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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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상블라주(assemblage).


빌레글레는 거리의 찢어진 벽보를 모아 대형 캔버스에 다시 붙이는 작업으로 당시 시대상을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벽보를 수집한 거리 이름과 날짜, “성당 거리 99번지, 1974519(99,Rue du Temple, 19 mai 1974)”, “라파예트 거리/ 오트빌 거리 19884(Rue Lafayette/d’Hauteville avil 1988)”과 같은 제목이 붙여져 있다. 선동, 전쟁 규탄, 대통령 선거, 제품 광고, 영화 홍보 등의 내용을 담은 찢어진 조각들은 서로 겹쳐지고 흩어져 그 거리 그 시간을 설명하고 있다.

레오퀴르 거리-베르튀 거리, 198464(Rue Réaumur-Rue des Vertus, 4 juin 1984)

그라빌리에 거리 19731(Rue des Gravilliers, janvier 1973)


아니 에르노의 세월은 사진 한 컷 위에 찢어진 기억의 벽보들이 덧붙여진 아상블라주로 다가왔다.

 

흑백 사진 한 장, 골목에서 두 소녀가 둘 다 등 뒤에 팔을 숨기고 어깨를 맞대고 있다. 뒤로는 소관목과 높은 벽돌 벽, 위로는 커다란 흰 구름이 뜬 하늘이 보인다. 사진 뒷장에는 19557, 생 미셸 기숙사 정원에서 라고 적혀 있다.(63p)”

이렇게 사진을 그린 후, 그 사진의 주인공, 그녀의 눈에 비치던 세계를 그린다. 그녀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계와 사유의 대상은 확장되어 간다.

 

실내에서 클로즈업으로 찍은 흑백 사진, 쿠션을 이용해 소파로 꾸민 침대 위에 젊은 여자와 아이가 투명한 커튼이 있는 창문 앞에 나란히 앉았다.(120p)” 

67년 로베르쉬가라고 적혀 있는 이 사진의 젊은 여인은 그녀. 67년과 68년을 지나면서, 그녀의 생각은 베트남이나 공공의 이슈보다는 자신에 대한 질문들, 존재와 소유, 실존에 대해 집중되었다. ‘68 5월 투쟁과 혼란과 격동의 시절에 그녀 주변의 작은 것들에도 변화가 있었다. 그녀는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고, 일하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기에 대해 끝도 없이 물었고, “모든 것을 시도해도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134p)” 그녀에게 1968년은 세상의 첫해였다


그녀는 부부와 가족 외의 것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수모로 기억되는 모든 장면들로부터 벗어나 활동의 장으로서 미래를 받아들였다. 계속되는 질문들을 기록하고 글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리라 생각된다.

 

삼십 즈음의 그녀는 여전히 젊은 여성으로 폐경기 여성을 향한 거만함을 품고 있다. '샤를리 엡도'와 '리베라 시옹'을 읽음으로 자신이 68정신 안에 있음을 확인한다. 진보적인 매체를 읽고 보면서 공감하는 스스로에게 안도했던 나의 모습이 겹쳐졌다. 파리로 이사한 그녀가 노곤한 느낌을 받는 것은 과거가 없는 도시 때문인지, 진보한 자유주의 사회의 전망 때문인지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아마도 스스로에게 의문이 있어도 오랫동안 모른 채 한 것은 아닐까? 그 자본주의의 안락함 때문에. 베트남 전쟁이 끝났고 그녀는 희열과 피로를 느낀다.

 

좌파의 시대, 마흔의 80년대, TGV 안에서 『말과 사물 독서, 돌아온 우파, 시몬 드 보부아르와 장 주네의 사망, 체르노빌, 전쟁, 테러, 폭발……. 그리고 “68년은 낡았다, 86년이 더 낫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그 젊은이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68년에 그녀의 세대가 기성세대를 비판했듯이, 비판을 받는 세대가 되었다.

 

923월 세르지라고 적혀 있는 사진의 그녀는 오십대 여성의 충만함을 풍긴다.

 

그녀는 태어나서부터 2차 세계대전을 거쳐 지금까지 분리되고 조화가 깨진 그녀만의 수많은 장면들을 서사의 흐름, 자신의 삶의 이야기로 한데 모으고 싶어 한다. 개인의 것이지만 세대의 변화가 녹아 있는 삶. 그녀는 시작하는 순간, 늘 같은 문제에 부딪친다. 어떻게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과 사물들, 생각들, 관습들의 변화와 이 여자의 내면의 변화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45년의 프레스코화와 역사 밖 자아의 탐구, 고독이란 시를 썼던 스무 살의 일시 정지된 순간들의 자아를 동시에 만나게 할 수 있을까, 등등. (224p)”

 

그 소망, 고민이 바로 이 세월이라는 작품에 구현되었다는 생각이다. 그녀일치, 생각했던 자신의 책의 모습, 그녀가 책에 남기기를 원했던 느낌들. 그 감각이 살아날 때까지 사진의 그녀에게 가는 과정은 마치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연상케 한다. 50대의 그녀는 방법을 모른다면 "마르셀 푸르스트의 차에 적신 마들렌처럼 우연히 가져다주는 어떤 신호를 기대하고 있다(224p)"고 한다.

 

글 속에서의 그녀는 거울 속, 사진 속의 끊임없는 타인에 해당될 것이다.……이 글에는 일반적인 의미의 사람들우리가 있다.(301p)”

 

나는 아직 사진 속의 그녀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 과거의 기억, 수모, 부끄러움, 치기, 오만 등의 부정적인 기억들과 만나는 것을 꺼린다. 나는 그녀를 타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글을 쓴다면 나와 그녀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선행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쓰다보면 타인인 그녀의 감각이 내게서 되살아나는 순간이 올 테고, 환희의 순간이 될지, 견딜 수 없이 아픈 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 때 그녀는 내가 될 것이다. 만약에 나에 대한 글을 쓴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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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1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작업물입니다 잘 봤습니다 - 그녀는 “생각하고, 말하고, 글을 쓰고, 일하고,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기”에 대해 끝도 없이 물었고, “모든 것을 시도해도 아무것도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134p)” 밑줄 좌악 ~

그레이스 2023-01-11 23:12   좋아요 1 | URL
1968년, 그런 시작을 할 수 있던 시절과 그녀가 부럽더라구요. 물론 시행착오와 아픔이 있었고, 혼란이 있었지만요.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1-12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상블라주!
처음 들어 찾아봤어요^^
오호~
글을 읽고 다시 그림들을 보니 의미심장합니다.
격동기! 그들은 어떻게 살아냈을까요?

그레이스 2023-01-12 07:58   좋아요 2 | URL
아니 에로노는 그 격동기를 지나온 지식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행동하기에는 많은 의미로 옷을 입고 있었던 여성 지식인!
68을 계기로 변화를 맞이한듯요

미미 2023-01-12 0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려주신 작품들과 아니 에르노의 소설이 이렇게 이어지네요!!
에르노가 자신의 경험을 재료로 예술적 작업을 해오던 것으로도 느껴집니다.
역시 이 소설도 자전적인 요소들이 가득.^^

그레이스 2023-01-12 09:50   좋아요 2 | URL
예~
자서전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솔직함때문에 흥미롭게 봤어요.
자전적 글을 쓰는 작가로서의 고민도 엿보게 되구요.
프랑스의 현대사도 재밌구요.

레삭매냐 2023-01-12 1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상블라주, 한 수 배우고
갑니다.

제가 하면 스크랩일 텐데
왠지 작가들이 하면 작품
이 되는군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3-01-12 10:23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마찬가지!^
그래서 예술가겠죠.~♡

페크pek0501 2023-01-12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부할 게 너무 많아서 읽을 게 너무 많아서 야단났네, 하고 있어요. 아니 에르노의 작품은 읽어 보지 못했어요.
숨기지 않고 다 밝혀 기록하는 작가의 그 용기는 배울 점이겠지요. 저에게 꼭 필요한 용기인 듯해요.^^

그레이스 2023-01-12 14:00   좋아요 1 | URL
페크님 열공중이시군요.
저는 쓰는것보다 읽기만 하고프네요, 게으른 시간들 추스르고 리뷰하려고 하는데 잘 안되용 ^^
저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서니데이 2023-01-12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의 사진은 흑백 사진이라서 아상블라주에 대한 사진을 봤어도 설명을 듣기 전에는 잘 몰랐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3-01-12 15:5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이 소설에 대한 제 감상이 아상블라주가 연상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독서괭 2023-01-12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런 작품을 아상블라주라고 하는군요! 미술에 문외한이라 처음 들어봤습니다. ‘그녀‘를 마주하기. 아니 에르노는 그걸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잘 읽고 갑니다^^

그레이스 2023-01-12 15:46   좋아요 1 | URL
꼴라주와는 다른 것이 완성품을 떼거나 찢어서 다시 붙이는 작업으로 보시면 되듯요.

희선 2023-01-14 0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에르노가 쓴 글을 아상블라주처럼 느끼셨군요 아상블라주 잘 모르지만... 그레이스 님은 그걸 아셔서 책을 보고 그림하고 연결해서 보셨군요 멋지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3-01-14 07:59   좋아요 1 | URL
^^
감사합니다 🍊
몇 페이지 넘어가니까 바로 빌레글레의 작업이 떠올랐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파리를 중심으로 작업을 한 작가여서 그런듯요.
 
배반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20
압둘라자크 구르나 지음, 황가한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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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작품을 읽으면 타자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 자신이 타자였고 그 역시 다른 사람들을 타자화 시켰던 경험을 숨기지 않고 있다. 더불어 가장 자전적인 성격이 강한 이 작품에서는 이산의 아픔과 가족들에 대한 죄의식이 드러나 있다. 그의 죄의식은 잔지바르의 혼란한 시절 동안 겪었던 이슬람 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있다. 소설 사이사이 등장하는 탄자니아의 현대사를 통해 당시 그들의 고통을 가늠하게 된다.

 

영국에서 유학 중에 잔지바르 혁명이 일어나고, 라시드는 망명자가 된다. 영국인 그레이스와 만나 함께 살다가 헤어지는 아픔을 겪으면서, 어린 시절 보았던 형 아민의 사랑을 기억한다. 그들의 삶을 이끌어갔던 이슬람 관습 안에서 부적절하고 수치스러운 아민의 사랑은 곧 부모의 설득으로 끝이 났었다. 용케 단념하고 내색하지 않았던 아민의 마음이 사실은 많이 힘들었다는 사실을 라시드는 아민의 편지를 받고서야 헤아리게 된다. 아민은 편지를 통해, 자밀라의 외할머니 레하나와 영국인 피어스의 사랑, 피어스를 따라 뭄바사로 간 레하나의 불행한 삶에 관해 알게 된다. 잔지바르의 청소년 시절 라시드에게 그들은 그저 타자일 뿐이었다. 이제 라시드는 그들의 사랑에 대해 쓰면서 자신의 아픔을 전치하고 있다.

 

보시다시피 이 이야기에는 가 있지만 이것은 나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 관한 이야기, 파리다와 아민과 우리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 자밀라에 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 안에는 여러 개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것, 그 이야기들은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무질서한 흐름의 일부라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어떻게 우리를 사로잡고 영원이 얽매는가에 관한 것이다.(173p)”

 

그의 글에서 첫 번째로 마주하게 되는 사실은 여성들의 지위다. 여성에 관한 단어 중 두드러지는 것은 수치. 부모님을 여읜 레하나와 같은 여성은 남동생의 보호아래 있어야하고, 과년한 상태로 결혼하지 못하면, 수치스러운 상황을 만날 수 있다. 그 수치를 피하기 위해 나이가 차기 전 결혼을 해야 한다. 잔지바르 술탄국이던 시대로부터 시간이 흘러, 3대가 지난, 1950년대가 되어도 여성의 지위는 그리 나아지지 못했다. 부친이 교사인 파리다와 같은 경우,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애쓰지만 떨어진다. 그녀에게는 사범학교에 입학한 아민처럼 공부에 열중할 수 없는 여성으로서의 생활이 있다. 자밀라는 레하나와 유럽인의 부도덕한 관계에서 탄생한 혈통을 받은 여성이다.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차갑다.

 

두 번째는 독립 후에도 여전히 식민지인의 자아상과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끝나는 시대와 시작하는 시대 사이에서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받아왔던 학교 교육, 식민 교육의 영향일 것이다.

 

세 번째는 잔지바르, 탄자니아의 혼란스럽고 비극적인 현대사다. 영국이 잔지바르에서 떠나고, 1964년 잔지바르 혁명이 일어난다. 오랜 세월 정착해서 살고 있던 많은 이슬람 인들이 추방되거나 압제를 피해 아라비아나 인도로 탈출한다. 잔지바르는 탕가니카와 연합해 탄자니아가 되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탄압을 받는 이슬람 인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었다.

 

이제 라디오가 망가져서 우리는 뉴스를 듣지 못한다. 급수장의 뭔가가 고장 나고 수돗물이 거의 하루 종일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뭔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을 더 이상 알지 못한다. 심지어 비누 한 개나 면도날 한 팩조차도, 어쩌다 우리가 이런 상태에 다다를 때가지 내버려 두었을까?(358p)”

 

시인으로 성공한 누나 파리다가 보내온 형 아민의 일기에서 자신이 없는 동안 형과 가족들의 고통이 어떠했는지를 읽는다. 실명한 아민, 돌아가시기 전 어머니의 오랜 고통, ……, 영국에서 보낸 자신의 편지가 가족들에게 얼마나 무심하게 들렸을지, 그 두서없는 편지를 읽고도 형(아민)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실연한 그의 편지에 답장을 하는 형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눌러두었던 자밀라에 대한 슬픈 기억에 대해 알게 된다. 그는 가족들에게 죄의식을 느낀다.

 

영국에서 작가로 성공한 라시드는 컨퍼런스에서 우연히 피어스의 외손녀 바버라 터너와 만난다. 그들이 레하나와 피어스의 삶을 되짚어 가던 중, 피어스가 영국으로 돌아갈 때 레하나가 임신 중이었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한다. 그가 훌쩍 떠나가고, 뒤에 남은 여성만 수치심을 떠안는, 그런 시대였다. 영국이 갑작스럽게 떠나버리고 혼란에 빠진 잔지바르와 같다.

 

형의 공책을 받아서 읽은 라시드는 가족들의 고통을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했었음을 알았다.(365p)” 그는 형이 자밀라를 잃었던 고통을 알지 못했던 것처럼, 가족들의 고통을 알지 못했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형이 실명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이후 그는 형의 편지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누나의 성공한 시집에 실려 있던 헌사 중 우리를 떠난 적 없는 라시드에게라는 말은 그를 당혹스럽게 한다. 자신의 마음은 많은 시간동안 가족들을 떠나 있었고, 부모가 기원하던 성공을 위해 몰두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소박한 무관심의 삶(322p)”에 도달했다.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이 진저리치는 혼자 떠드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서 자신의 무심함에 대한 용서를 빌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마음의 무게가 다가온다.

 

낙원에서의 환상적 분위기, 바닷가에서의 비판적 시선, 그 후의 삶에서의 상호텍스트성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의 담담한 고백과 참회가 있다. 지나치게 담담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것처럼 보여서, 그가 고백한 무관심이 괴롭게 다가온다. 한편,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자기고백을 하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혈육에 대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모국어만의  원초적 정서가 있을테니.

 

인간은 낯선 땅 뿐 아니라 모국, 고향, 가족, 그리고 자신에게조차 영원한 타자일까? (함께 가기를 원하는 바버라에게 라시드가 한 말은 이런 질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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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1-02 10: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르나는 구르나에요!
구르나는 낯선 곳에서 타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물으니 굳이 의미를 두지 않는다! 라고 대답하더라구요? 많은 뜻이 숨어있 듯 했습니다.
그레이스님의 첫 책은 구르나로군요!^^

그레이스 2023-01-02 10:44   좋아요 2 | URL
어느 곳에서나 인간은 타자이니까요.
작가가 그런 말을 했군요.

읽기만 하고 쓰기 미루다가 2022년 안에 못 끝냈습니다.

아직도 몇권 더 남았는데, 막막합니다.
ㅋㅋ

레삭매냐 2023-01-02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 자신에게도 타자라는
선언이 참 그렇네요.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
의 불가능함 혹은 무심
함에 방점을 찍고 싶습
니다.

그레이스 2023-01-02 18:48   좋아요 3 | URL
예~
그가 무심함에 이르도록 한 시간들이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yamoo 2023-01-02 18: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구르나를 쟁여놓고 있어요. 배반과 그후의 삶만 구해놓으면 되는군요!ㅎㅎ

그레이스 2023-01-02 18:49   좋아요 2 | URL
쟁여놓다 보면 읽게 되더라구요.
저도 쟁여놓고 읽는 스타일이예요
ㅋㅋ

persona 2023-01-02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낙원 앞부분 읽다가 말았는데 소년이 아버지의 빚 대신 상인에게 노동력을 제공해야 해서 상인 따라 떠난 이후 생활에서 좀 슬프고 힘들어서 읽기를 중단했었어요. 환상적인 분위기가 있나요? 올해는 다시 낙원을 붙잡고 읽어봐야겠네요. ^^;;

그레이스 2023-01-02 23:21   좋아요 3 | URL

꿈, 이미지, 상징 들이 등장하면서 환상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죠.
유수프의 여정이 슬프죠. 분노도 일으키구요.
페르소나님 응원합니다!

persona 2023-01-03 00:13   좋아요 2 | URL
아 말씀 듣고 보니 그렇네요. ㅎㅎ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희선 2023-01-03 01: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소설에도 자기 이야기가 없지 않겠지만, 여기에서 ‘배반’ 한 건 작가 자신 같기도 하네요 자기 나라 말이 아닌 말로 글을 쓰면 하기 어려운 말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3-01-03 09:28   좋아요 3 | URL
모국어에 대한 이야기는 그냥 제 감상이었습니다.
희선님 감사해요~

mini74 2023-01-03 18: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레이스님 구르나 정복하신건가요~ 저도 읽어야 하는데 쌓아만 놓고 있어요 ㅠㅠ

그레이스 2023-01-03 18:14   좋아요 2 | URL
^^
정복?!이라고 하기엔;;
구르나의 번역된 작품4개는 다 읽었습니다.
부상투혼 중이신 미니님 화이팅!

서니데이 2023-02-07 2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3-02-07 20: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책읽는나무 2023-02-07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3-02-07 22: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가필드 2023-02-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당선작 추카드려요💐😄

그레이스 2023-02-07 22: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

희선 2023-02-08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축하합니다


희선
 
분신 열린책들 세계문학 116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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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나보코프가 도스토예프스키의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것이 분신이다.

내가 보기에 그가 쓴 작품 중 최고는 분신이다. 거의 조이스에 가까우리만치(비평가 미르끼스가 지적한 대로) 스토리가 정교하고, 음성적 운율적 표현력이 문체에 강하게 녹아들어 있다.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블라디미르 나보코프 207p)"

 

당시에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하는데, 고골의 그림자가 짙었고, 프로이트 이전 프로이트를 예감하는 작품에 독자들이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을 것이다. 이반일리치의 죽음이 나에게 톨스토이 작품 중에 이런 소설이 있었어?”라는 질문을 하게 했던 것처럼, 분신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반면, 골랴드낀은 라스콜리니코프에게로 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빠르게 발전하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리석으로 지어진 거대한 유럽스타일의 건물들과 운하에 반사되는 다리, 안개, 백야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밤거리를 배회하는 가난한 주인공들은 도시가 강요하는 욕망과 초라한 자신의 모습 사이에서 불안하다. 권력이 된 욕망의 노예들은 서로를 향해 냉혹한 시선을 던진다. 그 불안은 더 깊은 골을 만들어 낸다.

 

바렌까,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153p, 가난한 사람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 불안을 분신9등 문관 야꼬프 뻬뜨로비치 골랴드낀에게서 구체적으로 발전시킨다. 그 불안은 골랴드낀이 바라는 스스로의 모습과 실제 모습 사이에서 시작되고 있다. 밤마다 파티를 벌이는 상류계급에 속하지 못하는 상황과 달리 그들과 어울리고 함께 즐기는 것을 꿈꾼다. 그러기에 골랴드낀의 환희, 으스댐, 열정은 불안하고, 곧 수치심, 절망, 우울로 바뀐다. 양 극단의 감정 상태를 오고가는 그에게서 독자는 병증을 읽는다.

 

그는 마차의 양쪽 창문을 내리고 왼쪽, 오른쪽으로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그는 즉시 고상하고 고결한 모습을 지어 보였다. 리쩨이나야 거리에서 네프스끼 거리로 돌아가는 모퉁이쯤에서 그는 아주 기분 나쁜 어떤 느낌에 몸을 떨었다. 어쩌다 몹시 아픈 곳을 찔린 가엾은 사람처럼 인상을 찌푸려 가며, 그는 서둘러서, 심지어는 두려워하는 기색으로 마차에서 제일 어두운 구석으로 몸을 붙이고 웅크렸다. 일인즉슨, 그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같이 근무하는 젊은 관리 둘을 본 것이다.(13p)”

 

사람들을 의식하는 순간 골랴드낀은 갑자기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타인의 냉혹한 시선 속에서 수치심은 시작되고 불안해진다골랴드낀이 초대받지 못한 파티에 갔다가 “11월의 거리로 마치 누더기 뭉치처럼 내팽개쳐진 바로 그날 밤그는 무너지고, 자신의 분신을 보기 시작한다. 낮은 자존감과 자격지심과 상대적 박탈감, 불안 등으로부터 받던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분열의 극단적인 단계에 이른다.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와해된 행동, 정서적 둔마(鈍痲) 등의 조현병(정신분열) 증상을 보인다. 같은 상황에서도 모두가 골랴드낀 같은 결론에 이르지는 않는다. 그가 이런 상태에 이른 내적, 외적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골랴드낀이 만들어낸 분신 제2의 골랴드낀은, 무능한 골랴드낀과 달리, 기민하고 활발하고 명랑하고 유능하다. 심지어 경박스럽고 야비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마도 그가 바라던 다른 자아일 것이다. 그는 제2의 골랴드낀으로부터 소외와 배신을 당한다. 사실, 그가 자신을 소외시키고 배신하는 것이다. 이 소외와 배신감은 자의식 과잉과 자기비하를 더 심하게 하고, 그의 사고를 와해시킨다. 결국, 그는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에게 짓밟히는 걸레라고 느끼고, 자신의 분신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환시를 본다.

 

하지만 그가 발자국을 뗄 때마다, 그의 발이 보도의 화강암을 칠 때마다 그와 똑같이 닮은, 하지만 마음이 타락하고 혐오스러운 골랴드낀 씨들이 땅속에서 솟구치듯 튀어나왔다. 쌍둥이들은 생겨나는 즉시 거위의 행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쇠사슬 모양으로 달렸다. 그것은 점점 더 길어져서 큰 골랴드낀 씨 뒤를 절뚝거리며 쫓았다. 그에겐 똑같은 자들에게서 벗어나 도망갈 곳도 없었다. 가여운 골랴드낀 씨는 공포로 인해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똑같은 사람들이 끝도 없이 생겨났고, 마침내 도시는 똑같은 사람들로 꽉 차 버렸다. (161p)”


지구 상에서 가장 추상적인 도시 상트페테르부크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인물들은 대부분 정신증을 앓는다. 사이코패스, 조현병, 뇌전증, 히스테리, 불안 등. 그들이 앓는 질병은 잠재적으로 안고 태어나 발현되고 사회 안에서 더 깊어지고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 증상을 더 깊게 만드는 것은 페테르부르크 변화의 속도와 자본과 관료주의가 만들어내는 계급사회 안의 긴장과 갈등이기도 하고, 그 사회를 바라보는 개인의 사유이기도 하다는 생각이다.

 

시선은 결국 그 사회의 가치관, 관습, 도덕, 계급의식 등과 같은 것들을 의미하며 권력으로 작용한다.다른 사람에게 보이길 원하는 나의 모습과 실재의 모습 사이에는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그 간격이 크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오는 괴리감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시선과 관련한 두 가지 능력이 있다. 하나는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고, 의식할 수 있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과 타인, 나아가 나 자신을 다르게볼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둘은 정도를 달리하면서 우리 일상에서 함께 작동하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나의 모습과 행동을 볼 수 있는 능력은 내가 속한 사회의 가치 규범에 따라 나의 모습과 행동을 반성하게 하면서 나를 사회적 존재로 만든다. 한편, 다르게 볼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우리는 내 속에 자리 잡은 타인의 시선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적 규범과 가치를 넘어 새로움을 감행할 수 있다. (김남시 보여진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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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22-12-30 23: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분신. 기억에 흐릿하지만, 좋았던 느낌이 납니다.
초창기 작품은 그저 사랑입니다^^

그레이스 2022-12-30 23:43   좋아요 2 | URL
그렇죠?!

mini74 2022-12-31 0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올리버도 읽어야 하고 또 ㅎㅎㅎ 분신도 읽고 싶어요 ㅎㅎ 비우려 노력한 장바구니가 다시 무거워지고 있습니다 ㅠㅠ 그래이스님 편한 밤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2-12-31 07:27   좋아요 2 | URL
^^
전 자주 비웁니다.
하나 비우면 두개 채우고...^^
자고 일어났더니 미니님 댓글이!
굿모닝입니다!!

새파랑 2022-12-31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모두 고골 외투에서 태어났다(?)‘ 도선생님이 이런 비슷한 말을 했던거 같은데 ㅋ <분신> 작품 생각해보니 고골 작품이랑 약간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하네요. 저는 <분신>을 너무 재미있게만 읽었었는데 이런 의미가 있다니~!!

그레이스 2022-12-31 08:49   좋아요 3 | URL
예^^ 저도 내내 고골이 떠올랐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중에서 현대인에게 가장 매력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서니데이 2022-12-31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2-12-31 17:58   좋아요 3 | URL
예~
서니데이님도 마지막날 잘 보내세요~~

서곡 2022-12-31 18: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오늘 저녁잘보내시고 낼부터 해피뉴이어입니다 ~

그레이스 2022-12-31 20:38   좋아요 2 | URL
예~
서곡님도 행복한 새해 되시길요~♡

거리의화가 2022-12-31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해 도스토옙스키 삐까뻔쩍 전집만 사두고 한 권도 못 읽었네요. 내년에는 한두권이라도 도전해봐야겠습니다. 그레이스님 한해동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레이스 2022-12-31 20:39   좋아요 2 | URL
화가님 저도 감사해요~♡
화가님 글에 도전 많이 받았습니다~~♡
행복한 새해 맞이 하세요~~~♡

모나리자 2022-12-31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선생의 작품은 워낙 벽돌책이어서 읽은 작품이 몇 개 안됩니다.
언젠가 도전하고 싶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왕성한 독서도 화이팅입니다.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2-12-31 23:51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도전 응원해요~~♡
모나리자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책도 잘되길 바래요!

희선 2023-01-01 01: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옙스키는 이 작품을 쓰고 잘 썼다고 여겼지만, 그때 사람은 별로 반응이 안 좋았다는 말 봤군요 나보코프는 이 작품을 최고로 꼽았네요 이 소설은 시대를 앞서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읽지도 않고 이런 말을...

그레이스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2023년에도 즐겁게 책 만나시고 글도 쓰시기 바랍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3-01-01 08:16   좋아요 1 | URL

그런것 같아요^^
프로이트 이후에 나왔다면 사람이들이 조금더 관심있어 했겠죠?
희선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희선님 좋은 시, 글 기대합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
제임스 조이스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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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읽었다면 재독해 보라. 그때 왜 그렇게 힘들게 읽었는지 의아할 정도로 쉽게 읽힌다.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의 조이스를 둘러싼 아일랜드와 더블린 사람들, 그가 벗어나고 싶어했고, 사랑했던 것들을 알아야 조이스 읽기가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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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30 13: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맞아요. 저도 예술가의 초상하고 더블리너 다시 읽을 때, 아니 이렇게 편한 책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물론 율리시즈의 재독은 아직 꿈도 못 꾸고 있지만요. ^^

그레이스 2022-12-30 13:36   좋아요 3 | URL

다른 책 읽는 느낌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12-30 19: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제임스 조이스 탐독의 시간이군요?
정말 쉽게 읽히나요??^^

그레이스 2022-12-30 19:20   좋아요 3 | URL

정말 쉽게 읽힙니다. ^^
 
율리시스 - 제4개역판
제임스 조이스 지음, 김종건 옮김 / 어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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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생각을 멈출 수 없는 소설이다. 곧바로 리뷰하기에도 벅차다. 결론은 의미들을 건져 올리기에는 나의 그물이 너무나 엉성하다는 것이다. 역사, 문학, 예술의 변주와 패러디로 가득한 소설에서 나의 엉성한 그물은 흩어진 몇 개의 파편만을 건져 올렸을 뿐이다. 맞춰지지 않는 조각들을 여기저기 벌려 놓고, 그 유물의 형태조차 감을 잡지 못하는 고고학자,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전위 예술품 앞에 서있는 감상자의 당황스러움이 이런 것일까? 모더니즘의 열광으로 채워진 무의미한 소리의 불협화음과 뒤틀린 동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조이스는 스무 살 때 아내 노라와 함께 고국을 떠나 취리히, 로마, 파리, 트리에스테 등의 유럽 도시를 전전하며 살았다. 더블린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취리히에 묻혔다. 반면 그의 모든 작품은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나 더블린 사람들에서는 더블린의 곳곳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는 작가의 기억을 읽게 된다. 특별히 율리시스는 작가가 더블린 시를 조감하고 있는 느낌을 받게 한다. 더블린 시의 지도를 펼쳐놓고 인물들의 동선을 그리고 있는 작가의 지적작업을 떠올린다. 지금 어느 골목의 모퉁이를 돌고 있는 인물과 다리를 지나고 있는 블룸이 몇 분 후 어디쯤에서 조우하게 될지를 미리 알려주기도 한다. 또한 각 인물들이 같은 시간에 어느 장소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그리는 동시성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기법이다. 10거리에서 총독의 마차가 지나가며 그 시간 거리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한 사람씩 비추는 장면은 마치 몽타주 기법처럼 보인다.

 

조이스에게 더블린은 어둡고 무기력하고 타락한 곳이다. 그가 더블린 사람들을 쓸 때, 소설의 무대를 더블린으로 선정한 것은 이 도시야말로 마비의 중심지로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제적 빈곤, 실패한 혁명, 절망적인 정치, 부패한 종교, 도덕적 해이의 상황 가운데 있는 더블린 사람들 사이에서 스티븐과 블룸 그리고 몰리가 있다.

 

스티븐 데덜러스는 이 마비 상태를 겪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아닌가 한다. 스티븐의 의식은 그의 망모(亡母), 멀리건, 아일랜드 및 교회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다. 죽기 전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거절했던 죄의식, 익사에 대한 공포심, dogsbody라는 단어를 통한 자기 비하, 수탈당한 자의 이미지에 사로잡힌 20대 청년이다. 그의 친구 멀리건은 찬탈자다. 마텔로 탑의 열쇠를 가져가고, 스티븐의 죄의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헤집어놓고, 그에게서 술값을 받아내는 찬탈자이다. 스티븐은 자신을 영국과 이탈리아인과 엉뚱한 짓을 요구하는 세 주인의 종놈이라고 말한다. 아일랜드를 지배하고 수탈한 영국과 부패한 카톨릭과 멀리건과 같은 주변의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닷가에서 산파의 가방에 담겨있을지 모르는 죽은 아기와 실종된 익사체를 상상하는 그에게 바다는 죽음의 공포와 자신을 더블린에 가두는 장애로 보인다. 고개를 돌려 시야에 들어온, 대기를 뚫고 움직이는 세대박이 배의 높은 세 개의 돛대는 세 주인을 뜻한다. 영국(혹은 민족주의), 카톨릭, 그리고 주변 사람들. 그 배는 귀향하고 있다. 조이스가 더블린을 떠났어도 끊임없이 더블린으로 끌려가듯이, 그 세 주인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으나, 여전히 노예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스티븐의 의식을 그리고 있다.

 

그의 돛을 가름대에다 죄인 채, 귀향하며 조류를 거슬러 묵묵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 척의 묵묵한 배.(42p)”

 

리오폴드 블룸은 유럽에서 건너온 루돌프 비러그(루돌프은 자신의 성을 블룸으로 개명)의 아들이다. 유태인 혈통을 지니고 있다. 가수인 아내 몰리의 외도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 허용하고 있다. 아들의 죽음 이후로 불능인 그는 몰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일런이 집으로 찾아오는 시간을 피해 더블린 거리를 배회하고, 길에서 마주칠뻔한 보일런을 피한다. 그의 의식은 두 사람이 만나는 오후 4시에 집중되어 있다.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목욕을 하러 가던 그는 비누를 사고, 그 비누를 주머니 속에 넣고 그 감각을 통해 아내를 의식한다. 스티븐에게 물이 죽음과 공포의 이미지라면, 블룸에게 물은 성욕과 연결되는 이미지다. 바닷가에서 스티븐이 상상했던 익사체에서 떠올렸던 성기의 이미지는 블룸의 목욕탕 장면에서 재현된다. 죽은 시체와 살아있는 블룸 사이에 이미지를 연결시킴으로, 살아있는 것 같으나 죽은 것 같은 블룸을 의미하려는 의도는 아닐까?

 

오줌 냄새나는 근사한 특유의 맛을 주는 양의 콩팥을 좋아하고, 그의 성적 욕망은 배변과 항상 함께 등장한다. 나보코프는 섹스라는 테마가 끊임없이 변소 테마와 뒤섞이는 지점에서 반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블룸이 다소 평범한 시민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평범한 시민이 끊임없이 생리적인 일만 생각하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다.(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나보코프 문학강의503p) 끊임없이에 문제의식의 방점이 있다. 그의 의식은 왜 이렇게 흐르는 것일까?

 

민족주의자들에 둘러싸여 정체성을 질문 받는 블룸은 자신이 아일랜드인임을 강조한다. 유태인인 그는 아일랜드에 속하길 원했으나 거절당하고 있다. 한 인간의 비존재, 삶에서 마주치는 불행, 채울 수 없는 욕구, 외로움 등이 왜곡된 성도착증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그를 비웃는 민족주의자들의 부도덕성과 허구성을 풍자하고 있다. 주점으로부터 탈출하는 블룸의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엘리야, 구세주로 해학적으로 표현하면서 조이스의 종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616일 하루 동안의 블룸의 여행은 장례식장에서 공동묘지, 박물관, 도서관, 신문사, 주점, 더블린 거리 곳곳으로 이어진다. 15장의 밤의 거리장면은 괴테 파우스트발푸르기스의 밤을 연상케 한다. 밤거리에서 술에 취한 스티븐을 만난 블룸은 스티븐을 보호하기 위해 쫓아가고, 역마차의 오두막에서 다시 사람들과 아일랜드의 역사와 상황에 대해 토론을 한다. 스티븐의 주장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그곳을 빠져나와 두 사람은 블룸의 집으로 향하면서 겉도는 대화를 한다. 냉담한 스티븐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블룸은 그 사이를 좁혀보려는 시도를 하지만, 블룸의 외로움은 그 대화에서 더욱 깊어지는 것만 같다.

 

천박한 보일런 보다는 아내의 지적인 부분을 채워줄 스티븐을 그녀에게 이어주려는 블룸의 생각은 우스꽝스럽고 비극적인 현재와 애처로운 미래를 지시하고 있다. 이제 그는 여행을 마쳤다. 누구와? 라는 질문에 뱃사공 신바드 그리고 재단사 틴바드 그리고 간수(看守) 진바드 그리고 고래잡이 윈바드 그리고 열성사 닌바드……그리고 폐결핵 환자 찐바드(607p)”라고 답을 한다. 이것은 더블린의 범부(凡夫)를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블룸의 자아들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한참 후에야 신바드의 모험이라는 만화에서 한 장면이 생각이 났다. 신바드가 계속 복제되던! 신바드는 율리시스를 닮은 주인공이다.

 

블룸의 아내 몰리에 관해서는 비판하고 싶은 지점이 많다. 조이스 또는 당대 작가들의 여성상이고 시대적 한계 안에서 성에 대한 사유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조이스의 삶을 얼핏 보아도 조금은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지막 장에서 몰리의 의식은 조이스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장면을 떠올린다. 이 장은 Yes라는 단어가 몰리의 말버릇처럼 들어가는데 그 빈도는 뒤로 갈수록 많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Yes의 크레센도! 몰리가 조이스의 또 다른 자아로서 현실에 대한 긍정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육체적 관계 이후에 오는 여성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런 긍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나는 작가를 비판할 수밖에 없다.

 

18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26만 단어가 넘고, 3만 개의 어휘가 실려 있다. 또한 각 장은 여러 가지의 문체로 쓰여져 있다. 단도직입적이고, 명료하고, 논리적이고, 느긋하기도 하고, 불완전하고, 빠르고, 변칙적인 표현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의식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기도 하다. 또한 패러디를 위해 신문 헤드라인 (24), 음악(28), 신비적인 익살극(2, 12), 교리문답식으로 주고받는 질문과 대답(32) 등의 문체가 등장한다. 기호 역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데, 그것을 다 알아내기에는 한 번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가장 유명한 기호는 17장 마지막의 구두점인데, 이전 번역과 다른 출판사의 번역에서는 누락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Where)라는 질문에 보통 구두점보다는 큰 모양으로 찍혀있는 이 기호는 오랜 생각을 하게 한다. 오리너구리의 알?

 

청각적 기법은 이 작품에서 두드러진다. 주점을 향해 멀리서 다가오는 시각장애인 소년이 가까워지면서 지팡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더 크게 더 빈도가 높게 들린다. 시간에 집중하고 있는 블룸의 의식과 그로 인한 맥박을 느끼게 한다. 탁탁탁 소리와 맥박이 함께 크레센도 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목격된 비옷 입은 낯선 남자는 누구일까? 더블린 거리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메킨토시 입은 남자를 나보코프는 작가라고 추리한다. 마치 이탈리아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 한 구석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것처럼,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등장한다.

 

그런데, 저쪽 비옷 입은 홀쭉하게 보이는 녀석은 누구야? 글쎄 누군지 알고 싶군. 글쎄 돈을 몇 푼 주어서라도 그가 누군지 알아보았으면, 꿈에도 결코 생각해 본 일이 없는 녀석이 언제나 불쑥 나타나거든. (90p)”

 

글쎄, 나는 그저 정체모를 시선이란 생각도 든다. 익명의 시선, 그것은 존재에 가해지는 관습, 도덕, 전통의 시선이고 그것은 권력이다. 그의 존재 안에 새겨진 절대자의 시선일수도 있다. 그렇다면 조이스는 자신을 그려넣음으로 그것조차 비웃고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자신을 둘러싼 것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던 조이스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더블린을 떠나는 것만이 구원이라 생각했던 그는 떠난 후에도 여전히 더블린을 맴돌고 있다(hovering). 그의 의식은 그 공간으로 사로잡혀 간다. 어머니의 신앙, 종교, 아버지를 파괴한 애국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들의 요구를 외면했지만 그럼으로 외로웠고 고통스러웠던 그의 욕망의 한편은 그들을 향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일랜드를 떠나서도 더블린 거리를 배회하는 인물들을 그리는 조이스의 작품에서 더블린 거리 구석구석과 바닷가를 물푸레나무 지팡이를 들고 걷는 조이스의 모습을 본다. 그는 진정한 산책자(플뢰나르) 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재독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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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2-28 21: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전 율리시즈 읽으면서 몇 번이나 졸도할 뻔했는데요. 와우....

그레이스 2022-12-28 21:15   좋아요 3 | URL
저도 마찬가지예요.
한 문장 한 페이지를 몇번씩 반복해서 읽어야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서니데이 2022-12-28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율리시스 다 읽으셨군요. 페이지가 적지 않아서 시간 많이 걸렸을 것 같아요.
길고 어렵다는 책을 다 읽고 나면 숙제가 하나 끝난 것 같은 기분도 들 것 같고요.
잘읽었습니다.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2-28 21:34   좋아요 4 | URL
함께 읽는 분들이 계셔서 끝까지 읽었던 것 같아요. 후련하기도 하고 읽을때 좀더 열심히 읽을걸 하고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
따뜻한 연말되세요

프레이야 2022-12-28 22:2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 님 올해의 명리뷰로 좋아요 더 많이 누르고 싶어요. 글쎄,로 시작하는 문단 내용 와닿습니다. 동의하고 싶어요. 내년에 꼭 읽어야겠다 싶은 작품 또 추가합니다. 늘 미루고 있었네요. 올해 남은 날도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에 만나요 또. :)

그레이스 2022-12-28 22:24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
공감해주시니 더 감사하구요.
2023년에도 풍성한 독서와 열매를 기원합니다.~^^

꼬마요정 2022-12-29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지척입니다. 존경해요!! 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2-12-29 06:22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
엄지만 받겠습니다. ㅋㅋ

새파랑 2022-12-29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리뷰만 보면 이야기도 재미있고 잘 읽힐거 같은데..전혀 안그러겠죠?

고향을 떠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계속 쓴걸 보면 애정도 많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레이스 2022-12-29 08:43   좋아요 3 | URL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 연설하기도 했구요.
잘 읽히는 작품은 아닙니다.
그만큼 읽고 나서 보람^^있는 작품입니다 ㅋㅋ

레삭매냐 2022-12-29 1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십니다.

전 읽을 생각도 혹은
빌리거나 살 생각도
못하는 걸요.

제 부족한 그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2-12-29 10:55   좋아요 2 | URL
다시 그물을 짜 봐야겠습니다 ^^

라로 2022-12-29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단하십니다 그레이스님! 멋져요!!^^

그레이스 2022-12-29 12:10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scott 2022-12-29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이스 방대한 율리시즈는 일찌감치 정복 했지만

가장 처음 읽은 젊은 날의 초상
그리고 피네간의 경야를 가장 좋아 합니다 !ㅎㅎ

그레이스님 2023년엔
더블린으로 ^^

그레이스 2022-12-29 16:26   좋아요 2 | URL
예~
언젠가는 가봐야죠~~

서니데이 2022-12-29 22: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따뜻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의 남은날이 3일 남았네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행복한 새해 맞으세요.
추운 날씨 조심하시고,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2-12-30 13:09   좋아요 2 | URL
예~~
베란다 창으로 햇볕이 길게 들어오는 걸 보니 겨울이 맞네요.
책 바랠까봐 이리 저리 피신시키고 있습니다.^^
그래도 발은 시렵구요.^^;;

서니데이님도 건강조심하세요~~

mini74 2022-12-30 1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레이스님 글 읽으면 막 율리시스도 당장 읽을 수 있을거 같고 ㅎㅎㅎ 막 그렇습니다. 올 한해도 좋은 글들로 많이 가르쳐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레이스님 ~ 내년에도 우리 사이좋게 건강하게 잘 지내요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 2022-12-30 19:34   좋아요 2 | URL
예~
미니님 빨리 회복하시고, 즐거운 독서와 쓰기 해요.
내년에도 미니님 알라딘 티비 기대해요~

나뭇잎처럼 2023-01-01 2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조이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율리시스는 읽은 게 아니라 흑백영화로 본 걸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헷갈려하고 있었네요. 워낙 오래 전일이라 ㅜㅜ 고전들 천천히 재독하는 기쁨 누리고 계시군요. 덕분에 저도 율리시스 올해 목록에 올려봅니다. 하.. 연초에만 늘 바짝 으쌰하는 마음 ㅎㅎ 좋은 리뷰 덕분에 일단 일독을 대신합니다. ㅋㅋ

그레이스 2023-01-01 22:14   좋아요 1 | URL
저도 그런 책이 많아요^^;;
으쌰하고 다잡으시는 마음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thkang1001 2023-01-02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골드문트님! 나뭇잎처럼님! 서니데이님! 스콧님! 라로님! 서니데이님! 레샥메냐님! 새파랑님! 꼬마요정님! 모두 건강 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모두 잘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3-01-02 10:41   좋아요 1 | URL
예~~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thkang1001 2023-01-02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그레이스 2023-01-02 10:4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thkang1001 2023-01-02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