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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영역
사쿠라기 시노 지음, 전새롬 옮김 / arte(아르테)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일본 문학을 많이 읽는 편인데 그중에서도 일본서점대상 작품과 나오키상 수상작과
수상작가의 작품은 아무래도 더 찾아보게 되는것 같다. 146회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일명 미미여사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심사평을 보면 사쿠라기
시노의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다.
인간 관계에서 빠질 수 없는 '질투'의 본질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질투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때로는 긍정적 작용으로 자신을 더 발전시키기도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기도 하는데 과연 이 책에서의 질투는 어떤
모습을 나타날지 궁금해진다.
작가와 독자가 모두 만족한 이 책에서는 서예가 류헤이, 그의 치매 걸린 반신불수의 어머니,
뛰어나지 못한 어정쩡한 재능을 가진 남편을 대신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내 레이코가 나온다. 그리고 이들 앞에 지역 도서관장인
노부키가 발달장애를 지녔지만 서예에 있어서 만큼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여동생 준카를 데리고 등장한다.
어머니는 류세이를 서예가로 성공시키고자 했지만 결국 서예 교습소를 운영하는 처지다. 그러던 중
류세이는 도서관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는데 이때 유능한 도서관장 하야시바라 노부키의 여동생 준카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스물다섯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이와는 달리 순수함을 가진 여자인 동시에 류세이에게는 없는 서예에 대한 재능까지 겸비하고 있다.
노부키의 부탁으로 류세이의 서예 교습소에서 준카는 보조 교사로 일하게 되고 어떻게 보면
특별할것 없는 생활에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면서 이들 사이에는 '질투' 역시도 파생되는데...
류세이는 자신에겐 존재하지 않는 준카의 천부적인 재능에 질투를 하고, 그런 류세이를 지켜보는
아내 레이코는 그들의 관계에 질투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각자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인 레이코와 노부키 사이에 자리잡은 동질감,
그런 아내와 노부키의 관계를 알게 되는 류세이의 이야기가 그 나이답지 않다고 할수도 있지만 동시에 순수한 영혼의 준카를 구심점으로 해서 흘러가는
점이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 누구라도 느끼게 되는 감정이 아마도 질투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질투'라는 인간의 감정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