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

 

 

사랑을 해 보았다면 아마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을 겁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초조하게 기다릴 때, 마침내 그 사람이 수많은 인파 속에서 모습을 나타냅니다. 놀랍게도 오직 그 사람만이 확대되어 또렷하게 부각되고, 수많은 사람들은 그 인상마저도 기억할 수 없이 배경으로 물러나게 되지요.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364)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게 눈 속의 연꽃, 댈러웨이 부인

 

 

 

 

 

 

 

 

 

의식의 흐름 기법이라고 분류되는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30여페이지 읽다가 포기했다. 나는 열린책들을 원망하고 싶다. 책이 작고 글씨가 작고 자간이 좁아서, 그래서 내가 그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 거다. 그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의식의 흐름 기법이 이런 식이 아닐까 쓸데없이 생각해본다.

    

팝스라는 게 있나보다. 아이들의 건강 여부를 체크하는 건데, 키와 몸무게를 측정한다고 한다. 우리집에 사는 어떤 아이는 팝스 날짜를 가르쳐 주지 않는 학교를 원망하며 학기 초부터 거의 2달간 자발적 다이어트를 실시했는데, 그 놈의 팝스가 드디어 화요일에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그 아이는 엄마, 오늘 팝스 했어! 오늘 우리, 곱창 먹으러 가면 안 돼요?”하고 묻기에 그 날은 아빠가 늦어 안 되고, 내일, 그러니까 수요일에 곱창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안 먹는 건 아니지만 나는 곱창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남편도 일부러 돈 주고 곱창을 사 먹지는 않아서, 우리 둘이 먹으러 갈 일이 없었는데, 교회 언니들과 함께 곱창맛을 본 그 아이가 곱창을 다 먹고, 밥까지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다며 신이 나서 선전을 한다. 팝스도 끝나고 기분도 상쾌하고 그래 가자, 하고 집을 나섰다. 멋도 모르는 또 한 아이, 어디 가는 줄도, 뭘 먹으러 가는 줄도 모르고 따라오는 어린이를 데리고 곱창집에 갔다. 맛나게 먹고, 그리고 2.

그 아이가 주문한 바닐라 프라푸치노에 커피가 들어간다는 걸 몰랐다. 그 아이는 빨대로 생크림을 꺼내먹으며 행복해하고, 나는 바닐라라떼를 빨대로 쪽쪽 빨고, 또 한 아이는 소세지빵을 먹었다. 저녁도 먹었겠다, 나는 차에서 책을 꺼내오라 지시하고, 할 일 많은 세 사람은 집으로 돌아갔다. 책도 읽고, 핸드폰도 들여다보고, 커피도 마시고. 그렇게 2시간여를 혼자 보내고 커피숍을 나왔다.

커피숍을 나오자마자 바람이 세차게 분다. , 역시 여름 원피스는 아직 일러. 춥다, 추워. 에코백에서 또 한 아이의 바람막이 점퍼를 꺼낸다. 많이 컸네, 아롱이. 이 옷이 나한테 맞네. , 발 시려. 그래, 샌달도 오버였어. 춥다, 집에 빨리 가야지.

왼쪽에 GS마트. 내일 아침에 뭐 먹지? 김치찌개할까? 냉동실에 돼지고기, 냉장고에 두부 한 모. 햄 하나 살까? 아니야, 사지 마. 햄이 뭐가 좋다고. 그냥 두부만 넣자. 내일 아침에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이 생각이. 커피숍을 나오면서 바람을 맞으며 점퍼를 꺼내며 이 모든 생각이 1초 안에 들어오고 나갔다. 내 느낌으론 그랬다. 1초가 안 걸렸다.

천천히 걸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덕길. 천천히 걸었다. 열 발자국 정도 갔을까. 밤하늘을 봤다. 별이 떠 있다. , 하늘에 별 떴다. 별 보는 거 오랜만이네. 그대로 멈춘다. 별을 본다. 별을 보니까, 별을 보다 보니까, 별을 보면서 생각했던 어떤 사람이 생각난다. 나는 별을 보면서 항상 그 사람을 생각했는데...

내게 별빛을 내리쬐는 저 별이 지금도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저 별이 어떤 별인지, 내게서 얼마나 멀리 있는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지금은 그냥 저 별을 마주하고 있는 거다. 별을 보면서 그 사람을 생각하는 거다. 별이 내게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내가 별을 바라볼 때, 내가 별을 바라볼 때마다, 별이 내게 마주하고 있다고 느낄 때마다,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 내게는 그것만이 의미가 있다. 별을 보면서 그 사람을 생각했다. 잘 사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까.

그러다 옆을 돌아보니 오른쪽에는 초승달이 또 이렇게 예쁘게 떠있다. 아파트 숲 가까이 내려온 초승달은 칠흑 같은 어둠은 아니더라도, 시원한 초여름의 밤하늘에 밝게 빛나고 있다. , 정말 예쁘네. , 별을 따달라고 그래. 달을 따달라고 해야지. 달 좀 따 주세요. 너무 너무 예뻐요. 목걸이로 하든, 반지로 하든, 아무튼 내 맘대로 할테니 누가 나한테 달 좀 따다 주세요.

돌아가는 길을 서둔다. 빨리 가야지. 춥다, 추워.

그런데, 그런데 나 이렇게 살아도 될까. 일하지 않고, 사회적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살아도 될까.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도 괜찮을까. 아이들이 더 크면 더 돈이 필요할텐데. 지금이야 아이들이 집에 일찍 오니까 엄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곧 아이들도 다 커버리면. 아이들은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올 텐데. 나는 그 많은 시간에 뭘 하지.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뭔가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또 다른 아이가 4학년이니까. 그래, 그 아이는 중학교 때도 내가 집에 있어야해. 안 그러면 집이 진짜 피씨방 될거야. 또 다른 어떤 아이가 고등학교에 가려면 몇 년 남았지. 6년이 남았구나. 만약 일을 하게 된다면 그 때부터 시작할 수 있겠네. 그럼 내 나이가 몇 이야. 4@이구나. , 그래도 젊긴 하네. 또 다른 어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도 난 젊구나. 그래, 일을 해야 돼. 일을 해야겠어. 근데 무슨 일을 하지? 무슨 일을 해야 하는 거지?

언덕이 끝났다. 이제 집 앞이다. 코너를 돈다. 또 별이 보인다. 이 별이 저기 아래에서 보았던 바로 그 별일까 하고 생각한다.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추워. 현관에서 비밀번호를 누른다. #*2@@9@. 문이 열린다. 몸을 반대로 돌린다. 집 앞 놀이터로 간다. 벤치에 앉는다.

나는 무슨 일을 해야 하지. 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난 어떻게 살아야 하지. ... ... 또 별이 보인다. 그 사람을 생각한다. 잘 살고 있겠지. 그럴 거야. 잘 살고 있을 거야. 행복하게, 알콩달콩. 아들 낳고. 딸 낳고. 아니지, 딸 낳고, 아들 낳았지. 나는...

그 사람의 와이프를 알고 있어서, 와이프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서, 카톡의 사진을 볼 수 있어서, 그 사람이 딸 낳고 아들 낳았다는 걸, 그 사람의 안방을, 그 사람의 딸이 얌전한 분위기의 예쁜 아이라는 걸, 그 사람의 아들의 팔이 자꾸 빠진다는 걸, 그런 걸 다 알고 있다. , 모르면 좋을 것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다시 비밀번호 #*2@@9@. 을 누른다. 안으로 들어온다. 문 안쪽으로, 집 안으로, 내 세계로 그렇게 들어온다.

여기까지가 1부다. 그런데, 어제.

 

밀양을 살다, Why? People 이태석

 

 

 

 

 

 

 

어제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나갔다. 밀양을 살다는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대출한 책인데, 책을 펴보지도 못하고 반납일이 되었다. 또 다른 아이의 책도 예약된 책이 도착했다고 찾아가라는 문자가 왔다. 주말에 가도 되는데, 근래 몇 번 반납일을 놓쳐 연체가 되기도 했고, 또 다른 아이도 보고 싶어할 것 같아, 일부러 집을 나섰다. 평소대로 주차를 했다. 나는 차를 주차하고 나면 주로 상가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서는 길을 건너 도서관쪽으로 간다. 그런데, 어제는 차가 들어온 쪽으로 걸었다. 그러니까, 평소에 다니는 길과는 다른 길로 걸어간 거다. 책을 손에 들고는 너털너털 걸어 주차장 입구에 왔을 때, 그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

정말 믿기지 않게도 그 사람이 있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옆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면, 내 눈이 얼마나 커졌는지 볼 수 있었을 거다.

내 눈 앞에

그 사람이 있는 거다.

그 전날, 별을 보며 생각했던 그 사람이

잘 살라고, 어디서든 행복하게 살라고

진심을 빌어주었던 그 사람이

내 눈 앞에 있는 거다.

 

우리는 45도 각도로 지나쳤다. 내가 본 건 그 사람의 왼쪽 얼굴이고, 그 사람도 분명 나를 보았을 것이다. 나는 그 사람과 마주친 순간 멈칫했지만, 그 사람은 그냥 나를 지나쳐갔다.

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어제 안경을 썼기 때문이다. 나는 어제 새로 산 카키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슬리브리스 카키색 주름 원피스에 짧은 청자켓을 입고 있었다. 나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나는 멀리 갈 때만, 좋은 자리에 갈 때만, 예쁘게 보이고 싶을 때만 렌즈를 낀다. 당연히 어제는 책을 대출하러 집 앞에 나가는 길이었기에 안경을 꼈다. 아침에 급하게 대충한 화장은 거의 다 지워져 있었다. 눈썹 끝부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내 얼굴이 그런 줄 알고 있었다. 집을 나가면서 거울을 봤지만 화장을 수정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바로 집 앞에 나가는 거였으니까. 입술에는 크리니크 립밤을 바르고 있었는데, 내리기 직전 너무 초췌해보여 차안에서 급하게 쓱쓱 바른 거였다. 피부화장이 거의 지워져 있었기 때문에 핫핑크의 입술이 더 도드라져 보였다. 내리면서 사이드미러를 쳐다보며 생각했다. 안 어울린다, 진짜. 역시 나는 베이비핑크가 어울려.

그래서, 나는 그 사람한테 알은 체 하지 못 했다. 나는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있었지만, 안경을 꼈고, 눈썹은 반이 지워져 있었고, 핫핑크의 립이 너무 강렬해서. 그래서 나는 그 사람한테 알은 체를 하지 못 했다.

도서관쪽으로 내려오는 내내, 너무 뒤돌아 보고 싶었다. 내가 본 그 사람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만약 그 사람도 뒤를 돌아본다면, 그렇다면. ... 그렇다면 그는 내 안경과 눈썹과 핫핑크를 보게 될 것이었다. 그건 안 돼.

마음 속은 전쟁터였다. 나는 그에게 잘 지냈냐고 묻고 싶었다. 잘 지내냐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느냐고. 내가 묻는다면, 나뿐만 아니라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친절한 그는 다정하게 대답해줄 것이었다. 그의 다정한 말을 듣고 싶었다. 다정한 그의 말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안경 때문에 눈썹 때문에 핫핑크 때문에, 나는 뒤돌아볼 수 없었다.

신호등이 바뀌려는 찰나, 뒤를 돌아보았다. 그는 거기에 없었다. 도서관에 가서, 아무 책이나 뽑아들고는 창문으로 갔다. 도서관은 언덕에 세워져 있고 종합자료실은 4층이라 반대쪽이 잘 보였다. 그와 내가 마주친 그 장소를 쳐다봤다. 그는 없었다. 3층으로 내려와 예약된 책을 대출했다. 그리고 또 창문 앞으로 갔다. 그 자리를 쳐다봤다. 그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어쩔 줄을 몰라, 집 안을 뱅뱅 돌았다. 아쉬웠고, 그리고 궁금했다.

내가 본 건 분명 그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은 나를 못 알아본 걸까. 나를 못 알아본거야? 내가 안경을 써서? 내가 롱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래서 나를 못 알아본 거야? 나를? 나를 못 알아본 거야?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게, 2000년 겨울이니까, 15년 전이다. 그 해에, 나는 회사에 들어갔고, 그리고 뜨거운 연애 중이었다. 내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그에게 숨길 생각은 없었지만, 내 친구가 그에게 내가 곧 남자친구와 결혼할 거라고 말했을 때는, 그 친구가 정말 미웠다. 그냥 미웠다.

우리는 만나서 밥을 먹었고,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내게 준비해온 선물을 줬고, 그 후로 우리는 다시는 만나지 못 했다. 그가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누구랑 결혼했는지도 들었다. 딸을 낳았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아들의 사진도 봤다. 그래도 우리는 만나지 못했다. 내가 자리를 찾아 나가는 스타일도 아니고, 가끔이나마 그의 소식을 전해주던 친구하고도 뜸해졌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는 만나지 못 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가 내 눈 앞에 거짓말처럼,

정말 거짓말처럼 나타난 거다.

15년 만에,

그렇게 내 눈앞에 나타난 거다.

날 알아보지 못했고

난 인사하지 못 했다.

내가 안경을 끼고 있어서

내 화장이 다 지워져 있어서

 

늦은 밤, 흥분이 가라앉고 나자 이번에는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내가 만난 사람, 내가 본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는 걸까? 내가 잘못본 거는 아닐까. 나는 그 사람을 1초도 제대로 본 게 아니니까, 그냥 순간적으로 그 사람을 봤다고 착각한 건 아닐까. 그래,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지.

아니야, 그건 아니야. 어떻게, 내가, 내가 그 사람을 못 알아보겠어.

내가 안경을 썼으니까, 내가 헤어스타일을 바꿨으니까, 내가 롱원피스를 입었으니까 그 사람이 나를 못 알아본 거야. 내가 본 건 맞아. 난 제대로 본 거야. 내가 본 건 그 사람이 맞아. 그런데 그 사람은 왜. 갑자기, 그 시간에 나타난 걸까. 이틀에 한 번씩 다니는 내 도서관 앞에, 왜 나타났을까. 왜 갑자기 나타났을까.

전날 밤 별을 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던 내 이야기가 그에게 가닿았나. 내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해 주려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해주기 위해서, 그래서 내 앞에, 내 눈 앞에 나타난걸까?

 

 

그럼, ....

왜 나를 못 알아본 거야?

? 내가 안경을 끼고 있어서? 내 눈썹이 지워져서? 내 입술이 핫핑크라서? 내가 롱원피스를 입고 있어서?

그런 거야? 그래서 날 못 알아본 거야?

그래? 진짜 그런거야?

? 그런거야?

진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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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5-13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단발머리님......

하아.....

단발머리 2016-05-13 19:36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사실 아직 제 정신이... 안 돌아와서요.
그러니까 제가 어제 본 게 제대로 본 건지, 잘못 본 건지,
너를 본건지, 너였다가 아닌거를 본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알은 체 안한걸 후회하려면 일단 제 정신이 좀 돌아오고 나서 해야할 것 같기는 해요. 후회를 하던지, 아니면 잘했다고 위안을 삼던지 해야겠지요.

하아.....

cyrus 2016-05-13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우연찮게 만났을 때 그 심정, 저도 이해합니다. 심장이 요동치는 느낌. 그 짧은 순간동안 그 사람 앞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그러다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면 나중에 후회 되요.

단발머리 2016-05-13 19:3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마주치고 걸어내려오는 그 7-8미터의 길이 100미터처럼 느껴졌었죠.

저는 아무일없이 지나쳤거든요.
후회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아직 제 정신이... 아니에요.

수퍼남매맘 2016-05-13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한 편의 연애소설을 읽은 느낌이 들어요.
정말 가슴이 철렁 하셨을 것 같아요.
안경을 끼고, 눈썹이 반 지워지고, 입술 색이 핫핑크라서 알은 체 하지 못하셨다는 대목에서 완전 공감합니다.

단발머리 2016-05-13 19:39   좋아요 0 | URL
그런 생각도 하기는 했어요.

만약 내가 안경을 벗고 있었고, 화장도 예쁘게,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는데도,
그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면, 나는 그 사람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그 사람이 먼저 멈춰서지 않았다면, 저도.... 저도 아마 그냥 지나쳤을 거예요.
아.... 모르겠어요.

2016-05-13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4 0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3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단편 읽은 느낌이어요. 후아 후아...정신 돌아오지 말고 그냥 계속. . .

단발머리 2016-05-14 07:58   좋아요 0 | URL
저 사실...
아직 제정신이 아니에요.
원래 글을 쓸 때도 올릴 생각은 없었고 그냥 너무 당황스런 일이라 기록해두자,하고 적어보았는데,
나도 모르게,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알라딘에 올렸거든요.
제정신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어요.
오후 5시였고, 날은 환해고, 저도 멀쩡해서...
잘못 본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럼... 왜...
그 사람은 저를 못 알아본 걸까요? 아흐...

2016-05-13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4 0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6-05-13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심장을 문득 처음처럼 뛰게 한 그가 누군지 행복하겠어요.

단발머리 2016-05-14 08:03   좋아요 0 | URL
제 심장이 두근두근해서 저만 놀라고 저만 행복했어요.
지금 제가 제 정신이 아니잖아요. 저만 그래요.

그는 저를 못 알아봤으니까.
제 마지막 자존심이거든요. 설마 나를 알아보고 지나치지는 않았을것이다.
그냥... 나를 못 알아본 것이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제 이야기죠.
그가 등장하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예요.
그는 나를 못 알아봤으니까요.
아흐.... 흐흑 T.T

수이 2016-05-13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큰일 큰일인건가 아닌건가 아 그냥 좋다 라고 말할 수 없는데_

단발머리 2016-05-14 08:06   좋아요 1 | URL
큰일은 아닌데, 좋은 건지 어쩐지 잘 모르겠어요.
그를 그렇게 보았던 거, 그 1초가 너무 난 좋았거든요.
그 순간을, 그 느낌을 지속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나는 멈짓했지만, 그냥 지나쳤고,
그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내가 아흐.... 이 페이퍼에 몇 번 쓴지 알아요?
이것까지 다섯 번... 아흐...

해피북 2016-05-14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어떤 사람은 발걸음 소리만으로, 비춰지는 그림자 만으로, 특정한 숨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아마 그분도 단발머리님이 느끼시는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세월은 흘러 모습은 변했다고 생각이 들고 문득 눈앞에 나타난 친구에게 손흔들며 인사하기 쑥스럽지 않으셨을까요. 그리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진정하느라 아마도 힘드셨을테고 말이죠. 그 느낌..생각들에 깊은 공감이ᆞᆞᆞ

단발머리 2016-05-16 19:52   좋아요 1 | URL
그 사람이 제가 느꼈던 감정을 똑같이 느끼기를 원하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그냥.... 그냥 오래전에 알았던 사람을, 친구를 그냥....
알아보고, 평범한 이야기들, 아이들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기를 바랬는데, 그런데, 그가 저를 못 알아보는 바람에... 이렇게 긴 이야기가 만들어졌네요.

에휴...

몬스터 2016-05-15 0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별 / 달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은 평생 마음에 남아 함께 하는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저까지 가슴이 떨리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단발머리 2016-05-16 19:53   좋아요 1 | URL
평생 제 마음에 남을 사람이라 생각해요.
예전같지는 않지만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와 상관없이 제가 가진 기억이 예쁘고 따뜻하니까요.
잘 읽었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아직 제정신이.... 다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ㅎㅎ

icaru 2016-05-19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눈 언저리가 뜨거워지려 하네요... 막 감정이입되고...
가까이 살고 있는가요? 그분~?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 소설과는 견줄 수 없을 정도의 속도감으로 읽어내려 갔습니다요!
가독성 짱 ㅎㅎㅎ;;

단발머리 2016-05-19 18:29   좋아요 1 | URL
이 사람이 노을을 보며 생각했던 그 사람입니다. icaru님께만 쓰는 유머^^
제가 아는 바로는 가까이에 사는데요. 어딘지는 모르고.
아이들이 얼추 비슷해서 아이들 좋아하는 곳 다니다 보면 만날 수도 있었을텐데,
한 번도 못 만났어요.

가독성이 좋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혼란스러운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도 나름 행복했다,고 생각해요.
제정신이 아닌... 그런 시간이요 ㅎㅎㅎ
 
나는 커서 문학동네 시인선 81
김현서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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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서

                                                           

                                                               김현서 

 

 

나는 커서 눈 밑의 반점

나는 커서 선물 상자

나는 커서 빨강 머리 소녀

 

나는 커서 잠이 깼을 때

나는 커서 죽은 지 6년 된 굴참나무

나는 커서 밑동에서 자라난 독버섯

나는 커서 방문을 열고 나갔지

 

나는 커서 깜빡거리는 별똥별

나는 커서 피아노

나는 커서 외발 당나귀와 길을 걸었지

 

나는 커서 눈을 감고 생각했지

나는 커서 까만 털에 붙어사는 이상한 벌레

...

 

나는 커서 알게 되었지

나는 커서 사라진 토끼

 

 

 

 

커서 뭐가 되겠다고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할 필요가 없었고, 그래야한다고 말해주는 어른도 없었다. 초등학교 졸업 전에 이미 어른만큼 커버렸다. 나도 모르게 훌쩍 커버리고 나니 그 다음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게 돼버렸다. 진짜 크고 나서야, 엄마라는 이름, 며느리라는 이름을 갖고 나서야, 그제서야 제대로 크고 싶다는, 바르게 커야겠다는 생각을, 말 그대로 뒤늦게 하게됐다.

이 시집의 시가 다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는데, 시집 한 가운데에 자리한 이 시가 참 좋았다. 32행의 나는 커서 피아노가 특히 좋다. 마음에 쏙 든다.

나는 커서 피아노.

요즘엔 키보드나 신디사이저도 좋은 제품이 많아 터치감이 좋다고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피아노의 터치감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묵직한 피아노의 터치. 항상 그 자리에 앉아 누군가 연주해주길 기다리는 피아노. 그 곳이 어디든 스스로 자리한 그 모습 그대로 우아한 기품을 품기는 피아노. 특별한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 바이올린이나 플릇과 달리 아무나 와서 건반을 누르면 건반 그대로의 소리를 들려주는 피아노. 소리를 내 주는 피아노. 노래하고 연주하고 두드리고 만지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한 피아노.



나는 피아노

나는 커서 피아노

나는 커서

피아노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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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5-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 있는 키보드는 피아노 건반 개수에 두 세 개 모자릅니다. 그래서 높은 옥타브의 음을 연주할 수 없어요. 키보드를 장만하려면 피아노 건반 개수와 비슷한 걸로 사야 해요. ^^

단발머리 2016-05-10 14:16   좋아요 0 | URL
cyrus님도 피아노 연주하시는군요.
키보드는 아무래도 피아노보다는 건반 수가 작지요.
저는 최근에 신디 구입할 때, 나는 다 필요해요!! 라고 우겨서 88건반으로 구입했는데, 문제는 무게예요.
너무 무거워서 한 번 움직이려면 온 가족 동원입니다. ㅎㅎ

cyrus 2016-05-10 14:18   좋아요 0 | URL
생각해보니까 피아노 건반 개수가 비슷한 키보드는 없을 거 같아요. 단발머리님처럼 신디사이저를 장만해야겠어요. ^^

단발머리 2016-05-10 14:35   좋아요 1 | URL
다른 건 잘 모르지만, 피아노 소리, 말 그대로 기본소리가 예쁜 걸 찾으신다면,
제가 구입한 커즈와일 추천합니다.
사실 야마하가 좋기는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구요.ㅎㅎ

cyrus 2016-05-10 14:39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단발머리님 말씀 꼭 기억해두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6-05-10 14:42   좋아요 0 | URL
헤헤....
나중에 cyrus님 연주 듣게 되는 건가요?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cyrus 2016-05-10 14:44   좋아요 0 | URL
연습을 엄청 많이 해야됩니다. ㅎㅎㅎ 중학생 때부터 키보드 건반을 멀리 했어요. 그 대신 컴퓨터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렸어요. ^^

단발머리 2016-05-10 15:52   좋아요 0 | URL
중학생 때부터라면 정말 연습하셔야겠네요. 연습 많이 하셔가지고~~~ ㅎㅎ
다행이라면 둘 다 키보드라는 거네요.
컴퓨터 키보드도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되니까, 금방 실력 회복하실듯 해요^^

2016-05-10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커서 나무

단발머리 2016-05-10 15:05   좋아요 0 | URL
나는 커서 피아노. 띠리링~~~~^^

꿈꾸는섬 2016-05-10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딸이 좋아하겠어요.

나는 커서 피아노....

단발머리 2016-05-11 08:11   좋아요 0 | URL
자매품으로
나는 커서 바이올린
나는 커서 플릇.도 있습니다 ㅎㅎㅎ

쟈스민 2016-05-11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마하 p115 추천이요~~^^ 가격도 착하고 공간도 많이 차지 하지 않고 무엇보다 소리가 너무너무 좋아요^^

단발머리 2016-05-11 08:10   좋아요 0 | URL
아하~~ 슈기님 감사해요~
저도 정보 없이 급하게 구입하게 되서 사실 잘 몰랐구요. 야마하는 가격 때문에 부담됐는데 다음에는 야마하 p115도 고려해봐야겠어요~~~^^

쟈스민 2016-05-1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나름 이분야 전문가라 ㅎㅎ 아이가 피아노 연습 하기에도 너무 좋은 악기에요^^ 좋은 하루 되세요^^*

단발머리 2016-05-11 08:15   좋아요 0 | URL
그러시군요~~ 반가워요, 슈기님~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은 신디를 연주해야해서 이 쪽으로 관심이 많아요. 앞으로도 자주 뵈어요^^

수이 2016-05-12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커서 훈염_

단발머리 2016-05-12 18:05   좋아요 0 | URL
아하... 넘 우아한 훈염의 자태
야나님은 커서 훈염~~ㅎㅎ

추억팔이소년 2016-05-15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불과 2년 전까지는 뉴에이지나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의 영향으로 연습하고 실력이 늘어가는 재미를 느꼈는데. 확실히 삶이 바빠지고 무수한 일들이 발생하는 요즘 추세에 따라 자연스레 손을 놓게 되었네요. 시간이 없어서 라는 말은 핑계라고도 하는데 예외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단발머리 2016-05-16 19:54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영화의 주제곡을 연습하는게 쉽고 재미있게 실력을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요^^
많이 바빠지셔서 손을 놓게 되셨다니, 괜시리 저까지 아쉬운대요. ㅎㅎ
 

   

 

 

 

 

 

 

 

 

 

 

여섯 살. 어느 토요일 아침 이제 막 옷을 다 입고 신발 끈을 매고 (이제는 다 컸다. 제 할 일은 다 할 수 있는 소년이다),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다 마치고, 이른 아침 봄날 햇빛 속에서 서 있는데 행복감이 밀려들었다. 평안과 기쁨을 억누를 수 없는, 황홀한 느낌이었다. 잠시 후 당신은 혼잣말을 했다. 여섯 살보다 더 좋은 건 없어. 여섯은 될 수 있는 나이 중에서 단연코 최고의 나이야. 당신은 그 순간을 3초 전만큼이나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날 아침으로부터 5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당신 안에서 조금도 줄어들지 않게 또렷하게, 당신이 지니고 있는 수많은 기억들 중 그 어느 것보다도 밝게 타오르고 있다. 이렇게 강렬한 느낌을 일으킨 것이 무엇일까? 알 수는 없지만 추측건대 자의식의 탄생과 관계가 있지 않나 싶다. 내면의 목소리가 깨어날 때 여섯 살 무렵의 어린아이에게 일어나는 일, 생각을 하고, 스스로에게 생각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능력. 우리의 삶은 그 시점부터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선다. 그것이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죽는 날까지 끊김 없이 계속될 내러티브를 시작하는 능력을 얻게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날 아침까지는 당신은 그저 존재했을 뿐이었다. 이제 당신은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일단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자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에게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말해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19-20

 

눈에 익은 제목과 표지 때문에 책을 뽑아 들었고 집에 돌아와서야 이 책이 폴 오스터의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소설-에세이의 순서가 좋은데, 요즘엔 자꾸 에세이-소설의 순서로 작가를 만나는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고, 에세이를 읽으면 작가가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

여섯 살. 자의식의 탄생을 이야기하는 이 장면이 좋아서 한 번 읽고 두 번 읽고, 계속해서 19페이지와 20페이지를 오가며 읽고 있다. 생각을 하고, 스스로에게 생각이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능력. 그 때가 바로 삶이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서는 때라고, 작가는 말한다. 자의식이 탄생되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인식하던 때.

나 스스로는 그 때가 언제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신을 인지하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을 지켜보며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다. 작은 손, 작은 발, 작은 머리. 작은 입에서 나오는 말들. 엄마를 말하고, 자신이 만든 애칭으로 스스로를 부르던 시간들. 아이가 세상과 스스로를 인지하던 그 때, 나를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르던 그 시절에, 나는 좋은 엄마였을까. 나는 착한 사람이었을까.

 

어린이날에는 파주 지혜의 숲에 갔다.

 

차를 주차하고 가는 길에 길 잃은 거위를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높은 천장 끝까지 가득 채워진 책들이 너무 근사했다.

  

 

 

 

 

 

  

 

넓은 탁자 아무 자리에나 앉아, 좋아하는 책을 아무거나 뽑아서는, 좋아하는 음료 아무거나를 마시면서, 아무 때까지 그냥 마냥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사진 100장을 찍겠다는 내 앞에서 아롱이가 한껏 점프를 한다. 아롱이는 나를 많이 닮아 생김새와 성격은 물론, 고기, , 소시지를 좋아하는 식성까지 판박이인데, 이렇게 점프를 하면서도 코믹한 표정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가히 나를 능가한다고 볼 수 있겠다. 하트 속 아롱이는 참말로 어린이다

 

 

 

마냥 좋은 어린이날, 하루가 그렇게 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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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5-10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어린이날 지혜숲 갔었어요!!!

단발머리 2016-05-10 13:44   좋아요 0 | URL
우앗!!! 진짜요?
저는 10시부터 3시까지 있었어요.
아... 아른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건가요?
아이고... 아쉬워라~~~~~~~~~~~

비로그인 2016-05-10 13:48   좋아요 0 | URL
저두 10시부터 있다가 12시쯤 긴급대피했어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ㅎㅎ 옷깃 스쳤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단발머리 2016-05-10 13:55   좋아요 0 | URL
아... 저는...
밥먹으러도 안 가고 한 자리에만 앉아있었거든요.
화장실 먼 곳으로 가느라 한 번 멀리 움직였는데...
그 때, 아른님과 옷깃이 스쳤으면 좋았을텐데...
혹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헤에.... .*^^*

2016-05-10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1 1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6-05-1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군요!!멋져요!!
마지막 사진도 멋져요
나는 저렇게 카메라 앞에서 멋진 포즈와 멋진 표정을 짓는 아들들이 부럽습니다
울집 아들은 넘 재미없어서요ㅜ
재미없는 부분은 나를 닮은 부분이긴 합니다만^^
파주는 정말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어요!!
지혜의 숲으로 가야하는군요
음~~

단발머리 2016-05-11 17:46   좋아요 0 | URL
멋지다해주시니 감사해요^^
저희는 사진 10장을 찍으면 10장이 다 다르게 나와요. 표정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지혜의 숲, 넘 좋더라구요. 책도 많고 떠들어도 되고 커피도 마시고~~*^^*

해피북 2016-05-19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독특한 화자 ,`당신`이라고 자꾸 불러서 처음엔 의아해 했어요.ㅋㅋ 그렇게 차츰 폴오스터 당신에 이야기군요 싶어서 읽고 있다가 혹시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역시 단발머리님의 글이 보였어요 ㅎㅎ 저는 방금 막 발췌하신 부분을 지나치는 중이였고요 ㅎㅎㅎ

그리고 파주!! 늘 동생하고 속닥거리면서 한번 다녀오자고 의기투합하지만 실행이 안되는 곳이라 아쉬워하곤 해요. 이곳에서 파주까지 움직이려면 기차타고 버스타고 4~5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래도 언젠가는 꼭 그 자리 그곳에서 좋아하는 책과 좋아하는 음료들고서 오래오래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말 사진도 좋고 글도 좋아서 막 설레였어요^~^

단발머리 2016-05-23 09:00   좋아요 0 | URL
저도 처음에 그 `당신` 때문에 집중이 좀 안 되더라구요. 근데 특이하고 재미있죠~
아쉬운 건 폴 오스터를 좋아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선셋파크> 작품 하나밖에 안 읽어서요^^

파주는 저도 자주는 못 가는데, 좀 멀어도 다녀오면 참 좋고...
근처에 헤이리도 구경할 수 있어서 저도 또 가고 싶네요~~~ㅎㅎㅎ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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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금기와 판단을 넘어서는 영역이다. 쉽게 한 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다. 김영하가 그랬던가. 간단히 몇 개의 문장으로 요약되는 소설은 좋은 소설이 아니라고. 그건 나쁜 소설이라고. 동의한다.

다른 사람의 판단에만 의지해서 살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마냥 무시하며 살 수도 없다. 하루키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일본 문단은 한결 같이 하루키를 냉대하고 무시했지만, 하루키는 이제 일본을 넘어 아시아, 미국, 전 세계에서 출간이 기대되는 베스트셀러 작가 중의 하나가 되고야 말았다. 하루키를 좋아한다는 말을 작가들이 내놓고 하기 부끄러워했다는 얘기가 종종 들려오지만, 평일 오전 시간에 사람들을 광화문 교보문고에 줄세울 수 있는 작가로서 유일하다는 이야기 또한 들려온다. 이제는 노벨문학상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결국 하루키의 작품이라는 건 고급 포르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간단히 정리하는 사람도 있다(내가 좋아하는 사람, 강아무개). 하루키의 많은 작품 중에서 상실의 시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만 읽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하루키만의 특이점은 성적인 면에 대한 묘사가 불편하게 읽힌다는 점과 우유부단한 남자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거다.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항상 주인공=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데, 이런 구절이 있었다.

 

일인칭 소설을 쓸 때, 많은 경우 나는 주인공인(혹은 화자인) ‘를 대략 넓은 의미에서 가능성으로서의 나 자신으로 인식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실제의 나는 아니지만 장소나 시간이 바뀐다면 어쩌면 이렇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나 자신의 모습입니다. 그런 형태로 가지를 쳐나가면서 나는 나 자신을 분할하고 있었다는 얘기인지도 모릅니다. (246)

 

그렇다면, 우유부단하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소설 속의 남자 주인공들은 어느 정도 작가를 투영하고 있다 판단해도 되겠다. 그럼에도 나는 하루키의 소설 속 남자주인공들보다 하루키가 더 좋은데, 그건 이런 구절 때문이다.

 

이사크 디네센은 나는 희망도 절망도 없이 매일매일 조금씩 씁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는 매일매일 20매의 원고를 씁니다. 아주 담담하게. ‘희망도 절망도 없다는 것은 실로 훌륭한 표현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합니다. 하루에 20매의 원고를 쓰면 한 달에 600매를 쓸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반년에 3,600매를 쓰게 됩니다. (151)

 

어쨌거나 작가에 대해 그런 반세속적인 이상상을 원하시는 분께는 참으로 죄송하지만, 그리고누차 되풀이하는 것 같지만어디까지나 나로서는 그렇다는 얘기지만, 육체적으로 절제하는 것은 소설가를 지속해나가기 위해서는 불가결한 일입니다. (194)

 

하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즉 당신이 (안타깝지만) 희유의 천재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많든 적든 한정된) 재능을 시간을 들여 조금이라도 높이고 힘찬 것으로 만들어가기를 희망한다면, 내 이론은 나름대로 유효성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지를 최대한 강고하게 할 것, 또한 동시에 그 의지의 본거지인 신체를 최대한 건강하게, 최대한 튼튼하게, 최대한 지장 없는 상태로 정비하고 유지할 것그것은 곧 당신의 삶의 방식 그 자체의 퀄리티를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위로 끌어올리는 일로 이어집니다. (200)

 

사람이 어떻게 매일 똑같이 살 수 있겠나. 저번주에는 아이들 봄방학이어서, 중학생은 수요일부터, 초등생은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장장 4-5일을 학교에 가지 않았다. 계획을 세워놓지 않아 여행을 가기에는 그렇고, 어버이날도 있고 해서 멀리 갈 수 없었다. 집에만 있으면 핸드폰과 뽀뽀하며 등으로 거실 바닥청소할 게 뻔하기에 나가기 싫다는 애들의 등을 떠밀고 밖으로 나갔다. 규칙적인 생활,이라는 게 쉽게 않다. 항상 소소한 일이 생기고, 신경이 쓰이고, 만나고, 헤어지고, 화를 내고 화해를 한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일을, 정해진 시간에 꿋꿋히 해나가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가, 보통 생각하는 예술가로서의 소설가라기 보다는 기술자로서의 소설가로 느껴진다.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합니다.

 

에서는 장인의 품격을 느낀다. 책상을 마주하고 유투브에서 음악을 듣거나, 팟캐스트(요즘 나의 페이버릿은 정봉주의 전국구’)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건 그래도 쉬운 일.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하고 앉아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조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테다. 이 어려운 일을 희망도 절망도 없이 담담하게’, 그것도 매일 해나간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쓴다는 것, 쓰고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칭찬받아야 한다.

쉽게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주어진 것을 가지고 있어서, 가지고만 있어서 얻게 되는 기쁨이란 건 크게 부럽지 않다. 진구 구장에서 다카하시가 던진 제1구를 힐턴이 깔끔하게 띄워 올려 2루타를 쳤을 때, 하루키는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생각했다. 소설을 썼고, 그리고 소설을 출판사에 보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군조> 신인상을 수상했고, 그리고 소설가가 되었다. 간절히 원하지 않았는데도, 마음을 다해 갈망하지 않았는데도 그에게는 이런 일이 이렇게도 쉬웠나. 나는 아주 작게 속으로만, ‘!’했다.

하지만, 그의 말 그대로 소설이라는 장르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프로레슬링 같은 것이다(16).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거기서 오래 버티는 건 쉽지 않다. 30년 이상 소설을 쓰고, 게다가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자신을 투영한 주인공을 만들고, 그리고 아침마다 커피를 내리고 네 시간,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하는 하루키가 특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링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그가 잡은 행운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건 불굴의 노력 때문이다.  

이제 제일 좋아하는 구절이 남았다.

 

내가 오랜 세월에 걸쳐 가장 소중히 여겨온 것은(그리고 지금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나는 어떤 특별한 힘에 의해 소설을 쓸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라는 솔직한 인식입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그 기회를 붙잡았고, 또한 적지 않은 행운의 덕도 있어서 이렇게 소설가가 됐습니다. 어디까지나 결과적인 얘기지만, 나에게는 그런 자격이 누구에게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어진 것입니다. 나로서는 일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해 그저 솔직히 감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자격을 마치 상처 입은 비둘기를 지켜주듯이 소중히 지켜나가면서 지금도 이렇게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다는 것을 일단 기뻐하고 싶습니다. 그다음 일은 또 그다음 일입니다.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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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은 서너권 에세이는 대여섯권 읽은 것 같아요. 팬도 안티도 아니지만 그의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해요 후훗~

단발머리 2016-05-10 13:59   좋아요 0 | URL
저는 막 찾아서 읽지는 않고 또 사실 읽다가 포기한 작품도 있어서요.
팬이라 할 수는 없는데, 관심이 가는 작가이기는 해요.
소설가 중에서도 좀 특별한 느낌이 있지요.
달리기, 수영, 건강 캐릭터? ㅎㅎ 이런 것들이요^^

2016-05-10 14:28   좋아요 0 | URL
전 와인.섬.뜨내기? ㅎㅎ 이런 것들요^^

단발머리 2016-05-10 14:32   좋아요 0 | URL
오호~~ 저두 그거 좋은대요, 뜨내기요.
그럼 저는 달리기.커피.뜨내기. 요렇게 할께요.

이거 주문하는 거 맞지요? ㅎㅎㅎ

2016-05-11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5-12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문학과지성 시인선 346
심보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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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의 평화

                                                                     심보선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전에는 평화로웠습니다

조카들은 톰과 제리를 보았습니다

남동생 내외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여동생은 연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어머니는 아주 조금만 늙으셨습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오후 또한 평화롭습니다

둘째 조카가 큰 아빠는 언제 결혼할거야

묻는 걸 보니 이제 이혼을 아나봅니다

첫째 조카가 아버지 영정 앞에

말없이 서 있는 걸 보니 이제 죽음을 아나봅니다

 

오늘은 휴일입니다

저녁 내내 평화롭기를 바랍니다

부재중 전화가 두 건입니다

아름다운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사랑하는 그대를 떠올려봅니다

문득 창밖의 풍경이 궁금합니다

...

 

오늘은 휴일입니다

이토록 평화로운 날은

도무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를 혼내다 보면 아이는 자신이 혼나고 있는 상황이 억울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 동안 자신에게 불합리했다고 여겨졌던 일에 대해 눈물로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둘째가 한참 혼나는 와중에 그럼, 엄마는 왜 어른인데 아빠한테 어린이날 선물 받어?”라고 묻는 게 그런 예다. 둘째를 혼낼 때는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다. 정신을 집중하고 대답했다. “그건, 아빠가 엄마한테 아직 철이 안 들었다고 하니까 그렇지. 엄마는 아직 철이 안 들었어. 엄마는 아직 어린이야. 그러니까 선물을 받는 거지.”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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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6-05-0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나도 동감_ 서방한테 선물 받았지롱 :)

단발머리 2016-05-09 14:33   좋아요 0 | URL
나는 올해 아직 못 받았는뎅...
부러워요.
선물 말해봐봐요~ 뭡니까, 선물 ㅎㅎ

2016-05-0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처지시네요. 저도 매해 어린이날 선물을 받습니다 (^-^)v

단발머리 2016-05-09 14:33   좋아요 0 | URL
쑥님~ 진짜.... 저만 자랑할려고 했는데, 이렇게 선물 받는 사람들이,
어째 제 주위에는 이렇게 많습니까요?

cyrus 2016-05-0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날 제정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우리 어른들을 위한 특별한 날을 가져보는 마음가짐이 있어야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6-05-09 14:34   좋아요 0 | URL
우리 어른들을 위한 특별한 날이라...
너무 좋은 의견인대요. ㅎㅎ

다락방 2016-05-09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빠(응?) 가 어린이날이라고 선물을... ㅎㅎㅎㅎ 책박스가 그것입니다. 우하하하하.

작년에는 어린이날에 애인한테 용돈 받았었는데...(시무룩 ㅜㅜ)

단발머리 2016-05-09 14:51   좋아요 0 | URL
저도 그 오빠... 참 어쩜~~ 넘넘 멋지십니다. 그거 아시죠?
오빠~가 아니라, 오빠아아앙~~ 이라고 끝에 올려야 돼요. ㅎㅎ

작년 어린이는 그대로 어린이인데 아흐... (시무룩 TT)

2016-05-11 2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5-12 18:16   좋아요 0 | URL
저는 ㅅ시인을 보지 못 해서 모르지만서도, 일단 제가 만난 정영효시인이랑 이병률시인은 진짜 참말로 겁나게 완전 멋져요.

정영효 시인은 키가 아주 크고 날씬하셔서(?) 그냥 보기만 해도 모델필이 납니다. 흰 손가락 이야기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엄청 하얗고 긴 손가락에 시집을 끼고는 시를... 낭독합니다.
이병률 시인은 너무 멋지시고 스타일이 좋구요. 아~~ 그래요~ 하면서 이야기에 응대해줄 때는 정말, 이 세상 모든 이야기를 계속해서 하고 싶어집니다.

맞아요. 우리는 멋지고 산뜻한 시인들의 시대를 맞고 있어요. 이제 시를 읽기만 하면 될듯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