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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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산울림이라는 그룹의 멤버이기도 하지만 노래보다는 연기하는 모습과 라디오 DJ의 모습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김창완 님의 첫 산문집이 무려 3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되었다. 

『이제야 보이네』라는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뭔가 어느 정도 삶에서의 시간을 보낸 사람만이 말할 수 있을것 같은 연륜이 느껴지기도 하고 관조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뉘앙스까지 느껴지는 이 글은 데뷔 48주년이 된 가수, 연기자, 그리고 라디오 DJ이면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편안한 아저씨 같은 이미지의 김창완 님의 여러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에세이기도 하다. 



책은 기존의 산문집에 8편의 새 글과 20점의 작품이 더해졌다고 하는데 김창완 님의 그림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랜 시간을 지나 온 만큼 책에 담긴 이야기는 자신의 내밀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고 그속에는 꽤나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어서 마치 김창완이라는 세계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나보는 느낌도 든다. 

솔직히 노래 보다는 DJ 하실 때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어서 지금도 김창완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그 특유의 편안하고 나긋하면서도 밝음이 느껴지는 톤이 절로 생각될 정도인데 책에 담긴 이야기들을 보면 일흔이라는 나이를 지나오면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의 굴곡진 모습까지 담아내어 자신을 꾸며 보이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 모습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이야기다. 



인생이 항상 나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듯 즐겁지만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흔을 넘긴 작가는 그 사실을 더 많이 알 것이고 그렇기에 아픔도 상처도 결국은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 한다. 

살아보면 당시는 몰랐던 삶에서의 소중한 것들은 항상 뒤늦은 후회와 함께 깨달음으로 찾아오는데 책을 보면 이런 감정들은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삶이란 소소한 일상들이 모여 나를 이루는 것처럼 이 책 역시도 그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공감 속 잔잔한 위로와 격려를 건내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김창완 님의 팬이라면 더욱 반가울 이야기일 것이고 그렇지 않다해도 오랜 시간 평탄하지만은 않았던 삶의 굴레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 온 수더분한, 그래서 더욱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아저씨 같은 이미지의 김창완 님의 솔직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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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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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밤의 학교』는 역사소설이면서 판타지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나 그 내용이 우리의 역사 속 국치로 여겨지는 을사늑약에서 시작되어 나라가 해방을 맞이하고 나아가 광복 80주년이 되기까지의 무려 120여 년에 걸친 역사의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픽션과 논픽션이 적절히 결합된 작품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강운고등학교 학생들이 역사 속으로 들어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이면서 독립운동을 했던 권기옥이라는 인물과 마주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받쳤던 다수의 독립운동가들과 마주한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오는 장면들이다.



지금 세대는 전쟁을 경험한 바 없고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전쟁은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 정도로 여기며 평화나 국가 존속, 자유와 독립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를 그저 사전적 의미로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 단어 하나하나는 입 밖으로 내는 순간 목숨과 맞바꿔야 했던 순간이 있었기에 작품을 읽으면서 많은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우리가 한국사를 통해서 배웠던 독립운동가와 마주하고 그들이 거사를 돕기도 하고 또 이들이 불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했던 순간에 함께 하기도 한다. 

이 책이 의미하는 밤의 학교는 그 옛날 역사 속 독립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현실과 과거 속을 오가는 역사 환상 여행 속에서 우리가 그 역사를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책 속에는 이런 이야기와 함께 연극의 희곡이 등장하는데 이는 학생들의 역사 속 여행과는 또다른 의미로 각자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협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감과 동시에 현실에서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함께 힘든 순간들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큰 의미에서는 역사 속 독립 운동가들의 활약을 현실에서 오마주한 듯한 느낌도 들게 하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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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확장자들
김아직 외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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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장르문학 작가 5명의 작품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책으로 제목이 『클리셰 : 확장자들』인데 안티 클리셰라는 표현이 등장해서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작품이였다. 

추리/미스터리 분야에서는 인정받는 작가들이 모인 책인만큼 어떤 트릭이 숨겨져 있고 추리가 펼쳐질지 기대될 수 밖에 없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설정들이 등장한다. 

흔히 우리가 이런 장르소설이나 영상 작품에서 보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인 밀실과 연쇄살인이 나오며 또 어떻게 보면 뻔해서 왜 항상 저런 장면인가 싶었던 사건이 다 해결된 후에 꼭 나타나는 경찰들은 물론 조금은 독특한 범인이 왜 이러지 싶은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김아직 작가의 「길로 길로 가다가」는 입에 죽는다를 달고 살던 노인이 진짜 죽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에 타살이라며 반발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박하익 작가의 「You're the detective」는 일종의 마녀 사냥인지 아니면 확실히 뭔가 수상쩍어 보이기도 하는 한 여자의 사망 사건 둘러싼 진실 찾기가 그려진다. 

송시우 작가의 「타미를 찾아서」는 가장 익숙한 이름이기도 한 정명섭 작가의 「멸망한 세상의 셜록 홈스: 주홍색 도시」는 판타지와 SF가 만난 독특함을 선보이는데 셜록 홈스는 뱀파이어가 되었고 그의 조수는 로봇으로 등장한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게다가 셜록 홈스의 시리즈 중 한 에피소드인 '주홍색 연구'가 이 작품에서는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주홍색 도시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정명섭 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마지막 최혁곤 작가의「진동분교 타임캡슐 개봉사건」는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타임캡술과 관련해서 이제는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버린, 과거엔 분교였던 터에서 타임캡슐을 꺼내는 행사가 열리는데 특별히 기대할 것 없어 보이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요란한 것이 어떤 사건이 벌어지려고 그러나 싶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어떻게 보면 성공 공식이 될 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흔한 따라하기가 될 수도 있는 클리셰라는 장치(라고 표현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를 제목처럼 대놓고 사용하지만 뻔하지 않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역시 대한민국 장르문학의 대표주자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였다. 

그동안 이렇게 하나의 주제를 두고 여러 작가가 쓴 추리/미스터리 단편을 읽어 본 적이 몇 번 있는데 『클리셰 : 확장자들』역시 장르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추천해 줄 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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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 - 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 만화 고백담
곽재식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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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는 9인의 크리에이터(창작자)가 전하는 각자의 인생 만화 그리고 최애 만화 고백담이다. 책을 보면서 과연 나의 최애 만화이자 인생 만화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니 단연코 0순위는 '빨강 머리 앤'이다. 

그렇다면 9인의 크리에이터분들은 어떤 인생 만화에 소개하고 있을까? 그중에 나도 보았고 좋아하는 만화는 얼마나 될까 싶은 궁금증이 생겼던 게 사실이다. 



무려 9인의 크리에이터가 공저자이고 각자가 한 편의 만화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기에 책의 두께도 비교적 두껍고 책에 소개되는 만화 리스트도 제법 많고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다작의 대표적인 인물인 곽재식 크리에이터와 우연히 알게 된 후 너무나 공감했던(이건 페미니즘과 상관없이 대한민국의 며느리라면 공감할 이야기다.) 『며느라기』의 저자인 수신지 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가 가장 궁금했던것 같다.

책에서는 크리에이터분들의 추억 속을 들여다보듯, 그들의 추억을 함께 나누듯 최애 만화와 관련한 27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알고 보니 이 에세이는 2024년 8월부터 12월까지 포스타입이라는 플랫폼에서 연재가 되었던 이야기라고.



책을 보면 굉장히 익숙하고 나도 본 적이 있는 만화 영화도 있지만 책을 통해 처음 보는 만화도 있고 이름만 아는 만화도 있다. 또 만화라고 하면 왠지 당연하게도 TV에서 방영되었던 코난이나 빨간 머리 앤과 같은 만화 영화이겠거니 싶었지만 그보다는 좀더 넓은 의미로 단행본으로 출간된 일종의 에세이 장르로 분류될 수 있는 일러스트가 그려진 작품도 있다. 수신지 작가님의 인생 작품에서는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가 등장한다. 


해당 만화에 대한 이야기, 그 만화가 좋은 이유, 만화 속 이야기를 커가면서 돌이켜보니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떤가 하는 생각까지도 만나볼 수 있는데 단순히 줄거리나 에피소드 정도만 담고 있지 않아서 좋았다.

어릴 적 보던 만화가 지금 생각해보니 같은 느낌이 아닐수도 있다. 나에게 대표적인 작품은 둘리 시리즈였다. 당시 보던 때는 고길동 아저씨가 참 야박하다 싶었지만(그 와중에도 객식구들이 많고 좀 버릇없다 싶긴 했다.) 지금 보니 런닝 바람에 모로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이 그렇게나 측은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그 모든 객식구를 건사했지만 정작 누구도 고마워하지 않고 힘들게 일하다 돌아 온 집에서는 맘 편히 쉴 수 조차 없었으니 말이다.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어서 좋았던 것이다. 마냥 어릴 적 추억 이야기만은 하는게 아닌, 어떻게 보면 인생이라는 넓은 의미에서 바라보니 그때의 의미가 이런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구나 싶은 그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러니 그 만화를 좋아한다는 9인의 크리에이터에겐 최애 만화, 인생 만화라 이름 붙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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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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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흔히 백년 식당이라고 해서 몇 대를 이어서 가업처럼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다. 얼마 전 TV에서 빗자루를 만드는 가게를 본 적이 있는데 현 사장님이신 초로의 할머니는 가업을 이를 사람으로 손자를 정했다고 말하며 가업을 이을 사람이 정해져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였다. 물론 손자도 그 일을 열심히 배우는 중이였다.

이처럼 단순히 돈을 많이 벌 것 같아서가 아니라 가업을 잇는다는 자부심으로 오랜 시간 지켜오는 이들의 이야기 속에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신이 있고 운영 철학이 있기에 관련 이야기를 보면 참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만나 본 장편소설 『쓰가루 백년식당』에서는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오모리 식당이라는 메밀국수집을 배경으로 사랑과 인연 속 감동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 속의 주인공 중 요이치는 고향집을 떠나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고 나나미는 사진작가가 되고자 하는 꿈을 따라 역시나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동향 출신의 두 사람은 인연이 닿아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달래지만 사실 요이치는 마치 운명처럼 자신이 맡아야 할 오모리 식당이 있다. 하지만 나나미는 사진작가로 성공하고픈 마음이 있기에 둘의 미래는 다소 불안해 보인다.

그런 각자의 사정과 불안이 결국 두 사람을 관계를 위협하게 되는데...



작품의 표지가 이 계절에 읽기에 딱인, 왠지 일본의 어느 시골에 있을것 같은 노포 메밀국수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 공간을 배경으로 오모리 식당을 처음으로 연 1대 창업주의 이야기에서부터 현재의 주인을 맡고 있는 요이치의 아버지 데쓰오와 어머니 나아가 어느새 4대째 주인이 될 요이치와 나나미에 대한 이야기까지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잘 그려진다.

과연 오모리 식당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 왠지 오랜 시간이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오는 백년 식당의 실제 이야기를 만나보는 기분도 들고 그 속에 자리한 감동과 재미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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