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 가족 1 유정천 가족 1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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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어떤 동물에 대한 비교적 공통된 이미지가 있을 것이고 때로는 그 동물을 의인화한 이야기도 나라마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걸 보면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싶은 생각과 함께 디테일한 차이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번에 만나 본 『유정천 가족』은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통해서 야마모토슈고로상을 수상한 모리미 도미히코의 작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독특한 소재와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의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작가이기에 더욱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에는 지난 2009년 출간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시리즈 전체가 무려 60만 부나 팔렸던 작품이며 동명의 동명의 TV 애니메이션이 방송된 바 있고 일본 서점대상 3위를 수상한 바 있기도 하다. 
 

 

유쾌한 본격 가족 판타지를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가장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이렇게 보면 뭐가 판타지인가 싶지만 사실 그 가족이라는 것이 바로 너구리라는 점이 다르다. 

 

다다스 숲에 사는 너구리 가문으로 나름 명문가인 시모가모 가문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충격적인데 냄비요리가 되어버렸다니 말이다. 게다가 남겨진 가족들의 삶도 순탄치 않아 보이는데 작은 아버지네와는 상당히 관계가 좋지 않아 시모가모 가문의 남겨진 가족들을 시시때때로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는 시모가모 가문의 삼남인 야사부로이다. 뛰어나다 여겼던 아버지가 너구리전골로 갑작스레 생을 마감한 이후부터 그 사건을 추적함과 동시에 남겨진 가족들이 겪는 일들, 그리고 마치 여우의 둔갑술 마냥 너구리도 둔갑을 잘한다는 설정 아래 여러 생물과 무생물로 둔갑하는 등의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게 그려진다. 

 

개정되기 전의 도서를 보질 못했고 애니메이션화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였는데 은근 TV 애니메이션도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처음엔 유정천 가족이 뭘까 싶었다. 내막을 알기 전에는 혹시 말 그대로 어떤 사람의 이름인가 싶었는데 사실은 아래와 같은 의미가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것 같다.

 

※ 유정천(有頂天)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하늘이란 뜻으로, 즉 형체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뜻 외에 ‘유정천’에 오른 것처럼 무엇인가에 열중하여 자기 스스로를 잊는 상태,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책소개 글 중)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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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소강석 지음 / 샘터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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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어볼 기회가 흔치 않은것 같다. 다른 장르의 책들은 특별히 구분짓지 않고 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시는 다른 장르보다는 적게 출간되어서인지 아주 간혹 보게 되는데 이번에 만나 본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는 제목부터가 상당히 좋다. 감성 한 스푼이 아니라 감성 듬뿍이다.

 

 

특히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사계절을 지나며 사람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시들을 무려 90편이나 수록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어떤 시들은 대자연을 찬미하는 것 같고 또 어떤 시들은  연애 시나 사랑고백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하신 분으로 목사님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시들이 참 맑게 그려진다.

 

시 제목은 상당히 간결하다. 계절감이 묻어나는 시어들을 제목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런 식으로 계절 그대로를 담아 번호만 더하고 있다. 하지만 1, 2부에 걸친 계절 제목이 끝이나면 이후부터는 좀더 다양화된 제목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그만큼 시들도 풍부한 감성을 드러내는것 같다.

 

사랑에 대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시들이 확실히 눈길이 간다. 너무 오글거리지 않은 시어들로 채워진 시들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유치한게 사랑이라고도 하지만 이 책에 담긴 시들은 그렇지 않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책 한 권 읽을 시간도 없다는 사람들이 있고 아니면 짧은 영상들에 시선을 빼앗겨 진득하게 앉아 사색하듯 읽는 것조차 힘들다면 이럴 때에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시어에 담긴, 문장에 담긴, 그리고 시 전체에 의미를 조용히 감상해볼 수 있는 시집으로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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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
사토 기와무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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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상당히 독특해서 무슨 이야기일까 싶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이다. 제165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일본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기대하게 만들것 같은데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부분도 이 작품이 흥미롭게 느껴질 요소이다.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표제작이면서 동시에 첫 번째 단편인 「폭발물 처리반이 조우한 스핀」은 실제 몇 년 전에 폐막한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를 9개월 가량 앞둔 시점의 이야기로 펼쳐지는데 올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보통 이런 국제적인 규모의 행사가 있을 경우 테러 위협에 대한 대비를 한다는 점에서 어떤 부분에서는 상당히 현실적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테러 대책 훈력 상황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이 대테러 훈련이 중단하게 되는데 그것은 폭탄 설치와 폭발이라는 협박 전화 때문이였다. 가고시마현의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폭파 협박은 실제 폭발물 처리반이 잘 처리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터져버리게 되는데 이후 가고시마의 호텔,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식으로 폭탄 설치에 대한 신고 전화가 오고 실제로 설치가 되어 있는게 밝혀진다. 

 

과연 범인은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게다가 언뜻 보기에는 폭탄이 설치된 장소들이 아무 상관도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의문점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폭탄의 특성과 맞물려 작품을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갖게 한다.

 

「젤리 워커」는 SF 장르로 DNA를 둘러싸고 인간과 동물의 조합이 아닌 다른 동물 대 동물간의 DNA의 조합과 이를 판매하는 소재로 그려진 작품인데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을것 같은 이야기라 왠지 더 무섭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이외에도 「시빌 라이츠」는 야쿠자라고 해서 모두가 돈을 많이 버는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너무나 곤궁한 그들의 이야기이며 어느 곳이나 괴담은 있기 마련인데 「원숭이인간 마구라」에서는 어느 지방에 존재하는 괴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마일 헤드」는 미술품을 수집한다는 점에서 특이점이 없지만 그 대상이 바로 연쇄 살인범의 미술품이라는 점에서 기괴하고 동시에 반전까지 담긴 작품이다.

 

나머지 작품들도 하나같이 평범하지 않아 보이며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는데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각기 다른 장르와 소재, 그리고 개성이 묻어나는 작품이여서 새삼 한 명의 작가가 이 모든 이야기를 써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상당히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미스터리/추리 스릴러로서는 표제작인 재미있었고 독특함에 있어서는 「젤리 워커」가 인상적이였던것 같다. 소재 자체만 놓고 봤을 때 흥미로웠던 작품은 「스마일 헤드」였는데 무엇을 수집하고 모을지는 개인의 자유지만 주인공처럼 연쇄살인자의 미술품이라는 점이 상당히 기이해서 도대체 이 사람은 왜 이런 걸 모을까 싶은 생각과 함께 또 의외로 개인적 만족감의 차원을 넘어서 실제로 이런 수집가가 있다면 상품으로서 이런 걸 원하는 사람(구매하고자 하는)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동시에 해보게 만들었던 이야기다.

 

 

 

#폭발물처리반이조우한스핀 #사토기와무 #블루홀식스 #나오키상수상작가 #신간미스터리 #신간sf #베스트셀러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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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바게트
실키 지음 / 현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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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안 괜찮아』의 실키 작가가 선보이는 프랑스 생활기, 프랑스 생활 속 한국과의 차이점, 그리고 프랑스에 여전히 존재하는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이야기 등이 솔직하게 그려진 작품이 바로 『김치바게트』이다.

 

실키는 프랑스 이름일까 싶지만 슬기라는 이름이 발음이 쉽지 않았던 탓에 실키가 되었다는 일화도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데 자신에 대한 소개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입체적인 그림으로 프랑스 생활기가 잘 소개된다.

 

 

지금은 엔데믹으로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중국이 근원지로 떠오르면서 아시아인들 중에서는 자신은 중국인이 아니라고 적힌 문구를 입고 다닐 정도로 인종차별이 문제가 된 적이 있는데 책에서는 오래도록 지속된 아시아인, 특히 아시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종차별적 행태들을 보여주고 이제는 그런 모습들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먼지 차별이라는 말로 무심코 들으면 놓치고 지나갈 차별적 발언, 또는 그걸 지적하면 니가 너무 예민한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 발언들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만 있진 않는다. 한국과 프랑스의 너무나 다른 문화적 차이를 곳곳에서도 볼 수 있는데 새삼 이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한국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가 싶은 생각도 든다. 

 

또 작가님이 어떤 이유로 프랑스에 오게 되었고 왜 지금도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지를 알려주기도 하는데 여러 어려움 점도 있고 속상한 일도 분명 지금도 있을거란 생각을 하지만 내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 프랑스라는 점, 프랑스에 몇 년을 살았는지 잊어먹곤 한다는 말만 들어보아도 이제 작가님은 프랑스 속 온전한 이방인으로만 머물러 있진 않은것 같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책을 통해 프랑스와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도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프랑스에 살고 있는 거주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프랑스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에겐 추천하고픈 책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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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
하야미 카즈마사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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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다보니 서점, 도서관, 책과 관련한 이야기는 다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최근 서점을 무대로 펼쳐지는 소설들을 볼 수 있는데 책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참 좋은것 같다. 책의 가치를  소설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랑하고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본의 서점 직원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이라는 『점장님이 너무 바보 같아서』라는 책은 더욱 궁금했다. 특히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라 도대체 어느 정도이길래... 싶은 마음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장인데 너무 한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교차하는 가운데 도쿄 무사시노 지역에 거점을 두고 매장을 운영중인 무사시노 서점의 계약직 사원 다니하라 교코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서점이라고 하면 왠지 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을것 같지만 다니하라가 보기에 점장은 서점과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는 책을 별로 읽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다니하라에게 있어서 야마모토 점장님은 왠지 서점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처럼 보인다.

 

무능력의 표상처럼, 게다가 이런저런 사고를 치는 정잠님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오고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무사시노 서점을 그만두지 않고 다니는 것은 직장 선배인 고야나기씨 덕분이다. 그런데 차기 점장으로도 손색이 없는 고야나기씨가 그만둔다는 말을 한다. 이에 다니하라 역시 고민을 하게 된다. 

 

 

서점이라는 공간에 대한 로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생생한 체험 직장의 현장일 수도 있을것 같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책이 한 사람에게 미치는 긍정적 의미도 생각해볼 수 있고 동시에 서점이지만 결국 책과 관련된 다양한 직업 그리고 서점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어울어져 어떤 면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게 하는 작품이다. 

 

다니하라가 고야나기씨를 통해 서점에서 읽을 하게 되었던 것처럼 어쩌면 다니하라 역시 누군가에겐 그런 존재가 되어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면서 다니하라가 생각하는 것만큼 야마모토 점장님은 바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혹시 바보를 자처한 경우가 아닐까 싶은 합리적 의심도 드는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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