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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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는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으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된 바 있는 <닥터 이방인>의 원작 소설인 『소설 북의』를 통해서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에서 대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받은 전력이 있는 최지영 작가의 신작이다. 드라마나 소설을 보질 않아서 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게 사실인데 이번에 선보이는 『그 남자의 피아노 그 여자의 소나타』에서도 탈북인 남자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전작의 음악 버전 같기도 하다.

 

여주인공인 반채율은 한 때 아버지가 대기업 오너였으나 지금은 아버지의 회사가 만한 뒤로는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다시피한 것도 모자라 채권자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런 채율이 영세 하청업체의 사장인 동호를 만나게 되고 그의 공장 직원이 되어 더부살이를 시작한다.

 

이정도 되면 자신의 처지를 알만도 한데 채율은 한편으로는 여전히 대기업 오너 딸일 때의 소비 습관을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함을 보이는데 옥탑방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숍에서 받고 쇼핑도 끊기가 힘들어 이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녀와 달리 남자 주인공인 원동호는 전직 천재 탈북자 피아니스트로 현재는 돌 구이 판 공장이라는 영세 하청업체의 사장으로 소비 습관 등에 있어서는 채율과 완벽히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인물이다. 결국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은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러나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사이에 어느덧 둘은 앙숙 같은 사이에서 남녀의 미묘한 감정으로 변하게 되고 동호의 공장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결국 공장을 살리기 위해 피아노콩쿠르에 출전해 상금 3억원을 획득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피아니스트라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이며 여기에 과거 동호와의 대결에서 번번히 졌던 노수창이라는 인물이 성공해 부를 가진 인물로 등장해 동호와 채율의 관계에 위협을 가하는데...

 

경제적으로 부유하면서도 어쩌면 철없는 삶을 살아 온 채율이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생애 처음으로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피아노콩쿠르에 출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노력하고 그러한 두 사람에게 또 한번의 위기로 작용하는 수창의 등장은 피아니스트로서의 열정과 로맨스, 라이벌과의 대결이라는 구도라는 흥미로운 요소들의 등장으로 이야기에 한층 재미를 선사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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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김성한 지음 / 새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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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다양한 통로로 여러 문학 작품이 먼저 소개되기도 하는데 그중 사전 연재의 경우에는 미리 독자들의 관심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를 통해서 종이책으로 출간되기도 하는데 『달콤한 인생』역시도 그런 경우인데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3주만에 동시구독자가 무려 3만 명에 이른 모바일에서 먼저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스토리 자체가 충분히 흥미롭고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여러 요소가 있어서 편견없이 읽어도 좋을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박상우는 사회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인물이다. 현재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서 경제적으로도 부유하지만 스스로 더 큰 목표를 지향하는 인물이다. 가정적으로 보면 아내와의 관계도 좋아보이지만 따로 내연관계의 여자가 있을 정도이다.

 

내부적으로 보면 왠지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데 그 결과 박상우는 겉으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모습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 누구보다도 두려운 사람이기도 하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도 마다하지 않을만한 냉혹하다 못해 도덕성과는 거리가 먼 그가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그 범죄를 다른 사람에게 덮어 씌우게 되는데 박상우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그 사람을 변호하겠다고 나선다.

 

소위 잘나가는 변호사인 그는 결혼한 이후 어렵게 아내가 아이를 가지고 행복해 한다. 일도 가정도 드디어 안전궤도를 달리는것 같은 순간 한 남자를 죽이게 된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알기에 그는 이후 자신이 자백을 하면 어떻게 될지를 알고 있다.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기에,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사실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고 그 주인공이 이웃에 사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아이에게 자신의 죄를 덮어 씌우게 된다. 아이의 낮은 지능과 지니고 있는 폭력성을 적절히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든 것이다.

 

마치 영화 <악의 연대기> 같다. 탄탄대로의 성공가도를 달리는 경찰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자신의 성공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판단에 증거를 조작하고 다른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이 더욱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자신이 세운 가짜 범인을 변호한다는 것이다.

 

과연 박상우는 지금까지처럼 비열하지만 누구에게도 자신의 진짜 모습이 밝혀지지 않았던 상황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범인으로 몰린 아이와 범인으로 만든 남자의 관계가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박상우가 자신의 죗값을 제대로 받기를 바라는 입장과 함께 그가 이 상황을 어떻게 타계해 갈지도 궁금해질 것이다.

 

이처럼 『달콤한 인생』은 개인적으로 연재에 대한 정보없이 작품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선택한 경우인데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충분히 흥미로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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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Week - 오늘 하루, 한 번도 웃지 못한 나를 위한 스마일 테라피
피터 오 지음 / 라온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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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은 잘 웃는다. 엄마나 아빠가 웃으면 따라 웃기도 한다. 어린 아이들도 많이 웃는다. 인생의 대부분의 웃음을 이때 웃어버리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별거 아닌 것에서 즐겁게 웃는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웃음은 점차 사라진다. 웃을 일이 점점 더 없어지는 것도 할 몫 할 것이며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웃는 건 실없어 보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여서 우리는 감정을 마음 속에 감춰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점점 더 웃을 일이 없고 어느 순간에는 웃는게 스스로도 부자연스러워지게 된다. 그러나 웃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는 이미 과학적으로도 입증이 되어서 웃음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심지어 이 웃음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말 그대로 웃기니깐 웃는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웃음 지으면 우리의 뇌는 이를 전자처럼 진짜 웃음으로 받아들여 그와 똑같은 효과를 자아낸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주 웃자. 더 많이 웃자. 오죽하면 '소문만복래 (笑門萬福來)'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SMILE WEEK 스마일 위크 』는 이렇게 웃음의 소중한 가치를 그림과 이야기로 보여주는 책인데 이 책의 저자인 피터 오는 '글과 그림으로 웃음을 전하는 팝 아티스트'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 계통에 다양한 재능을 보여 온 저자는 2003년부터는 공연 기획 및 제작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공연 시나리오와 중·장편 소설 창작, 2012년부터는 웃음을 주제로 미술 작업과 글쓰기로 다수의 전시 행사에 참여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왔다.

 

그가 이렇게 웃음에 초점을 맞추게 된 것은 6년 전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당시 저자의 얼굴은 힘들고 지쳐 슬픔과 우울로 잔뜩 그늘져 있었다고 한다. 이에 스스로 행복하지 않고 웃지 못하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겠느냐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그때부터 '웃음'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정형화된 그림이라기 보다는 작가만의 독특한 감성이 묻어나는 그림의 공통점은 웃는 표정일 것이다. 여기에 그림과 글을 전시하면서 관객들과 소통하게 되고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전달하고픈 마음에 웃음 에세이를 펴내게 된 것이다.

 

표정이 밝은 사람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다. 웃음이 있는 사람에겐 밝은 에너지가 있어 주변까지도 밝게 변모시킨다. 이렇듯 전 세계 72억의 인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인 '웃음'을 의도적으로라도 짓게 하기 위해서 일곱 날에 걸쳐 소개되는 70여 점의 따뜻한 그림과 글을 만나보면 좋을 것이다.

 

 

책은 그림과 저자의 당부와도 같은 위로가 담겨져 있는데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위와 같이 유명인사가 이미 말한 바 있는 우리가 웃음을 늘 곁에 두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웃음과 관련한 명언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림이 다소 특이하게 느껴져서 마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화가의 멋진 작품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전시회에 관람을 온것 같은 기분으로 조금은 편안한하고 느긋한 자세로 이 책을 읽는다면 참 좋을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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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허밍버드 클래식 7
진 웹스터 지음, 한유주 옮김 / 허밍버드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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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모든 창작물 속의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이가 바로 '빨강머리 앤'이다. 앤은 운명에 순종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간다. 게다가 지나치다싶게 긍정적인데 단순한 몽상가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이뤄낸다.

 

그래서인지 앤은 어른이 된 지금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데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렸을때부터 읽었던, 그래서 좋아했던 작품 중에 앤과 다른 듯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키다리 아저씨』의 '제루샤 애벗'이다.

 

둘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며 고아이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기 보다 풍부한 상상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에서 보면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조 좌절하지 않는다. 게다가 둘의 이름은 스스로가 원한 이름이라기 보다는 고아원 원장이 이름의 좋은 뜻을 고려했다기 보다는 짓기 편해서, 한 마디로 무성의하게 작명된 경우이다. 

 

흥미로운 점은 둘 모두 글솜씨가 뛰어난데 주디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고아원에서 매달 첫 번째 수요일이 되면 후원자가 방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 97명의 고아들은 만발의 준비를 해야 했고 주디는 이때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글로 써서 화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고아원의 치부를 세상 밖으로 소개한 셈인데 이 글에 대해 문학적 기질을 발견하게 된 한 후원자가 그동안 여자아이는 후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디를 대학공부까지 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원장으로부터 이 소식을 들으러 가는 동안 마주한 그림자의 모습이 마치 긴 다리를 가진 큰 장님거미(daddy-long-legs,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를 담아 이때부터 주디는 그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라 부르며 그분의 지시대로 학업과 대학생활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내게 된다.

 

 

책의 대부분은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고아였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지낸 다른 학우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기도 하고 마치 통과의례처럼 당연히 어렸을 때 읽는 책들도 주디는 읽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대화에 동참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국 주디는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주신 용돈으로 자신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구해 점차 보통의 아이들과 같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는 가운데 같은 방을 쓰게 된 줄리아와 샐리, 줄리아의 삼촌인 저비스 펜들턴 씨와 샐리의 오빠인 지미 맥브라이드와의 이야기 등을 써내려 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디는 점차 또래 아이들의 세계에 동화되어 가고 학업적으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은 깨닫지 못하지만 저비스 씨에게 점차 빠져들게 된다. 오래 전 쓰여진 작품인만큼 그 당시의 사회 계층이나 여성의 지위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던 주디가 종국에 가서 키다리 아저씨의 초대를 받고 그를 만나러 가고 만난 순간까지도 저비스와 키다리 아저씨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모습, 이전에 저비스로부터 받은 청혼, 만남 이후 예상하게 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앤이 그러했듯 주디 역시도 자기 안에 내포된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잘 발휘해 지금의 모습까지 오게 된 것이니 누구보다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키다리 아저씨』는 색다르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더욱이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로 마치 그 당시의 편지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책이여서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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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메로네 - 테일 오브 테일스
잠바티스타 바실레 지음, 정진영 옮김 / 책세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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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많이 읽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던 세상 모든 동화들의 어른 버전 같은 책이 바로 『펜타메로네』이다. 어딘가 모르게 동심파괴 버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심지어 마지막도 권선징악적 결말을 보여주면 단순히 ‘그후로도 오랫동안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내지 않고 왕자와 공주의 행복을 방해한 인물에 대한 끔찍한 형벌이 내려지니 말이다.

 

이 책은 제68회 칸 영화제와 제20회 부산 영화제 화제작인 동시에 이탈리아의 오스카로 불리는 ‘다비드 디 도나텔로’ 영화제에서 무려 7관왕을 차지한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마테오 가로네 감독 연출에 유명 배우들이 출연했는데 영화는 원작소설인 『펜타메로네』를 모두 다루고 있지 않고 세 편 정도을 골라 창작 변형한 경우이기 때문에 소설로 만난다는 것은 ‘지중해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유럽 최초의 동화 모음집을 읽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시작은 옛날 발레 펠로사의 왕이 한 번도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자신의 외동딸인 초자 공주를 웃게 하려고 갖은 노력을 하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가고 결국 왕궁 대문 앞에 커다란 기름 분수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분수를 지나가던 행인들이 기름 때문에 겪는 온갖 우스꽝스러운 행동에 초차가 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분수가 완성 되고 초차는 격자창 앞에서 시무룩하게 밖을 내다본다. 어느 날 한 노파가 기름 분수에 와서 항아리에 기름을 채워가자 왕궁의 시동 하나가 돌을 던져 항아리가 깨지자 노파는 시동을 향해 온갖 욕을 쏟아내고 이에 질세라 어린 시동 역시도 노파를 향해 노파 못지 않은 욕을 퍼붇는다.

 

이 모습을 보고 있던 초차가 처음으로 거의 기절할 정도로 웃어대자 이에 화가난 노파는 캄포 로툰도의 타데오 왕자가 아니면 남편을 절대 맞지 못할 것이라는 저주 아닌 저주를 내리고 이에 초차는 밤에 몰래 아버지의 보물창고에서 금화를 가지고 나와 길을 떠난다.

 

힘겹게 몇몇 요정을 거쳐 초차는 캄포 로툰도에 도착하고 저주처럼 잠들어 있는 왕자를 깨우기 위해 한 말의 통을 눈물을 채우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통을 채우기 거의 직전에 졸려서 깊은 잠에 빠지고 왕자를 깨우기 위한 저주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여자 노예가 마지막 눈물을 채워 결국 왕자를 깨우고 왕자는 이에 노예를 자신의 아내로 받아들이게 된다.

 

잠에서 깨어나 사실을 알게 된 초차는 성 주변에 머물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났던 요정이 준 호두, 밤, 개암 한 알씩을 깨트려 그속에서 나온 귀한 보물들로 노예의 관심을 끌게 되고 왕손을 임신해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던 노예는 왕자를 협박해 초차가 가진 보물을 가져오게 만든다.

 

결국 마지막으로 가져 온 인형이 노예로 하여금 이야기를 듣고 싶게 하는 욕구를 활활 타오르게 하고 이에 왕자는 또다시 뱃속의 왕손을 걱정해 오아국에서 가장 노력하고 달변인 이야기꾼 열 명을 가려 뽑아 노예가 출산하기 전까지 사오 일 동안 즐겁게 지내면서 각자 하루에 한 개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명한다. 그렇게 해서 불려 온 여자들은 5일에 걸쳐 매일 열 개의 이야기를 하고 열 개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날그날 왕궁의 신하들이 왕자와 막간극을 벌이는 것으로 하루가 끝이나는 것이다.

 

이 5일동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리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가 펼쳐지고 마지막에 초차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는 노예가 자신을 속이고 왕자를 깨우기 위해서 눈물을 담은 통을 훔쳐갔던, 그리고 왕자까지도 속였던 진실이 담겨져 있었다.

 

노예는 초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것이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고 그녀의 이야기를 멈추려 하지만 왕자는 노예의 반응과 초차의 이야기를 통해서 노예의 거짓말을 알게 된다. 결국 왕자는 초차가 이야기를 계속하도록 하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자 노예를 산 채로 묻어 죽게 만드는 벌을 내리고 초차를 아내로 맞고자 초차의 아버지인 발레 펠로사의 왕에게도 연락하게 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초차의 이야기 역시도 어딘가에서 본 듯한 동화의 한 장면이며 노예의 배신이나 협박, 왕자가 이야기꾼을 모으고 초차가 이를 계획해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부분은 권선징악적 결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노예에게 벌을 내리는 것은 잔혹 동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다섯 날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는 동심과는 멀어져 보이지만 익숙한 이야기의 새로운 버전 같아 신선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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