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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요정 -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요정님이 전하는 하찮은 삶의 지혜
정세원(OOO)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2월
평점 :
『인생의 요정』는 만화의 그림체(스타일)도 특이하고 만화가이자 이 책의 작가님의 이름은 더 특이한 책이다. 작가님의 이름이 OOO이라니... 주로 도트를 이용한 만화와 그림을 그리신다고 하는데 이 책은 4컷만화로 픽셀로 그려져 있으며 뭔가 향수를 자극하는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무료한 어느 날 인생의 요정이 한 인간 앞에 나타나고 그 인생의 요정을 시작으로 어둠의 요정, 판매의 요정, 날씨의 요정, 낚시의 요정, 죽음의 요정, 요리의 요정, 사랑의 요정, 번역의 요정, 춤의 요정 등이 등장한다.
각자 신이 부여한 자신의 직분을 다하는데 아무것도 안하는게 요정의 진짜 일이라니... 게다가 신은 이런 요정들에게 각자의 업무를 분담하고선 더 아무것도 안한다.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그게 인간(세계)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그속에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도 있는데 요정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생의 요정에게 인간이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곁에 있는게 신경 쓰인다고 하자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자신들 탓만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뭔가 그럴듯하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정들의 등장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게 일이라고는 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자신의 일에 열심히인 경우도 있어서 주변의 다른 요정들이 원성(?)이 자자해 인간 세상으로 유배를 보내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춤의 요정. 그런데 춤의 요정은 자신들의 세상에서도 끊임없이 춤을 추더니 인간계에서도 다양한 곳들에 알바비까지 받으면서 춤을 추니 일석이조의 삶을 살고 있으니 춤의 요정에게 있어서 인간세상으로의 유배는 유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옛날 만화책을 읽는 기분으로 4컷에 담아낸 짧지만 나름 스토리 라인이 탄탄해서 옴니버스 식이라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들 간의 구성이 유기적으로 흐름을 타는게 좋다. 인생의 요정이 등장한 이후 스토리가 가미되면서 점차 다른 요정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흐름이 전혀 깨이지 않는 은근한 재미가 있는 작품이다.
덧붙여 이 책에는 요정 세계관의 스핀오프격인 〈멘트 빠칭코〉〈지구 멸망의 날〉라는 두 편의 컬러만화도(참고로 본편은 흑백만화이다) 포함되어 있고 더욱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이나 작가님의 다른 작품과 관련한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 작가님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3_ooos )을 방문해도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