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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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매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얼핏 들어 봤다. 마약, 길거리, 노숙등 나에게는 친숙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꺼려하는 것에 대해 저자가 직접 경험을 했다는 것으로 읽었다. 그 이후로도 자주 서점 매대에서 발견하고는 나도 모르게 다시 또 집어 들어 슬쩍 슬쩍 보게되었다. 한편, 이 책의 저자가 아직도 하버드에서 학생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책의 표지가 이미지를 지배한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느낀 것은 '아니, 이렇게 기억력이 좋다니~~'였다. 나는 중,고등학교 시절도 제대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아기때부터의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대략 3~4살부터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간단하게 자신의 부모님들에 대한 소개를 한 후부터 언니와 저자, 부모님 이렇게 4명이서 겪은 경험에 대해 하나씩 풀어내고 있는데 일반적인 가정의 모습은 아니다.

 

학력은 높았지만 마약으로 인해 인생이 절망으로 떨어진 아버지, 아버지를 만나고 마약을 하면서 함께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 그 엄마와 아빠와 함께 살고 있는 언니 라지와 동생 리즈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언니는 그나마 집에서 유일하게 제 정신(??)으로 살아가고 힘들지만 상황에 함몰되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리즈는 그저 부모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이게 운명이라는 체념으로 산다.

 

부모님이 국가에서 주는 돈으로 겨우 연명하면서 일주일 안으로 마약과 생활필수품 몇 가지를 구입하고 남은 나날동안은 굶으면서 살고 밤마다 나가 엄마는 구걸을 통해 자식들의 먹거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약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단 한 번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엄마를 안스럽게 보는 저자인 리즈를 보면 천성적으로 착하다고 해야 할지, 답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심정이였다.

 

최소한, 벗어나려는 의지조차 없는 부모밑에서 살면서도 긍정적으로 밝게 자라난 것이 정말로 기적과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나마 어릴 때 부터 아빠가 늘 책과 더불어 살았던 것이 도움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거의 하루종일 누워있고 깨워 있을 때는 마약을 찾아 다니고 마약에 취해 있지만 정신이 멀쩡할 때는 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늘 보여준것이 말이다.

 

그런 덕분에 리즈도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책을 읽는 모습이 책에서 나오는데 본인이 크게 인지하지는 못한 듯 한데 내가 판단할 때는 꽤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그건, 그 후에 리즈의 삶에서 커다란 도움이 된 것으로도 내가 볼 때는 나온다. 할 일이 없을 때 사람은 오히려 창의적이 된다고 하는데 그런 시간에 TV를 주로 보기는 했지만 책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된 듯 하다. 심지어, 환경과 달리 아빠가 함께 도서관도 데리고 갔다고 하는 걸 보니 말이다. 책을 대여하고 반납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두고 두고 읽기도 했을 것이라 본다.

 

보이는 모습에서는 표출되지 않았지만 엄마는 탈출하고 싶었던 듯 하다. 그리하여 다른 남성에게 아이들과 거주를 옮기지만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는 환경에서 결국 엄마는 에이즈에 걸리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좋아 집에서 나와 살지만 이 집 저 집 특별한 거처없이 떠 돌면서 살고 남자친구와 함께 살기도 하지만 - 겨우 16살 전후 - 결국 남친도 마약하는 걸 보고 벗어나게 된다. 

 

여전히 변한 것은 없고 학교를 다니지 않았기에 특별보호소 같은 곳에 잡혀 들어가는 것이 싫어 도망과 같은 생활이 지속되는데 책에서는 특별한 계기가 나오지는 않지만 학교를 다시 다녀야 겠다는 결심을 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어렵고 비참한 삶은 살고 있었지만 책을 상대적으로 많이 읽었던 경험을 통해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어느정도 갖게 되었고 이를 글로 써서 학교에 들어 갈 수 있었다고 본다.

 

그 후로는 과거와의 단절을 하고 살게 되는데 친구도 끊고 모든 것에 절연을 한 것은 아니라 자신의 못된 습관과의 단절을 한다. 예전 친구들과는 함께 생활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과도 생활을 하고 심지어 예전 친구들을 자신의 학교에 입학하게 소개도 한다. 예전 친구들이 있다는 상황에서 예전과는 다른 생활을 한다는 것이 분명히 쉽지는 않았을텐데 여러 유혹을 물리치고 그런 자신에 대해 스스로 대견하다는 이야기도 한다.

 

또한, 목표를 세워 올 A를 목표로 하는데 자신의 집이 없어 떠돌고 학교나 친구들의 집에서 잠을 자면서 이룩했다는 것에서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학때에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을 벌기도 하고 말이다. 학교를 다닌 후에 늘 슈퍼에서 몰래 훔치는 삶을 살았는데 평소처럼 훔치려고 들어갔다 다들 열심히 자신의 일을 하는 걸 깨닫게 되면서 훔친다는 것에 대해 자각하고 하지 않기로 결심도 한다.

 

그렇게 학교생활을 하며 좋은 점수를 얻어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버드 대학에 입학할 것을 선생님이 권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자인 리즈가 아주 아주 중요한 사람들을 학교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모든 것을 할애해서 도와준 선생님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결코 리즈의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고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 본다.

 

하버드에 신청을 하고 뉴욕 타임즈 장학금을 신청하며 보낸 에세이가 주목받아 최종 면접까지 간 후 그 곳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일약 유명인사가 된다. 하버드를 들어가고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들이 생겨 지금은 자기 계발 분야 강사로 활동을 하고 있단다. 단순하게 한 사람의 역사를 읽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인생에 있어 중요한 부분에 대해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달라이 라마와 간단한 질문과 대답이 잘 못 되었는데 사람들은 잘못된 대답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한다. 다른 사람들은 잘못된 대답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가치와 판단을 근거로 리즈에게 이야기한다. 그런 후 통역과정에 잘못되어 대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들은 후에 자신의 지나온 인생과 앞으로 가야할 인생에 대한 확고한 판단과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노숙자건, 사업가건, 의사건, 교사건, 어떤 삶의 배경을 가진 사람이건, 우리 모두에게는 똑같은 진실이 적용된다. 삶은 본인이 거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진실"

 

이 내용이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데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는 '길 위에서 하버드까지'라는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에 이 글을 읽을 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리즈의 삶이 바로 저 문구에 투영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투영되기 때문이다.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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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왕 이철호 이야기 -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 완전개정증보판
이리나 리 지음, 손화수 옮김 / 지니넷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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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에서 라면으로 유명한 이철호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일본처럼 라면 전문 식당을 창업해서 노르웨이 전국으로 프랜차이즈식으로 만들어 유명해 진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도 찾아와 강연을 한 것도 알고는 있었기에 관심을 갖고 책을 잡아 읽게 되었다. 막상 읽어보니 라면을 직접 조리한 것은 아니였다. 우리나라처럼 1회용 라면으로 유명한 것이고 그 라면을 우리나라 업체와 계약을 통해 수입할 때 노르웨이에 맞춰서 크게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노르웨이에서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다는 말을 아끼지 않고 하고 받으실 분이라 본다. 그것도 노르웨이로 식구들이 이민을 간 것도 아니고 어린 나이에 홀로이 낮선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고 피부색도 다른 곳에서 책에서는 차별을 느껴보지는 못했다고 해도 분명히 자신있게 행동하는 것에 자기검열과도 같은 위축이 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혼자 온갖 일을 다하면서도 이겨냈다는 것이 인간승리다.

 


 

'라면왕 이철호 이야기'는 완전개정증보판이라고 하는데 그 전 책 제목이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마'라고 하는 것처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상황에 순응하거나 체념하고 포기하지 않고 늘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했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과는 다른 영웅이라는 칭호를 받아도 딱히 무엇이라 할 수 있지 않을 듯 하다.


6.25를 어린 나이에 겪고 미군 막사에서 우연히 생활을 하게 되고 거기서 전투 중에 부상당해 생사의 갈림길에서 은인을 만나 - 은인도 평소에 이철호씨가 열심히 노력한 결과로 인한 인연덕분에 - 그 당시에 부상을 치료할 수 있는 노르웨이로 갔다 거기서 화장실 청소부터 돈을 벌어 생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고 돈이 없어 빵을 먹는다. 


그 빵이라는 것이 제과점에서 돈 주고 산 빵이 아니라 버리기 직전의 빵이나 공원에 줄 비둘기에게 갈 빵을 가서 준다고 하여 집에서 물에 빵을 불려 먹고 버티면서도 늘 어떠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했다. 이런 점에서 솔직히 책을 읽으며 책을 읽고 있는 나와 비교하게 되는데 과연 내가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했을 것인가에 대한 자문자답에는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노력은 했겠지만 그처럼 치열하게 노력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그러한 노력을 성인이 된 후에 한 것이 아니라 노르웨이에 갔을 때 청소년시기였으니 얼마나 힘들게 고생했을 지는 저절로 느껴진다. 본격적인 직업을 요리사로 정한 것도 최소한 요리쪽 일을 하면 먹는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인간이 노력을 하면 도움이 어디선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요리를 택했기 때문에 지금의 라면왕 이철호가 탄생한 것이니 말이다.

 

 

그 후에는 실질적으로 최선을 다해 자신의 직업에서 노력을 했다는 이야기라고 볼 수 도 있는데 우리가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에서도 똑같은 사람인데 누구는 잘 하고 누구는 더 잘하고의 차이가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를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로 나온 결과인 것처럼 이철호씨도 똑같은 일을 해도 어떻게 하면 더 잘 하고 잘 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게으림피지 않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본인 스스로 의지로 이겨낸다.


한국에서 라면을 수입한 후에도 라면의 생김새부터 먹는 것까지 그 어느 하나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친숙하지 않았지만 직접 발로 뛰며 어떠한 상황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화도 내지 않으면서 인내하고 세일을 한 결과로 노르웨이에서 라면의 점유율을 90%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 아닐까 한다. 게다다 이철호라는 콘텐츠가 워낙 탄탄하고 브랜드가 유명하니 노르웨이 모든 사람들이 단순히 라면이 아닌 노르웨이라는 국가까지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이철호 개인의 노력과 그에 따른 성공도 인상적이지만 그것이상으로 - 자세한 저간의 사정을 속속들히 모른다는 한계는 있지만 - 노르웨이라는 나라에도 상당한 인상을 받았다. 지금은 그나마 어느정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자기들의 나라에서 볼 수 있다고 하지만 40~50년 전부터 피부색도 다른 인간에 대해 특별한 차별을 하지 않고 - 신기해서 아이들이 와서 머리카락을 뽑기도 했다고 하지만 - 똑같은 인간으로 대했다는 사실에서 노르웨이라는 나라의 시스템과 국민성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물론, 노르웨이 뿐만 아니라 독일, 스위스등도 책에 언급되니 포함된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본인이 직접 보여주지 않으면 공허한 말이 되기 일쑤인데 이철호씨는 늘 자신이 실천하며 이를 이야기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자기 계발서를 몇 권 읽는 것보다 이런 책 한 권을 읽는게 더 도움이 되고 각오를 다지게 만들어 준다. 무엇보다 직접 실천한 인물의 이야기니 말이다. 아무래도 내가 이철호씨라면 난 그렇게 못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더더욱 대단한 듯 싶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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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연구소 이야기 - 세상에 없는 것에 미친 사람들
존 거트너 지음, 정향 옮김 / 살림Biz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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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기를 발명한 바로 그 벨이 만든 회사가 운영하는 벨 연구소 이야기이다. 영어 원제로는 the idea factory라고 하는 걸 보면 벨이라는 회사보다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만든 의미라 원제가 더 책 내용에 충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출판되면 어필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

 

어느 책에서 우연히 벨 연구소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그리하여 벨 연구소에 대한 알게 모르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때 마침 이렇게 벨 연구소에 대한 이야기가 출판되어 읽게 되었다. 사실, 읽을까 말까 좀 고민이 되었다. 그다지 재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재미가 있다는 것과 지식을 늘리는 것은 하등의 연관이 없다. 오히려 지식을 넓히는 책들은 재미가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이 책은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새로운 지식을 알게 해 주는 책이다. 특히 벨 연구소가 어떻게 미국을 발전을 이끌었고 기초과학에서 많은 영향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그 이후로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까지.

 

벨 연구소는 상당히 특이한 위치를 차지한 연구소이다. 그 쪽 분야에 대해 자세하게 알지 못하고 단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상식만으로 보자면 벨 연구소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벨 연구소와 같은 연구소는 없었고 앞으로도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책에서 언급한 벨 연구소는 미국에서 기초과학에 많은 연구가 이뤄졌고 벨 연구소를 통해 온갖 새로운 이론과 기술이 발전되었다는 내용이라 어떤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 점을 이 책은 해결해 준다. 단순히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를 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벨 연구소가 활발히 연구를 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도 감안을 해야 한다.

 

그 당시는 독점이 용납되었던 시대였고 이로 인해 얻은 이익을 부담없이 기초과학에 투자할 수 있던 시대였다. 이럴 수 있었던 이유중에 하나가 벨 연구소가 속한 AT&T가 통신분야를 독점하면서 정부와 밀착되어 상호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져서 서로에게 윈윈이 되다 보니 벨 연구소가 금전적으로 연구에 대한 실적부담없이 더욱 집중할 수 있었던 시대였다.

 

세상을 발전시키는 요소들은 각 개인의 노력으로도 가능하지만 우연찮은 요소들이 결합되어 이뤄진 경우도 많다. 당대에 벨 연구소가 아무런 부담없이 오로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유일한 연구소인 점도 작용했겠지만 그 당시 가장 전도유망하고 지식적으로도 결코 뒤 떨어질 것이 없는 인물들이 연구소에 모이면서 서로간의 시너지효과를 불어일으킨 점은 벨 연구소의 성공요소에 가장 훌륭한 점이다.

 

대부분의 연구결과들이 꼭 원하다고 해서 이뤄진 것이 없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그 처럼 이 책에 나온 다양한 연구결과와 이에 따른 기술의 발전들은 뛰어난 사람들이 함께 부딪치며 이야기하고 연구에 대해 서로 공유하며 발전시킨 결과로 보인다. 뛰어난 사람들중에서 또 뛰어난 사람들이 더 발전된 이론과 차원높은 가치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책에 나온 성공적인 발견과 기술의 발전들이 거의 대부분 1940년대에 걸쳐 있다. 그 이후로도 꽤 다양한 것이 나올 수 있었는지 몰라도 책에는 40년대 이후에는 특별하게 기억에 남을 정도의 뛰어난 기술의 발전을 불러일으킨 요소는 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독점이 무너지고 벨 연구소가 해체된 것도 있었고 뛰어난 인재들이 하나 둘 씩 연구소를 떠나며 시너지 효과가 사라진 것도 이유중에 하나로 보인다.

 

지금 우리가 많이 듣고 이는 트랜지스터가 바로 벨 연구소에서 만든 것이고 단순하게 전화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장거리에서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시차없이 들을 수 있고 심지어 바다 건너서도 들을 수 있게 만든 기술의 발전이 다 벨연구소의 작품이다. 트랜지스터는 결국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전자,통신 분야의 발전을 이끌었던 시초가 된 계기가 된다.

 

트랜지스터로 현대문명이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엄청난 빚을 우리는 벨연구소에게 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다지 알라주지도 않는다는 비극을 갖고 있다. 책의 소중함은 바로 이러한 잊혀진 역사를 올바르게 알려준다는 것에 있다. 일부 학자들에게만 알려지고 만 역사의 일부로 되었을 지도 모르는 사실이 이렇게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회자가 되고 잊혀지지 않았다면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성공이란 생각이 든다. 나같은 사람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벨 연구소에서 엄청난 발견과 기술의 발전을 이룩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년에는 치매와 같은 병으로 고생했다는 사실은 어딘지 난감했다. 그렇게 똑똑하고 시대를 앞서는 지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말년이 비슷하다는 것이 조금은 측은한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대부분 왜 치매 - 치매의 종류도 다양하니 - 로 비슷한 마감을 했는지에 대해 궁금했다. 의외로 똑똑한 사람들이 치매로 많이 고생하는 것을 보면 역시나 그것도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가 없다고 한탄하고 걱정하는 의견들이 많다. 그런 경우 미국을 예를 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 보면 미국도 벨 연구소가 독점조항이 금지되면서 실제적으로 거대한 벨연구소에서 작은 연구소로 해체되면서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가 적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도 벨연구소 이후로는 기초과학에 대해 이토록 방대하게 연구를 한 연구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많은 연구를 하고 있지만 갈수록 돈이 되지 않는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보다는 실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연구들만 하고 돈이 될 수 있는 연구들만 하여 진정한 기초과학에 대한 미래가 암담하다는 마무리를 볼 때 그럼 우리나라는?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책 서두에 한국 이름으로 된 소장이 추천사를 써서 한국에 있는 자회사인지 알았는데 현재 벨 연구소의 소장을 하고 있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식 이름도 아니고 정확히 한국 이름으로 되어 있어 그 또한 어딘지 모를 아이러니를 느꼈다.

 

기초과학은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는 분야이다. 연구를 한다고 당장 특출나거나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아 기업에게 바랄 수 없어 보인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해 줘야 할 듯 한데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늘 노벨상에 목메달고 있는 우리의 실정에 볼 때 지금부터라도 기초과학에 조금씩 국가가 투자하고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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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 - 임윤택 에세이
임윤택 지음 / 해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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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시즌 3에서 첫 생방송 무대에서 '미인'이라는 곡을 갖고 울랄라 세션이 등장했을 때 충격아닌 충격을 먹었다. 지금까지 그 어떤 프로들 무대에서도 보지 못했던 너무 뛰어난 무대였기 때문이다. "우와~~ 얘네들 장난이 아니다~~~"라는게 그 무대를 다 지켜 본 후에 든 생각이였다. 그러면서 이건 거의 울랄라 세션이 우승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 봤다.

 

그 후에 버스커 버스커의 뛰어난 편곡실력과 그들만의 장점들이 등장하며 엄청난 호응을 얻었지만 울랄라 세션의 임윤택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 버스커 버스커의 장범준의 매력을 뛰어넘는 게 아니라 울랄라세션은 무대를 위한 팀이라는 것이다. 음원보다는 그들이 살아 뛰어 놓는 무대에서 가장 빛을 발휘하는 팀이라 결국에는 그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생방송 전에 여러 팀들중에 울랄라세션은 그렇게까지 매력이 어필되는 팀은 아니였다. 다른 팀에 더 눈이 갔고 이 팀은 꽤 괜찮은 실력으로 생방송에 들어갔다 정도였다. 그 후에 임윤택의 사정이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지만 그와 상관없이 그들의 무대는 충분히 매 번 다른 팀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오히려 그러한 주목은 팀으로써 억울하다고 생각이 들었으리라 보였다.

 

솔직히 생방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암이 더 심해지고 전이되어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지켜 본 것도 없지 않아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울랄라 세션은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비록 방송에는 같이 활동하지 못한 군조라는 인물까지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여 여전히 불안함 마음은 있지만 자신의 길을 그 전과 같이 간다고 보인다.

 

방송에서 본 임윤택이라는 인물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특히 각종 강연이나 기업체의 특강 인물로는 더 할 수 없는 인물로 보였다. 그가 자신의 걸어온 길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으로 심지가 곧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똑바로 걸어갔다는 느낌이였다. 그것도 무려 10년이 넘는 무명 - 방송에 출연하지 않으면 다 무명은 아니지만 가수라는 측면에서 알려져서 자신들의 활동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아 - 생활을 버틴 것이 대단해 보였다.

 

책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충분히 책을 펴 낼만한 인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자신의 자서전 비슷한 책은 최소한 40대 후반은 지나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 책에 대해서도 그런 측면에서는 조금 더 지나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까지 걸어 온 길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는 큰 힘이 되고 빛이 되고 각오를 다지는 책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최근 앨범이 나온 시기까지의 이야기와 자신의 주변 사람들 - 특히 울랄라 세션 멤머들 - 의 이야기를 여러 섹션으로 나눠 전해주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될 놈은 분명히 된다'는 아주 아주 평범하지만 어려운 진리를 깨닫게 된다. 끝까지 버티고 버티면 성공할 놈은 성공한다. 버틴다는 전제조건만 충족한다면 말이다.

 

책을 읽어보면 지난 시간동안 얼마나 어렵게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고 흔들리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좌절의 순간이 오더라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녀서 참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또한, 울랄라세션이 팀으로써 얼마나 단합이 잘 되고 자신보다 팀을 위해 노력하는 지 보게 되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도 생겼다.

 

여전히 암이라는 병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나같은 찌질한 사람과 달리 똑같은 24시간을 48시간으로 살고 있고 자신이 병에 지지않는다는 정신을 갖고 오히려 더욱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번에 결혼도 하고 본격적인 무대활동도 본격적으로 하게 될텐데 멀리 멀리 높이 높이 날아서 자신의 꿈이 다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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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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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이 아마도 미친 짓이라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 본다. 멀쩡하게 회사를 때려친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 직업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에널리스트 - 실제로 그 직업에 자세하게 알든 모르든 어딘지 멋있게 보이는 직업이니 - 를 과감하게 때려 치운 것도 모잘라 자신의 주택마저 처분하고 그 돈으로 세계일주를 단순하게 여행이 아니라 비지니스를 위해 한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

 

책을 끝까지 읽지 않고 도입부만 읽어도 이 친구가 얼마나 좌충우돌을 하며 세계일주를 하게 될지가 눈에 보일 정도다. 과연, 이런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것도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 말이다. 물론, 책을 읽어보면 자신이 갖고 있는 전 재산은 아니고 철저하게 자신의 주택 가격을 종자돈으로 불리기 위해 노력했고 그 외에 본인이 갖고 있는 돈으로는 세계일주를 하며 여행을 하는데 지출한 듯 하다.

 

여기서도 인맥의 중요성이 나온다. 본인 모든 것을 다 알아서 결정을 내린 것은 맞다. 다만, 각 나라를 가기 전에 그 나라에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한 후에 그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인데 이 점을 현명하게 헤쳐나간다.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관련된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그 친구를 통해 각 나라에서 만나야 할 사람을 알아두고 만나면서 풀어나간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친구도 있었고 오히려 잘못된 정보를 알려준 친구도 있지만 그런 친구들을 통해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이랑 그냥 막무가내로 그 나라에 가서 부딪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전략이라고 하면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을 아주 잘 구성하여 비지니스를 했다고 보인다. 이런 것은 선입견인지 몰라도 전직업이 에널리스트라 최소한 경영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고 본인이 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는 업이다 보니 어느정도 그 과정에 머리를 쓴 노력이라 보인다.

 

그렇다 해도 각 나라에 도착하여 생판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를 뛰어들어 상거래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나게 느껴졌다. 현지인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하여 외국인인 자신이 판매한다는 것은 나같은 경우에는 도저히 생각조차 못한 발상이다. 가장 의미있고 제대로 일을 한다는 느낌이 나는 분야가 무역업이라고 하는데 자신이 여행을 간 나라에 특산품을 구매하여 다시 다른 나라에 가서 판매하거나 현지에서 조달한 물건을 쓰면서 다시 그 나라 사람에게 판다는 상술은 기막히다.

 

비록, 그 나라 물건을 그 나라 사람에게 다시 판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로 보이는데 실제로도 거의 성공보다는 본전내지 실패를 했다. 그 이유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상품을 외지인이 판매를 하니 선입견도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그 정확한 가격은 현지인들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라 보인다.

 

실패는 안되도 실수는 괜찮다고 하는 말처럼 즉시 전략을 수정하여 현지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을 자신이 가는 나라에서 먹힐 만한 상품으로 구성하여 판매한다는 전략은 나름 기가막히게 통한 듯 보인다. 최소한 이 때부터 제대로 된 매매가 이뤄지고 수익도 조금씩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서, 매매도 투자에도 중요한 원칙이 나오는데 그건 바로 내 패를 미리 다 보여주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자신이 먼저 내 몰리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필패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은 내일까지 다음 나라로 가야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들키게 되면 그때 이미 게임은 끝나 버린다. 상대방은 그 상황을 철저하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돈으로 투자를 하고 늘 몇 가지 정도는 시나리오를 정해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판매만 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조건 부딪치디가 점점 자신의 패를 미리 노출시키지 않고 또한, 단순하게 판매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여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을 활용하여 매매를 성사하며 한 단계 성숙하여 수익을 올린 점은 박수를 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무엇보다도 개척정신이 무척 뛰어나게 보인다. 자신이 목표를 정하고 움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고 낯선 장소에 스스럼 없이 자신을 내 맡기는 면은 누구나 쉽게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다. 그것도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도 아니라 생판 처음 가보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나라에 가서 도시도 아니고 인적도 거의 없는 산골까지 가서 협상을 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움직이지 않으면서 현실에 대해 힘들어하는지 깨닫게 된다.

 

이 모든 과정에 단 6개월 동안 일어난 사실이다. 더구나, 본인이 투자한 돈의 2배를 벌었다. 저자도 그 6개월 동안 굳이 이렇게 움직이지 않았어도 환율로 인해 1,000만원은 벌었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이렇게 해서 번 돈이 더 가치가 있다고 하는 점은 맞다. 이 말은 꼭 누군가는 아파트를 사고 몇 년 동안 살아서 1억을 벌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전세로 살면서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1억이라는 이익을 얻었다고 할 때 전자를 칭찬하고 후자를 불쌍하게 본다는 우스개소리와 같은데 실제로는 전자는 다시는 그런 수익을 얻지 못하겠지만 후자는 당장 돈이 사라져도 그에게는 경험이라는 것이 빛을 발휘해서 다시 벌 수 있게 된다.

 

실제로도 단순하게 2배의 이익을 본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 경험으로 인해 에널리스트로 있을 때 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삶을 살게 되었고 각종 강연등으로 더 재미있게 살게 되었다는 고백을 읽고 있으면 솔직히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와 같은 실행을 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하고 이를 실천하여 성공하고 더 큰 행복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무척 부럽게 느껴졌다. 앞으로 무엇인들 못할것이 없다는 자신감마저 갖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나는 못 하지만 내 자녀들에게는 한 번 실천하게 해 볼까하는 뜬금없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 의지와 생각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인격체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행동을 한다면 분명히 맘고생을 하겠지만 대견하게 생각할 것이다.

 

자신의 직업을 때려치우고 세계일주를 한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그 세계일주를 단순한 여행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온갖 고생을 하면서 무역까지 하며 뜻깊게(??) 각 나라에서 보냈으니 각 나라에 대해 더욱 자세한 이야기와 추억이 저절로 생겼을 것이라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단한 놈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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