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
마크 해스켈 스미스 지음, 남명성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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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화중에 자주 눈에 띄는 영화 분야가 마피아와 관련되어 있다. 가장 유명한 대부도 있지만 최근에는 이탈리아보다는 스패니쉬 계통의 마피아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건, 미국에서 영화력을 발휘하는 마피아들이 전통적인 이탈리아 조직보다는 멕시코를 비롯한 남미계통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전통 마피아들은 음지에서 하던 것을 점점 양지로 올려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 그 틈새를 스패니시계통이 치고 들어왔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의 범죄 역사를 이렇게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미국화 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내가 무슨 수로 이런 것들을 알겠는가? 굳이 알려고 공부하거나 조사한 적도 없는데도 아는 것은 미드나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했다는 것이 이외에는 없다. 헐리우드 영화의 추세를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역사가 눈에 보이니 싫어도 알게 된 것이다.


정작, 마피아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나 드라마로는 많이 봤지만 소설을 비롯한 글로는 거의 접하지 않았다. 그나마, 마피악 경영학인가라는 것이 있어 그 책을 본 경험은 있는데 그 이외에는 처음으로 접하게 된 책이 바로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이다. 그렇다고 책이 멕시코 마피아에 대한 속살을 보여주는 전통 추리 마피아 소설은 아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꼭 멕시코 마피아가 아니라도 무방해 보이기도 한다.


꽤 많은 인물이 초반에 등장해서 가뜩이나 익숙하지 않은 멕시코 이름들이 나와 적응도 안 되는데 사건은 벌어지고 멕시코 이름은 마구 나오고 흐름을 쫓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제목이 특이한데 별 신경쓰지 않고 읽다가 갑자기 책 제목을 다시 읽어보니 문신 속 여인을 사랑했다고 하는데 언제 나오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 문신 속 여인은 그다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였고 문식 속 여인을 사랑한 남자도 주인공이라 할 수 있겠지만 딱히 중요하다고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중요 인물이 대략 6명 정도가 나온다. 그 외 인물들은 비중이 작은 것은 아니지만 6명의 인물들이 벌이는 일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이들이 벌인 일들을 통해 모든 사건 사고가 펼쳐지는데 소설은 추리 스릴러 장르의 마피아 장르라기보다는 조금음 코믹하고 가벼운 드라마에 가까워서 죽이고 죽고 하는 장면은 소품처럼 느껴진다. 코믹하지는 않지만 그냥 지나가며 생기는 작은 문제로 느껴졌다.

소설은 난잡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많은 섹스코드가 나온다. 꼭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내용전개에서 볼 때 빼는 것은 약간 애매하게 내용전개가 된다. 우선, 문신 속 여인이라는 표현은 소설속에서 실존하는 인물이다. 재미있게도 사람에게 한 문신에 그려진 여인이 유명한 연예인도 아니고 동네에서 예쁜 여인을 그려 넣은 것인데 그림을 그려 넣은 남자는 그 여인과 애인으로 지냈던 것은 또 아닌듯 하다.


여하튼, 사건이 생기고 우연히 그 문신은 본 주인공은 멕시코 마피아가 원하는 것을 해 주는 조건으로 문신 속 여인을 만나게 해 달라고 한다. 그 날 여친과는 헤어진다. 전 여친은 특이하게도 자위를 도와주는 직업인데 - 미국에는 참 별의별 직업이 다 있다 (정말로 있는 직업인지는 모르겠으나) - 남자들이 볼 때 기가막힌 여성인데 새롭게 만난 문신 속 여인은 그걸 뛰어넘는 존재로 보인다.


그렇게 사건에 엮이고 형사가 주인공의 흔적을 찾기위해 전 여친을 만나게 되고 또 전 여친과 형사는 사귀게 된다. 전 여친은 고리타분한 연예관계때문에 헤어졌는데 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남자에게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것도 총이라는 엄청난 권력에 그리하여 총도 사고 형사를 따라다니게 된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백인에 범죄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이라 오히려 멕시코 마피아의 우두머리에 마음에 쏙 든다.


문제는 생각지도 못하게 부하 중의 한 명이 사건 현장의 증거로 자신의 팔 한쪽을 남기게 되었다. 이 팔 한쪽으로 형사는 멕시코 마피아 우두머리를 엮어서 잡으려고 하고 멕시코 마피아는 이 팔을 없애기 위해 주인공을 끌여들였고 이를 근거로 부하중에 한 명이 다른 마음을 먹게 되면서 이야기는 꼬이고 얽히고 끝을 향해 달려간다. 중반까지는 딱히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중반이후부터 조금은 더 재미가 있어졌다.


마지막에 가서 헐리우드에서 다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성공도 했던 작가답게 해피엔딩 - 이걸 해피엔딩으로 봐야 하는지는 다소 애매하지만 - 으로 끝나면서 마지막이 좋으면 다 좋다는 것처럼 어딘지 모르게 흐믓하게 읽었다는 감상이 생긴다. 문제는 모든 주인공이 다 행복하게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그 중에 굳이 정의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은 그렇다고 볼 수 없는 식으로 끝이 난다. 주인공이 어느 편으로 서느냐에 따라 정의의 편이 달라지겠지만.


참, 문신 속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는 문신 속 여인을 찾아내서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어떻게 보면 참 동화와 같은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그 과정을 어떤 식으로 그려내느냐가 모든 문학작품의 핵심이다. 누구나 다 아는 얼개를 갖고 살을 잘 만드느냐에 따라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으로 나눠진다고 보면 될 듯 하다. 소설은 이번 여름에 푹 빠져 읽을 정도는 아니라도 소소하게 펼쳐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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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의 행운
매튜 퀵 지음, 이수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읽는 이유중에 하나가 현실도피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 벗어나서 최소한 소설 속에 사는 주인공은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해피엔딩으로 끝이 나는 것을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극단으로 갈 때면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에서는 있지도 않은 일이지만 이미 알고 있기에 재미있게 읽는다. 현실을 기반한 소설은 현실을 반영한 소설도 있지만 역시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작품은 현실을 기반으로 흐믓하게 만들어주는 작품이다.

 

가뜩이나 힘든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데 책에서 마저도 현실만큼이나 좌절을 준다면 책을 읽는 이유중에 하나인 재미가 사라진다. 매일같이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 질리는 것처럼 다양한 작품을 통해 현실을 직시하기도 벗어나기도 하는데 '지금 이순간의 행운'은 내가 처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은 책이다. 그렇다고 책이 터무니 없는 환상을 이야기하거나 로맨스소설도 아니고 권선징악적인 해피엔딩도 아니다.

 

이야기가 전개가 다소 느릿하고 답답한 측면마저 있지만 읽을수록 점점 주인공에 동화되고 미소를 지으면서 읽게 된다. 분명히 주인공은 현실에서는 찌질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일 것이다. 엄마와 함께 살고 딱히 직업도 없고 매일같이 소일거리나 하면서 엄마와 지낸다. 다소 특이하다면 성당과 도서관을 좀 다닌다는 점일 것이다. 이건, 아마도 착하다는 표현을 하기 위한 장치일수도 있다.

 

별 탈 없이 특별한 위기스러운 상황도 없는 평온한 나날을 엄마와 함께 보낸다. 엄마가 죽는다. 이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엄마는 리처드 기어를 엄청나게 좋아한다. 엄마가 암에 걸려 힘들어할 때 치매까지 왔는데 나에게 '리처드'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리처드 인 척 했다. 엄마가 그걸 원하고 나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 엄마는 좋아했고 나를 리처드 보듯이 보면서 편안하게 돌아가셨다.

 

나는 리처드기어에게 편지를 쓴다. 나에게 벌어지는 일과 내 감정과 심리를 빠짐없이 빼놓지 않고 리처드 기억에게 쓴다. 나라는 회자가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은 '키다리 아저씨'가 있다.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쓰고 결국에는 그를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으로 하나의 형식이 되어 버린 작품이다. '지금 이순간의 행운'에서 리처드 기어는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털어놓고 싶은 푸념등을 마음것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 상대이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는 무조건 받아준다. 싫은 소리마저 하지 않는다. 싫은 소리는 내 마음속에 있는 악막가 대신 해 준다. 리처드 기어는 무조건 들어주고 나에게 용기를 주고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더구나, 그는 유명하고 잘 생겼고 돈도 많고 어디를 가나 환영받는 존재아닌가? 그에 비해 나는 어디서나 환영은 커녕 놀림만 받는 존재다.

 

도서관에서 만나 한 소녀를 좋아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 심리 상태를 위해 받는 심리 상담에서 만난 사람이 그 소녀 - 책에서는 사서녀 - 의 오빠이다. 이런 행운이! 그 여자와 함께 펍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소원인데 말이다. 주인공 주변에는 멀쩡한 사람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은 보이기에도 어딘지 모자르게 보이지만 주변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부 멀쩡하게 잘 사는 사람들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멀쩡한 사람은 주인공 혼자다. 주인공은 겉으로 보기에는 덜 떨어진 인물로 보여도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고 타인에게 최소한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결정해서 살아간다.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겉모습과 달리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결정하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가거나 밝히 못할 비밀을 간직하고 살아간다. 솔직하지 못한 삶을 살아간다.

 

주인공도 비밀이 있지만 - 리처드 기어에게 편지를 쓰는 것과 같이 - 차라리 삶이 단순하다. 숨기고 싶은 비밀이 딱히 없다. 아님, 그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고. 성당의 신부는 엄마가 죽자 주인공의 집으로 와서 산다. 우연히 이렇게 네명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주인공은 아버지를 찾기위해, 신부는 성지 순례? 사서녀와 오빠는 갈 곳이 없어 동참을 한다. 고양이들을 위한 장소를 보기 위해서.

 

소설은 잔잔하게 긴장을 조성하는 내용도 없고 흥미진지하게 침을 묻혀 가며 책을 넘겨야 하는 부분도 없다. 솔직히, 중간부분에는 좀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고 빠른 속도로 빨리 읽을까라는 유혹도 없지 않아 있었다. 꼭 사골을 오래도록 끓어 먹어야 하듯이 읽을 책은 아니라서 말이다. 그래도, 차분하게(??) 읽었더니 후반부부터는 좀 더 재미있게 읽게 되면서 주인공의 상황에 좀 더 깊게 빠져 들며 공감하며 읽게 된다.

 

뒤로 갈수록 주인공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측은지심도 생기면서 응원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서 나도 모르게 흐믓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계속 반복해서 주인공이 엄마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꼭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이 발동해서 일 것이다. 그것은 지금 이순간이 행운이라는 것이고 동시성의 원리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로 어떤 식으로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냐에 따라 상황은 변할 것이 없지만 이왕이면 좋게 생각하면 다 좋은 것이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주인공의 어리숙하다고 하면 어리숙한 모습에서 점점 주인공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응원을 하고 있었다. 더구나, 리처드 기어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처드기어를 환상으로 보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모습이였다. 

 

다행히도 모든 문제는 잘 해결된다. 그렇다고 엄청난 해피엔딩은 아니다. 이제 겨우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온다. 사서녀와 오빠도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지만 역시나 함께 살아가며 치료를 받기도 한다. 내용을 다 썼지만 이 책은 내용으로 읽는 책은 아니고 중요한 핵심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소설을 읽으면서 함께 감정상태의 고저를 경험하며 읽으라는 개인적인 배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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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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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이유없이 끌리는 책은 없다. 단 하나라도 끌리는 이유가 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 말고도 우연히 누군가 소개하는 글을 지나가며 살짝 읽었는데 재미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100세인 남자라는 점이 더욱 흥미를 끌었다. 책 제목에서부터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소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작품의 창조자인 소설가는 피하려 해도 당시대에 읽고 보고 듣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상상을 통해 현재와는 상관없는 가상의 공간을 만든다고 해도 그가 작품을 쓸 당시를 살아가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점은 피할 수 없다. 그렇기에 모든 소설은 은연중에 작가의 가치관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현실에서 하지 못한 것을 소설로 풀어버린다고 해도 말이다.

 

유쾌한 소설은 의외로 드물다. 사람들이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규정내릴 수는 없어도 유익하거나 재미를 얻거나 둘 중에 하나일 것인데 이상하게도 유쾌한 소설에서는 이런 두 종류를 얻는 것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유쾌하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상대적으로 드문편인데 이 책은 유쾌하게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으면서 떠 오른 것은 '포레스트 검프'였다.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 그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의도와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때마다 참여하는 장면에 예전 화면을 합성해서 보여주는데 이 책의 주인공인 '알란'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비범하다고 할 수 없지만 멍청하지도 않은 알런은 정치와 종교이야기라면 질색이지만 그 외에는 무난하게 들어주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잘 들어주는 스타일이 아니라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가장 큰 장점은 어떤 환경이나 상황에 놓여도 절대로 긍정적인 마음을 버리지 않고 - 실제로는 생각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 내일은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당장의 상황을 즐기고 편안하게 부담없이 즐기려 한다는 것이다. 잔 머리를 굴리기보다는 진솔하게 할 말은 한다. 약간, 주책없고 눈치 없는 것도 있어 할 말 못 할말을 가리지 않는다고 볼 수 도 있지만 남이야 어떻하든 본인이 마음 편하고 느긋하니 본인으로써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다.

 

알란의 인생관을 보면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인물이다. 쾌세라세라하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것은 아닌 듯 하지만 도저히 내일이라는 것은 머리에 없는 듯 하다. 내일을 생각한다면 할 수 없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포자기는 분명히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우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모든 것을 정지시키기도 한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지는 것이다.

 

책은 알란이 양로원에서 100세 생일을 맞아 창문 넘어 탈출(??)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느 할아버지가 양로원에서 나와 벌이는 일대 소동의 소설이라 생각했다. 뜻하지 않게 큰 사건에 휘말려 벌어지는. 초반에는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갑자기 과거와 현재가 교차로 보여주는데 과거가 알란의 80년 전부터 시작해서 연대기순으로 하나씩 하나씩 알란이 만나게 된 사람들과 사건들이다. 

 

원래, 폭탄을 조작하던 알란이 우연히 미국으로 넘어거 원자폭탄의 힌트를 과학자들에게 알려주고 중국으로 넘어가 마오쩌둥의 부인을 도와주고 조국인 스웨덴으로 가기위해 히말라야를 넘어 이란으로 가게되어 거기서 처칠을 우연히 돕고 그 나라의 사건을 해결하고 스웨덴에서 다시 소련으로 넘어가 이번에도 원자폭탄을 만드는데 도와주고 블라디보스톡에서 북한으로 간 후에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있는 등등. 한 개인이 경험할 수 없는 엄청난 인물들과 지역을 돌아다닌다.

 

현재 100세가 된 알란도 마찬가지로 가는 곳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한 명씩 한 명씩 친해지며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데 읽으면서 이런 대단한 인물이 도대체 왜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 조그만한 시골 양로원에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작가는 친절하게도 그 이유를 마지막에 가서 알려주고 또 다시 과거와 현재가 겹쳐진 후에 모든 인물들은 - 이상한 놈, 괴상한 놈, 욕많은 ㄴ ㅕ ㄴ, 나쁜 놈등 - 모두 친구가 되어 발리로 가는 이야기다.

 

시종일관 유쾌한 이야기로 가득차 있다. 분명히 알란이 가는 곳마다 그곳의 환경이나 분위기는 장난이 아니다. 엄청 살벌하고 죽음이 바로 눈 앞에 벌어지는 현장인데 - 실제로 알란이 가는 곳마다 본인 말고는 다 죽는다 - 아무렇지도 않게 태연자약하게 태평하다. 그가 100세까지 살아남은 이유다. 엄청난 인물이 아니라 엄청나게 운이 좋은 인물이 바로 알란인 것이다. 운빨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인물!

 

분명히 책의 내용 자체는 가볍고 유쾌할 수 없다. 추리, 스릴러 장르라도 해도 될 정도로 참 많은 인물이 죽어나간다. 그럼에도 그들의 죽음은 끔찍하거나 무섭고 두렵지 않고 코믹(??)하고 의당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알란이라는 인물이 갖는 매력이 넘치는데 그가 과거에 만난 인물들이 하나같이 세계사에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이지만 현재 만나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 더욱 사랑스럽고 친근하고 호감간다.

 

그들과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이 책을 읽는 더 큰 재미다. 책에서 성경책에 딱 하나의 문구를 마지막에 넣었다. 그 구절은 바로 "그래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 글을 읽고 순간적으로 뿜었다. 맞다. 성경을 읽고 동화책처럼 해피엔딩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지도 못한 위트가 넘쳤다. 그 성경책들은 그런 이유로 팔리지 못하고 재고가 되었다고 하는데 성경 내용 마지막이 그렇게 끝나면 행복할 것 같기도 하다.

 

이제 더워지는데 더운 여름에 어쩔 수 없이 흐르는 땀을 거부하지 말고 흘리면서 이 책을 펼쳐들고 시원한 야자수 나무 밑에서 살랑 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야자수 그물침대에 누워 읽으면 더할 수 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한다. 모든 것이 정지된 곳에서 모든 것을 읽고 유쾌한 마음으로 책을 읽고 있으면 마음마저 편안해 질 것 같다. 역시, 소설은 글을 잘 쓰고, 미묘한 묘사가 훌륭한 것보다는 줄거리가 재미있는 것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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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넘브라의 24시 서점
로빈 슬로언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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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갈수록 서점이 어렵다고 한다. 대형서점도 사라지는 추세인데 동네의 작은 서점은 생존의 문제로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전에는 동네마다 서점이 있어 참고서를 사기도 하고 가볍게 동네 서점에서 책을 읽기도 했는데 이제는 동네에서 서점은 찾아보기도 힘든 실정이다. 대형서점이 그나마 시내 중심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예전같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고서점들마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안타까운 것은 중고서점에 있는 책들이 너무 편향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형 중고서점에는 똑같은 책들이 수십권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과거 기억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다양한 책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막상 중고서점에 가면 잠시 서서 볼 만한 책이 극히 드물다. 차라리, 특색있는 대형 중고서점으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점점 인터넷으로 책을 사고 있는 시대지만 여전히 서점은 우리에게 존재이유가 확실하다. 최소한 책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서점에서 한 번 살펴보고 인터넷서점에서 사고 있으니 말이다. 아마도, 서점들이 사라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책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숫자와 구입비가 줄어들 것이라 본다.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책을 읽고 서점이 있다고 하는 미국이라고 이러한 추세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에서 가장 큰 반즈앤노블 서점마저도 경영악화로 다른 기업으로 팔렸는지 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예전보다 사람들은 더 많이 읽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통한 읽기는 줄어들고 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글을 읽는 것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전, 홍콩 최고의 부자인 리캉싱이 참여한 24시간 서점이 문을 열었다. 이처럼 서점은 분명히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것이다. 아직까지 24시간이 운영되는 서점을 본 적은 없는데 바로 이 책의 소재가 되는 공간이 24시간동안 문을 닫지 않고 서점을 운영하는 곳이다. 문을 닫지도 않고 서점이 열려있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다양한 책이 있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특색있는 책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책들로 가득차 있고 고객을 위한 책들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24시간동안 열려있지만 하루에 찾아오는 고객은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어떨 때는 단 한 명의 손님도 서점에 내방을 하지 않는다. 이런 서점이 운영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 서점은 새로운 직원을 뽑는다. 24시간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대로 서점을 지켜야 할 사람이 필요하니.

 

서점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책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찾아오는 손님도 이상한 책만 요청한다. 어떤 책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책이다. 서점 주인은 이러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도 서점을 잘 운영한다. 서점에 엄청난 후원자가 있어 덕분에 책을 많이 판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점의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책을 공급해주는 역할에 더 충실하라고 하는데 회원이라고 해 봐야 며칠에 한 명 오면 끝이다.

 

조금 더 편안하게 책을 찾아주기 위해 회원들이 빌려가는 책을 데이터화해서 3D로 만든 순간부터 책은 본격적인 추리소설류로 변모한다. 그들이 찾아가는 책들의 위치를 연결하니 이미지가 나온 것이다. 서점주인은 - 그의 이름이 바로 페넘브라이다 - 이를 보고 실망하거나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크게 기뻐하면서 비밀을 잘 찾았다고 칭찬하며 보더 더 깊은 퍼즐을 찾자고 제안을 한다.

 

소설의 저자는 구글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책 수 많은 곳에 녹아들어있다. 특히, 책은 최첨단하고는 거리가 먼 고리타분할 수 있는 매개체일지 몰라도 책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나 복사하기 위한 기계등은 최첨단으로 현재 구글에서 쓰고 있는 신기한 기술을 많이 알려준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글이 어떤 식으로 그들의 인적, 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아주 약간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의 느낌도 나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진지함은 다소 떨어진다. 이런 소설이 뒤로 갈수록 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양파를 까듯이 하나씩 벗길때마다 더 매워야하는데 초반의 색다른 아이디어는 신선하지만 내용 자체는 초반이나 후반이나 큰 널뛰기없이 평탄하게 진행된다. 그렇다고 딱히 책의 소중함이나 서점의 존재이유에 대한 주제나 언급하는 책은 아니다.

 

페넘브라의 24시간 운영되는 서점이 어떻게 운영될 수 있는지 알게 되고 회원들이 빌려보는 책의 암호를 풀어내서 점점 비밀에 접근하는데 비밀이 500년이나 되었지만 아무도 풀지 못했고 그 비밀을 최첨단의 기술을 갖고 있는 구글의 기계와 사람을 이용했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고 만다. 아주 우연히 그 비밀을 푸는 실마리를 찾아낸 주인공이 그 비밀에 대해서 모든 사람에게 프리젠테이션하여 모든 비밀은 풀려졌는데 조금은 맥이 풀리기는 한다. 너무 음모론적인 소설에 길들여져 그런 듯 하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서점에 가는 걸 목격한다. 여전히 서점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이다. 앞으로도 분명히 서점은 지금처럼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로 남을 것이다. 어떤 식으로 변모를 거듭하며 우리 곁에 남아 있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지금 존재하는 서점들이 늘어나지는 못해도 사라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24시간 운영되는 서점이 존재하지 않아도. 그런, 호사는 바라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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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모든 작품이 전부 재미있고 마음에 들기란 힘들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재미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나에게는 있었는데 많이 통속적일수록 재미있게 읽었다. 패턴 자체가 열심히 노력하는 인물이 드디어 성공이라는 것을 손에 넣은 후에 곧 추락한 후에 절치부심 한 끝에 더욱 크게 성공하면서 이 전에는 단순히 성공에만 신경을 썼다면 이젠 성공과 사랑과 행복을 모두 갖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이 바로 내가 좋아한 작품들이다.

 

성공하는 분야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예체능분야라 더욱 흥미가 동하고 대리만족(?)까지 느끼며 읽은 듯 하다. 그에 비해 그렇지 않은 작품들은 보다 성찰이라는 면이 돋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 못하고 흥미가 다소 떨어진 상태에서 읽게 된 책들이 있는데 이번에 읽게된 '파이브 데이즈'가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출판된 모든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을 이번 책으로 다 읽게 되었는데 이 책을 포함하여 2권 정도가 별로였다.

 

흥미있게 뻔하고 다음 내용이 예측되고 전개가 머리속에 그려져도 확인하면서 책을 넘겨가며 지극히 통속적인 맛에 읽었다. 어쩌면, 나도 이렇게 문화부분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는 대리만족을 했는지도 모른다. 문화부분에서 성공한 내용이 아니라도 패턴 자체를 통해 주인공의 심리와 고저장단에 함께 웃고 슬퍼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 책은 그런 면이 없다.

 

한 여인이 무미건조한 결혼생활을 한다. 어느덧 아이들은 자라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고 있고 어찌하다보니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나라는 존재는 잊고 살고 있었다. 남편과 사랑해서 살았다고 보지만 이마저도 확신할 수는 없다. 아들은 다행히도 미술재능이 있어 인정받지만 자신처럼 적극적이지 못하고 딸은 오로지 화려한 것만 쫓느라 불안한 상태이고 남편은 직장을 잃고 점점 굴러가는데로 살아간다. 

 

나 자신은 촬영기사로써 환자들의 내부를 찍지만 그들에게 안 좋은 결과를 알려주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의사를 통해서만 알 수 있지만 미리 알려달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힘들고 이렇게 흘러가는 삶에 무감각하게 살면서 생활에 치여 소소한 감정은 잊고 - 잊어 버리고 - 매일이 똑같다. 특히, 남편의 태도와 자세는 갈수록 더욱 실망스럽고 결혼으로 함께 산다는 이상의 의미는 없어 보인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여행을 사람들은 가는데 대타로 가게된 학회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우연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호감을 갖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과거에 대해 상대방에게 고해성사를 한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고 화려한 시절은 있다. 한 개인의 과거가 만나 역사를 만든다. 각자 젊은 시절에 꿈이 있었고 노력했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데로 살다보니 후회를 하며 과거를 되돌아본다.

 

서로 과거를 되돌아 볼 시간도 여력도 없이 살았지만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잊고 있던 감정이 살아나고 삶의 의지가 다시 피워난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대한 감정은 호감을 넘어 새롭게 물밑듯이 밀려오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20대의 열정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함께 하기로 약속한다. 40~50대라고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고 두근대는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게 된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 결혼과 함께 나라는 정체성보다는 누구의 부모로써 누구의 배우자로써 정체성이 새롭게 생긴다고 해도 삶의 주인공과 행복은 바로 나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고 대리만족으로 살 수 있는 인생의 주인공이다. 스스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결혼이라는 테두리안에 자신을 옭아매는지도 모른다.

 

열병을 겪고 나라는 정체성을 만나게 된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는 판단을 내리고 혼자 일어서기 위한 결정을 내리고 실천에 옮긴다. 그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도 나오겠지만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결국에는 그도 이해를 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본다. 책은 굳이 이야기하자면 여타의 책처럼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한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행복하다. 우리는 주인공의 삶을 보고 있으니 그로써 해피엔딩이다.

 

갑자기, 남자가 떠난 이유에 대해 아무런 단서조차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의아하기 하지만 주인공의 자기 정체성이 소설의 주제라면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많은 문학작품을 이야기하면서 지식을 자랑하는 장면은 여전하고 그 모습에 서로 상대방에게 끌리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책의 표지가 다른 작품과 비슷한 느낌으로 되어 있기는 한데 이번 작품은 다소 좀 동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라리, 미국 표지가 더 어울린다.

 

나름대로 더글라스 케네디가 여러 느낌으로 글을 쓰고 있는데 본인의 기본적인 패턴을 벗어난 작품은 개인적으로 전부 별로였다. 익수한 패턴대로 내용이 전개되고 뻔하지만 흥망성쇠를 통해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들이 더 재미있고 흥미롭다.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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