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박수진 외 지음 / SISO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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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브런치 작가 9명이 쓴 빵 에세이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는 전지적 빵순이의 이야기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빵을 좋아해서인지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인데 9명의 빵 이야기에는 그 빵과 관련한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저마다 어떤 음식에 얽힌 자신만의 잊지 못할 추억 하나쯤은 있을텐데 이 책은 빵에서 그러한 추억을 불러온다. 약간은 고전적인 빵도 있고 디저트 느낌나는 빵도 있고 간식으로 어울리는 빵도 있다.


다양한 빵 종류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사연은 제각각이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그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빵은 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 역시 그럴 것이다. 그것이 즐거운 추억이든, 때로는 마음 아픈 추억이든 말이다.



한국인의 쌀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전국의 유명한 빵집도 빵은 그 종류도 다양해서 낯선 이름의 빵도 많은데 이 책을 통해 소개되는데 빵과 관련한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비록 그 빵의 종류는 다를지언정 공감을 자아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추억 속 빵이 당시의 상황이나 사연들과 맞물려 어떻게 보면 그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더욱 맛있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겐 가슴 아픈, 힘든 순간을 떠올리게도 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추억은 함께 미소짓게 하고 그렇지 못한 추억에는 함께 안타까워하게 되는 공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언제부턴가 화려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보다 이렇게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의 사연을 들려주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나면 그들의 희노애락에 함께 웃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또 응원하게 되는데 이 책은 빵이라는 소재로 만나 본 낯선 이들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 속 행복이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도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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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은 아홉 개의 집 - 반지하 원룸부터 신도시 아파트까지
이규빈 지음 / 새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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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사람, 건축가인 저자가 반지하 원룸부터 시작해 신도시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을 거쳐간 아롭 개의 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 바로 『나를 지은 아홉 개의 집』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집이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중에서도 주거가 안정된다는 것은 삶의 질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과연 건축가의 삶에 영향을 미친 집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은 IMF가 있었고 당시의 여건상 살던 단독주택을 팔고 여러 유형의 집을 거쳤다고 말하는데 아마도 이 시기의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자신은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하더라도 저자와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단독주택에서 시작한 집에 대한 추억은 연립주택, 빌라, 임대아파트, 셰어하우스, 원룸, 구축 아파트, 신축 아파트, 사무소까지 다양하게 소개되는데 이는 단순히 집이라는 공간으로 가족이 사는 공간은 물론 셰어하우스 같은 공간도 있고 업무와 관련한 공간도 있다는 점에서 여러 주거 형태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았다.

혼자지만 혼자이지 않은 셰어하우스와 오롯이 혼자인 원룸의 경우에는 최근 1인 가구의 증가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주거형태이며 그중에서도 빌라에 대한 저자의 평가가 흥미로운데 '고급 주택의 이름을 가진 서민의 집'이라는 것인데 보통 외국에서는 빌라가 맨션과 함께 고급주택을 의미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왠지 모르게 아파트와 비교해서 선호도가 분명 차이가 있고 그래서인지 부동산 가격 역시 보통은 아파트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런 빌라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



책에는 아홉 개의 집 외관과 함께 평면도가 함께 실려 있는데 확실히 없는 것 보다는 있으니 이야기를 좀더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개인의 경험담에서 비롯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자가 건축가라는 점에서는 분명 그런 시선에서 담아낸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건축학적인 접근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아홉 개의 집 이야기를 통해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woojoos_story 우주 모집, @saeumbooks 도서 지원으로 우주클럽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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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지하 대피자들
전예진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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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세상엔 우연이란 없는 것일까? 며칠 전 불현듯 스쳐지나간 누군가의 말이 가까운 미래 내게 정말 필요한 해답처럼 다가오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매점 지하 대피자들』의 선우에겐 바로 그런 일이 생긴다. 자발적 은든형 외톨이처럼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롯이 혼자 있고 싶은 시간, 아무런 소리도 듣지 않고 견디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선우의 바람은 집주인의 공사 소식에 허락지 않았고 마침 그 순간 마트에서 우연히 만났던 한 남자가 말이 떠오른다.

집주인이 한 달 정도 비워달라는 집, 갈 곳이 필요해진 선우에게 마치 구세주처럼 떠오른 그 남자의 말은 적강산 자연휴양림 고라니 매점이었다.



산속 자연휴양림이 없진 않을 것이고 그런 곳에 매점이 있다고 한들 수상하진 않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작은 가게쯤은 있을 수 있으니... 그런데 특이한 점이라면 그 남자 주호는 분명히 말했다. 드물지만 자신의 가게가 숙박도 받는다고... 게다가 선우의 미래를 보고 오기라도 한 듯 뭔가 잘 되지 않으면 찾아오라고...

그래서였을 것이다. 선우가 집주인의 퇴거 아닌 퇴거 통보에 고라니 매점을 떠올린 것도. 결국 선우는 고라니 매점에서 운영한다는 숙박 해결을 위해 떠나고 그곳에서 굴 호텔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건 뭔가 싶다.

주호는 분명 숙박을 받는다고 했지, 일종의 침실 같은 공간을 말하지 않았던가...? 도착한 선우에게 주어진 것은 헤드랜턴과 야전삽이다. 그리고 자신의 공간을 자신이 직접 파야 한다는 것. 이건 뭐 오자마자 중노동을 하게 생겼다. 그런데 돌아가자니 이마저도 쉽지 않고 졸지에 6개월치 보증금을 모두 내놓기까지 하면서 진퇴양난에 빠진다.



마치 지구 종말을 준비하듯 자신이 쓸 공간을 직접 삽집해야 하는게 쉬울리 없다. 하지만 정신이 힘들 때 단순노동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그리고 몸을 쓰면 피곤해서 잠을 잘 잘 수 있다. 그런 기대감 또한 선우를 이곳에 머물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선우가 굴 호텔에 있으면서 각자의 사연을 갖고 이곳을 자발적으로 찾아와 은둔하는 이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게 가장 빠르고 쉬울지도 모를 회피라는 방법을 찾아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냥 그들을 탓할 수 없는 것은 누구나 이런 굴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할지도 모르고 진짜 이런 곳이 있다면 당장은 피하고 싶어 숨어들지라도 그곳에서 오히려 현실로 돌아가, 자신이 도망쳐 온 곳으로 돌아가 그 문제와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는 자발적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흥미로운 책이자 그들의 심리를 잘 담아낸 책 같아 아마도 현대인들의 많은 공감을 자아낼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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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디 할머니 - 소설가가 사랑하는 박완서 단편 베스트 10
박완서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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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다른 정보없이 제목과 표지만 보면 유럽 소설 같기도 한 분위기의 표지 디자인이 멋스러운 작품 『쥬디 할머니』는 박완서 작가님의 단편소설 중에서도 명작이라 불릴만한 단편 10선을 담아낸 책이다.

표제작이기도 한 「쥬디 할머니」는 오 남매를 자식으로 두었지만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쥬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뭔가 멋쟁이 같고 노후에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있는 것 같았던 쥬디 할머니와 관련한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사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제목만 보고선 외국소설이라 생각했던 이유도 박완서 작가님의 여러 편 보았음에도 이 작품이 낯설었기 때문일 것이다.

왠지 밉지만은 않은, 그리고 현실에도 있을것 같은 그런 주디 할머니의 이야기다.


「애 보기가 쉽다고?」는 한때는 국회의원이었으나 자금은 황혼 육아에 여념이 없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현실감있게 그려지는데 자식을 키워 결혼시켜 내보냈더니 이젠 그 자식의 자식을 키워야 하는 대한민국 노인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공항에서 만난 사람」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미군 부대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속에는 특수한 상황이긴 하지만 서글픈 삶이 그려지며 「그 살벌했던 날의 할미꽃」은 전쟁 때문에 여성들만 남겨진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각기 다른 행태를 보이는 노파들의 삶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평소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을 생각하며 파격적인 느낌도 들었던 이야기다.


「재이산(再離散)」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의 현실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이산가족 상봉을 다루고 있고 「해산바가지」는 고부 갈등이라는 단어만으로 단정짓기엔 어려운 이야기이며,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는 마치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것일까 싶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던 이야기다.

「부처님 근처」는 전쟁 속 가족의 상실의 아픔을 느껴볼 수 있는 작품이며 「도둑맞은 가난」은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미래를 꿈꾸며 함께 삶을 꾸려나가는 젊은 커플의 이야기일까 싶었던 생각에 반전을 선사하는 작품이며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는 누구에게나 가슴에 품은 말하지 못할 사연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는 이야기였다.

쓰여진 시대도, 그 내용도 다른 박완서 작가님의 단편소설들이지만 짧은 분량 속에서도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고 작품 그 자체로서도 충분히 재미가 있기에 그동안 보아왔던 에세이와는 또다른 분위기라 작가님의 더 넓은 작품 세계를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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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나의 세계
마이클 톰프슨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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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존재하지만 나는 없는 남자, 토미. 그는 기이한 삶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의 생일이 지나면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 속에서 토미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이전까지 이뤄냈던 모든 인간 관계는 사라지고 그 관계 속 사람들의 기억도 사라져버린다. 세상은 계속되지만 토미는 존재하지 않는, 그래서 제목이 『내가 없는 나의 세계』인 것이다.

가끔 우리는 새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의 불만족스러움 내지는 현재 내 인생의 불만족에 대한 반발로 다시 태어난다면, 과거로 돌아간다면, 아니면 불과 몇 년 전만으로도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하는 식의 상상을 해보기도 하는데 정말 그런 시간이 가능해진다면 우리의 인생은 자신의 바람과 기대처럼 괜찮아질까?

물론 토미의 경우는 조금 특별한 경우일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잃고 자신은 그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로 리셋이 된 채 다시 그 삶을 살아야 할테고 그렇게 애쓰며 그들 사이에 존재감을 만들어낼지언정 다시 그는 사라질테니 말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이란 너무 슬프지 않은가. 토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른 날도 아니고 매년 자신의 생일이 될때마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은 사라지고 그는 마치 새롭고도 낯선 세계에 등장한 이방인이 되어버린다.

그건 가장 가깝고 사랑했던 부모님과 친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런 삶이 반복되는 시간을 살아가며 다시 관계를 쌓아가는 일, 상대는 기억하지 못하는 추억을 자신은 오롯이 간직한 채 낯선 이방인이 되어 또다시 그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코코를 보면 죽은 조상을 더이상 기억하지 않으면 그 영혼은 점점 희미한 존재가 되어 영원히 사라져버린다. 토미는 그렇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이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억 속에 남는 사람이 되고자 애쓴다.

어제와는 달리 오늘부터 내가 마치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그 인생은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아니면 매번 새로운 인생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까...? 나라면 어떨지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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