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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E. 프랭클 지음, 오승훈 옮김, 이시형 감수 / 청아출판사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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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그중 85퍼센트의 학생들이 그 이유를 "삶이 무의미해 보여서"라고 답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삶의 의미 상실로 고통 받고 있는 학생 중에서 93퍼센트는 "사회활동에 적극적이고, 성적도 우수하며, 가족들과의 관계도 양호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이는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라고 할 수 있다.(p27)... 내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의미가 결여되어 있을 경우, 그 정신적 공허를 채우는 것이 치료와 같은 효과를 본다는 사실이다.(p29)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 The Unheard Cry for Meaning>에서 빅터 플랭클(Viktor Emile Frankl, 1905 ~ 1997)은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삶의 의미'가 중요함을 발견하고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창안한 저자는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에서도 이 점을 강조한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의미에 대한 의지가 '생존 가치 survival value'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내가 아우슈비츠와 다카우에서 3년 동안 견디면서 터득해야 했던 교훈이다. 다른 사정이 같다면, 수용소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가장 큰 동인은 미래지향적인 대상이었다.... 인간의 생존은 '무엇을 위해서 what for', 또는 '누구를 위하여 whom for'라는 지향점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실존은 자아 초월 능력에 달려 있다.(p51)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저자는 인간이 지금의 현실이 아닌 미래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전제하고, 나아가게 만드는 추진력인 동기(動機, motivation)가 '의미(meaning)'임을 밝힌다. 저자가 말하는 '의미'는 개인마다 다르다. 때문에, 우리는 각자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애쓰며 이를 통해 자신과 주변의 관계를 결정하게 된다.


 인간에게는 '의미에 대한 의지'가 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의미 meaning to life' 도 있다.(p59)... 본능은 유전인가를 통해 유전되고 가치들은 전통을 통해 유전되지만, 의미들은 독특하고 유일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발견에 달려 있다. 의미들은 스스로 구하고 찾아야 한다.(p60)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인간 존재는 여러 사물 중에 하나가 아니다. 사물들은 서로의 결정한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결정한다. 더욱이 인간은 자신을 압박하는 동기와 본능, 자신이 이끌어낸 의미와 이유가 있을 경우 자신이 결정을 당할지, 말지를 결정한다.(p88)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로고테라피에서는 인간과 주변과의 관계를 개방계(open system)로 설정한다. 다만, 여기에서 주도권은 인간에게 있다.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Leibniz, 16446 ~ 1716)가 폐쇄된 원자인 '모나드( 單子, Monad)'를 통해 실체를 인식한 것과는 달리 빅터 프랭클은 주변 세계와 소통하고, 나아가 이들을 지배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강조한다. 


 인간 존재는 '세계 내 존재'로 정의되어 왔다. 그 세계는 이유와 의미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을 폐쇄체계 closed system로 인식할 때 그 이유와 의미들은 배제된다. 그때 남는 것은 원인과 효과들뿐이다. 그 효과들은 조건에 대한 반응, 혹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만 표현된다. 원인들은 조건화 과정 conditioning process 혹은 충동과 본능들로 나타난다. 충동과 본능은 압박하지만, 이유와 의미는 추출된다.(p84)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인간 존재의 개방성은 한 측면에 의해 촉발되고, 다른 측면에 의해 놓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폐쇄성과 개방성이 양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특성은 자유와 결정주의 determinism 간에도 적용된다. 심리학적 차원에는 결정주의가 있다. noological의 차원, 다시 말하면 인간이라는 차원과 인간적인 현상의 차원에는 자유가 있다.(p77)...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신을 에워싼 조건들에 굴복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 조건들이 인간의 결정에 지배당한다.(p78)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설정한 지향점으로 초월(transcendence)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며, 이를 위해 먼저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는 것을 로고테라피에서는 강조한다. 만약, 이러한 인간의 의미 추구가 실패했을 때 인간의 실존은 위협받고 좌초된다. 


 심인성(心因性, psychogenic) 신경증의 근원에는 조건형성과 학습과정뿐만 아니라, 성신역학도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병인성(病因性, pathogenic)의 요소들을 넘어선 특별한 인간 현상들, 바로 인간의 의미 추구와 같은 요소가 있음을 로고테라피는 주장한다. 이런 요소들에서 실패했을 때에도 신경증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 시대의 질병을 이해할 수 없고, 방치하게 된다.(p30)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에서는 인간에게 아픔을 주는 것은 아픔 자체보다 아픔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좌절감에 있음을 말한다. 반대의 경우로 목표를 성취했을 경우에도 성취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절망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앞서 말한 큰 문제 없어 보이는 미국 대학생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저자는<의미를 향한 소리없는 절규>를 통해 로고테라피의 개요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본문에서 우리가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하는가를 알려주는데, 이를 소개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번 리뷰를 갈무리한다. 


 인간이 자신의 잠재성의 최고점에 도달하려면, 먼저 인간의 실존과 현존을 확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간은 '표류'하고, 추락한다. 인간의 잠재성에는 최저점도 있기 때문이다.(p45)...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욕구와 낮은 욕구 간에 차이가 아니다. 개개의 목적이 단지 수단인지, 아니면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하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p49) <의미를 향한 소리 없는 절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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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4 10: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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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4 1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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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omy 2020-04-14 09: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겨울호랑이 2020-04-14 09:5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noomy님 건강한 하루 되세요!^^:)
 
인지부조화 이론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 번역총서 서양편 382
레온 페스팅거 지음, 김창대 옮김 / 나남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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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부조화, 즉 여러 인지내용들 사이에 서로 부합하지 않는 관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동기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나는 이 책의 전체에서 인지(cognition)라는 단어를 주위 환경이나 자기 자신, 또는 자신의 행동에 관한 지식이나 의견 또는 신념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인지부조화(cognition)라는 것은 마치 배고픔이 배고픔의 감소를 지향하는 행동을 유발하는 선행조건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심리학자들이 지금까지 다룬 것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동기화이지만 모두 아는 바와 같이 매우 강력한 동기화 기제이다.(p20) <인지부조화 이론> 中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 1919~ 1989)은 <인지부조화 이론 A 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을 통해 자신이 인지하는 내용들이 가져다 주는 부조화가 동기부여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서술한다. 이번 페이퍼에서는 인지부조화가 가져다 주는 동기부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2019년 8월 위기의 한-일관계보다 더 중요하게 언론에 의해 다뤄지는 고위공직자 임명에 관련한 사건을 통해 살펴보고, 자신의 마음 또한 정리해본다.


 두 요소만을 고려했을 때, 한 요소의 상반되는 내용이 다른 한 요소에서 도출되면 이 두 요소는 부조화의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조금 더 형식적으로 진술하면, x의 부정(not-x)이 y로부터 도출되면 x와 y는 부조화의 관계이다.(p34)... 만약 두 요소가 서로 부조화를 이룬다면, 이때의 부조화의 크기는 해당 요소들의 중요성에 비례하는 함수가 될 것이다.(p37) <인지부조화 이론> 中


  이 사건(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비리의혹)에서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두 요소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가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과 높은 준법정신이 요구되는 자리에 법 위반자가 임명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x1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법을 위반했다.

 y1 : 법무부장관은 법을 다루는 행정부서의 장(長)이니만큼,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이 요구된다.

 

 부조화가 생기면 이 부조화를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려는 압력이 발생한다.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압력의 강도는 부조화의 크기에 비례하는 함수이다. 다시 말하면, 부조화는 추동(drive)이나 욕구(need) 또는 긴장상태(tension) 등과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한다.(p41)... 부조화가 생기면 개인은 부조화의 총량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정보를 적극적으로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그는 기존의 부조화를 증가시킬지 모르는 새로운 정보는 회피하려고 할 것이다.(p45) <인지부조화 이론> 中


 부조화의 감소는 주로 다음과 같이 3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 부조화관계에 속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인지요소 바꾸기

(2) 기존의 인지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인지요소 추가하기

(3) 부조화 관계에 속한 인지요소의 중요도 낮추기(p309) <인지부조화 이론> 中


 이번 상황에서 x1과 y1과 같은 부조화가 발생했을 경우 우리는 이러한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노력을 할 수 있다. 


(1)  'x1 :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법을 위반했다.'는 인지요소를 바꾸기

(2) 'y1 : 법무부장관은 법을 다루는 행정부서의 장(長)이니만큼, 높은 수준의 준법정신이 요구된다.'는 명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물을 찾기

(3)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에 대해 관심을 끊기


 2주간 약 270,000건에 달하는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음을 감안한다면, (3)의 대안은 현실성이 없기에, 인지부조화를 줄이려는 노력은 (1)과 (2)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 (1)과 (2)중에서 어느 대안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 기준은 실재(reality)를 갖춘 실체(substance)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분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자리, 청문회라 생각된다.


 현 시점에서 우리는 요소들의 내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인 실재(reality)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현재까지의 논의에서 핵심 사항은 실재는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개인이 실재와 부합되는 적절한 인지요소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향으로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p31) <인지부조화 이론> 中


 그렇지만, 불과 며칠 전 전대미문의 '국무위원의 2일 청문회'가 합의되기 전 얼마나 많은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나는 얼마나 많은 인지부조화를 느껴야 했는가. 그리고, 이러한 부조화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많이 뉴스를 접하며 신경을 써야 했는가.


 '소문(rumor)'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입으로 전해지는 정보의 내용과 관련하여 사용된다. 종종 이 '소문'이라는 단어에는 허위라는 의미가 내포된다. 그러나 여기서 정보의 진실 여부는 별 관심거리가 아니다. 우리가 관심을 두는 것은 그 소문이나 어떤 정보가 널리 퍼지기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다... 사실 소문을 널리 퍼지게 하는 다른 요인들, 예를 들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불확실성 같은 것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p238)....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이유로 의견을 바꾸는 데 저항이 심하다면 그 조화를 줄이는 것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람들은 그 새로운 정보와 조화를 이루는 더 많은 인지요소를 바꾸려고 시도할 것이다. 아니면 현재 의문시되는 자신의 믿음과 조화를 이루는 더 많은 인지요소를 획득하고자 할 것이다.(p239)  <인지부조화 이론> 中 


 지금까지 논의에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부조화가 발생하면 이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시도가 실패했을 경우, 이 부조화가 충분히 인식할만하고 이 상태에 대한 불편함을 분명히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심리적으로 불편한 증세가 나타나는 것을 분명히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p47) <인지부조화 이론> 中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여러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정리되지 못하고 휘둘리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인지부조화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S2)이 또다시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다른 상황에서 인지부조화를 가져오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다음의 두 명제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x2 : 시급한 현안에 대한 적절한 처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y2 :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이익집단이 존재한다. 


 y2의 이익집단은 사람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질 것이기에, 그대로 변수처리를 해도 좋을 듯하다. 그럼, x2와 y2의 인지부조화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여기서 저자의 처음 말로 돌아가보자.


 나는 부조화, 즉 여러 인지내용들 사이에 서로 부합하지 않는 관계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사람에게 동기를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소환제가 존재하지 않는 지금, 매번 되풀이되는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표를 통한 의사표명만이 답이라 생각한다. s2의 상황이 해결되었을 때, s1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들은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내년 총선에는 반드시 투표해야겠다.(동기부여).  -> 인지부조화는 동기부여를 가져올 수 있다.(증명 끝)


 <인지부조화 이론>의 저자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가 동기부여의 기제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본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으나, 일상의 사례를 통해 저자의 주장에 근거가 있음을 확인하면서 이번 페이퍼 같은 리뷰를 마무리한다.


PS.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어울리지 않는 위법을 저질렀다면 낙마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떨 때는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고, 다른 경우에는 '법적 기준'을 들이대는 '플루크루스테스 침대(Procrustean bed)'와 같은 감정적 평가가 아닌 객관적 평가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사람이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말못할 상황에 놓이게 하고 무조건 때리는 여론몰이 행태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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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3: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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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3: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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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8 14: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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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16: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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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피부, 하얀 가면 문학동네 인문 라이브러리 8
프란츠 파농 지음, 노서경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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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파농(Frantz Fanon, 1925 ~ 1961)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 Peau noire, masques blancs>은 흑인과 백인으로 대표되는 제국의 주변부와 중심부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를 단순히 인종(人種)문제로 생각하면 우리와 큰 관련이 없는 문제처럼 생각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자. 제국주의 시대에 같은 유색인종인 일본에게 식민지 생활을 한 우리에게 검은 피부를 가지고 백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은 황국신민(皇國臣民)이 되기를 열망했던 이들로 치환될 수 있다. 이후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을 읽을 때 우리에게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보다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사람은 우주의 조화에 전율하는 하나의 긍정이다. 뿌리째 뽑히고 낱낱이 흩어져 당황스러운 인간, 공들인 진실들이 하나씩 해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의 인간은 자기 안에 공존하는 이율배반을 이 세상에 투사하기를 그쳐야 한다. 흑인은 검은 사람이다; 곧 일련의 정서 착란으로 우주 한복판에 박혀버렸는데 그는 거기서 나와야만 한다. 우리는 유색인이 자신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그것만 목표로 할 뿐이다.(p8)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백인은 자신의 흰색에 갇혀 있다. 흑인은 자신의 검은색에. 이 이중 나르시시즘이 어디로 흐르고 어떤 동기를 불어넣는지, 우리는 그것을 확실히 짚을 것이다.(p10)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열등 콤플렉스가 있다면 그것은 다음 이중의 과정에 따른 것이다. 우선 경제적인. 그다음으로 이 열등성의 내면화, 또는 그보다 더한 열등성의 전염에 의한.(p11)... 흑인은 두 차원 모두에서 투쟁을 수행해야 한다 : 그 두 가지는 역사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한쪽만의 해방은 어느 쪽에나 불완전하다. 가장 나쁜 오류는 기계적 종속을 믿는 것이다. 더군다나 사실 자체가 그와 같은 체계적 성향에 어긋난다.(p12)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우리는 백인종과 흑인종의 대면이 심리-실존적 콤플렉스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우리는 그것을 분석함으로써 마침내는 파과하고자 한다.(p13)  <검은 피부, 하얀 가면> 中

PS. 1940년대 창씨 개명 당시 이(李)씨의 경우 미야모토(宮本)으로 바꾼 사례가 있어 이를 제목의 부분으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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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17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번역 괜찮았나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같은 책에 비해 영 알아먹기 힘든 한국어였던 기억이 있는데, 소양이 한참 부족하던 시절의 좀 지난 기억이라.....

겨울호랑이 2019-08-17 10:39   좋아요 1 | URL
^^:) 저는 잘 읽었습니다만, 제가 워낙 번역의 수준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뭐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제 한국어도 그다지 좋지 못해서요 ㅋ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에로의 초대 지식인마을 34
김석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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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 ~ 1939)는 전쟁에서 살아온 병사들이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내면에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죽음 충동'이 있으며 그것이 악몽과 환상을 만들어내며 은밀한 파괴 욕망을 충족시킨다고 설명한다.(p20)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 ~ 1981) 또한 인간의 세계는 자연적 환경이 아니라 언어와 상상적 작용을 통해 재구성된 '상상계'라고 설명한다. 상상계는 온전하게 통합된 세계가 아니라 언제나 균열되어 있으며 충족되지 못한 욕망이 순환되는 불완전한 세계다. 그것은 언어가 존재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p21)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는 인간의 무의식(無意識)과 관련한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 ~ 1939)와 자크 라캉(Jacques Lacan, 1901 ~ 1981)의 이론에 대해 설명한 입문서(入門書)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와 이드, 에고, 슈퍼에고로 대표되는 프로이트 이론과 이를 계승발전시켜 욕망을 대타자의 담론으로 정의한 라캉의 이론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이번 리뷰에서는 이들 두 학자의 이론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이 겪고 있는 신경증의 원인을 문명에서 찾는다. 문명은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고 길들이기 때문에 자연에서 벗어나 문명이라는 테두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인간은 여러 가지 고통과 갈등 속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 프로이트의 설명이다. 또한 무의식의 기원이 되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Oedipus complex가 문명의 출발점에도 동일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화는 자연적인 본능을 길들이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 그 본능을 표출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러한 사회화 과정은 필연적으로 억압과 그 억압에 따른 다양한 증상을 수반한다.(p25)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프로이트는 근대 이래의 서구 학자들이 취하고 있는 기본 입장 '자연 - 인간' 의 대립 구조에서 인간이 갖고 있는 불안감과 신경증의 원인을 찾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온 문명(文明, culture)은 자연상태의 인간을 사회화시키기 위해 인간에 내재된 본능(本能, instinct)이 억압시키게 되는데, 유명한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는 이러한 사회화 부작용의 한 단면이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오이디푸스는 아이가 최초로 품었던 부모에 대한 사랑과 미움의 양가적 감정을 억압하고 극복하면서 성차를 깨달아 가족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하는 주체 탄생의 심리 드라마다.(p63)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로 대표되는 1차 정신 기구 모델은 이후 이드, 에고, 초자아 이론으로 발전하게 되며, 이를 2차 정신 기구 모델이라고 한다. 에고와 슈퍼에고는 이드로부터 분화되었지만, 사회화되는 과정 속에서 서로 대립, 활성화시키게 된다. 거칠게 표현한다면, 에고가 자아(自我)라면, 슈퍼에고는 사회에서 강요하는 사회적 윤리, 기준이 될 듯하다.

 프로이트의 이론 변화는 1923년에 새롭게 고안된 2차 정신 기구 모델을 통해 구체화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이드, 자아(에고), 초자아(슈퍼에고)이론이다.(p95)... 이드(id)는 우리가 도달할 수 없는 어두운 부분이며, 충동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프로이트가 1차 정신 기구 모델에서 무의식 체계로 간주한 부분이 이드에 귀속된다... 이드의 직접적 기능은 과도한 에너지의 흐름으로 생긴 흥분 상태, 즉 긴장을 외부로 방출해 제거하는 것이다.(p97)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그림] 이드 - 에고 - 슈퍼에고(출처 :http://www.kvccdocs.com/KVCC/2013-Fall/PSY101-OLA/Lessons/L-12/id-ego-superego.jpg)

 

 자아(ego)는 각 개인 속에서 의식, 주의, 판단, 기억 등의 정신 과정을 일관성 있게 조직화하는 기능을 한다. 의식은 바로 이 자아에 귀속된다. (p98)... 자아가 이드에서 분화했듯이 초자아(superego)는 자아에서 분화해서 생기는데, 그  기원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의 쇠퇴와 직접 관계가 있다. 어머니의 절대적 사랑의 대상이 되려는 아이의 욕망은 아버지의 위협 때문에 좌절되고 무의식 속으로 침잠하는데 여기서 금지를 명하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초자아의 기원이 된다.(p100).... 초자아가 부과하는 이상적 자아는 여타의 사회 규범에 의해 강화되면서 아이로 하여금 사회적 존재가 되도록 만들어 준다.(p101)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라캉은 무의식의 언어적 구조와 본성을 강조하고 욕망을 재해석함으로써 프로이트의 발견들을 철학적으로 더 세견되고 풍성하게 다듬었다. 라캉의 주장은 '무의식은 대타자의 담론이다'와 '인간의 욕망은 대타자의 욕망이다'로 요약된다. 라캉은 주체와 시니피앙 sinifiant의 관계가 정신분석의 핵심 주제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무의식 주체의 욕망과 관계가 있다.(p30)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한편, 라캉은 언어(language)에 주목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체의 욕망을 끌어내고 있다. 라캉은 먼저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 ~ 1913)의 언어 개념인 시니피앙, 시니피에의 개념을 차용하지만, 그의 이론안에서 이들은 독자적인 관계를 맺게 된다. 라캉의 이론 안에서 이들은 다른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라는 새로운 세계를 연결시키는 연결자가 된다.

 

 라캉의 사상은 크게 세 가지 개념을 축으로 해서 전개된다. 1930 ~ 1940년 대에는 상상계 imaginary, 1950 ~ 1960년대 초까지는 상징계 symbolic , 1960년대 중반 이후에는 실재계 real가 라캉 사유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이 세 범주는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인간의 정신적, 물질적 삶의 영역을 역동적으로 만든다.(p112)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정리하자면,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와의 관계가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에서 맺어지는 방식이 라캉 이론의 전체적인 틀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거울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듯 우리는 현실 세계를 언어를 통해 인식하게 된다. 특히, 생후 6 ~18개월의 유아가 경험하게 되는 '거울 단계'는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라캉은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를 상상계의 산물이라 설명하는데, 라캉은 상상계의 본질을 심리학자 앙리 왈롱(Henri Wallon, 1879 ~ 1962)이 사용한 '거울 단계' 개념을 통해 설명한다. 심리학자들은 거울 단계가 이미지를 매개로 해서 아동이 정체성을 형성하고 대상과의 관계를 자아를 중심으로 구성하면서 성숙해나가는 심리적 발달 과정이라고 설명한다.(p113)... 라캉은 거울 단계를, 주체성의 구조를 이미지에 종속시키고 이를 토대로 상상계가 본격적으로 작용하는 첫 번째 단계로 본다.(p115)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주체는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하며, 타자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 주체는 타자를 인식하는데 있어 '언어'라는 매개를 통한다. 상상계와 상징계를 연결시키는 고리. 그것이 언어다.

 

 거울 단계의 경험이 보여주는 것은 인식의 기준이 되는 자명한 자의식이나 선험적이고 절대적인 자아는 없다는 것이다. 자아는 어느 순간 나의 이미지를 다른 대상 이미지로부터 분리하고, 그것에 고착됨으로써 가능해진다.(p116)... 주체가 스스로를 발견하고 제일 먼저 느끼는 곳은 타자 속에서다. 주체가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은 주체의 타자다.(p117)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그림] 기표와 기의(출처 : 위키백과)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는 '상상계'지만, 우리는 이를 언어를 통해 인식하고 있으며 이 세계는 '상징계'로 표현된다. '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상상계와 상징계의 간극은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이 간극은 왜 생기는가? 라캉에 따르면 언어는 시니피앙(기표) - 시니피에(기의) 로 구성되는데, 이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약하게 연결되는 지점에서 우리가 '주체'라고 부르는 존재가 발생된다. 소쉬르와는 달리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와의 관계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는 극히 불안하게 된다. 때문에, 라캉의 주체는 불안한 주체이며, 보다 완벽해지려는 욕구를 가진 '욕망하는 주체'가 된다.

 

 라캉의 기호모델에서 주목할 것은 시니피앙(기표 記表, 개념 sinifiant)과 시니피에(기의 記意, 청각적 이미지 sinifie)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아니라, 둘의 안정적 결합을 상징하던 가로줄이 이제 정반대로 분리선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기표와 기의를 나누는 분리선은 의미화 작용을 방해한다. 라캉은 자신이 새롭게 수정한 이 식을 시니피앙 논리의 연산식, 혹은 무의식의 연산식이라 부른다.(p133)... 의미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연산식의 분리선을 넘어 시니피앙과 시니피에가 결합해야 한다. 여기서 라캉은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임시적으로 묶어주는 일정의 고정점을 상정하는데, 바로 그 지점이 의미의 전달자인 주체 subject가 발생하는 곳이다.(p134)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라캉의 주체 subject는 시니피앙에 의해 존재가 대체되고 상징계에서 구조화됨으로써 구성되는 무의식의 주체이자 욕망하는 주체이다. 이 주체는 잃어버린 대상인 물(物)에 도달하려는 욕망의 절대적 향유 의지인 주이상스 jouissance를 추구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 주이상스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쾌락이기 때문에, 결여(缺如)로부터 발생된 주이상스는 결국 죽음 충동의 양상으로 발현된다.

 

 상징화에서 벗어나는 삶의 영역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라캉에 의해 실재 real 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실재는 상징화에서 벗어나고 그것에 대립하면서 늘 그 자리에 있는 어떤 것이다.(p126)... 진리와 무의식적 주체의 본성은 라캉의 또 다른 개념인 상징계를 중심으로 설명된다.(p127)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 中

 

 결국, 프로이트와 라캉은 둘 다 인간의 무의식에 대해 연구를 했지만, 프로이트는 자아(自我)를 중심으로 이드, 에고, 슈퍼에고의 관계에 대해 집중을 한 반면, 라캉은 대상과 맺는 관계를 중심으로 상상계, 상징계, 실체 등에 관심을 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프로이트와 라캉을 정리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연상되는 내용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한 분이신 하느님을 저는 믿나이다.
전능하신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또한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외아들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을 믿나이다....

또한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이다.
성령께서는 성부와 성자에게서 발하시고
성부와 성자와 더불어 영광과 흠숭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출처 :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 Symbolum Nicaeno-Constantinopolitanum) 中

 

 먼저 프로이트. 프로이트 이론의 '이드'-'에고'-'슈퍼에고'의 관계 속에서 삼위일체(三位一體)를 발견하게 된다. 이들은 각각 다른이름의 자기라고 생각해 볼 때, 기독교 교리인 삼위일체를 연상하는 것이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라 여겨진다. 그래서,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 속의 성부(聖父)-성자(聖子)-성령(聖靈)의 관계를 보면 위와 같다. 이드에서 에고와 슈퍼에고가 분화되었듯이, 성부로부터 성자와 성령이 발(發)되었다는 교리는 유사점이 있지만, 전자는 대립과 화합을 반복하는 존재라는 면에서 후자와 차이가 있어 보인다.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 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握手)를받을줄모르는 - 악수(握手)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至今)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事業)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反對)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詩/이상)

 

 이상(李箱, 1910 ~ 1937)의 시(詩)에서 거울 속의 나는 나 자신이기도 하지만 나와는 다른 타자(他者)라는 면에서 라캉의 주체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입문서임을 고려할 때 이 정도로 그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프로이트 & 라캉 : 무의식의 초대>를 통해 두 심리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대한 큰 틀을 그려놓고 보다 전문 서적을 통해 깊이 읽기를 한다면 의미있는 독서가 되리라 생각하며 이번 리뷰를 마친다.

 

 

PS. 프로이트와 라캉의 가장 큰 차이는 언어(language)라 생각된다. 그래서, 다음 번에는<촘스키 & 스키너 : 마음의 재구성>을 통해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깊이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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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07: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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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4 08: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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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5 20: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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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6 19: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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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02: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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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7 08: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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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 대중 심리를 조종하는 선전 전략
에드워드 버네이스 지음, 강미경 옮김 / 공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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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적 군중을 구성하는 개인들이 누구든지 간에, 그리고 그들의 생활방식이라든가 직업, 성격, 혹은 지능이 비슷하든 비슷하지 않든간에 상관없이 그들은 자신들이 개인적으로 고립되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 일종의 집단적 정신 상태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심리적 군중은 일시적 존재로서, 마치 어떤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이 결합에 의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드러내는 새로운 생명체를 형성하는 것처럼 잠시동안 결합한 이질적 요소들로 이루어진다. -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 1841 ~ 1931) <군중심리 Psychologie des Foules>中 - 


 귀스타브 르 봉은 그의 저서 <군중심리>를 통해 개인 심리와는 다른 군중이라는 집단(集團) 심리에 주목하고 있으며,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Louis Bernays, 1891 ~ 1995)는 한 걸음 더 나가서 <프로파간다 Propaganda>를 통해 대중심리 조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대중의 마음을 지배하는 메커니즘에 이어, 특정 생각이나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이고자 할 경우 그러한 메커니즘을 어떻게 조작해야 대중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있다. 아울러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 새로운 선전의 합당한 위상을 모색하는 한편, 서서히 진화해 나가는 선전윤리 및 실천 규범도 제시하고자 한다.(p74)


 1.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전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직접민주주의의 한계로 인해 선전이 필요하다. 경제적으로는 20세기 대량생산의 시대를 맞이한 반면,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가 확산되면서 직접 민주주의는 불가능해졌다. 그 결과 간접민주주의 방식의 정치 체제가 도입되었고, 이러한 체제 하에서 대중들은 공공의 문제에 대해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이론상으로 모든 시민은 공공의 사안과 개별 행동의 문제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닥칠 때마다 그와 관련된 난해한 경제, 정치, 윤리 정보를 시민 개개인이 직접 연구해야 한다면 그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선택 범위를 현실에 부합하는 비율로 좁히기 위해 우리는 보이지 않는 정부가 각종 정보를 추려내 중요한 사안만 부각시키도록 하는 데 기꺼이 동의했다. 우리의 지도자와 그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용하는 매체를 통해 우리는 공공의 문제와 관계있는 사안들의 증거와 범주를 받아들인다.(p63)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권력자들은 '선전'을 통해 대중들의 심리를 조작하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생긴다.


 대중의 관행과 의견을 의식과 지성을 발휘해 조작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의 이 보이지 않는 메커니즘을 조작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국가의 권력을 진정으로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정부(invisible government)'를 이룬다.(p61)


 지도자는 때로는 전사, 때로는 독재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공직에 출마하려면 유권자의 비위를 맞추어야 하는 우리의 정치 현실 속에서 타고난 지도자가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선전을 활용하는 길밖에 없다.(p173)


2. 선전이란 무엇인가?


 개인들은 집단화와 제휴의 과정을 통해 대중의 생각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선전은  이러한 집단화 과정에서 의도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노력이며, 개인과 집단 모두를 고려한 종합적인 노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집단화와 제휴라는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호 교류 구조야말로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집단 사고를 조직하고 대중의 생각을 단순화해온 방식이다.(p73)... 현대의 선전은 기업이나 사상 또는 집단과 대중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새로 만들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끼워 맞추려는 일관된 노력이다.(p83)


 새로운 선전은 단순히 개개인이나 대중의 마음만이 아니라 사회 구조와 더불어 서로 밀접하게 맞물린 채 그 구조를 이루는 각계각층과 각 계층의 충성도까지 고려한다. 새로운 선전은 개개인을 사회라는 유기체를 구성하는 세포로서뿐만 아니라 사회라는 단위를 구성하는 세포로도 바라본다.(p88)


3. 선전은 누구에 의해 누구를 대상으로 실행되는가? 


 선전은 소수의 지식인에 의해 시행된다. 소수의 깨어있는 이들에 의한 일종의 계몽(啓夢)활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사회 전체가 유지될 수 있다. 그 이유는 군중은 감정적이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선전이 필요해진다.


 트로터와 르봉은 집단 심리는 엄밀한 의미에서 사고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사고 대신 충동, 습관, 감정이 자리한다. 결정을 내릴 때 집단 심리는 대개 믿음이 가는 지도자의 선례에 따르려는 충동을 보인다. 이는 가장 확고하게 구축된 대중심리학의 원리 가운데 하나다.(p118)


 하지만 선전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책무는 소수의 지식인들이 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와 발전을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이들 소수 집단의 활발한 선전 활동에 달려 있다. 소수 지식인 집단의 의욕적인 노력을 통해서만 대중은 비로소 새로운 사상에 눈을 뜨고 거기에 맞게 행동할 수 있다.(p92)


 보이지 않는 정부는 소수의 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대중의 의식과 습관을 지배하는 사회 기구를 조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이다.(p102)


4. 유능한 선전가가 되기 위해서


 유능한 선전가 또는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사물 또는 행위의 이면(裏面)을 해석하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을 부각시키는 방법을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전략적으로 확산시켰을 때 그는 성공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대개 스스로 감추고 있는 동기에 영향을 받아 행동한다는 이러한 일반 원리는 개인 심리뿐만 아니라 대중 심리에도 적용된다. 따라서 유능한 선전가가 되려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당사자들이 제시하는 동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러한 행동 이면에 숨어 있는 진짜 동기를 파악해야 한다.(p123)


  귀가 따갑도록 듣게 되는 유권자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무엇보다도 정치인이 대중의 의중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사실에 원인이 있다. 정치인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려면 스스로를 어떻게 부각하고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p173)... 개념을 확산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현대 사회의 '집단 형성(group formation)' 활용하는 것이다.(p128)


 <프로파간다>는 위와 같이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감정적인 군중을 대상으로 소수의 지식인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세기 초기에 쓰여진 <프로파간다>의 기원은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 1469 ~ 1527)의 <군주론 Il Principe>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후대의 영향은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 1945 ~ )의 <넛지 Nudge>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차이점이 있다면 <군주론>에서 군주국에서 군주가 해야할 덕목을 이야기 한다면, <프로파간다>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수의 지배자가 어떻게 대중을 다룰 것인가를 말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프로파간다>는 민주주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 <군주론>이라는 생각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그(선전가, PR 담당자)는 의뢰인과의 거래에서 솔직해야 한다. 대중을 바보로 만들거나 속이는 일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만약 그런 평판을 얻게 되면 그의 직업 생명은 끝나고 만다. 선전 자료를 외부에 내보낼 때는 출처를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p111)


[사진] 명탐정 코난의 명대사 '진실은 언제나 하나' (출처 : 유튜브)


 저자 비록 위와 같은말을 통해 정보의 왜곡을 경계하지만, 현실은 만화와 다른 것 같다. 서로 다른 입장에서 저마다 자신이 진실을 말한다는 수많은 미디어 속에서 일반 대중들은 왜곡된 진실을 접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저자의 바람은 단순한 희망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프로파간다>는 이처럼 군중 심리를 기반으로 한 여론 조종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칼을 도둑이 들면 흉기가 되지만, 어머니가 들면 주방기구가 된다'는 옛말처럼 여론 조종 역시 서로 다른 면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프로파간다>가 보여주는 부정적인 측면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에 의한 여론 조작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는 면에서 심리학의 고전이라는 평에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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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4: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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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7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3-07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가의 프로파간다로 사람이 얼마나 제 정신이 아닐 수 있는지, 전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절감했습니다. ㅠㅠ

겨울호랑이 2018-03-07 16:35   좋아요 1 | URL
아직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조만간 읽어봐야겠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03-07 17: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헝가리 철학자 죄르지 루카치는 ‘긍정적‘ 측면의 프로파간다도 반대합니다.
˝선전과 선동은 인간을 ‘도취‘시켜 비인간화한다. 이것은 비윤리적이다. 도취는 하나의 기만이며 사기다. 감정이입을 핵심으로 삼는 것은 일상적 삶의 차원을 격하시킨다. 니체의 ‘디오니스적 도취‘는 감정이입 반응의 극단적 형태고 개인 인격을 균열시키고 불구적으로 만드는 무가치성이며, 세계와 인간 관계를 공허하게 만든다. 선전과 선동은 인간을 기만하는 위장된 오만일 따름이다.˝

겨울호랑이 2018-03-07 17:37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저는 루카치를 비학과 존재론으로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루카치의 철학에 대해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싶너지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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