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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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제작 방송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던 원작소설 『보건교사 안은영』의 정세랑 작가의 신작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설자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은 통일신라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수도인 금성을 무대로 설자은이라는 왕실 서기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는데 역사 미스터리 모험담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왕실 서기인 설자은이 해결하는데 사실 설자은은 오빠가 어린 시절 죽은 후에 그 오빠를 대신해서 남장을 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그려지는 인물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설자은이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다가 양국간의 관계가 다소 좋지 않아 생각보다 긴 체류를 하게 되고 다시 사이가 좋아진 덕에 금성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이때 삼국 중 백제 출신인 목인곤을 식객으로 들인 후에 함께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리해나간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둘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변화될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첫 번째 사건 「갑시다, 금성으로」는 그녀가 당나라 유학 이후 다시 신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사건으로 사신단과 함께 배를 타고 돌아오던 중 배 안에서 한 남자가 목이 졸린 채로 죽어 있는 것이 발견 되면서이다. 

 

배에는 여러 목적과 사정으로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그런 가운데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데 이 사건을 통해서 설자은은 목인곤을 마주하게 된다. 두 사람이 함께 조사하는 첫 사건이기도 하다. 

 

「손바닥의 붉은 글씨」는 배에서의 사건 조사 이후 설자은은 목인곤을 자신의 집 식객으로 들이게 되고 금성으로 돌아 온 후 이제는 없는 자신의 오빠와 연이 있는 산아라는 여성이 나타나 설자은에게 자신의 아버지가 겪게 된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부탁을 한 것이다. 

 

산아의 아버지가 어느 날 손바닥에 붉은 글씨가 나타난 채로 정신을 잃게 되는데 그 이후로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산아의 아버지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외에도 첫 시리즈에서는 매년 여름 금성에서 실시되는 베 짜기 시합과 관련해 자신이 동생의 베틀이 부서지는 사건을 추리하는 「보름의 노래」와 왕의 연회에 초대받은 설자은이 연회 중 발생한 매잡이의 죽음과 마주하며 이를 추리하는 「월지에 엎드린 죽음」까지 1권에서는 총 4편의 사건 추리가 그려진다.

 

일단 통일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과 뛰어난 지략을 가진 설자은의 활약이 눈길을 끄는 추리소설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고 시리즈라는 점에서 이후 전개될 이야기들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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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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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영화사상 역대 배급권 경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화된 작품의 원작소설이자 실제로 미육군사관학교에서 6개월간 복무했던 추리소설의 대가 에드거 앨런 포를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재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 『페일 블루 아이』. 출간된 지는 지난 2006년이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2023년다.

 

작품이 1830년 10월,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대적 배경이나 장소적 배경이 상당히 흥미롭다. 고전 스릴러 분위기에 명예를 중시하고 특유의 폐쇄성이 존재하는 사관학교라는 장소가 살인사건과 만나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사건. 무려 심장이 도려내진 생도의 시신이 발견된 것인데 육군사관학교로서는 이 문제를 최대한 비밀스럽게 그러나 확실하게 처리하고 싶었을 것이고 이에 지금은 은퇴했지만 과거 뉴욕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은최 경찰 랜도가 적임자로 선택된다. 랜도는 수사를 위해 조수로 포라는 1학년 생도를 고르는데 사실 포는 학교측으로 보자면 문제적 생도에 가깝다. 

 

규율이나 복종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도대체 왜 육군사관학교에 왔을까 싶은 인물인데 그래서인지 학교 측은 랜도의 결정을 반대하지만 어찌되었든 선택은 랜도의 몫이였고 두 사람은 그렇게 해서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둘의 관계가 참 묘하게 그려지는 점도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한다.
 

한편 죽은 리로이라는 생도가 동기들과도 관계가 좋고 성적도 우수하다는 점에서 과연 누가 왜 그랬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게 된다. 특히 처음 그가 발견될 당시에는 목을 매달아 죽어 있었는데 이후 시신이 도둑맞았다가 심장이 도려내진채로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또 랜도가 함께 수사를 할 목적으로 지목한 포라는 생도가 죽은 리로이와도 아주 가까웠던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랜도가 괜히 그를 선택한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어떤 면에서는 랜도는 포를 가장 가까이 두고 그를 확인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한다. 

 

여기에 하나 더 포의 풀네임이 에드거 앨런 포로 그려진다는 점이다. 실존했던 소설가를 작품 속에 등장시켰다는 점과 살제로 에드거 앨런 포가 미육군사관학교에서 6개월간 복무했다고 하니 상당히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랜도에게도 밀리지 않는 포의 모습도, 두 사람이 서로를 도와 수사를 하는 듯 하면서도 경계하는 듯한 모습도 작품의 묘미이며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19세기의 시들이 살인사건과 연결되어면서 ‘포에스크(Poe-esque)’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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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잘 살았네 - 지친 하루를 포근히 안아주는 '힐링곰 꽁달이'의 응원
고은지 지음 / 김영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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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이제 열흘 남짓 남았다. 시간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연말이다. 괜히 돌이켜보면 한 해 동안 한 게 무엇이 있나 싶어 허무함을 느끼게도 되고 자신의 잘하지 못함에 자책하게도 되는데 어쩌면 이럴 때일수록 큰 탈없이 한 해를 잘 살아낸 나를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주는게 어떨까. ‘힐링곰 꽁달이’처럼 말이다.

 

『오늘도 잘 살았네』는 바로 그런 책이다. 오늘의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일 년을 채우고 또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것처럼럼 지치고 힘들었을 나의 하루를 포근히 안아주고 응원하는 ‘힐링곰 꽁달이’의 마음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나 귀여운 캐릭터라 ‘힐링곰 꽁달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괜히 힐링곰이 아닌 것이다.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것 같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말기를, 오늘 하루 참 잘 살았다는 위로를 건내고 있다.

 

마치 마시멜로가 올려진 핫초코를 한 잔 마시며 마음 속 냉기까지 녹아내리게 하듯 꽁달이는 포근한 이미지와 따뜻한 말로 독자들을 위로할까 싶은데 그 이유는 ‘힐링곰 꽁달이’를 만든 사람이기도 한 저자가 대학에서 아동 심리상담을 전공하고 전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유도 클 것이다. 

 

지치고 힘든 사람의 마음을 살포기 안아주는 그런 예쁜 말들이 책을 자꾸만 읽게 만든다.

 

 

나를 질타하는 말보다, 나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말이 더 필요한 요즘이 아닐까 생각한다. 잘 해내기를 바라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많이 만나보았을 것이다. 

 

더욱 열심히 살아야 하고 더욱 일찍 일어나 N잡러가 되어 더 바쁘게 사는 것이 세상에 뒤쳐지지 않는 일인것마냥 생각되는 요즘, 조급함과 스스로에 대한 책망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곰 꽁달이’가 전하는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로 마음 충전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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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 안전가옥 쇼-트 23
가언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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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는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스물세 번째 책이다. 일단 제목부터가 상당히 흥미로운데 총 3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게다가 이 3편은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고전 문학이기도 한 『노인과 바다』, 『돈키호테』,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과연 어떻게 표현되고 있을지 더욱 기대된다. 

 

첫 번째 작품인 「살라오의 근성」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우리가 잘 아는 바다에서의 노인이 청새치와 일생일대의 대결을 한다면 「살라오의 근성」에서는 게임이라는 가상의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그속에서도 우리는 그 결을 같이하는 근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자네 이름은 산초가 좋겠다」는 고전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만한 바로 그 작품, 『돈키호테』를 오마주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우체부 소년이 등장하는데 성 밖으로 배달을 나갔다가 돈키호테를 만나게 되는데 산초 대신 우체부 소년인 셈이다. 특히나 이 작품에서는 캐릭터마다 스킬이 존재하고 우체부 소년에겐 '목표에 도달하는 자'라는 스킬명이 붙여진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마지막 「어느 신사의 끝나지 않는 모험」은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오마주하고 있는데 중립구역인 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이 곳에 있는 포그라는 주인공이 신문 기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진 생명나무로 가서 신기한 것을 얻어오겠다는 내기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 편의 이야기들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고전문학을 오마주하고 있지만 그 배경은 게임 속이며 그와 관련한 용어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게임을 하지 않기에 상당히 신선하게 느껴졌고 이런 장르의 작품도 앞으로 더 많이 나올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더욱 흥미로웠다. 

 

뭔가 작품의 모티브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마주한 고전문학에 대한 관심도 조금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한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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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는 소녀들
스테이시 윌링햄 지음, 허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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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범죄사건의 가해자의 딸로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클로이. 게다가 그 사건이라는 것이 무려 연쇄살인이다. 바로 그녀의 아버지가 고향의 소녀들을 납치했고 죽였다는 것인데 가족중에 연쇄살인마가 있다면 나머지 가족들의 삶은 그들의 잘못과는 별개로 고통스럽겠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클로이는 자신을 알아보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고향을 떠나서 이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클로이의 노력에서 불구하고 과거의 사건들은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바로 과거 아버지가 저질렀던 사건에 대한 인터뷰 요청으로 기자가 자신을 찾아오면서부터인데 공교롭게도 그 즈음 다시 소녀들의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마치 아버지가 저지른 범죄가 재현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제 서른 두 살이 된 클로이지만 여전히 열두 살 어린 시절의 아버지로 인해서 받았던 충격은 그녀를 쉽사리 떠나지 않는다. 결국 그런 그녀의 상태는 정신분석의가 되게 한다. 상담을 통한 치료를 했으나 효과는 없었고 자신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서였으나 여전히 과거의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평생을 과거의 기억이 불러오는 공포와 살인자의 딸이라는 죄책감과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이 만들어낸 트라우마와도 같은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기자의 인터뷰 요청과 과거 아버지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의 발생, 게다가 실종된 소녀가 자신의 환자이기에 이번에는 자신도 이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클로이는 혼돈 그 자체이다.

 

아버지는 여전히 감옥에 있기에 과연 누가 지금의 이 사건을 저지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고 범인으로 의심하는 자신의 주변인들에 대한 고민은 클로이로 하여금 더욱 힘들게 하는게 사실이다. 

 

이야기는 과거 발생한 사건으로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는 주인공이 이번에는 자신과 관련된 과거와 비슷한 사건의 발생 속에서 자신의 행적을 돌이켜보며 과연 누가 범인인가를 독자들 역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단한 심리 스릴러라고 할 수 있겠다.

 

『깜빡이는 소녀들』은 이미 HBO Max 시리즈화 결정된 작품이며 게다가 작가의 데뷔작이라고도 하는데 왠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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