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 다작, 다상량이라 했던가. 

선생님은 그 중에 다상량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다.

나도 많이 생각하고 싶었지만...  

 

어쩌냐.

오늘은 목요일이고, 지금은 2시고, 수업은 5시다.

 

 

 

 

 

 

 

20분만에 숙제를 해치우고,

몰라, 몰라, 나도 몰라 하고 있는데,

 

아무개님 이벤트에 당당히 당첨되어

보내주신다던 책선물이 도착했다.

 

 

숙제를 마쳐서, 숨통이 트인다 

아무개님 선물이라서, 숨통이 트인다

녹색당 이야기라서, 숨통이 트인다 

 

숨통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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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4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6-03-2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시절부터 느껴왔던 거지만, 마감일 다가오는 시점에서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일명 ‘벼락치기’는 아주 위험합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16-03-25 14:39   좋아요 0 | URL
cyrus님 걱정대로 어제 벼락치기 했다가 선생님한테 쫌 혼났습니다. ㅎㅎ
생각 안 하고 막 써서 가지고 갔거든요.

해밀 2016-03-24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수업 들을때 시를 몰아서 썼던 때가 떠오르네요. 그 중에 다상량이 제일 중요하다는 이야기, 공감합니다🙏

단발머리 2016-03-25 14:40   좋아요 0 | URL
이게 많이 어려운 것 같아요.
이렇게 저렇게 다르게 생각할려고 해도 아무래도 새로운 생각이 퍼뜩 떠오르지 않거든요.
다르게 생각하니까, 표현하니까 시인 아니겠습니까.

제 생각엔, 다상량 해도 느는 사람만 느는 것 같아요. 재능있는 사람이요. T.T
 

 

 

 

 

 

 

 

 

 

 

 

 

 

 

 

 

지난 번에는 열린책들 이벤트였는데, 적립금이 자그마치 5,000원. 몇 명을 추첨한다고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아무튼 안 됐다. 될까~~ 했는데, 안 됐다. 에잇!

 

이번에는 민음사 & 황금가지. 

 

 

 

 

 

 

 

 

나란히 꽂혀 있는 책들에 핸드폰을 들이대며 드는 생각.

 

아, 『허클베리 핀의 모험』 아직 안 읽었네. 『인간의 굴레에서 1』은 1이야? 그러면 2도 있는건가? 1도 아직 안 읽었는데... 『파리의 노트르담』 이것도 안 읽었네. 『불멸』, 아, 이게 집에 있었구나. 『페스트』, 이것도 안 읽은 것 같애. 아... 

 

안 읽은 책이 너무 많다. 어림잡아도 대충 반은 되는 듯. 민음사 판형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지만, 나는 손에 잡기 쉽고 잘 넘어가는 맛에 민음사판을 좋아한다. 좋아하는데 반도 안 읽었어.  

 

진짜 문제는 여기. 원래, <셜록 홈즈 전집>은 딸롱이 읽으라고 산 책이다. 나도 읽으면야 좋겠지만, 나는 원래부터, 예전부터, 태생적으로 추리소설을 안 좋아한다. 김석희 번역의 비룡소 셜록 홈즈 시리즈 『주홍색 연구』는 읽어봤는데 거기까지였다.

 

그런데, 이건 어쩌랴.

 

모든 독서광들의 평생의 숙제,라 여겨지는, 자랑할려고 읽는다는 얘기를 자랑삼아 이야기한다는, 그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자그만치 6권. 아직 한 권도 안 읽었다. 뒷이야기 나오기 전에 어서어서 읽어야할텐데. 올해 들어 더 많이 느끼는 거지만,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집에 책들을 홀대하게 된다.

도서관 책에게는 '반납일'이라는 강제가 있지만, 집에 있는 책에게는 오직... 자유만이.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읽자,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바꾸기 위해 서둘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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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6-03-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책이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캬.....멋집니다!
전 문학동네 책 모으는 중입니다^^

단발머리 2016-03-22 10:32   좋아요 0 | URL
아... 감사합니다. ^^
저는 도서관 책을 주로 읽는 편이라 세계문학은 민음사 책이 가장 많은데, 제가 요즘에 자꾸 문학동네 책 사고 싶다고 해서요. 남편이 왜 그러니.... 민음사가 제일 좋다며~~ 하고 있지요.
문학동네도 이벤트 해야겠어요. 세실님 서재도 구경하게요. ㅎㅎㅎ

2016-03-22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사진만 봐도 좋습니다. 여기까지!ㅎㅎ

단발머리 2016-03-22 10:34   좋아요 0 | URL
오늘부터 시작!!! 하고 있어요.
원래 시험기간에 책 읽는 학생들이 있지요.
숙제 안 하고 6권짜리 시작한다는 제가, 그런 학생입니다. ㅎㅎㅎ

2016-03-22 10:43   좋아요 0 | URL
음. . .북플 타임라인이 북적북적해지는걸 보니 시험 때가 다가오는 듯합니다:)

단발머리 2016-03-22 10:56   좋아요 0 | URL
아.... 곧 숙제의 시간이 다가오죠.
꿈섬님은 선생님이 추천하신 신해욱 산문집도 막 읽고 하시던데...
저는 민음사 이벤트. ㅋㅋㅋ

수이 2016-03-22 11:04   좋아요 0 | URL
숙제하셔야죠 여러분~~~~
선생님이 다 지켜보고 계십니다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6-03-22 11:13   좋아요 0 | URL
선생님 북플 안 하시는 거 같은데.... 그죠?

선생님은 우리가 여기서 놀아도 몰라요.
야나님이 말하지 않는다면야....
말하지 마요, 야나님!!! @@

수이 2016-03-22 11:15   좋아요 0 | URL
선생님은 인스타랑 페북만 하실 걸요_ 라고 말은 하지만 또 모르죠_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계실지 ㅋㅋ

단발머리 2016-03-22 11:18   좋아요 0 | URL
시인이 인스타랑 페북 하는 것도 많은 거예요.

시인은....
2G폰 가지고 다니고, 이메일로만 연락가능하고,
만나기 어렵고, 막 그래야죠~~

야나님, 선생님한테 말하지 마요!! ㅋㅋㅋㅋ

꿈꾸는섬 2016-03-22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한 책정리~^^ 우리 언니네 책장과 비슷해서 놀랐어요.ㅎㅎ
저도 시리즈 좀 모을걸 그랬나 싶기도 하구요. 멋지고 좋아요.(세실님 쑥님)

단발머리 2016-03-22 10:40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런가요...
저는 시리즈는 몇 개 안 되는데, 제가 안 읽을 예정인 셜록 홈즈 시리즈가 자리를 빛내주네요.


다락방 2016-03-22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좋아하는 단발머리님, 열린책들 발표났어요? ㅜㅜ 저 안됐네요 ㅠㅠ

단발머리 2016-03-22 11:14   좋아요 0 | URL
내가 좋아하는 다락방님, 열린책들 발표났어요. 어제요...
왜, 안 되었을까요.... 우리는. 어깨동무. 엉엉 T.T

http://blog.aladin.co.kr/eventWinner/8349166

수이 2016-03-22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나 몰래 열린책들 이벤트 결과가;;;; 저도 적립금 들어오지 않았으니 꽝인 거겠죠;;;;;
민음사 이벤트 탐나지만 오늘은 마음 딱 먹고 숙제해야지 하고 실컷 멍떄리고 있으니 음음음 금요일에 민음사 이벤트 참가해야지!

단발머리 2016-03-22 11:10   좋아요 0 | URL
어제예요. 아니, 이벤트 당첨 되신 분들은 누군가요.

저는 안 됐고, 오케이.
다락방님 안 됐고, 오잉?
야나님 안 됐고, 어라?

배 아파도 좋으니 누구든 자랑 좀 하세요.... T.T

http://blog.aladin.co.kr/eventWinner/8349166

숙제는 에잇!!!

수이 2016-03-22 11:15   좋아요 0 | URL
해성이 됐네요_ 아 cyrus님 :)

단발머리 2016-03-22 11:17   좋아요 0 | URL
cyrus님이 해성이예요? @@
우후.... cyrus님 지방 사시는 걸로 아는데 야나님 진짜 관리지역 넓은대요. ㅋㅋㅋ

cyrus 2016-03-22 19:10   좋아요 1 | URL
어머나! 댓글 보고 두 번 깜짝 놀랐어요.

처음에 제 실명이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고, 야나님이 제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한 번 더 놀랐습니다. 5년 이상 많이 만나면서 지낸 친구 녀석은 제 이름을 ‘혜성’으로 착각한 적이 있었어요.

blanca 2016-03-22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에선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민음사판 다 번역되면 한꺼번에 읽겠다고 한 분의 글을 읽었는데 그게 맞을 것도 같아요. 이게 드문 드문 나오다 보니 앞 내용이 기억 안 나고 내용 연결도 안 되고.. 이렇게 모아 놓은 사진 보니 참 좋네요. 전 지금 정리가 안 되어서..

단발머리 2016-03-22 14:45   좋아요 0 | URL
아하하~~~ 그래요?
어디에선가 말씀하신 어떤 분에 기대서 저도 좀 더 미뤄볼까요? 저는 한 권도 안 읽어서요, 슬슬 시작해볼까 하고 있었는데 blanca님 댓글에 바로 팔랑팔랑 팔랑귀~~~ ㅎㅎㅎ

붉은돼지 2016-03-2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열린책들은 안됐어요 ㅜㅜ
이번 민음사는 같이 꼭 되어 보아요 호호호

단발머리 2016-03-23 10:21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떻게 제가 아는 분중엔 되신 분들이 없을까요... c님 제외구요 ㅋㅎ
민음사는 꼭 같이 되어 보아요!!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주말에 교보문고에 나갔더니 외서 코너에 이 책의 영문판이 아주 잘 보이는 곳에, 아주 근사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작가로서, 한국인으로서, 여자로서 그녀의 성취가 자랑스러웠다. 흐뭇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여러 지점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섬세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걸 모두 알아채지 못 했다. 내가 발견한 문장은 이거다.

 

"저는, 고기를 안 먹어요."

 

 

그녀가 이렇게 말했을 때, 의심에 찬 사람들의 시선, 호기심, 경멸. 그녀를 걱정하는 가족들의 회유, 속삭임, 강압 그리고 절규. 또한 내게는 이 문장이 이렇게 보였다.

 

저는, 술을 안 마셔요. 

 

저는, 결혼을 안 할거예요. 

 

저는, 아이를 낳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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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6-03-21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영문판으로 읽어보고 싶은데... 과연 할 지가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네요. 무엇보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자체를 읽어보지 못해서 원작 내용이 난해하면 잘 안 될 것 같아서요.

단발머리 2016-03-22 10:46   좋아요 0 | URL
원작 내용이 난해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작가가 은밀하게 이야기 하는 걸 다 잡아내지는 못했지만요.
어렵게 읽히지는 않았던 건 같아요, 제 기억에는요^^

이 책을 영어로 옮긴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도 함께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 번역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

2016-03-21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문판과 나란히 놓고 한글판을 한 번 더 읽기로요::

단발머리 2016-03-22 10:47   좋아요 0 | URL
제가 빨리 읽어야겠어요. ㅎㅎ
영문판 옆 한글판, 너무 멋져요!!!

서니데이 2016-03-21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단발머리 2016-03-22 10:4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잘 지내시죠~~
댓글이 늦어 죄송해요.
오늘도 일교차 크다고 하던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ㅎㅎ

2016-03-23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운 님이 선물해주신 당신이라는 안정제의 한 구절이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말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모든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어요. 불안하고 우울하다고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아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을 만큼 우울하고 불안해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해질 수 있는 기준자와 불안을 가늠하는 기준자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겹치지 않게 움직여요. (14)

마주보며 같이 눈물 흘리는 것도, 등을 쓰다듬는 것도 따뜻한 마음과 함께라면 모두 위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위로, ‘위로 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너무 달콤한 위로는 사양하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위로는 담백한 종류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는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의 담백한 위로가 내가 좋아하는 위로다.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드럼연주자이고 작곡가이며, 음악작가이며 소설과 산문집을 낸 작가 김동영씨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전문의 김병수씨가 나눈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매달 한 두 번씩 꼬박 7년간 이루어졌던 두 사람의 만남과 고백들을 옮겨 적었다.

 

김병수씨가 말한다.

나는 모든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찾아오는 것이라고 믿어요.

인생의 모든 고통, 슬픔, 아픔이 끝이 있다는 그의 말은 위로라기보다는 오히려 선언처럼 들린다. 그의 이런 말, “끝이 없는 고통은 없습니다.”이야말로 내가 바라는 위로, 내가 원하는 담백한 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찾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기준자를 이리저리 만져보는 것. 설사 그것이 현재로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여겨져도 말이다. 내가 찾는 행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와 함께 온다.

 

 

 

 

 

 

 

 

 

멀고도 가까운에서 리베카 솔닛은 백조왕자를 이야기한다. 공주가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고 쐐기풀을 꼬아 옷을 지었는데, 이것만이 계모이자 왕비의 저주, 왕자들을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인간으로 살게 하는 저주를 끊을 수 있다. 화형장으로 끌려가는 공주, 하늘 위로 쐐기풀 옷을 던진다. 하지만 아직 열 한 번째 오빠의 옷을 완성되지 못 했다. 결국 팔 한 쪽이 미완성인 쐐기풀 옷을 입게 된 막내오빠의 한 쪽 팔은 백조의 날개 상태로 남게 된다. 그의 남은 인생은 백조인간으로서의 삶이 될 것이다. 아픔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간이자 백조로 살게 될 것이다. 환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 그가 느끼는 절망의 깊이와 상관없이, 그의 한 쪽 팔은 백조의 날개 그대로일 것이다.

결국 문학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설픈 희망이나 내일을 말하지 않는 것.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백조의 것임이 분명한 한 쪽 팔을 그냥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그런 게 아닐까.

 

 

 

마틴 로이드 죤즈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서는 기독교에서 이해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소상히 보여준다.

우리가 복음을 알고 있는지 판별하는 좋은 방법은, 더 나아가 우리가 참된 그리스도인인지 판별하는 좋은 방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는 것이다. .... 그리스도인은 절망의 가장 밑바닥에서일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과 함께 다시 일어설 수가 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으로 여기에 믿음의 신비, 복음의 신비가 있는 것이다.”

무조건적 무한 긍정이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소리 높여 외치는 할 수 있다의 구호가 사람들을 얼마나 외롭게 하는지, 이제는 나도 알만한 나이가 됐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삶에 대한 통찰이나 이해, 연민을 갖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오히려 더 회의적이고 비관적으로 변한 나 자신을 본다. 더 쉽게 믿지 못하고, 더 자주 의심하는 나를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내가 놓치고 싶지 않는 마지막 한 마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해지기로 결정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웃기로 선택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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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즈라엘 2016-03-21 2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기 때문에가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리라.

단발머리 2016-03-22 10:48   좋아요 1 | URL
네, 저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행복하리라.
 

 

 

 

 

 

 

 

 

저자 타니아 슐리의 작가 선정에 대한 설명은 의외로 간단하다. 18세기에 활동했던 작가부터 현재 활동 중인 작가까지, 마흔 명 좀 덜 되는 작가들, 이중 대부분은 영어로 작품을 쓴 영미권 작가들이며 몇몇은 프랑스 출신의 작가들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이 작가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것이다.

작품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은 작가에게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아 아무래도 알고 있는 작가에 대한 글이 쉽게 읽힌다. 다행히 이 책은 여성작가들이 글을 쓰는 공간을 보여줘야 하기에 많은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다른 것을 차치하고 외모만으로 제일 관심을 끄는 작가는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서 유머와 매력까지 갖춘 여자 도스토옙스키라 평했던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다.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빌러비드의 토니 모리슨은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쓴다

 

 

온실을 꾸밀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썼다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부엌 식탁 혹은 자그마한 책상에서 70여 편의 장편소설을 썼다.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결혼했고 그리고 이혼했다.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지 못 했고, 격려와 지원 없이, 더 정확히는 편견과 반대에 맞서 글을 쓰고 또 발표했다.

가장 마음을 끌었던 건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다.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린드그렌은 열여덟 살이었던 1926, 자신이 일하던 신문사 편집장의 아이를 갖게 된다. 그는 청혼했지만 린드그렌은 자기보다 서른 살 연상이던 이 남자의 청혼을 거절한다. 가족들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떠났고, 거기서 여비서로 일하는데 필요한 타자기와 속기 등을 배웠다. 아들을 낳았고, 다른 집에 아이를 맡기고는 3년간 아들을 보러 코펜하겐에 열네 번이나 다녀왔다. 거의 굶다시피 하며 기차 요금을 모았다. 열네 시간이 걸리는 야간열차의 삼등석 표를 얻기 위해서였다

나중에 그녀는 스투레 린드그렌과 결혼해 딸 카린을 낳고 그후 거의 10년간은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병에 걸려 앓아 눕자, 붉은색 땋은 머리를 한 당당한 소녀의 이야기를 지어 딸에게 들려주었다. 1944, 이번엔 그녀 자신이 다리를 다쳐 병상에 눕게 되어 예전에 딸에게 들려주었던 그 이야기를 글로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탄생한 것이다.(236)

혀를 쭉 내민 장난기 어린 그녀의 모습은 삐삐가 할머니가 되었을 때의 모습이라 여겨져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쉽지 않은 삶,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어린 시절의 이상을 그대로 간직했던 린드그렌 덕분에 실제 인물 같은 말괄량이 삐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번엔 삐삐다. 말괄량이 삐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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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19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을 쓰는 사람은 감옥 속에서도 글을 쓰지요. 시인 김남주는
우유 팩에 못으로 긁어서 시를 써서 밖으로 유출시켰다고 합니다.

단발머리 2016-03-22 10:49   좋아요 0 | URL
아하... 그렇군요.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펜과 종이를 빼았을때, 절박한 마음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나 애절하게 적어갔을까요.
우유팩에 못이라면....

순오기 2016-03-20 0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쓰는 여자의 공간>이라니...급호감이 갑니다.
공간이 없어서 글을 못 쓰는 건 아닐텐데~ 공간이 없다는 투정이 하고 싶어지는 건 뭘까요?^^

단발머리 2016-03-22 10:52   좋아요 0 | URL
공간이라면, 독립된 공간, 자유로운 공간이니까요.
지금 저는 부엌식탁에서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이렇게 댓글을 달고 있지만,
그 공간 자체가 집이니까요. 저에게는 노동의 장소죠.
빨래 돌리면서 책 읽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ㅎㅎㅎ

순오기님, 잘 지내시죠? 서울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어제오늘 환기도 못 하고 청소도 못 하고 이러고 있어요.
요즘에 일교차가 크던데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