 했지만 손석희씨는 매일 하자고 밀어붙였다.



 6년 가까이 120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는 그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저널리즘과 동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문화'는 우리의 일상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모든 문화활동은 우리의 시대를 담아내는 일기와 같은 것이다. -p350 

 

 문화초대석 역시 손석희씨의 기획이었다. 그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참 열린 마음은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래는 밥 딜런의 노래 가사다.


 선은 그어졌고, 저주는 쏟아지네

 지금은 더딘 누군가는 훗날엔 빨라지리라

 현재는 훗날 과거가 되듯이

 질서는 급속히 사라져가리라

 그리고 지금의 앞선 자는 훗날엔 가장 뒤처지리라

 시대는 변하는 것이니... -p352 


 손석희씨는 <뉴스9>를 처음 맡은 2013년 9월 16일, 그리고 6년 4개월 뒤 2020년 1월 2일 마지막 뉴스의 엔딩곡으로 밥 딜런의 이 노래를 올렸다. 새로운 시대를 열 때도, 퇴장할 때도 좋은 곡이다.



 JTBC의 저널리즘은 이미 일관된 사고체계가 있습니다. 그것이 '합리적 진보'라는 건 이미 공유돼 있지요. 저는 그것을 실천하는 데에 네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가 있습니다. 사실, 공정, 균형, 품위였습니다. -p375


 '문제의식이 있어야 문제를 발견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해야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며, 문제를 제기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는 것이다. 문제의식은 의심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의심은 모든 기존의 현상을 향한다. 그러니 언론은 기본적으로 기존의 체제와 현상에 안주해선 안 된다. 그것을 굳이 우리가 쓰는 언어로 표현하자면 '진보'다. 의심은 변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p376


 '합리적 진보', 과학에서의 '합리적 회의주의' 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론은 '합리적 진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석희씨같은 언론인이 있어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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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씨 팟캐스트에서 듣고 읽은 책입니다. 읽은 지 오래 되어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기록을 보니 별점 4.5점을 준 걸로 봐서 재밌게 읽었던 거 같습니다. 제게 물리학은 항상 흥미롭습니다.


 제목에 낚였던 거 같습니다. 사실상 아인슈타인과 괴델은 이 책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낚여서 좋았습니다. 물리학, 수학에 대한 재밌는 책입니다. 


















 브누아 망델브로의 책을 읽고 싶습니다. 이 책 밖에 없는 듯합니다. 이 책은 절판되어서 중고책 가격이 13만원을 넘어갑니다. 당연히 도서관에도 없습니다. 상당히 아쉽습니다.


 브누아 망델브로의 책이나 그를 다룬 책이나 그의 이론 프랙털을 다룬 책을 보고 싶은데 못 찾겠습니다.



 하지만 끈이론에는 언제나 목소리를 높이는 회의론자들이 있었다. 거의 30년 전에 리처드 파인만은 그것을 물리학의 '미친', '터무니없는', 그리고 '그릇된 방향' 이라고 비난했다. 끈이론 시대가 오기 전에 물리학의 마지막 위대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셸던 글래쇼는 끈이론을 '중세 신학의 새 버전'에 비유했으며, 끈이론가들을 하버드 대학 물리학과에서 내쫓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p300 


 이후에도 끈이론을 비판하는 여러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저또한 끈이론을 처음 접했을 때 상당히 거부감을 가지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당시는 끈이론이 대세였어서 더욱 더 불쾌했습니다. 초창기 그리고 요즘은 물리학에서도 끈이론을 선호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가령 빅뱅 직후, 지금 관찰 가능한 우주의 전체 질량은 원자 하나 크기의 부피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p304

 

 참 물리학은 신기하고 경이롭습니다. 우리 우주가 원자 하나 크기에 압축되어 있었다니. 언제, 어떻게, 왜 압축되었는지 매우 궁금하지만 아직 물리학이 답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영영 답할 수 없을지도요. 언젠가 이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을까요?


 















 <아인슈타인과 괴델이 함께 걸을 때>를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이 있네요. 이 책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재밌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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