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물리학 -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계물리학의 아름다움
김범준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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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에서 파토님이 강력 추천하셔서 읽게 되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하지만, 과학에 관한 기초교양을 쌓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다. 책 자체가 나쁘진 않다. 다만 대부분이 내가 아는 내용들이라서 큰 감흥이 없었을 뿐이다.

 

 물리학자 김범준 교수님이 '물리학자도 세상물정에 대해서 좀 안다!' 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책을 쓰셨다. 우리는 흔히 과학자하면 실험실에서 세상의 뒤로한채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입고 안경낀 괴짜과학자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 하지만, 우리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물리학을 통해 세상을 본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해본 책이다. '누가 지역감정을 만드는가' 라던지, '살 오른 생선을 고르는 법' 등은 제법 재미있었다. 가볍게 일독을 권해드린다. 술술 읽히는 교양과학서이다. 저자분이 글도 쉽고 재미있게 잘 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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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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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하고 싶은가? 난 당신에게 거래를 제안하는 악마도 신도 요정도 아니다. 행복하고 싶은 사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당장 이 책을 집어드시길. 나는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가져왔던 행복에 대한 잘못된 인식, 판단, 선입견, 편견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었다. 행복에 관해서 이토록 명료하게 알게 된 것은 처음이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에 관심이 많아서, 행복에 관한 이러저러한 책들을 읽어왔었다. <꾸뻬씨의 행복여행>을 시작으로, 달라이 라마의 <당신은 행복한가>, 저자의 1년 동안의 행복 프로젝트를 담은 책 <무조건 행복할 것>, 행복에 대한 우리의 심리학적 오해를 알려주는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  버트런트 러셀의 <행복의 정복>.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책들에서 행복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해왔고 나는 읽어왔다.

 

 위의 책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두 좋은 책들이었고, 의미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에 대한 책을 읽어도 아주 잠시 행복에 대해 아는 것 같았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행복해지지 않았다. 내 자신의 현재 삶을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면 분명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살고 있는데, 도무지 행복을 느낄 수가 없었다. 아무리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행복에 대해 알아도 이성으로는 도무지 행복에 도달할 수 없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행복을 도달해야 할 그 무엇, 목표나 목적으로 생각한다. 성공하면 행복하겠지, 돈이 많아지면 행복해지겠지, 미래를 염두해두고 행복을 설계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된 철학적 관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유일한 삶의 목적으로, 선으로 인식했다. 행복은 선이다. 좋은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고 목표로 삶아야 할 이상적인 가치,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했다. 행복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행복을 추구하고 손에 얻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나또한 이상적인 삶의 목표를 행복해지는 것으로 삼았었다. 심신이 건강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삶,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 느끼는가? 아니었다. 딱히 불행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머랄까, 최근에 그렇게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살지는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행복한 아침이군' 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잠자리에 들면서 '행복한 하루였어.' 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왜 행복하지 않은걸까?' 나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었다. 아니 모르고 있었다.

 

 ('행복에 대해서,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이라고 말하면서 이 글을 끝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낚시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용두사미로 글이 끝나는 것 같아서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한다. 직접 책을 읽고 확인하고 싶으신 분들은 밑에 글은 안 읽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밑의 제 글을 읽으시는 것보다 직접 이 책을 읽으시면서 행복을 알아가는 지적여행을 하기실 권해드립니다.)

 

 

 

 이 책은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 간과하고 있었던 것을 속 시원하게 알려줬다. 행복의 본질을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 진화론으로 명쾌하게 해답을 줬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인문학 모임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나눈 적이 있었다. 행복은 감정이다. 이것이 나의 첫번째 결론이었다. 행복이란 감정이고 그렇기 때문에 행복은 느끼는 것이지, 이성을 통해서는 도달할 수 없다. 아무리 '행복해져야지, 행복하고 싶다.' 라고 생각해도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는 없다. 사랑도 감정이다. 사랑하는 감정은 아무리 이성으로 붙잡고, 감추고, 멈추려고 해도 멈출 수 없다. 오히려 더 강해질 뿐이다. 싫어하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자', '단점이 아닌 장점을 보자.' ,'저 사람을 좋아해야지!' 라고 생각해도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말한다. 행복은 감정이라고, 그리고 진화에 있어서 선택된 '수단' 이라고. 행복은 목적이나 목표가 아닌, 수단이다. 미래지향적인 것이 아닌, 현실에서의 즉각적인 반응이고 감정이다. 우리는 100% 동물이다. 우리는 쾌락은 추구하고 고통은 피해서 DNA를 더 많이 퍼트리기 위해 존재하는 생체기계이다. 때문에 DNA 전달자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과 번식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생존과 번식은 우리보다 유전자에게 훨씬 중요한 지상과제이다. 우리는 유전자에게 가끔 반항을 해서 생존과 번식에 어긋나는 행동도 하고 때론 오류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유전자가 그것을 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전자는 생존과 번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쾌락을 만들었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우연히 돌연변이에 의해서 어떠한 개체에게 어떤 행동에 대한 '자극' 이라는 보상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행동은 생존과 번식에 이득이 되는 행동이었다. 예를들면 단 음식을 먹었을 때는 다른 음식보다 더 큰 '자극'이 따라온다. 단 음식은 우리 몸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단 음식을 보다 많이 섭취한 개체들은 더 잘 살아남았고, 그렇지 못한 개체들은 불리했다. 유전적으로 단 음식을 더 선호하는 돌연변이들이 그렇지 않은 개체들을 몰아낸 것이다. 이것은 생존경쟁이라 부른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진화적인 이득(단 것을 선호하는)이 역효과를 내고 있기도 한다. 단 음식을 많이 먹고 또 몸에 저장하는 습성때문에 비만이라는 질병이 확산되었다. 우리가 배불리 먹게 된 것은 불과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DNA에 새겨져있는 명령어는 50년 보다 훨씬 오래 되었다. 아마 당을 섭취하기 시작한 그 때부터 현재까지 5억 년이란 시간동안 계속 되어왔을 것이다. 

 

 설명이 굉장히 미흡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 책은 아주 논리적이고 순차적으로 이에 대해서 쉽고 명료하게 잘 설명하고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저자의 글솜씨또한 아주 훌륭해서 읽기에 재미있고 편하다.

 

 이처럼 행복, 즉 '쾌락'은 진화에 의해 선택된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유익한 수단인 것이다. 너무 당연하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제 행복에 대한 질문을 바꿔야 한다. 먹고 자는 것,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결정적인 조건이 하나있다. 바로 사람이다.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우리의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인 것이다. 사냥을 하기위해서도 그리고 외부의 적들에게서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도 없고 번식을 할 수도 없다. 번식을 하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이 꼭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에게 배척되고 사회에서 배제되고 고립된다는 것은, 즉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에게 치명적인 정신적 고통인 것이다. 우리의 뇌는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을 구분하지 못한다. 둘 다 뇌에서 똑같은 곳이 자극을 받는다. 왕따를 당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정신적 고통이고, 충분히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고통인 것이다.

 

 퍼즐조각이 맞춰진다. 행복, 진화, 생존과 번식, 그리고 사람. 어떤 철학자의 말보다, 종교인의 말보다, 심리학자의 말보다 나에게 더 강하게 와닿는 명쾌한 설명이었다. 그리고 내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또한 알게 되었다.

 

 

 나는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책을 읽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책을 읽는다. 책이 너무나 읽고 싶고 좋아서 선택한 생활이다. 물론 책을 읽으면 좋고 행복하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항상 있었다. 알고보니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모든 시간을 책에 투자하다보니 자연스레 사람을 만나지 않게 되었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도서관에 간다. 물론 내가 아무도 안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 적게 만난다. 때문에 처음에는 굉장히 좋았다. 맘껏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그래도 항상 읽고 싶은 책은 많고 시간은 항상 부족해서 왠만하면 친구와의 약속을 먼저 잡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나는 그렇게 고독과 함께했다. 그리고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은지를 몰랐다.

 

 사실 이것을 깨닫고 알게 되었다고 내 삶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다. 주말에는 가족 혹은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려고 하지만, 이번 주말에도 역시 도서관에 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알게되었다. 사람이 그리울 때는 사람을 만날 것. 친구를 더 자주 만나고 통화할 것. 너무도 단순한 진리이지만, 역시나 진리는 단순하다.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그게 바로 최고의 행복이다. 행복은 단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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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4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행복에 대한 책도 많이 봤고 이젠 행복이라면 오히려 지겨워질 정도라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한쪽에 집어던져뒀어요 ㅎㅎ
그러다 여기저기에 이 책이 인용된 것을 보고서야 아! 한번 꼭 읽어봐야 할 책이구나 했죠. 아직도 책장에 고이 모셔져 있지만... 언젠간 꼭 읽을 책이에요 ㅎㅎ
사피엔스를 읽다보니 왜들 그렇게 진화심리학에 목메는가 이해가 가네요. 행복도 진화에 의해 선택된 수단이군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4 19:37   좋아요 0 | URL
저는 팟캐스트에서 장대익 교수님이 2015년 한 해 최고의 책으로 꼽아서 읽게 되었어요ㅎ. 이미 책의 요지를 알고 읽었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진화라는 패러다임은 정말 강력한 사고의 틀인 것 같아요. 저도 앞으로는 진화심리학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ㅎ

프레이야 2016-02-20 2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정운 교수가 최근작에서 언급한 책이라 검색했더니 리뷰가 꽤 많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02-20 23:12   좋아요 2 | URL
네. 저도 인문학모임에서 이 책을 다뤘는데, 책 내용을 수긍하고 좋았다는 분들도 있었지만,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좋았습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1 - 이정모의 공룡과 자연사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1
원종우.이정모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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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에서 공개토크쇼로 진행되었던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이정모관장님과 파토 원정우씨의 대담을 옮긴 책이다.

 

 주제는 '공룡과 자연사' 이다. 팟캐스트로 예전에 들었던 내용을 책으로 다시 만났다. 책은 얇고 콤팩트하다. 책은 팟캐스트에서 느꼈던 현장감과 자연스러움, 유머는 느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용과 부연설명, 그리고 그림까지 함께하기 때문에 두 가지가 장단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는 팟캐스트를 더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정모관장님이 말씀을 너무 재미있게 잘하신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은 공룡을 주된 소재로, 지구의 역사와 진화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를 덧붙인다. 어린이들은 누구나? 공룡을 좋아한다! 나도 어렸을때 공룡을 참 좋아했던 것 같다. 티라노 사우르스, 트리케나톱스, 브론키오 사우르스, 랩터. 크고 무섭게 생긴, 그리고 너무나 이질적인 생물인 공룡에 매혹되지 않을 어린이가 어디 있겠는가! 어린이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공룡에 빠져들고 공룡을 통과한다. 공룡은 끊임없이 어린이들을 유혹할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만나 본 공룡은 판타지 속 동물이 아닌 과거 지질시대 속 동물이었다. 과학적인 탐구대상이 되었지만, 여전히 나의 동심은 공룡이 흥미롭고 왠지 멋지다고 아우성이다.

 

 그런 공룡이 아직 살아있다!!! 공룡은 아직 죽지 않았다! 공룡은 현생 모든 조류의 시조이다. 닭 안에 공룡의 DNA가 담겨있다. 공룡은 닭의 모습으로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렁찬 포효를 하진 못하지만 "꼬끼오~" 하면서 우리에게 새벽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치맥을 먹으면서 공룡을 먹고 있다고는 생각하진 않지만, 무수한 세월 속, 억 년의 시간을 거쳐 조그만한 닭으로 변신한 공룡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는 있다.

 

 억 년의 시간 후에는 또 어떤 생물이 우리 지구를 차지하고 있을까? 아무튼 지금은 생각치도 못하는 생물들이 존재할 것이며, 이미 대멸종을 몇 번 걸친 후일지도 모른다. 문명이 사라지거나, 혹은 문명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루었으리라. 이미 지구는 인류의 첫번째 행성, 모행성으로 불리우고 있을 것이다. 태양계를 넘어 은하까지로 영역을 넓혔을지도 모른다. 인류는 유전공학, 기계공학, 컴퓨터공학의 힘을 빌려서 거의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손에 넣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두렵고 또 그만큼 흥미롭다.

 어쩌면 인류가 초소형으로 진화해서 현재 우리를 거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까? 초소형으로 진화하면 이점이 굉장히 많다. 훨씬 많은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크기가 작아지면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개미를 생각해보라. 생각해보니 이 생각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현재 연작 중인 소설 <제 3인류>에서 따왔다. 언제 3부가 나오려나ㅎ

 

 리뷰를 쓰면서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떠올려봤다. 책은 가볍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무척 많으니, 한 번 읽어보시길, 아니면 어린이들에게 권해줘도 아주 즐겁게 읽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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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21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정모 관장님 너무 좋아요^^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강연이 있으면 꼭 찾아가고 싶어요. 끝나면 치맥까지 한다니 더욱 더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01-22 09:39   좋아요 0 | URL
끝나면 치맥이라ㅎㅎ 역시 이정모관장님이시군요ㅎㅎ
 
과학하고 앉아있네 2 - 외계 문명과 UFO는 있다? 없다? 스낵 사이언스 Snack Science 시리즈 2
원종우.이명현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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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p의 얇은 책이다. 파토 원정우님이 진행하시는 팟캐스트 방송 <과학하고 앉아있네>외 여러 방송들을 즐겁게 듣고 있다. 내가 요즘 즐겨 듣고 있는 팟캐스트는 <지대넓얕>과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두가지인데 둘다 강력히 추천해드리고 싶다.

 

 이 책은 공개토크쇼 <과학같은 소리하네> 1회 편에 방송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옮겨 담았다. 천문학자 이명헌 박사님과 파토원정우씨가 나눈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에 대한 과학적 내용 다루고 있다.

 

 책과 팟캐스트를 비교하자면, 서로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책은 좀 더 집중해서 단시간에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 같고, 팟캐스트는 좀 더 생생하게 두사람이 나누는 이야기를 편하게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팟캐스트의 장점은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보통 운전을 하거나 걷거나 할 때 듣는다. 팟캐스트에서의 유머나 대화의 뉘앙스는 책에서는 깔끔하게 제외되었다. 책은 쓸데없는 이야기나 군더더기를 제외하고 좀 더 깔끔한 대담방식으로 재편집되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오히려 실제 대화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얇은 책이지만, 외계지적생명체 탐사의 역사와 현재상황, 그리고 탐사방법과 외계인에 대한 고찰까지 충실하게 많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도 이런 주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요즘 SF를 보면 외계인이 참 많이 등장한다. 무협과 판타지에서 이제는 SF로 시대의 흐름이 넘어온 것 같다.

 

 외계인은 존재할까? 존재한다면 어디에 얼만큼 존재할까? 어떤 모습, 어떤 문명을 건설했을까? 외계인은 지구를 방문했을까? 이명현 박사님의 견해는 사뭇 현실적이다. 외계인은 어딘가 먼 곳에 존재할 것이다. 우주는 너무도 광활하고 크다. 굳이 변방의 지구라는 행성에 외계인이 방문할 이유가 있을까? 만약 외계인이 지구를 먼저 방문한다면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앞선 문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그렇게 큰 관심을 기울일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인간들 중에서도 흰개미나 침팬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아무리 앞선 문명이라도 분명 지구라는 행성과 인간이라는 종에 크게 관심을 보이는 외계인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영화 <맨 인 블랙> 처럼 인간들 틈에 섞여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실제로 노벨상을 받은 어떤 과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나는 외계인이 지금 지구인들 틈에 섞여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이다." 라고.

 

 외계인에 대해 부정적이고 두려움을 갖고 있는 과학자들,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전파를 통해 외계문명을 탐사하고 있고, 그리고 우주로 전파를 보내서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스티븐 호킹은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에 대해서 조금 부정적이다.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몇 백년만 지나면 우리의 문명도 아주 발전할 것이다. 어쩌면 정말 영생과 불멸을 손에 넣을 수도 있다. 지금은 그런 과도기적 상황인데, 몇 백년만 조용히 지내자는 것이다. 굳이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서둘러 외계와 접촉을 시도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마치 조선의 개방정책과 쇄국정책의 대립을 보는 듯 하다. 아니면 자유개방무역과 보호무역을 대립을 보는 듯도 하다.

 

 우리는 알고 싶다.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수히 많은 외계문명이 함께 하는 것인지. 솔직히 나도 영화 <콘택트>에 나오는 대사처럼 이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면 정말 공간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생각이지만. 우주의 초기 물리상수값 중 하나만 현재 우리우주와 조금이라도 달랐다면 우리 우주에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머, 이것 역시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긴 하지만.

 

 언젠가, 정말 언젠가는 우리가 지구를 벗어나고 태양계를 벗어나고, 우리 은하를 벗어날 수 있을까? 다른 외계문명과 교류하면서 항성간, 은하간 여행을 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까? 아 그런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가슴이 벅찰까? 하지만 한 편으로 생각해보면, 만약 그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면서 살 것도 같다. 마치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비행기와 기차, 자동차를 타고 지구 곳곳을 누비며 여행하는 우리가 그 신비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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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1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 세이건이 회의주의자면서도 소설 <콘택트>를 썼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 개정판으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깜깜 무소식이네요. ^^;;

고양이라디오 2016-01-17 22:18   좋아요 0 | URL
<콘택트>도 소설로 읽어보고 싶어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더디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ㅠㅋ
 
마음의 진화 - 대니얼 데닛이 들려주는 마음의 비밀 사이언스 마스터스 9
대니얼 C. 데닛 지음, 이희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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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과 의식, 참으로 신비롭고 흥비로운 주제이다. 철학과 과학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했지만, 여전히 미답 미지의 영역이다. 우리의 작은 뇌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우리는 거의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어쩌면 이것은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비밀일지도 모른다.

 

 데니얼 데닛은 철학자이지만 과학을 기반으로한 철학자이다. 그가 탐구하는 주제는 마음의 작동방식이다. 그는 진화생물학과 뇌과학을 사용하여 철학적 난제들에 도전한다. 하지만 역시나 명쾌한 해답을 내려주지는 못한다. 아니 그 누구도 아직 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있는가?' 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에도 아직 속 시원하게 답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 나는 이 질문의 해답을 구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지만, 역시나 실패했다.

 

 일단 이 책은 어려웠다. 나는 철학자들의 글을 읽을때 가끔 좌절을 느낄 때가 있다. 철학자들이 일상으로 사용하는 용어들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고, 개념정립도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떤 문장들은 난해하고 해석불가능했다. 기대에 비해서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과학자들이 쓴 글을 읽을 때는 그 논리의 간결함과 명쾌함, 멋진 비유에 감동을 하곤 하는데, 어째 철학자들의 글을 읽으면 먼가 답답하고 머리 속이 꼬이는 느낌이다. 리처드 파인만이 철학자들을 싫어하고 조롱하던 내용이 생각난다. 쉬운 내용을 어렵게 이야기하는 것이 철학자들의 특기일까?

 

 나는 어떤 것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으면 그것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굳이 어려운 용어를 사용할 필요도 없이 일상의 언어로 단순하고 간결하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멋진 비유로 단숨에 이해를 시켜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껏 읽었던 과학자들의 글은 그러했다. 너무도 쉽게 설명해서 머리에 속속 이해가 되었다. 과학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순간들이었다. 리처드 파인만, 리처드 도킨스, 아인슈타인, 스티븐 호킹, 미치오 가쿠 들의 글이 그러했다. 그 외에도 많은 좋은 작가들의 글이 그러했다. 그러한 점에서 데니얼 데닛은 나와 궁합이 좋지 않았다. 아니면 나의 철학적인 능력부족이거나. 철학을 어떻게 배워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해가 되는 부분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생물의 마음이 언제 어떻게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진화론적 가설과 모델을 세워가면서 설명한다. 세포들에게는 의식이 없지만, 그 세포들의 집합체인 우리에게는 의식이 있다. 어떻게 해서 이것이 가능한지를 설명한다. 하지만 역시나 본질적인 부분에는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 결국은 저차원 생물에서 고차원 생물들의 의식 모델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친다. 그는 '지향성' 이라는 개념을 들고 와서 설명을 하려 하지만, 크게 와닿진 않는다. 그걸로는 우리의 의식의 창발을 설명할 수 없다. 의식의 단일성에 대한 설명도 할 수 없다. 우리 뇌에는 단일한 의식 중추가 없다. 뇌의 각 부분에서 담당하는 영역들이 다르지만, 우리에게는 하나의 통일된 자아가 존재한다. 이것은 환상일까? 시간의 연속성 속에서 단일성을 유지하고 있는 내가 '나'라고 느끼는 이 자아는 어떻게 형성된 것이며,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단순한 환상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생생하고 구체적이고 실재적이다.

 

 뇌가 곧 나일까? 아니면 뇌에서 비롯된 무언가가 나인 것일까? 최근에 에르빈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정신과 물질>을 읽었다. 후에 리뷰를 작성하겠지만, 너무도 좋은 책이었다. 역시나 배경지식 부족때문에 조금 어렵긴 했지만, 데니얼 데닛의 글보다는 훨씬 읽기 편하고 이해가 잘 되었다. 슈뢰딩거는 양자역학의 한 축을 세우는데 기여한 물리학자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책은 물리학자가 쓴 철학적 주제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인 글이다. 이 책에서 슈뢰딩거는 두 가지 기적을 말한다. 첫 번째 기적은 물질에서 생명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두번째 기적은 물질과 생명에서 정신이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생명이란 무잇언가'에 대한 글은 첫번째 기적인 살아있는 세포의 물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고, '정신과 물질'에 대한 글에서는 두번째 기적인 물질에서 정신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글이다. 너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의 리뷰에서 해야겠다.

 

 '정신과 물질'에 대한 글은 정말로 추천드린다. 슈뢰딩거는 우리가 기존의 과학적, 철학적 방식으로는 우리의 의식에 대해서 탐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도 잘 이해를 못했지만, 요지는 이런 것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의식을 가지고 의식을 탐구하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세상이 곧 우리의 의식이다. 우리가 감각으로 지각하고 이성으로 생각하는 모든 것은 우리의 의식이 창조한 세상이다. 내적인 세상인 것이다. 의식이 창조한 세상 속에서 의식을 발견하려고 하는 것은 우주 속에서 우주를 찾으려고 하는 것과도 같다. 이 세계가 곧 의식인데, 그 속에서 의식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음... 이 부분은 내가 오독을 한 것일 수도 있고, 내가 멋대로 생각해낸 것일 수도 있는 것 같아서 자신이 없다. 책을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아무튼 인간의 뇌와 마음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흥미롭고도 신비한 일이다. 데니얼 데닛의 책을 처음 접했는데, 어려워서 조금은 실망했지만, 다른 책들은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길고 장황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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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3 0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철학자들의 글을 읽으면 좌절할 때가 많아요. 어렵게 어렵게 이해해보면.. 응? 결국 이런얘기?? 즉 쉬운 말을 어렵게 한거 같기 때문이죠 ㅎㅎ
명확하게 이해한다면 쉽게 설명할 수 있다!! 저도 그래서 쉬운 글 좋아합니다. 괜히 어렵게 쓴 글...읽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함정은 아직도 대부분의 과학책들조차 저에겐 조금 어렵다는 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16-01-13 20:28   좋아요 1 | URL
과학은 그래도 배경지식부족때문에 어려운 것 같은데 철학은 왠지... 그냥 말 자체를 어렵게하는 것 같아서 읽으면서 화가 날때가ㅠㅠ..

북다이제스터 2016-01-13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니얼 데닛... 어려운 분 책 읽으셨습니다.
저도 읽다 죽는줄 알았습니다. ㅠㅠ

고양이라디오 2016-01-13 20:27   좋아요 0 | URL
이 책 20~30% 정도 밖에 이해못한 것 같아요ㅠㅋ
힘들었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