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중점적인 문제로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을 꼽고 싶다. 대책을 16번 냈다. 코로나로 인한 특별한 상황까지를 고려하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국민을 설득해갈 것인가, 또 어떤 정책수단을 가지고 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런데 민심과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너무 많은 대책을 내놓았다. 집이 갖고 있는 ‘욕망의 성질을 잘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도덕적 접근으로 문제를 제압하려고했다. 그게 실패라고 생각한다. - P29

해병대수사단은 수사 외압을 느낀 순간부터 경찰에 수사기록을 이첩하는 순간까지 절박했다. 8월2일 수사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당사자인 제1광수대장 최 중령은 포항에서 경북경찰청이 있는 안동으로 출발하던 오전 8시46분 경찰에 설명할 내용을 휴대전화에 메모했다. 그중 일부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외압 있을 것, 투명한 사건처리 부탁." - P31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감사원법은 20여년만에 개정되었다. 종래 감사원법은 감사원을 ‘감사위원회‘와 ‘사무처‘의 이원화된 조직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개정 감사원법은 ‘감사원은 감사원장을 포함한 7인의 감사위원으로 구성한다‘고 하여, 감사원이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관‘임을 명백히 했다. ‘감사감사정책 및 주요 감사계획에 관한 사항‘을 감사위원회 의원의결 사항으로 추가하는 등 감사위원회의의 지위도 강화했다. - P34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 손준성 검사는포토라인에 서서 "그동안 성실하게 수사와 재판에 임해왔다. 2년이 넘는 기간 전혀 언급이없다가 판결 선고를 목전에 둔 지금, 이 시점에 탄핵을 추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라며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어떤 정치적 공세가 있더라도 헌법과 법률이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히, 그리고 의연히 대처하겠다"라고 말한 뒤 법정에 들어갔다. - P38

2020년 12월 LG화학이 상장을 전제로 배터리 사업 부문을 쪼개(물적분할)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하고 기존LG화학 주주들이 반발하면서 이중상장이 사실상 처음 문제로 떠올랐다. LG화학 주주들은 배터리 사업의 가치를 보고투자를 결정했는데, LG화학에서 핵심 부문인 배터리가 떨어져나가면 모회사의가치가 하락한다는 이유에서다.  - P44

국가가 있어야 할 곳에 없으면 얼마나 삶이 핍진해지는지 대다수 한국인들은 몸으로 겪어서 알고 있다. 학폭을 당해도 가해자 보호에 바쁘고, 전세 사기를 당해도 어쩔 수 없다고 팔짱을 낀다. 전세사기는 집주인의 부채상태만 알려줘도 안 생길 일이다.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내도표창장 위조만도 못한 죗값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공원에서 누가 맞을지 상관없이 골프공을 있는 힘껏 날리며 연습을 하는 망나니도 제재하지 못한다. 화재 진압하러 출동한 불자동차는 불법주차한 차량 때문에 길을 돌아가야 한다. 어린이 보행사고가 자주 일어났던 곳에서 또 다른 어린이가 차에 치여 죽어도 혀만 한 번 끌끌 차고 마는 곳이 한국이다. - P48

한전이 적자를 본 이유는 간단하다. 전기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았기 때문이다. 한전은 발전사업자에게 전기를 사와서 기업과 가정에 전기를 판매한다. 따라서 전기를 얼마에 사오는지(구입단가), 얼마에 파는지(판매단가)에 따라 경영성과가 결정된다. 상식적인 기업이라면 판매단가는 구입단가보다 무조건 높아야한다. 그러나 그 상식이 지켜지지 않아 한전은 엄청난 적자를 떠안게 됐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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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금융 이해력(Financial Literacy)이 화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팬데믹 셧다운 같은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개인이 대응할 능력을 기를수 있도록 국가 시스템이 나서야 한다는 접근이다. 이때 필요한 능력은 단순한금융지식(Knowledge)과 다르다. 학계에서는 금융 이해력을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도구로 설명한다. 복리가 왜 중요한지, ‘월 이자 2%가 얼마나 무시무시한 고리대인지, 계약에서 약관을 살펴보는 게 어째서 필수적인지 등을 개인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잘 아는 것을 넘어, 최근에는 금융에 대한 태도 (Attitude)와 개인의 금융 행동(Behavior)까지 포괄해 전반적인 금융 역량(Capability)을 중요시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런 역량을 갖춰 생애 전반에 ‘돈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는 ‘금융 웰빙(Well-being)이 정책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 P13

수업 자료의 빈칸을 채워가며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하나였다. 최대한 빨리 저축을 시작해야 훨씬 수월하게 노후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저축을 할 시간도 길어지거니와, 복리의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리글리 씨는 이 교훈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서 학생들에게 설명했다. "시간은 돈을 만드는 기계다(Time is money maker)."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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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1-27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금융이해력을 장착하기는 쉽지 않죠..^^;; 이해보다는 감의 영역이라서뤼...ㅎㅎ

겨울호랑이 2023-11-27 23:18   좋아요 0 | URL
yamoo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론보다 직관과 통찰이 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금융은 수학적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일자리 구하기 - 일자리 접촉과 직업경력 연구 아카넷 한국연구재단총서 학술명저번역 509
마크 그라노베터 지음, 유홍준.정태인 옮김 / 아카넷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이 머리말에서 기본 주제는 다루어졌다. 사람을 일자리에 연계시키는 데 있어서 인적 접촉이 커다란 중요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보다 나은 일자리는 인적접촉을 통해 찾아지고, 임금과 위세(prestige)가 높고 근로자들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일자리들은 이런 방식을 통해 채워지기가 쉽다. 인적접촉을 통하지 않고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은 그렇게 하고는 싶었으나 '구조적' 요인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_ 마크 그라노베터, <일자리 구하기>, p47 


 마크 그라노베터 (Granovetter, Mark)의 <일자리 구하기-일자리 접촉과 직업경력 연구 Getting A Job>가 보여주는 결과는 간결하지만 의미심장하다.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높은 임금과 명예가 보장되는 - 직업들은 공개 채용과 같은 공식적인 경로  대신 비공식 경로를 통해 채워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의 실력 이전의 문제다. 어느 직장에 빈 자리가 생겼다는 정보 자체가 공공으로 나오기 전 이미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되고 내부 이너 써클(inner circle)에 의해 채워진다. 실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네트워크가 없다면 실력을 보일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경험적인 사회학 연구들은 공식적으로 합리화된 체계 속에서도 비공식적인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꾸준히 보여준다.(Selznick, 1949; Dalton, 1959 ; Crozier, 1964). 즉 개인들은 일자리 이동 기회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때 자신들이 현재 맺고 있는 인적접촉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개인들이 속한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이 개인들에게 가하는, 종종 드러나지 않는 커다란 제약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다. _ 마크 그라노베터, <일자리 구하기>, p22


 과거제(科擧制)보다 음서제(蔭敍制). 이것은 고려 시대의 이야기가 아닌 20세기 말 서구 사회의 현실이라는 점이 우리에게 말하는 바는 무엇일까. 공정(公正)한 절차를 당연한 상식(常識)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인식과 달리 우리 인류의 역사는 단 한번도 공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공정이라는 가치가 어느날 악습에 의해 훼손되거나 묻혀진 것이 아니라는 것, 한 번도 우리 것이었던 적이 없었던 가치를 지금 우리가 현재의 가치로 만드는 과정에 있다는 점을 <일자리 구하기>의 결론이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를 둘러싼 어두운 현실에 절망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미처 몰랐을 뿐 우리 주변은 단 한번도 밝았던 적이 없었다. 다만, 지금 어두움을 깨닫고 나니, 마치 우리가 밝은 곳에서 계속 살아왔었다는 생각을 해온 것일 뿐. 언제나 소수 엘리트 계층들만의 리그는 농경시대 이후 계속 되어왔고 (어쩌면 농경시대 이전 늑대를 개로 키울 때부터일지도), 이러한 리그의 규칙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왔으니까. <일자리 구하기>는 구직과 관련한 사회경제학 저서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그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학술적이어서 다소 딱딱한 책이지만, 여러 면에서 울림이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지금까지 논의의 주요 쟁점은, 근대화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가정된 혁명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前)산업사회 노동시장과 산업사회 노동시장이 노동력 충원에서 유사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_ 마크 그라노베터, <일자리 구하기>, p180


 긴 정보 연쇄를 이용한 사람들은 짧은 연쇄를 이용한 사람들보다 노동시장에서 덜 좋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이 사람들의 프로필(profile)을 모아서 보면, 긴 연쇄를 통해 일자리를 찾는 것은 접촉보다는 공식적 방식(formal means)을 통해서 일자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 방식이 긴 접촉 연쇄의 극단적 경우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_ 마크 그라노베터, <일자리 구하기>, p98


최고의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들은 인적접촉을 통해 얻어진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연봉 1만 달러 미만의 일자리 중에는 인적접촉을 통한 경우가 반이 안 되는 데 비해, 2만 5,000달러 이상의 일자리 중에서는 그 수치가 4분의 3을 넘는다. 일자리의 임금이 높아질수록, 직접지원 방법을 이용한 비율은 계속 낮아지며, 공식적 방법을 이용한 비율은 가장 임금이 높은 일자리 범주에서는 가장 낮지만 그 양상이 다소 일관성 없게 나타난다.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들은 다른 유형보다는 인적접촉을 통해 채워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반면 직접지원이나 공식적 방법에 의해 채워질 여지는 거의 없다. - P37

일반적인 공식에 따르면, 개인이 주요한 직종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은 자신과 다른 직업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인적접촉을 하는 비율과 대체로 비례한다. 직업 관련 활동 이외의 모든 인적 관계는 그런 친구들의 비율을 높인다. 친척 관계는 이런 현상의 한 예이며, 그렇기 때문에 친족의 경제적 기능이 쇠퇴해왔다는 가정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에서도 친족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 P86

나는 각 개인의 직업경력 상의 이동이 한 일자리에서 다른 일자리로 무작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라, 사람들이 이전 직장생활이나 그 이전의 삶의 다양한 단계에서 얻은 접촉들을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였다. 이 발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일자리 이동이 자체적으로 생성(self-generating)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 P132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인과적 영향에 주목하면 다소 반대의 효과가 확인된다. 자신들의 과거 생애의 영향으로부터 가장 유리된 사람들, 직업 공동체에서 장기간에 걸쳐 접촉을 거의 형성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때마다 새롭게 노동시장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가장 불이익을 많이 당하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가장 나쁜 자리를 얻게 된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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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3-11-27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거제도 거의 음서제와 가까웠다고 하던데요. ㅠ

겨울호랑이 2023-11-27 23:20   좋아요 1 | URL
사실 오늘날 공채제도도 엄밀하게 객관적이라 볼 수는 없으니, 학문을 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이들이 한정된 과거에는 더 했을 것 같네요...
 

충은 불편부당에 이르는 것입니다. 인은 시은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은 약속을 지키며 언행이 일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의는 정무를 처리하면서 절제가 있는 것을 말합니다. 불편부당하면 고르게 나눌 수 있고, 인자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약속을 준수하면 신념을 굳게 할 수 있고, 의를 지키면 적정한 절제를 행할 수 있습니다. - P70

5미는 사람의 혈기를 충실케 하고, 색은 때로 경계하고 두렵게 하며, 5성은 정치의 잘잘못을 밝히고, 5의는 상하 · 존비 · 장유를 기록하는 것이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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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government)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가 말하려는 것은 ‘현 정부’, 즉 특정한 시점의 사회 속에서 권력을 지니는 사람들의 집단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어떤 것이다. 실제로 그것은 국가, 즉 그것에 의해 권력이 행사되는 내각, 의회, 법원, 경찰, 군대 등과 같은 정치 제도보다 더 광범위한 어떤 것이다.

그러한 도전 과정에서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궁극적으로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 어떻게 이 목표들을 성취할 수 있는지의 물음을 제기한다. 이것들은 정치철학의 핵심적 물음이다.

우리는 정치에 관해 생각할 때 종종 스스로도 거의 의식하지 못하는 가정들, 즉 기저에 놓여 있지만 역사의 흐름 속에서 아주 근본적으로 변하는 가정들을 전제한다. 예를 들어 홉스가 저술하던 시대에는 정치적 논의 때 종교적 원리, 특히 성서의 권위에 호소하는 것이 보통의 일이었다. 그의 항구적인 유산들 가운데 하나는 정치에 관해 순수하게 세속적인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나의 목표는 아나키스트와 국가주권주의자, 민주주의자와 엘리트주의자, 자유주의자와 권위주의자, 국가주의자와 세계주의자 등등이 서로 논쟁할 때 쟁점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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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1-25 1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있습니다. 이 시리즈 5권 있는데, 현대철학과 정치철학이 얇으면서도 읽을만 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완독한 건 아닌데, 몇몇 절을 읽어보니 꽤 괜찮은 시리즈 였습니다. 여유가 되면 이 시리즈 싹다 갖춰놓고 싶어요..ㅎㅎ

겨울호랑이 2023-11-25 12:19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특히 철학 시리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신 yamoo님 말씀이니 믿고 시리즈를 정주행해도 좋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추운 주말 건강하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