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면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4
헬렌 라일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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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멜리움에서 선보이는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네 번째 도서가 『문이 열리면』이다. 이 작품 속에서는 이제 스물두 살이 된 나탈리 플라벨이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인물로 그려지며 그런 나탈리의 주변에는 역시나 백만장자가 된 나탈리 주변에 있으면 그 덕을 조금이라도 보려는 인물들이 존재한다. 그 와중에서도 이복 언니인 이브만이 나탈리의 유산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이복 자매이기 때문인지 유독 이모 샬럿의 편애가 눈의 띄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가운데 플라벨 가문의 땅에서 이모 샬럿이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졸지에 가문 사람들 모두가 용의자가 된다. 

한 가족이지만 각기 품은 마음이 다르고 서로를 애틋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나탈리가 받은 유산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제각각의 이익을 생각하는 가운데 벌어진 살인 사건은 단순히 돈뿐만이 아닌 가족 각자의 미묘한 관계도 존재하는데 이복 언니 이브는 나탈리의 돈에서 자유로운듯 독립해서 살다가 자신의 결혼을 알리기 위해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곳에는 현 나탈리의 약혼자이자 과거 서로에게 감정이 있었던 브루스와 마주하고 결국 샬롯의 죽음과 그녀가 사냥용 엽총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혀 관계 없어 보이던 그 살인 사건에서 브루스를 걱정에 졸지에 스스로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둘의 이런 관계를 모르는 나탈리는 또 그 상황에서 어떨지  궁금해진다. 

여기에 브루스는 앞서 말하듯 살인 도구와 같은 총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이브에게 마음이 있어서 과연 이런 상황들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며 그외에도 오빠나 다른 인물들 역시 뭔가 의심스러운 모습 투성이다. 

여러 상황들이 설정되어 있고 이 살인사건을 둘러싼 맥키 경감의 수사가 진행될수록 클래식 추리소설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이런 사건을 불러오게 된 이유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여 고전 추리소설, 클래식 추리소설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었던 작품이라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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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까지 천천히 - 미화리의 영화처방 편지
이미화 지음 / 오후의소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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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아쉬운 요즘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기란 쉽지 않다. 그건 공감력의 부재일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참 힌든 시간을 보내는게 대부분이라 남을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걸 반대로 생각해보면 나 역시도 누군가로부터 위로 받기도 이해 받기 힘들고 나의 힘듦에 공감을 해주는 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요즘은 여러 강연들을 어렵지 않은 기회로 만나볼 수 있기도 하고 또 책을 통해서 그런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는데 이번에 만나 본 『엔딩까지 천천히』 역시도 그런 책일 것이다. 

영화처방사라 불리는 미화리, 이미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일상의 고민과 인생의 질문들을 마주했을 때 영화 속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스물다섯 통의 영화처방 편지는 어떻게 보면 이 책에 소개된 사연과 비슷한 사연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더욱 공감하게 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살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들, 고민하게 되는 것들이 어디 스물다섯 가지 뿐일까 싶지만 상징적인 의미일 수도 있고 대표적으로 많은 이들의 공통된 고민일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다. 

본 영화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는 영화도 있었는데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영화 처방전이 눈길을 끈다. 영화 이야기를 만나보는 재미도 있지만 왜 이 이야기를 처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영화 속 명대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해당 고민과 딱 맞는 대사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그런 코멘트를 읽다보면 알고 있던 영화도 왠지 새롭게 다가온다.

꿈꾸고 도전하는 사람들, 그러나 그 과정에는 성공만이 존재하지 않이기에 쉽지 않다. 그런 사람들을 향한 영화 이야기가 나오고 나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영화 이야기, 일과 직업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위한 영화 이야기 그리고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야 할 이유를 영화에서 찾아낸 이야기도 있다. 

결국 어느 것 하나 쉬운 건 없고 정답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가장 정답에 가까운 것들을 찾아 오늘 하루도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미화리의 따듯한 위로와 응원을 느껴볼 수 있었던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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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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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학의 자리』, 『유괴의 날』등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정해연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스릴러소설 『용의자들』. 재밌다. 정말 재밌다. 순식간에 읽히고 모두가 범인 같은 가운데 가장 범인은 뜻밖의 인물이지만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르면 과연 이 살인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싶게 만드는 반전소설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3학년생으로 전교 1, 2등의 우수한 성적에 교우관계가 원만하고 예쁘기도 해서 남녀 학생 모두에게 호감이며 선생님들에게도 호감인 현유정이라는 여학생이 실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시체로 발견된다. 

목이 졸린 채 건축이 중단된 폐건물에서 발견된 유정, 성폭력을 의심케하는 차림새에 학교는 물론 언론도 관심의 대상이 된다. 작품은 유정의 살해 이후 유정을 둘러싼 다섯명의 유력한 용의자이자 핵심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과연 유정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죽은 유정에겐 어떤 일이 있었는지와 함께 진범을 밝혀나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특히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남겨진 다섯 명이 자신의 입장에서 유정의 죽음과 관련한 그 날 전후의 개인사가 전해지는데 유정과 가장 친한 친구부터, 유정의 담임, 유정의 아버지, 유정의 남자 친구와 그 남자친구의 엄마까지.

모두가 의심스럽고 그들의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들에겐 하나같이 유정을 죽일만한, 유정이 죽었을 때 유리한 이유가 있었다. 

누군가에겐 유정을 향한 악의가 있었고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유정의 침묵이 필요했고 누군가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유정의 부재가 절실했던 상황들, 그런 상황에서 다섯에게서 조금씩 발휘되는 이기적인 마음과 지저분한 욕망과 탐욕이 한데 어울어져 그 누구도 유정의 입장에서, 유정을 위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 

작품 속에는 상당히 사실적인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고3 수험생을 둘러싼 성적 지상주의, 그 성적을 얻기 위한 부도덕한 행위, 가정폭력, 진정한 어른의 부재와 가정의 붕괴, 청소년들의 일탈과 이를 부추기는 사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이 만들어낸 탐욕의 결과가 아이러니하게도 그와는 가장 먼 유정에게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의외의 인물이 범인이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직접 죽이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이 모든 사건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가 밝혀지는 순간, 다시금 사람이 가장 무섭구나 싶으면서 (처음부터는 아니였을지언정) 악의에서 시작된 결말에 강렬한 반전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하는 대단한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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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수놓다 - 제9회 가와이 하야오 이야기상 수상
데라치 하루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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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그 내용을 도무지 상상하기도 힘든 작품이 『물을 수놓다』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잔잔하지만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 한 편을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어떤 직업이나 일에 남녀로 구분되는 것은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설령 고등학생이 된 기요스미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바느질이 취미라고 해서 이상할 건 없다. 하지만 사쓰코는 아들인 기요스미의 그런 모습이 못마땅하다. 아들이 그저 평범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의 전남편은 디자이너였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고 오히려 실패했다고 봐야 했기에 기요스미의 행동이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딱히 재능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은데 성공은 커녕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짐작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런 가운데 누나 미오는 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곧 결혼을 하려고 하지만 어찌보면 여성스러운 옷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보통의 성역할을 보면 남동생과 누나의 성향이 바꼈다고 할만한 상황이다. 

결국 그런 누나를 위해 기요스미는 할머니 후미에의 도움을 받아 웨딩드레스를 직접 만들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누나의 요구 사항은 생각보다 까다롭고 기요스미는 그 요구를 맞추는게 쉽지가 않다. 

뭔가 남자답다, 여자답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픈 걸 하면 되지 않나 싶은 지극히 평범한 그 일을 이해받기란 가족 안에서도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며 그럼에도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성장해가는 가족소설인 동시에 성장소설이기도 한 작품이다. 

작품 속에는 어떻게 보면 사회의 통념적 관습에 따라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져 온 것들을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도덕성의 상실이나 법적 문제를 유방하는 일이 아니라면게 아니라면) 좀 따르지 않으면 어떤가, 당사자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서로가 따뜻한 시선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일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게 해서 의외로 괜찮은 작품을 만난 시간이였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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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눈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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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를 비롯해 『도둑 신부』, 『눈먼 암살자』, 『증언들』등으로 잘 알려진 마거릿 애트우드의 대표작인 『고양이 눈(전 2권)』이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으로 출간되었다.  마거릿 애트우드는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여성 작가라고 하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분신 같은  일레인 리슬리라는 인물을 통해 1930년대 말, 남성 중심의 사회 속 여자 아이들이 경험해야 했던 이야기들이 그려진다. 

일레인은 곤충학자였던 아버지 덕분에 자연속에서 살았던 시절이 있지만 아버지가 토론토에 정착하면서도 그녀 역시 이제 학교를 다니게 되고 또래의 여자아이 집단과도 어울리게 된다. 하지만 이미 그들 사이에는 일레인이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암묵적인 룰이라는게 있었고 그 즈음 코딜리어라는 여자아이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레인의 착각이였는지도 모른다. 

당시의 보편적인 가정에서는 마치 천편일률적인, 그래서 그 사회의 무리 속에서 배척당하지 않는 모습의 가정 형태가 있었지만 일레인의 가족들은 그들과는 다른 모습이였고 처음에는 그런 모습이 신기했을테지만 이후로는 무시 내지는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이는 일레인 개인적으로도 일어나는 일로서 지금으로 보자면 사회적 문제가 될 학교 폭력도 경험하게 되는 일레인이다. 

특히나 친구라 생각했던 코딜리어의 악의 속 일레인은 점차 변화하게 되고 그녀가 어린 시절 겪은 상처와 아픔은 노년의 성공한 예술가(화가)가 된 일레인으로 하여금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현재를 오가면 회상하게 만든다. 

고향인 토론토에서 개인전을 열기 위해 돌아 온 일레인은 필연적으로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떠올릴 수 밖에 없고 그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코딜리어와의 관계나 그녀에 대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당시 일레인이 겪는 부조리와 상처 속 그녀를 지켜주는 부적 같았던 존재가 고양이 눈이라는 점이 참 인상적이기도 했는데 어린 시절 이런 상처 속 스스로의 방어기제마냥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라도 있어야 했을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다. 

이야기는 일레인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곳에서 과거 죽을 뻔했던 장소에 가서 코딜리어를 떠올리며 그녀 역시 어떻게 보면 당시 사회 분위기 속 또다른 일레인 같은 여자아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며 진정으로 그 당시의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이야기다. 

당시를 살아보지 않았기에 그때의 사회적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릴적 아픔과 상처에서 벗어나 이해와 용서를 통해 진정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는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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