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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의 미래 - ‘자원의 한계’를 넘어 지속가능한 소재를 찾아서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 시리즈 1
M. 스탠리 위팅엄 외 지음 / 이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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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의 발전은 계단 함수입니다. 새로운 화학반응을 발견해야 성능이 다음 계단으로 뛰어오를 수 있죠. 그 후에 최적화 과정을 통해 전극의 물리적 특성이 개선되면서 점진적으로 성능이 개선됩니다. 무어의 법칙과 같이 지속적인 성능 향상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배터리 화학이나 소재가 계속 등장해야 합니다. (본문 중)

불리와 화학, 전자와 이온. 점진과 지속. 반도체와 배터리의 차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위와 같이 정리될 수 있을 듯 하다. 지구의 한정된 소재를 이용해서 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낮은 폭발 위험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배터리 업계의 노력과 방향을 간략하지만 잘 정리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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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미래 - ‘무어의 법칙’을 넘어 무한의 가능성을 찾아서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 시리즈 2
수재 킹류 외 지음 / 이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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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하는 방식은 진화(evolution)와 혁신(revolution)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반도체 기술에서 진화와 혁신이란 무엇일까요?... 진화는 무어의 법칙을 계속 이어가는 겁니다. 혁신은 완전히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진화의 길은 접촉 저항, 배선, 3D 집적에 있고, 혁신의 길은 양자컴퓨팅과 뉴로모픽 컴퓨팅 같은 새로운 구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본문 중)

최근 트랜지스터의 밀도를 높이는 반도체의 진화는 물리적 한계 상황이라는 벽을 만난 것 같다. 과거와 같은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AI, 로봇 등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의 길에 대한 석학들의 토론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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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레볼루션 - 젠슨 황과 거대 테크기업의 탄생
태 킴 지음, 김정민 옮김, 김상균 감수 / 서삼독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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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높은 기대를 품은 사람들은 대체로 회복력이 부족합니다. 안타깝게도 성공의 키는 회복력이거든요. 위대함은 지능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위대함은 인격 character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젠슨이 보기에 인격은 오직 좌절과 역경을 극복한 결과다. 그에게 있어 일의 본질은 힘든, 종종 압도적이기까지 한 역경에 맞서 끈질기게 버티는 몸부림이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45

엔비디아(NVIDIA)라는 기업의 철학은 위의 문장에 잘 담겨있다. 여기에 더해 독자들은 젠슨 황의 끊임없는 노력과 도전이라는 성공기업의 클리셰를 <엔비디아 레볼루션>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현재 엔비디아의 성공과 앞으로의 길을 전망할 수 있을까? 다른 기업에는 없지만, 엔비디아에는 있는 요인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마도 본문의 내용을 통해 독자들은 여러 요인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며, 모든 것들이 답이 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술과 경험 사이의 적절한 포지셔닝'이 엔비디아의 목표이며, 이를 위해 'CUDA 등 독점적 플랫폼을 활용한 다각화 전략의 효과적 활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와 관련한 적절한 예가 AI 컴퓨팅 플랫폼인 DGX (Deep GPU Xceleration)와 HGX (Hyperscale Graphics eXtension)다. 자사의 기술을 집약해서 완제품인 DGX를 통해 최선의 기술을 선보이는 한편, 고객의 경험을 위해서 확장가능한 솔루션인 HGX도 제공하여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는 정책. 그리고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되는 밑바탕에 자리한 CUDA라는 경제적 해자와 함께 CoWoS를 통해 엔비디아의 방향을 현실적으로 구현해주는 TSMC와 30여년에 걸친 굳건한 동맹이 있기에, 엔비디아는 게임에서부터 Physical AI에 이르기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과거 윈도우 화면 부팅 시 나타나는 Window95 로고나, 컴퓨터 본체 바깥에 Intel Inside라는 스티커를 보면서 가슴이 웅장해지는(?) 신뢰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이제 이러한 소비자의 신뢰감과 주주의 기대가 엔비디아에게로 향하는 요즘 이 책은 엔비디아에 대한 여러 생각을 일깨운다...

"우리는 위대한 기술과 위대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우리가 만든 건 위대한 기술뿐이었어요. 위대한 제품은 아니었죠." 밀라초프스키는 이렇게 회고했다.(p112)... "고객은 항상 대안을 찾습니다." 젠슨은 말했다... 엔비디아가 NV1의 혁신적인 오디오와 그래픽 기능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게이머들이 실제로 눈으로 본 것, 귀로 들은 것, 또는 들을 수 없었던 경험을 이길 수 없던 것이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116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이용하면 그래픽 프로그래밍 전문가들만이 아니라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도 GPU의 연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었다... 젠슨은 엔비디아가 CUDA를 통해 테크 산업 구석구석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새로운 하드웨어가 아닌,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를 변화시키려 하고 있었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247

엔비디아는 그래픽 드라이버의 유지관리를 PC제조업체와 보드 협력업체에 맡기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해야 게이머들이 다른 회사나 관련 개발자들이 출시하는 최신 PC용 소프트웨어에서도 항상 최적의 그래픽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_ 태 킴, <엔비디아 레볼루션>,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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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의 속도 자체가 우리의 안전에 더욱더 심각한 도전이 된다. 우리는 중대한 변화 사이에 수백만 년의 기간을 두고 한가하게 진화한다. 기계는 수십 년 사이에 이와 유사한 진보를 이룬다... 생산된 기계의 후속 세대는 더 똑똑해지고, 비용은 더 저렴해질 것이다. 인간 등가물이 어떻게든 우위를 점하리라 믿을 이유는 전혀 없다... 만일 인간의 노동보다 자동기계가 더 효율적이라면, 그것을 환영하는 조직과 사회의 환경이 어려울수록 생존에 유리하여 점점 우호적인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번영할 것이다. _ 한스 모라벡, <마음의 아이들>, p178


 한스 모라벡(Hans Moravec, 1948 ~ )이 바라보는 인류의 미래는 어둡다. 오랜 시간 생물학적 진화(進化)의 산물인 인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이루어지는 기술적 진화를 거듭하는 로봇(robot)에게 결국 세상의 주도권을 넘겨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마음의 아이들 Mind Children: The Future of Robot and Human Intelligence>에서 저자는 이에 대해 '마음 업로딩 mind uploading'으로 답한다.


 사람과 로봇이 맺을 수 있는 세 번째 관계는 서로 돕고 사는 공생이다. 대표적인 시나리오는 <마음의 아이들>에 제시된 마음 이전 mind transfer이다. 사람의 마음을 로봇으로 옮기는 과정은 '마음 업로딩 mind uploading'이라 한다. 사람의 마음이 로봇으로 이식되면 사람이 말 그대로 기계로 바뀌게 된다. 로봇 안에서 사람의 마음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마음이 사멸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되는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모라벡은 마음의 아이들은 인류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_ 한스 모라벡, <마음의 아이들>, p15 해제 中


 구체적으로 유한한 인간의 신체(身體) 대신 기계의 몸으로, 인간의 사고(思考)를 담당하는 뇌를 컴퓨터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이미 2세대 로봇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학습능력으로 로봇(인공지능 AI)은 2040년에 이르면 인간을 멀리 따돌리고, 인간은 이들 로봇에 바이러스(viurs)처럼 녹아 들어 살면서 영생(永生)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1988년에 저자가 예상한 인류의 미래다.


  미래에 두뇌의 기능이 충분히 이해되었을 때 당신의 뇌들보가 절단되고 외부의 컴퓨터로 이어진 케이블이 절단된 끝에 연결된다고 가정하자. 컴퓨터는 처음에 두 반구체 사이의 고통을 돕고, 엿듣기 위해 프로그램되었다. 엿듣기로 배운 바에 의해 컴퓨터는 당신의 마음 활동의 모델을 구조화한다. 시간이 흐르면 컴퓨터는 자신의 메시지를 그 흐름 안으로 삽입하기 시작하고 점차 자신을 당신의 사고 안으로 은근히 심어주며 당신에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부여한다. 머지않아 당신의 원래 두뇌가 나이 들어 사라짐에 따라 컴퓨터가 부드럽게 상실된 기능을 감당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당신의 두뇌는 죽고, 당신의 마음은 전적으로 컴퓨터 안에서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_ 한스 모라벡, <마음의 아이들>, p197


 마치 영화 <코드명 J Johnny Mnemonic>와 같은 이러한 설정이 저자가 책을 쓴 1980년대 말에는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생명 공학과 컴퓨터 공학의 발달은 이러한 것들을 '실현가능태'로 만들었다. 아래 <마음의 아이들>의 문단에 이어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호모 데우스 Homo Deus>를 연결지어도 매끄럽게 연결되는 논리 구조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실현될 디스토피아(dystopia)의 한 면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당신이 대부분 다른 사람의 경험을 기억할 것인 반면에 당신이 일으킨 기억은 다른 마음 안으로 혼합될 것이다. 삶, 죽음, 동일성의 개념은 당신의 마음의 조각과 다른 이들의 조각이 결합되고, 뒤섞이고, 때로는 크고, 때로는 작고, 때로는 길게 고립되어 고도로 개인적이며, 다른 때에는 덧없고, 문명의 도도한 지식의 여울 위의 단순한 잔물결인 일시적 연상으로 재결합됨에 따라 현재의 의미를 상실할 것이다. _ 한스 모라벡, <마음의 아이들>, p200


  경험하는 자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경험하는 자아는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참조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기억을 끄집어내고 이야기를 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모두 우리 안에 있는 매우 다른 실체인 "이야기하는 자아"의 독단이다.(p405)... 사실을 말하면, 경헌하는 자아와 이야기하는 자아는 별개의 실체가 아니라 긴밀하게 얽혀 있다. 이야기하는 자아는 경험을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재료로 이용한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다시 경험하는 자아가 실제로 느끼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 _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p410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영생'이라는 가치를 선택하는 대신 오랜 진화의 역사와 함께 이루어진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권(人權)을 포기하고, '데이터교'라는 이름의 레비아탄(leviathan)에 권리를 다시 넘겨 줄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피조물을 보았을 때 좋았을 조물주의 마음이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은 후 바뀌게 되었다면, 이러한 마음이었을까.인간과 구별할 수 없는 컴퓨터를 검증하는 튜링 테스트(Turing test). 머지 않은 미래에는 인공지능(AI)에 녹아든 인간의 마음을 테스트하는 역튜링 테스트(Adverse Turing Test)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을 다룬 <마음의 아이들>을 통해서 인간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은 처음부터 이들이 우리의 '거울'로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방향이 우리를 주체(主體)라는 하나의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며 페이퍼를 갈무리한다...


 우리는 자유주의가 직면한 세 가지 실질적 위협을 살펴보았다. 첫째는 인간이 가치를 완전히 잃게 된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간이 집단으로서의 가치는 유지하더라도 개인은 권위를 잃고 외부 알고리즘의 관리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세 번째 위협은, 일부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어 필수불가결한 동시에 해독 불가능한 존재로 남아 소규모 특권집단을 이룰 거라는 점이다. 이런 초인간들은 전대미문의 능력과 전례 없는 창의성을 지닐 것이고, 그런 힘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중요한 대다수의 결정들을 계속 내일 수 있을 것이다. _ 유발 하라리, <호모 데우스>, p474


 설계상 기계는 순종적이고 유능한 우리의 실존을 위협한다. 왜냐하면 기계는 우리에게 생태적으로 환경에 더 적합한 대안적 거주자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각해도 경쟁적 상황에서 인간만큼 영리한 기계가 훨씬 더 유리하다. 그것의 생산과 유지에는 비용이 적게 들어서 주어진 자원에 따라 투입되는 것보다 일을 최적화해서 지칠 줄 모르고 일하도록 프로그램될 수 있다. _ 한스 모라벡, <마음의 아이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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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8-12 17: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앨런 튜링이 쓴 논문을 모은 책이 있군요! <리바이어던>도 언젠가 꼭 읽고 싶은데..겨울 호랑님의 페이퍼 속 책들 오늘도 침만 흘려봅니다ㅎㅎㅎ

겨울호랑이 2021-08-12 18:39   좋아요 2 | URL
미미님께서 이미 읽으신 책들이 적지 않은데 이리 책욕심을 내시면 제 글 쓸 자리가 없어질까 걱정됩니다. ^^:)
 

우리는 우리의 마음을 직접 시물레이션 만의 어떤 몸에 다운로드 하고, 우리의 임무가 완수되었을 때 업로드하여 나의 현실 세계로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리는 그 과정을 역전시켜 그 사람을 시뮬레이션 밖으로 데려올 수도 있을것이다. 그들의 마음을 외부의 로봇 몸에 연결하거나 그 안에 업로드하는 모든 경우에 우리는 과거를 다시 참조하고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 P214

내가 방금 기술한 유형의 불멸성은 개인의 죽음에 있어서 최악의 측면인 지식과 기능의 완전한 상실에 대한 일시적 방어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생존은 우리자신의 선택이 아닌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우리의 부분은 변화하는 조건과 진화하는 경쟁자에 발맞추어 폐기되고 새로운 부분에 의해 대치되어야만 할 것이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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