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목차를 살펴보자면.

살펴봐야한다. 왜냐하면, 현재상태 품절이고 근처 도서관, 3개구 20여개의 도서관에서 찾을 수 없는 책이기에, 소중한 책이기에. 목차부터 살펴봐야한다.

1부 식민주의들

1장 세계를 상상하기

2장 지식과 권력

3장 권력의 경관

2부 포스트-식민주의들

4장 새로운 질서?

5장 코카콜라인가 메카-콜라인가?

글로벌화와 문화 제국주의

3부 포스트식민주의들

6장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

7장 포스트식민 문화

8장 안락의자를 떠나며?

제목에 걸맞게 포스트 식민주의와 지리에 관련된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는 한데, 공간감각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가 어려워서 설렁설렁 읽을 수 밖에 없었다는 슬픈 이야기.

유럽인들은 다른 민족과의 조우 과정에서 그들을 괴물 인종으로 묘사한다. 방점은 유럽인과의 차이(35쪽)였는데, 비교함에 있어서 기준점은 언제나 유럽인이었다. 옳고 정상적인 상태의 유럽인과 그러지 않은 다른 민족을 비교했던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이드(1978: 72)에 따르면, 오리엔탈리즘에서 동양인은 '그에 상응하는 유럽인에 대해 대칭적이지만, 항상 그들과 정반대로 열등한 존재이다'. 서구 사상사에서 차이에 대한 분류학은 '다르지만 동등한' 존재를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다. 서구 사상은 이분법적 쌍에 가치를 부여함에 있어서, 항상 어느 하나에 다른 하나보다 더 우월한 지위를 부여했다. 어떤 경우에는 서양의 가치가 정의되고, 동양은 그것으로부터 이탈됨을 의미했다. 또 다른 경우 서양의 가치는 보편화되어 어떤 행위의 '유일한' 길로 정의되고, 그것에 상당하는 동양의 대립물은 단순히 잘못된 것으로 간주되었다. (44쪽)

남성과 여성, 오리엔탈리즘 그리고 탈식민주의 공부의 시작점은 양쪽으로 구분된 두 개념이 동일한 가치를 부여받지 못했다는 걸 이해하는 데 있다. 남성에게 있어 여성은 다른 성의 소유자가 아니라, '남자가 아닌 성'이다. 서양에게 있어 동양은 '서양이 아닌 모든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희진쌤의 말을 그대로 가져 온다.












이분법은 반반으로 분리된 상황을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주체와 타자가 하나로 묶인 주체 중심의 사고다… 주체(one)가 자신의 경험을 중심으로 삼아 나머지 세계인 타자(the others)를 규정하는 것, 다시 말해 명명하는 자와 명명당하는 자의 분리, 이것이 이분법(dichotomy)이다. 즉 이분법은 대칭적, 대항적, 대립적 사고가 아니라 주체 일방의 논리다. … 젠더(gender)는 남성의 여성 지배를 의미한다. 양성은 두 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성성 하나만 존재한다. 남성성은 젠더가 아니다. 남성적인 것은 남성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33쪽)

같은 이야기를 도나 해러웨이는 이렇게 썼다.












섹스/젠더, 자연/문화가 그런 이원론에 포함된다. 한쪽을 특정하거나 이해하는 일은 다른 쪽을 규정하는 매우 세부적인 사항과의 차이에 의존한다. 다른 것과 구별되며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위치 혹은 대상은 독특함과 우월성이라는 의미의 측면에서 부차적인것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보다 열등한 것, 즉 자원으로 낙인찍힌 쪽 없이는, 보다 위대한 것, 문화의 비범한 특질인 쪽도 자신이 이야기하고 규정하는 것, 자신이 체현하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없다.(『도나 해러웨이』, 61-2쪽)

왼쪽, 그러니까 남성과 서양, 유럽인과 식민지배인이 판단의 '기준'으로 작동하게 되었을 때, 여성과 동양, 유럽 외 지역의 모든 피억압자들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기에 열등함의 범주에 갇혀 버리게 된다. 남성/인간/문명/서양/백인은 위대하고 비범한 존재로, 여성/동물/자연/동양/유색인은 열등하고 평범한 존재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동양에 대한 판단'을 근거로 서구 유럽이 스스로를 창조했다는 것이고, '나 이외의' 모든 세계에 대해 '비도덕적이다' 혹은 '미신적이다'라고 규정할 수 있는 힘을 서구 유럽이 가지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 책을 찾아봐야겠다 했던 건, 표지의 이 사진 때문이었다. 얀 반 데르 스트라에의 <아메리카>



식민지배자와 피식민지배인의 모습이 대조적으로 보인다. 옷을 제대로 차려 입고 서 있는 남성과 벗은 몸으로 누워 있는 여성. 침략자이며 계몽 군주를 자처하는 서양이 위풍당당한 남성의 모습으로, 자연이며 미개를 상징하는 동양(혹은 피식민지)이 나른한 모습의 여성으로 투영되어 있다.


책 속의, 사진 설명에서는 '아메리카에 도착한 콜럼버스가 어떻게 재현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의미로 이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얀 반 데르 스트라에의 <America>를 검색하다 보면, <그 사람 콜럼버스가 아니고 아메리고 베스푸치로 밝혀져...> 이런 속보를 접하게 된다.




주의해서 보고 싶은 부분은, 옷 입은 남성과 옷 벗은 여성의 사이, 저 멀리 피어오르는 연기 속에... 사람들이 모닥불에 뭔가를 굽고 있는데, 그것은 사람의 하반신... 평화롭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그들은 반드시 미개한 풍속을 갖고 있을 거라는 유럽인의 망상, 기대, 희망이 이런 방식으로 '현실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소중한 현장이다.

광고 속에서 만들어지는 식민주의적 관점과 건축과 도시 건설이 권력의 경관을 만들어가는 과정, 스피박의 전략적 본질주의에 대해서도 잠깐씩 언급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일단 스킵하도록 하자. 투어리즘에 대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 이제 당당한 제1세계의 일원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외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자본주의, 소비주의와 맞닿아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백미라고 한다면, 포스트식민주의 페미니즘에 관한 부분인 듯 싶다. 미국의 대통령 조지 부시는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을 정당화하며 자신들의 침략/침공/전쟁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해방될 수 있을 거라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인도의 소설가이자 정치 활동가인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 2002)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전쟁의 핵심은 탈레반 정권을 와해시킴으로써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부르카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달리 말해 미국 해병대는 페미니스트 미션을 수행 중에 있다는 주장을 믿도록 요구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남아시아의 일부 지역과 같이 여성이 심각하게 학대받고 있는 다른 지역들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렇다면 '그들'도 폭격되어야 하는가? 델리, 이슬라마바드, 다카도 파괴되어야 하는가? 인도를 폭격하여 그러한 (여성에 대한) 극심한 편견을 없애 버리는것이 가능한가? 우리는 목적을 통해 페미니스트의 천국으로 가는 길을 만들 수 있는가? (201쪽)

저자는 이것이 '여성 무슬림을 둘러싼' 베일의 정치politics of the veil와도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하는데, 이는 여성주의책 같이읽기의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한 번 정리한 적이 있어서, 그 글의 링크를 여기에 붙여둔다. ([다문화주의와 페미니즘] 명예살인과 히잡,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5789788)

가부장제에 따른 억압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체제, 인종, 계급의 요소가 교차해서 이중 혹은 삼중으로 자신들의 삶을 억압하고 있음을 제3세계 여성들이 소리 높여 외칠 때, '여성 먼저'라는 말은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인종주의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람이 없을 테고, 자신의 계급을 완벽하게 부정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테지만, 그 모든 혼돈과 혼돈의 해결을 그들에게만 맡겨둘 수는 없을테니 어떤 식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큰 지혜와, 가끔은 그 모든 차이를 뛰어넘는 연대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혼자서만 그렇게 생각해본다.

반납일이 재깍재깍 다가오는데 이런저런 일이 많아 생각만큼 잘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이만큼이라도 정리했다는데 의의를 둔다. 나는 자주, 나를 후하게 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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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1-20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부시의… 😨 화나요… 부시 부셔버려…

달자 2024-11-21 0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구하기 힘든 책이군요 너무 읽고 싶네요.. 근데 일단은 두꺼운 오리엔탈리즘부터 빨리 읽는 걸로…(진도 너무 안나감)

다락방 2024-11-21 11:29   좋아요 1 | URL
오리엔탈리즘 읽기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끙끙대며 다 읽긴 했는데 기억은 하나도 안나요. 이건 읽은게 아니야.. ㅠㅠ 진도 진짜 안나갑니다 ㅠㅠㅠ

달자 2024-11-21 22:12   좋아요 0 | URL
책이 원래 어려운건지 번역이 매끄럽지 않은건지 전 영어를 못해서 알 수는 없겠지만… 암튼 한국어로 읽어도 뭔소린지 모르겠더라구요 넘 어려움

2024-11-21 1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11-21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깜짝 놀랄만한 말들이 무수히도 쏟아지는 귀중한 책을, 읽고 있다.

책이라는 물성을 통해 만났다는 점에 방점을 찍으면 아니, 그러니깐 그게 그쪽으로 가는 건가요? 이게 논리적으로? 어떻게?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라고 묻게 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이 책의 주장이 비논리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커피 한 잔 마주하고 앉아 나보다 나이가 00살 많은 여성주의 운동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면 훨씬 술술 읽힌다.

여성주의 책 어디 한 권 쉽거나 만만할까. 각기 제각각 통쾌함과 무거움, 그리고 통찰을 가득 안고 있음이 분명한데, 아무튼 내 읽기 역사에서 제일 충격적인 문장은 바로 실비아 페데리치의 그것. 그러니깐 이런 문장.











우리는 하녀이자 매춘부이고 간호사이자 정신과 의사이다. (45쪽)

읽다 책을 덮어버리게 만드는, 책을 들고 있는 손을 덜덜 떨게 만드는, 더 읽어야하나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문장이라 하겠다.


이 책에서는 이런 문단이 눈에 들어온다.

즉 궁극적으로 권력자는 우리의 에로스를 성기 에로스로 추락시킬 목표를 갖고 있다고 봐도 좋다. 여자에게서 경제적 자립을 빼앗고, 가족을 바탕으로 수컷 암컷이 한 쌍이 되어야 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낸 권력의 목적은 바로 우리의 에로스를 성기 중심 에로스로 뭉개는 것이다. 말하자면, 경제적 억압은 그 수단에 불과하다. 성기 중심 에로스란 여자와 남자를 암컷 수컷으로 삼아 성기로 결합시키는 것이며, 그런 결합에서 뭔가 의미를 찾고 기쁨을 느끼게 하려는 획책이다.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성기 에로스로 떨어뜨리는 사회가 포르노그래피로 성립한 사회이다.(62쪽)

상상력의 극치인 에로스를 성기로만 묶어두려는 권력자의 획책을 저자는 통렬히 비판하는데, 나는 그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하기는 하지만, 결혼한 여성 대부분의 삶을 추동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에로스라기 보다는 '자식' 혹은 '자식에 대한 상념'이 아닌가 싶다.

섹슈얼리티를 섹스로만 한정해서 볼 수 없겠지. 그러면 안 될테고.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내 또래의 여성, 기혼 여성들의 가장 큰 화두는 <1. 자식 2. 자식 3. 자식>이어서, 이 세상 무슨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던지 모든 이야기는 '자식' 이야기로 수렴되고. 나라걱정, 살림살이 걱정을 넘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자식 걱정'이 제니의 만트라처럼 후렴구로 반복, 또 반복된다.


진정한 해방은 성 해방이 아니라, 출산 거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자식 걱정'의 소용돌이.

파고와 돌풍과 소용돌이를 헤치고 조금 더 읽어보자.

아내는 돈을 벌고 남자는 혁명을 하는 분업 체제가 지금 세상에서남녀가 존재하는 방식과 대체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는 말인가? 남자가 자신의 아픔을 찾으면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면, 여자에게는 항상암컷으로, 혁명을 향한 남자의 대의를 내조하는 일로 공을 세우는 데 진력을 다하는 길만이 허용된다. 여자가 각목을 들고 싸워도, 설령 폭탄을 갖고 체제와 싸운다 한들 그렇다. 자기 아픔을 가지지 못한 남자조직에서는 암컷을 어떻게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이 좋은지 그 방식을더할 수 없이 크게 보여 준다. 그래서 여자 (혁명) 병사의 출현을 허락하는 것일 뿐이다. - P58

여자에게 결혼이란, 또 결혼식이란, 아내로 엄마로 암컷의 생을 살아 내기 위한 결의를 세상에 알리는 창구이다. 생각건대 공인된 포르노인 결혼은 거리에서 남녀 간 성행위 퍼포먼스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더욱 우스운 것은 거리를 지나며 그 퍼포먼스를 본 사람들이 누구도 성행위를 보지 않았다고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와 비슷하게 입모아 거짓말을 하는 꼴이다. 이렇게 결혼 포르노가 상연되어 왔다. 그러니까 모두가 결혼이 포르노인 것을 알고 있는데도, 포르노라고 외친다면 이 세상의 중심 뼈대에 금이 갈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이 공인된 포르노 ‘결혼‘이 계속 상영될 수 있다는 소리이다. 이런 속임수를 숨기려고 ‘예술이냐 외설이냐‘ 왈가왈부한다. 마치 결혼 이상으로 외설적인 것이 있는 것처럼 여기게 하고서 체제를 정비한다. - P63

그러나 ‘여자라는 것‘으로 입게 된 고통인 이상, 그 아픔을 부조리하다고 보는 것은 내가 ‘여자라는 것‘으로 살아가는 일의 부조리함을생각하는 것이기도 했다. 또 그런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도 스스로가 ‘여자라는 것‘ 때문에 머리로 외워서 아는 것도 아니라서, ‘여자라는것‘으로 입은 고통을 잊어버릴 방도가 없었다. 도망칠 곳이 없는데 도망치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여자라는 것‘에서 계속 도망치려 해도 언제나 나는 ‘여자라는 것‘으로 돌아와야 했다. - P115

오르가슴 속에서 내 죄가 녹으면 나는 우주와 융합이 될 것이고한없이 자유로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생명이 있는 한 불타오르는 그 이미지는 죽음의 이미지를 뒤집은 것이었다. 살아가겠다는 것은 천국과 지옥을 간직한 그런 순간을 맛보는 것이며,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좋겠다 싶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에로스를 갈구한 것이었다. - P139

생각해 보면 여자는 신좌익운동 내부에서 암컷으로 살았다. 등사판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혁명가를 자처하는 남자들의 활동 자금을 모으려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고, 가사 육아 빨래 등 수면 아래에 있는 거대한 빙산처럼 많은 일들을 했다. 일상을 꾸리기 위해 하는이 무겁고도 부담스런 일들을 암묵의 폭력으로 강요당한 것이다. 폭력은 금세 알 수 있는 물리적인 폭력만이 다가 아니다. 자 이제부터는 트로츠키 Leon Trotsky 28 식으로 한번 논리 전개를 해 봐." 하거나 "프롤레타리아로서 의식이 낮다"든가 하는 말로 위협하고… - P145

여자의 체면이란 애완견 수준이다.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엄마여야 하는 여자의 삶이란 애완견 수준이다. 그래서 주인이언젠가는 애완견에게 손을 물리듯, 여자한테 모성애를 요구하는 남자는 언젠가 여자한테 뒤통수를 맞게 된다. - P154

문제는 기리시마 씨가 말한 그 충실한 생활이라는 것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충실한 생활을 이미지로 그려 보면, 그 나름대로 사회에서인정받고 그것으로 수입을 얻어서 고급 옷을 사 입고 아파트에 살면서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불러 즐겁게 지내는 것, 그것이 더없이 충실한 생활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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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1-20 1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청아 님도 그렇고 단발머리 님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이 책 좋게 읽고 계시는데, 저는 왜이렇게 툭툭 걸리는지. 또 짜증나는 부분이 나와서 말이지요. 제가 곧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저는 이 책 읽기 좀 힘드네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4-11-20 11:33   좋아요 1 | URL
엥? 하는 순간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저는 이 분 나이를 고려하면서 읽으니 그나마 쪼금 이해 가는 면도 있더라구요. 다락방님 글 기다릴게요!

수이 2024-11-20 1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읽을수록 강하게 공감되는 구절들이라니 🤪

단발머리 2024-11-20 11:47   좋아요 1 | URL
그 메롱이 제가 생각한 그 메롱인지에 대해서 심도깊게 논의해볼게요. 메-롱!
 











트럼프 재선이 얼마나 충격적이었던지. 나는 또 내가 그렇게 충격받은 것에 놀라고 있다.

2022년 3월 8일, 코로나 검사를 받고 내가 받은 결과는 판정불가. 확진자 셋은 각각 자기 방을 차지하고, 나홀로 거실에 매트를 깔고 누워 개표방송을 보던 밤, 12시 반에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1위가 뒤바뀐 것을 보고 어째, 깜빡 졸았다가, 2시 반. 여전히 1위가 윤석열이고 어쩌면 윤석열이 당선된 줄 모른다는 예감은 내 목의 통증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 때 알았다. 대통령은 윤석열이 될 것이고, 나는 코로나라는 걸.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럴 수가. 미국 대선 뉴스를 그렇게나 꼼꼼히 챙겨보아서 당신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에요,를 말하게 하던 1인은 이번 민주당 선거 전략 중 하나가 '여성 최초의 미대통령'이었다는 수식을 사용하지 않는 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쩌랴. 사람들은 호감형의 해리스가 아닌 막가파 트럼프를 택했다. 해리스가 더 강한 모습으로 선거 전략에 임했다면 달랐을까. 해리스의 강한 버전 힐러리도, 트럼프에게 졌다. 트럼프를 이겼던 건 바이든 뿐이다.

남성의 53%가 트럼프를 지지하고, 여성의 53%가 해리스를 지지했다고 하니 더 많은 여성의 각성이 필요한 듯 보이지만,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흑인, 히스패닉계 남성들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통계는 '남성 신화'의 견고함을 확인시켜 주는 예가 될 것이다. 남성은 되고 여성은 안 되는. 설사 그 남성이 흑인이라 할지라도 남성은 되고, 여성은 안 되는.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 2 문명의 기둥』에서 법, 인권, 신, 국가, 기업, 돈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주관적인 것으로 역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힘으로서 작동해왔다고 유발 하라리는 말한다. 한 개인의 상상에 존재하는 주관적인 어떤 것이 아니기에 이를 '상호 주관적 실재'라고 일컬어지는데, 이는 많은 사람이 이러한 실재를 상상 속에서 공유하기 때문이다. 사피엔스가 역사 속에서 협력과 합의의 과정 속에서 만들어 온 '상호 주관적 실재'를 '나 혼자' 믿지 않는다고 해서 외부 세계에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 상상의 질서를 실제로 바꾸려면 수백만 명의 낯선 사람들에게 나와 협력하자고 설득해야 한다.(115쪽) 단시간에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내내 애용하는 이 사진은 장하준 교수의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앞면에 '친필' 인쇄문구이다.




사람들의 상호 주관적 실재 안에서 오랜기간, 노예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그 중간 어디쯤이었다. 여성은 어린애와 같은 존재였고, 식민지 사람들은 열등하다는 이야기에 충분히 세뇌당해 자신이 정말 그런 종류의 사람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에 반대하는 새로운 상호 주관적 실재가 등장했고, 여러 가지 새로운 상호 주관적 실재가 제안되고 있다. 우리가 맞이하는 새로운 세상은 어떠해야 하는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늘봄학교는 저녁 8시까지 아이를 학교에서 맡아주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아침 9시에 학교에 와서 저녁 8시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엄마와 아빠가 둘 다 회사에서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2021년 미국의 CEO들이 받은 보수는 일반 근로자 급여의 399배에 달했다. 왜냐하면 CEO들은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너무나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주관적 실재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인가.

이런 주관적 실재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인가,라고 나는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의 일이, 어떤 사람의 시간이 다른 어떤 사람의 시간보다 399배나 중요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생애초기 10년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육아서에서만 확인되는 사항이 아니다. 그 중요한 생애초기의 많은 시간을 왜 텅 빈 교실에 남아 엄마, 아빠를 기다리며 보내야만 하는가.

이 문제의 핵심을 나는 '노동의 관한 것'이라 생각한다. 친구는 내 페이퍼의 결말은 자주 '기본소득'으로 간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리로 가고 싶은데 오늘은 거기까지는 못갈 듯 싶다.

일하는 것에 대한 환상을 깨뜨릴 수 있다면, 인간 존재의 가치와 평가가 노동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더 정확히는 그것을 생산성, 더 구체적으로는 '돈을 버는 일'에 한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가 맞게 될 '상호 주관적 실재'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이지 않을까.











『포스트식민주의의 지리』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플랜테이션 소유주들은 노동자를 위해 임금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연에 가까운 존재이므로, 동물적 열정과 욕구 충족을 위해서는 생계가 유지될 정도의 임금만으로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117쪽)

식민지의 원주민, 그리고 이제 노동자가 이들에 대한 자본가의 생각이 이러하다. 자본가의 실재이며, 그의 세계이다. 그 세계 속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니 그 세계 속에 아예 편입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나는 그것이, 스스로를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노동자'로 규정하지 않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해야 하나. 주 5일 근무제 도입이 본격화되기 직전, 신문은 매일 아침, 이러다가 나라가 망한다고 노래를 불러댔다. 내수성장의 황금시장이 열릴 것을 예상한 사람들은 그 때 당시에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릴 때 큰애가 좋아하던 엠마 시리즈에서 엠마는 수요일에는 집에 일찍 온다. 점심 먹고 바로 하교. 초등학교도 수요일은 전학년 5교시 하교다. 5교시 하교면 1시 40분. 수요일마다 아이를 위해 엄마, 또는 아빠가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해서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상호 주관적 실재를, 왜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단 말인가.

여자라서 안 된다는 생각, 유색인종이라서 안 된다는 생각. 돈이 없어서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된다. 경제권력이 이미 정치권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해 들어가고 있지만(트럼프 당선으로 머스크 승승장부), 여전히 우리에겐, 시민들에겐 1인 1투표의 소중한 권리가 있다. 내가 원하는 상호 주관적 실재를 실현해 줄 정치세력을 찾아보아야 한다. 적어도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정치세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핵폭탄을 북한을 향해 쏘겠다는 정신 나간 정치 세력 말고.

덜 일하고 더 많이 놀 수 있게 해주는, 베짱이에게 한없이 너그러운 세상.

개미들이 허리 펴고 쉴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세상. 그런 실재.

나는, 그런 실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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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1-12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실재에 탑승합니다! 일단 내 안의 노동중심주의 철폐하고요, 그리고 돈이면 다되는 데…에 대한 희미한 욕구 잠깐 눌러놓고요, ㅋㅋㅋㅋ

사람들이 돈 주면 단발님처럼.. 책 읽고 사유할 거 같죠? 웅웅 근데 안그래요~ 노노~ㅋㅋㅋ 저 1세계에서도 피해의식에 둘러싸여 도찍한다 아입니까? (다만… 미국수준 한국수준 함께가고 있어서…ㅋㅋ) 어디에 가치 기준을 둘 것인가, 무엇에서 의미를 찾을 건가… 그거 묻는 사람 사라지면 소득 높아져도 더 나빠질 수 있다!! (확신에 참ㅋㅋㅋ)

개미들이여, 베짱이의 노래를 들어라 ㅋㅋㅋ

단발머리 2024-11-13 05:59   좋아요 1 | URL
미국의 도날드 찍으신 분들은 먹고 살기 점점 힘들어져서 도날드 찍으신 거 같구요. 근데 먹고 살기 괜찮은 동네에서는 무슨 일인지 ㅋㅋㅋㅋㅋㅋㅋ 너도 망하고 나도 망하고... 이런 그림, 이런 사진 난 진짜 꿈에도 생각 못 한...
도날드 윤석열 조합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아베는 벙커에서 구르더라. 윤석열도 골프 연습 말고 구르기 연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1-12 13:09   좋아요 0 | URL
저는 그래서… 동일시에 대해 천착 중입니다.. 프로이트여… 라캉이여…

단발머리 2024-11-12 15:14   좋아요 1 | URL
나는 뭐, 천착하고 싶지는 않은데... 어제밤에 읽은 책에 프로이트 이야기 나오더라구요.
칫솔에 치약 짜 주는 사람이 있었대요, 프로이트는 ㅋㅋㅋㅋㅋㅋㅋ 메롱!

공쟝쟝 2024-11-12 20:10   좋아요 1 | URL
프로이트 구강암으로 사망했는데 치약에 뭐 섰은 거 아닙니까? 진상규명! ㅋㅋㅋㅋ 치약은 내가 짜자!

단발머리 2024-11-12 21:34   좋아요 0 | URL
하인이나 해주던 일을 마누라 시키더니만 ㅋㅋㅋ 가정 내 폭군, 프로이트 구강암의 비밀; 곧 밝혀집니다!
 



3주 전이던가, 아직은 덥다~ 라고 말하던 때 가을운동회가 있었다.


교실로 가는 길에 옆반 남자아이를 만났다. 수업 들어가는 반 아이가 아니라서 얼굴만 아는데, 그 날은 신발장 앞에서 인사를 하는거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그러더니 똑바로 서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한다. 저 계주 대표예요. 아~ 그렇구나. 달리기 잘하나 보네. 청팀이야, 백팀이야? 청팀이요. 오른손에 주먹을 불끈 쥐고, 큰 소리는 아니지만 작지 않은 소리로 외쳐 본다. 청팀 이겨라! 청팀 이겨라! 잘생긴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하다.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5분 뒤, 화장실로 들어가는데, 세면대 앞에서 K를 만났다. K는 내가 수업 들어가는 반의 학생이고, 1학기 내내 내 스케쥴을 관리해 주는 아이라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선생님, 이따가 운동장에 나오실 거에요? 응, 선생님도 이따 나갈거야. 선생님은 무슨 팀이에요? K는 무슨 팀이야? 아니, 선생님은 무슨 팀이냐고요? 그니깐, K는 무슨 팀이냐고? 저는 백팀이요. 선생님도 백팀! 그래요? 응, 백팀이야. 백팀 화이팅! 백팀 화이팅! 역시나 환한 웃음을 안고 K가 나를 스쳐 지나간다.

나는 청팀이고 백팀이다. 나는, 이러한 나의 성향, 기질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행동이며, 한없이 넓고 깊은 포용력의 표현이며, 이로 인해 나는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을거라 확신하지만, 나의 이런 행동에 유독 반감을 갖는 어떤 사람은 내가 중간에 껴서 이도저도 못하는 유약한 인간이며, 회색분자, 동물로 비유하자면 박쥐, 그에 가까운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을 때. 그러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우리 국민들 중 많은 사람이 안철수에 대해 기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는 좋은 의사, 좋은 사업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라는 험악한 동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었는데, 그 때 안철수를 놀리며 그의 '현실감각 없음'을 비판하며 상기시켰던 단어가 '극중주의'였다. 안철수는 극중주의란 '좌우 이념에 경도되지 않고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들에 매진하는 것, 중도를 극도로 신념을 가지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라 설명했는데, 그걸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는 본인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딱 가운데 서느냐고요. 그 선을 어떤 자를 가지고 와서 그을 거냐고요.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언론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표차였다. 상원, 하원, 주지사까지 싹슬이 한 걸 보면 민주당이 참 못했구나 싶고. 유명하다는 사람들이 다 나와서 민주당의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는데도 결국 트럼프의 개인기를 넘지 못했으니. 나쁜 사람이 가진 못된 매력에 미국 전체가 굴복한 모양새다. 그리고, 양당제의 폐해일 수도 있겠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기는 한데, 문재인이 싫어서 조국이 싫어서 윤석열을 찍었다. 이재명이 싫은데 얼마나 싫으냐면 그 표를 윤석열한테 줄 만큼 싫었다. 그 윤석열이 어떤 윤석열이냐면, 김건희가 직접 국민 앞에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 물으니, "임기반환점이라고 해서 괜히 국정 성과 이야기하지 말고 사과를 많이 하라고 하더라. 이것도 국정 관여고 농단은 아니겠죠?"라고 답하는 윤석열이다. 그건 국정 관여, 국정 농단이 아니다. 그건 그냥 ㅋㅋㅋㅋㅋㅋㅋㅋ 국정을 운영하는 거다. 여사가 하라는대로 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보고 있는 거다. 가서 사과 많이 하래요. 하아...



분단이라는 이분법 아래,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의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선택에 대해 나는 자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면 뭐하나, 우리 대통령은 윤석열이다. 이게 내 수준이고, 이게 우리 수준이다.

창피한 건 참겠는데, 자꾸 전쟁통에 뛰어든다고 하니 그게 제일 걱정이다. 청팀과 백팀을 모두 아우르는 드넓은 내가 되고 싶은데, 실제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앞장서는 정부를 보고 싶은데, 전쟁의 위협과 협박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가능할까. 혹시.

혹시 가능할까.


트럼프 당선을 목전에 두고 친구가 추천한 책, 그리고 트럼프 월드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읽어야 할 책들을 골라본다. 목차도 보지 않은 책들이다. 제목만 보고도 안다. 이런 시대가 왔다. 새로운 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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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1-07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극중주으 는 당파성을 가지는 것 만큼이나 힘이 듭니다…!! 😎ㅋㅋㅋ 근데 세상에 따지고보면 안 힘든 것은 없는 것 같기도…
911 때부터 (ㅜㅜ) 미국을 걱정한 버를러의 위태로운 삶도 추천 목록에 넣습니다! 오늘 저녁에 낙담하지 않고 남은 페이지들을 읽는 것으로…. 🥺

단발머리 2024-11-07 22:05   좋아요 1 | URL
저는 아무래도 당파성이 더 쉬운 거 같아요. 극중주의의 폐해에 너덜너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을 걱정한 버틀러의 [위태로운 삶]은 차에 싣고 다녀요. 진즉 대출했는데 아직 펴보지도 못함. 지금은 [유대인의 역사] 읽고 있지요. 10시 반부터 우치다 시간인데 가능할지 모르겠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1-07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 싫어요 ㅠㅠ 윤석열 김건희 트럼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국도 민주당 지지하면서 그래도 여자는 안된다고 트럼프 찍은 남자들이 많다네요 ㅜㅜㅜ 유색인종들도 남자들은 트럼프를 더 지지했더라고요. 대환장..

단발머리 2024-11-07 22:14   좋아요 1 | URL
셋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전..... 윤이요.
그러게요. 백인남자들의 트럼프 열광은 슬프게 일면 이해되는데, 경합주에서 흑인 남자들이 해리스 안 찍었다고 그러대요. 포기를 못하는 거죠. 남자로서의 그 알량한.... 하...

망고 2024-11-07 22:32   좋아요 1 | URL
통계를 보면 흑인이 아니라 히스패닉계에서 트럼프를 더 찍었다고해요ㅠㅠ

다락방 2024-11-08 07:53   좋아요 1 | URL
아무리 똑똑한 여자도 멍청한 남자한테는 이길 수 없다... 이 무슨 ㅠㅠ

저도 윤이 제일 싫어요, 이준석과 막상막하지만 지금 권력은 윤이 더 크니까 윤이 지금 제일로 싫어요. 아 너무 싫어요. 진짜 ., 아오..


초록비 2024-11-08 0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에피소드가 왠지 감동적이네요.

단발머리 2024-11-11 12:57   좋아요 1 | URL
네, 정말 그래요. 꾸밈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끽하는 요즘입니다.
 


세간에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나 명태균의 녹취파일일텐데, 이 회오리 바람이 어디로 가게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다. 몰랐다. 우리 다 몰랐다. 그 해 겨울 밤에 그렇게나 많이, 그리고 자주 광화문 광장에 서 있게 될 줄은.

명태균의 녹취록 중에서 귀에 꽂힌 건, 5선 국회의원에 대한 고함 & 호통이나 공천과 관련된 대통령과의 대화 이런 게 아니었고, 김건희에 대한 명태균의 평가였다. 이를 테면 이런 대목.



김건희가 사람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겨. 사람을 알아볼 줄 알아.

명태균이 '김건희가 사람 볼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을 때 , 그 근거는 김건희가 명태균, 즉 자신을 알아보았다는 점이다. 그 지점에서만큼은 명태균에게는 1만큼의 과장도 없어 보이는데, 김건희는 문자 메시지에서 명태균을 선생님, 이라 불렀으니 말이다.

우치다의 주장 중에 마음에 걸리는(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여럿 있기는 해도, 다시 찾게 되는 저자인데, 그의 책에서 이런 문장을 만나게 되면 '오, 역시~~ 괜찮은데?' 그런 생각이 든다.










유대인은 행동하는 자신을 주시하고, 사고하는 자신을 주시하도록 저주받았다고 사르트르는 쓰고 있다. 그러나 그 저주는 본래 모든 인간에게 부여된 것이 아니었던가? 인간은 스스로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받는 승인을 우회하여 비로소 인간이 된다('자기의식'은 오직 타자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에만 존재한다)고 쓴 사람은 헤겔이 아니었던가? (『유대문화론』, 193쪽)

그렇다. 인간은 타인으로부터 받는 승인을 우회하여 비로소 인간이 된다. 둘 이상의 인간이 함께 모여 생활하면서 만들어지는 사회 속에서 나를 대상으로 하여 만들어진 타인의 평가가 그처럼 중요한 이유이다. 타인의 인정, 타인의 승인을 통해 나는 어떤 한 인간으로 비로소 '만들어진다'.

김건희가, 검찰총장의 아내이며, 야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자의 아내이며,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가 명태균을 '선생님'이라고 불렀을 때, 명태균은 비로소 선생님이 '되어' 버린 것이다. 여러 기타(?) 안건을 제안하고, 지시를 전달하고, 정책을 조율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Tell me everything』에서 밥의 아내 마가렛은 목사다.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에서 그녀의 설교에 대해 언급하며 윌리엄이 말한다.

Willaim said to Margaret, as he raised his glass, "Great job tonight, Margaret. Really, really great job." (45p)

윌리엄의 칭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 칭찬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진짜 그런 사람도 있다.(있더라) 칭찬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사람, 드물긴 하지만 있긴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어느 경우에는 아주 심플한 언급도(심지어 칭찬이 아닌 '간단한' 언급마저도) 그 사람에게는 작은 위로와 뛸 듯한 기쁨을 선사하기도 한다.


타인의 평가로 인해 만들어지는 나. 타인의 승인으로 구성된 나.

특별히 할 일이 없기도 하지만, 시간이 허락된다면(허락될 예정) 오래오래 생각하고픈 주제이긴 하다.

<읽고 있어요>가 한없이 길어지는 것에 부담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솔직히 ‘읽고 있어요'는 3-4권을 넘기기 힘들다. 그래서 최근에 기준을 바꾸었다. 나의 '진짜' <읽고 있어요>는 3일 이내에 펼쳐 본 책으로만 한정하기로. 요즘 나의 '읽고 있어요'는 다음의 책들이다.











시간이 참 잘도 간다. 서운한 마음에 책을 샀다. 딱 두 권만 샀다. 내가 그렇게 소박한 사람이다. 두 권 사도 내년 다이어리랑 프레첼 주더라. 세상에... 2025년에도 지구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2025년 다이어리가 나왔다고 한다. 2025년에도 지구에 사람이 산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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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11-06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우치다 선생님의 새 책이 출간되어 배송되길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 이름으로 장난치는 거 안좋아 하는데 (명태 균)의 활약 기대됩니다. 임기 반도 안 지난거 너무 고통이거든요. 애써 외면 하지만...

잠자냥 2024-11-06 13:00   좋아요 1 | URL
<무지의 즐거움>입니까?!

단발머리 2024-11-06 13:16   좋아요 1 | URL
청아님 / 명태균의 활약, 저도 기대됩니다. 우리는 아무도 장난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의 이름이 명태균 ㅋㅋㅋ

잠자냥님 / 양치하고 와서 검색해야지 했는데 잠자냥님 덕분에 바로 책을 찾았다는 거 아닙니까. 알라딘, 진짜 책쟁이들의 놀이터네요. 신간 나온거 알려주시고, 신간 제목 알려주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사링!

잠자냥 2024-11-06 13:25   좋아요 1 | URL
전 <무지의 즐거움> 다 읽었습니다. 음하하하
100자평은 낼 올리기로......

단발머리 2024-11-06 13:2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 아........................ 빠르네요. 잠자냥님! 역시나 역시나!
100자평 꼭 올리셔야 돼요! 그거 읽고 읽을 예정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11-06 20:23   좋아요 2 | URL
누구냐 누가 나의 땡투를 가져갈 것인가? 두구두구

다락방 2024-11-06 1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 단발머리 님. 트럼프가 이기고 있는데 어떡해요? 이것 좀 어떻게 해주세요 ㅠㅠ

단발머리 2024-11-06 14:56   좋아요 0 | URL
아이구........ 경합 주에서 트럼프가 이겼네요. 아.... 진짜 어뜩해요. 우리도 큰일이고 미국도 큰일이네요 ㅠㅠ

망고 2024-11-06 15:03   좋아요 0 | URL
트럼프 확정같아요ㅠㅠ

다락방 2024-11-06 15:04   좋아요 0 | URL
진짜 미치겠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4-11-06 15:19   좋아요 0 | URL
어머........ 확정?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뉴스 보니깐 트럼프 당선 확률이 91%라고... 어뜩해요 진짜 ㅠㅠㅠ

다락방 2024-11-06 15:36   좋아요 0 | URL
제가 아까 뉴욕타임즈에서는 트럼프 95% 라고 한걸 봤는데 점차 낮아지는거.. 아닐까요? 🥺

망고 2024-11-06 15:41   좋아요 0 | URL
트럼프 승리선언 한다네요 해리스는 퇴근ㅠㅠ

단발머리 2024-11-06 15:45   좋아요 0 | URL
미국 어쩌나요 ㅠㅠ 우린 또 어째요 ㅠㅠ 방위비 올리겠다 그러더만....

독서괭 2024-11-07 09:32   좋아요 0 | URL
너무 슬픕니다.ㅜㅜㅜ 임신중지권도 걱정.. ㅠㅠ

단발머리 2024-11-07 17:22   좋아요 1 | URL
하... 독서괭님~ 미국 걱정 끝내고 이제 우린 우리 걱정 ㅠㅠㅠ 어째요, 진짜...

건수하 2024-11-06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년 다이어리는 알라딘에서 주지 않나요...?

그나저나 트럼프... 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해리스가 크게 좋은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우울하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4-11-06 16:03   좋아요 0 | URL
주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도 준비..... (어제 책장 정리하다가 새 거 하나 발견 ㅠㅠ)

해리스라고 해서 나아지는 건 없는 것 같기는 해요. 트럼프가 김정은한테 야구 보자고 하던데... 하아....
뭐 이런 일이...

독서괭 2024-11-07 09:32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생각 ㅋㅋ 전 알라딘이 줄 거라 믿고 참았는데요 ㅋㅋ

건수하 2024-11-07 10:51   좋아요 2 | URL
사실 저는 (다른 데서) 샀습니다... ㅎㅎ 알라딘에서 주는 다이어리는 만년필로 쓰면 번져서 ^^

단발머리 2024-11-07 17:23   좋아요 1 | URL
하하하. 어디꺼 사신건지 궁금하네요. 만년필로 다이어리 쓰시는거 너무 멋있어요!!
전 만년필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서요 ㅎㅎㅎ

건수하 2024-11-10 22:10   좋아요 1 | URL
좀 번거로운데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 근데 종이를 좀 타서… 트롤스페이퍼라는 곳에서 사 보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