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격차 - 미래를 보는 인문 고전 99선
장은조 지음 / 아이콤마(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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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고전은 아무 곳에나 붙지 못한다. 시대가 흐르고 세대를 거치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본질적 가치를 지니는 것, 그것에 우리는 고전이라 이름 붙이며 그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동안 문제를 해결할 답을 찾기도 하는데 이런 고전의 가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고전에 입문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대체적으로 오래 전 쓰여진 탓에 현대적 관점에서 읽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대적으로 쉽게 풀어쓰거나 해석이 함께 적힌 경우도 있고 아예 해석 위주로 쓰면서 핵심만을 따로 발췌해서 담아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고전 격차』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직에서 근무한 저자가 100여 편의 고전을 총 9개의 주제와 99선의 이야기를 통해서 고전의 가치를 일깨운다. 특히 지난 수능에서 칸트만 기억에 담았다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생각지 못한 등장에 국어는 집을 팔아도 안된다는 말까지 생겼는데 이 책에서도 칸트가 나와 흥미로웠다.

이 고전에는 서울대 권장도서 100편에 포함되어 있는 도서들도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성인은 물론 중고등학생들이 읽어보기에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가장 먼저 고전 독서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으니 이 부분을 먼저 읽고 이후의 고전 100여 편의 이야기를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고전을 현대적 언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성인에게도 어렵지 않은 고전 입문이 될 것이고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특히나 저자가 분류한 9개의 주제 역시 논술 주제로도 굉장히 의미있을 것 같은 내용들이라 이 주제와 관련해 제시된 고전들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당 고전의 핵심 가치이자 주제가 무엇인지를 한 문장으로 먼저 제시하고 고전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확실히 내용이 어렵지 않게 전개된다는 점이 좋다. 100여 편의 고전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 편에 할애할 수 있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그러니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인 경우에는 책에 제시된 고전 리스트를 참고해 미리 읽어 두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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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숲속의 서커스 네오픽션 ON시리즈 38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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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킬러들의 쇼핑몰>로 유명한 강지영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어두운 숲속의 서커스』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 속 좀비 아포칼립스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가족 원정기를 다룬 흥미로운 작품이다.

작품 속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세상을 휩쓸고 지나 간 지도 3년이 지날 즈음 또다시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이다. 페인플루라 불리는 이 바이러스는 특이하게도 중국와 한국에서만 발병을 했고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격리가 되며 바이러스 확진을 받으며 살처분된다는 충격적이고도 공포스런 괴담 같은 소문이 돌던 때였다.



이런 소문이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로서는 딱히 어떻게 해야 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며 일종의 감기 같은 이 증상은 이상기온현상까지 겹쳐지면서 심각성을 띄게 되는데 페인플루의 후유증은 졸지에 인간을 좀비처럼 만들어 버리게 된다.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뇌가 부패해서 마치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된 듯 사람들의 물기 시작한 것인데 상황이 심각해지자 뚜렷한 해결책이 없던 정부는 사람들의 외출을 금지시킨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있다. 상황을 지켜보며 일단 자신의 안전을 지켜야 할 테지만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야 되고 해야 할 일이 있는 셈인데 한 집안의 구성원들 역시 그렇다.

초과는 과거 미국으로 떠나보냈던 딸이 한국에 돌아오고 그녀의 수술 소식을 듣게 되는데 자신이 가야 한다. 딸은 자신처럼 희귀혈액형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수혈이 꼭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게 이 집의 막내 초과의 상황이며 장남인 근대는 모 애니의 굉장한 덕후이기에 이와 관련된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가야 한다.

엄마인 숙영은 그녀대로 장녀인 초희와 함께 큰 산부인과를 찾아 가야 했다. 어떻게 보면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것은 초과의 딸처럼 보이고 나머지는 생명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집안에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이들은 각자의 이유와 목적을 갖고 좀비가 창궐한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좀비의 등장이라는 공통적 상황 속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출발한 이 여정 속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누군가에겐 히어로처럼 문제를 해결해 줄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과연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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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인간
신은영 지음 / 자상한시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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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이 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당장 SF 영화나 소설 속 설정들이 현실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만 보면 알 수 있다. 복제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분명 가능해질거란 생각이 들고, 그 전에 영화 <아일랜드> 같은 상황도 불가능하진 않아 보인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렌탈인간』에서는 일종의 아바타 수준의 로봇이 등장한다. 나를 대신해서 살아 줄 존재를 쇼핑하듯이 원하는 모습으로 고르고 빌릴 수 있다면 우리들의 삶은 과연 그 이전보다 나아질까, 그리고 우리는 만족하게 될까?



이 책은 충분히 가능해질 미래의 어느 시점, 실현 가능한 상황 속 설정 이후 일어날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누군가 나를 대신, 또는 다른 사람을 대신할 존재의 등장은 분명 처음엔 그 목적 달성에 반가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올지도 모른다.

한 가족의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빌린다. 그 결과는 일단 편리하고 자신의 일을 대신해주니 노동에서 해방되어 좋다. 하지만 이 장점이 지속될까?



작품 속에서는 총 5명의 렌탈인간 서비스의 사례가 등장하고 인간을 대신한 렌탈인간이 사람들의 삶 속에서 마치 인간처럼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단순한 편리함을 넘은 점차 인간의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며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를 담아낸다.

마치 <왕자와 거지>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진짜 왕자의 자리를 차지한 거지는 왕자의 삶을 살게 되고 거지가 된 왕자는 궁궐 밖에서의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이상 자신이 왕자라는 사실조차 인정받지 못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상실감 같은 것일테다.

나를 대신해 줄 존재가 진짜 내가 되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상실과 공포를 잘 그려낸 작품이며 단순히 인간의 업무를 대신하는 존재 이상의 등장이 가능해질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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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 일제강점기에서 전쟁까지,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박영택 지음 / 심통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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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미술사나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책들은 많이 만나보았지만 우리나라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기회가 많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라는 책이 굉장히 궁금했고 그 이상으로 기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근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40인의 삶과 40점의 작품을 통해서 특정 시대의 우리 미술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 시기를 좀더 구체화 하자면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전쟁을 겪고 현대 미술이 시작되기 전이라고 할 수 있는 1910년부터 1958년 사이를 의미하며 그 과정에서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예술의 끈을 놓지 않았던 예술가 40인의 이야기와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자칫 한국 미술의 암흑기가 될 수도 있었을 시기 제목처럼 화가이기에 그렸던 이들의 치열하고도 예술혼이 가득한 기록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 예술적 표현은 단순히 회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렇다고 조각에만 그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신문이나 책, 사진 등으로 좀더 다양해진 미술 세계와 활동을 만나볼 수 있고 암울한 시대의 아픔 속 미술계 역시 쉽지 않았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로 넘어가기 전까지 당당히 한 시대를 담당하며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창작했다는 점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흔히 '00의 아픔'을 예술혼으로 승화시킨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식상할 수도 있을 이 표현이 이 시대에 있어서만큼은 이보다 더 절묘한 표현이 있을까 싶게 딱 맞아 떨어진다.

특히 근대미술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지만 그 근간에는 한국적인 혼이 담겨져 있다는 점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내고자 했던 화가들의 노력과 함께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이자 창작 활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근대에만 머물지 않고 한국 미술사를 통틀어 너무나 유명한 박수근, 김환기 같은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자세히 알고 화가와 관련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도 좋았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화가들도 많아서 우리나라 미술사의 한 축을 좀더 가깝게 만나볼 수 있었던 기회이지 않았나 싶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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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스즈키 고지 지음, 김은모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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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남극의 얼음 시추와 그 얼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연구를 목적으로 시행되었을 시추, 그리고 그 얼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배의 승조원과 관측대의 귀환 시 남극의 얼음은 고국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대표적인 선물이다. 얼음을 실어오는 시라세호의 운용 장교인 아베 유타카 중위 역시 친구들에게 이 얼음을 선물하는데 조금 특별하다. 바로 평범한 표층의 얼음이 아닌 심층에 있던 얼음이었던 것이다.

그것에 가져 온 얼음은 도쿄 도내와 그 근교의 네 가정으로 배달되는데...



이후 게이코라는 한 여성 탐정에게 한 가지 의뢰가 들어 온다. 15년 전에 사이비 종교 단체에서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했고 그 당시 자신의 손주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며 그 손주를 찾아달라는 의뢰인 것인데 쉽지 않은 사건이지만 게이코는 현재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이 의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거절할 수도 없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는 사건의 진실 속엔 모든 단서들이 향하는 곳은 남극이다. 그리고 해독되지 않는 보이니치 필사본이 존재하고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있다.



실종된 인물을 찾고자 시작된 추적이 사이비 종교 단체의 집단 사망 사건으로 이어지고 결국 남극에서의 출발점으로 이어지면서 시추된 얼음을 생각할 수 밖에 없어진다.

『링』이라는 전대미문의 작품으로 원초적 공포를 선사했던 스즈키 고지 작가가 16년 만에 선보이는 이 작품은 기존의 작품에서 세계관을 넓혀 일반적인 미스터리에 생태 과학적 미스터리가 더해져 현대적 재미를 더한다.

식물이라는 존재가 그저 우리 생활 주변에 널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이었을 수도 있음을 전제로 한 이야기는 기존의 틀을 뒤엎는 이야기이지만 충분히 그럴수도 있음직한 설정이며 식물과 인간의 관계성에 대한 반전된 의미를 생각하며 본다면 인간 역시 지구에 살고 있는 한낱 생물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음에 색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참고로 이 작품은 총 4편의 시리즈로 집필된다고 하는데 과연 이후의 전개는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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