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
청민 지음 / 첫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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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사람들마다 자신의 현재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현재 열렬한 사랑을 하고 있다면 연인과의 행복한 이미지를 떠올리기도 할 것이고 이별의 상황에 놓여 있다면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있을 것이다. 부모 자식 간에도 연인 사이 못지 않은 사랑이 존재하고 친구 사이에도 우정이라는 이름의 사랑이 존재한다.

 

우리의 시간들은 항상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소소한 일상들이 모여 하루하루가 되고 이런 시간들이 또 모여서 나의 인생을 채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일상들 속에서도 다소 거창하게 느껴지는 '사랑'이라는 것이 담겨져 있고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세기의 사랑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힘이 되어주기도 하는 사랑이 우리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 바로 『사랑은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온다』이다.

 

 

평소 우리는 죽음을 절실히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작년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지진'이라는 공포에 그 어느 때보다 죽음을 가깝게 느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 순간 사람들은 어디에서 누구를 떠올렸을까? 어쩌면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그 절박함의 순간에 우리가 느꼈던 것은 공포지만 한편으로는 소중한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싶은 간절함이였을 것이다. 이런 간절함 역시도 수많은 이름으로 불어오는 사랑의 한 형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늘 우리 곁에 있어주시는 부모님, 나의 소중한 친구들, 힘든 순간에는 깨닫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햇살 한줌도 어쩌면 사랑이란 이름의 한 형태라는 것이다. 사랑이라고 하니 남녀간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말이다.

 

책에서는 우리가 평소 그 순간을 경험하지만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낯선 타인으로서 존재하는 사람들과 같은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사랑을 이 책은 담아낸다.

 

수많은 이름으로 사랑이 불어온다니, 상당히 시적으로 느껴지는 표현을 경험하려면 분명히 저자는 자신의 삶과 주변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있기에 이런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을 읽는 독자의 시선에서 보자면 이토록 많은 것에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저자의 모습이 오히려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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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 -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동화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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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TV 만화로 많이 본 기억이 난다. 어딘가 모르게 어리숙해 보이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딱히 악당 캐릭터도 없었던것 같다. 지금 아이들의 만화처럼 지구를 지켜야 하지도 않고 서로 싸우기보다는 함께 어울어져 살아가는 이야기였던것 같은데 마치 동화책 속의 삽화 같은 분위기의 그림이 어딘가 모르게 향수를 자아내는것 같아 어쩌면 더욱 오래도록 기억속에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만 해도 원작이 있는줄도 몰랐고 이후로도 단 한 번도 책으로 만나 본적이 없어서인지 내 기억 속의 곰돌이 푸 이야기는 만화가 전부였다.

 

그런데 최근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의 열두 번째 도서인 『곰돌이 푸 이야기 전집』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오리지널 컬러 일러스트를 독점 수록하고 있는 점도 좋고, 원작 동화 2권을 한 권에 모두 담고 있다는 점에서 소장가치도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곰돌이 푸 때문에 미련 곰탱이(?)라는 말이 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푸는 약간 모자라 보인다. 그러나 그래서 미워할 수 없다. 엉뚱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고를 치기도 하고 유독 꿀단지를 좋아하는 곰돌이지만 말이다.

 

너무나 익숙한 등장 인물들 곰돌이 푸인 위니 더 푸를 시작으로 크리스토퍼 로빈, 당나귀인 이요르, 어떻게 보면 이야기 속에서 가장 연약하게 그려지는 아기돼지 피글렛, 올빼미 아울, 캐릭터 중에서는 가장 똑똑한 느낌의 토끼 래빗, 유일하게 가족으로 등장하는 캥거루인 캥거&루, 무섭다기 보다는 귀엽게 느껴지는 아기 호랑이 티거까지 추억을 소환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 전집 한 권을 통해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로빈, 푸와 푸와 함께 숲속에 사는 동물들이 함께 어울어져 엉뚱한 사건을 벌이고 그속에서 여러가지 모험을 하는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책이다. 지금이라면 곰은 상당히 똑똑똑하고 거대 포식자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호랑이 역시도 결코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만으로 설명할 수 없음을 안다.

 

그러나 어렸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보았던 곰돌이 푸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시 보고 있으니 이야기와 그림 속에 녹아들어 있는 따뜻함과 모험, 판타지가 느껴지는것 같아 곰돌이 푸 이야기를 보고 자라난 어른들에게는 행복한 추억을, 지금 곰돌이 푸 이야기를 만나는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이야기를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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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벨 퓨처클래식 6
캐슬린 윈터 지음, 송섬별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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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서 봐도 결코 평범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주변의 자유롭지 못한 시선을 넘어 어쩌면 질타까지 이어질지도 모르는 모습으로 태어난 아이. 더욱이 그때가 1968년이다. 캐나다 래브라도 해안가에 위치한 크로이든 하버에서 재신타와 트레드웨이에게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하나의 몸에 남성과 여성의 신체 부위가 동시에 있는 아이. 남자이면서 여자이기도 한 아이를 아버지인 트레드웨이는 아들로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아이는 웨인 블레이크가 된다.

 

어머니 재신타의 친구인 토마시나는 웨인이 출생 무렵 남편과 딸을 잃는 사고를 당한다. 충분히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토마시나는 꿋꿋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고 웨인의 곁에서 트레드웨이에 의해 남자로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모습을 보게 되고 웨인이 두 성 중에서 어느 하나를 굳이 택하지 않아도 되는 본연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둘만 있을 때는 웨인이 아니라 죽은 딸의 이름인 애너벨이라고 부르게 된다. 그리고 점차 웨인은 남자로서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에게 존재하는 여성성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지독한 차별을 넘어 삶 전체를 아우르는 고통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웨인이자 애너벨은 그래도 잘 이겨내는것 같다.

 

그런 가운데 여성성이 아닌 남성성을 키우려고 하지만 오히려 커가면서 몸은 점점 더 여성성을 띄게 되면서 어머니인 재신타와 토마시나, 아버지인 트레드웨이는 제각각의 죄책감을 느끼고 미안해하지만 둘 사이에서 자신들이 어쩌면 웨인/애너벨보다 더 혼란스러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명확하게 이분화되는 세계 어디에도 분류되지 못하는 웨인이자 애너벨이 정체성의 고민을 넘어 자신의 자유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점차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아가는 모습은 주인공의 특이한 신체가 아니라 삶 그 자체에 주목하고자 하는 이 책이 지닌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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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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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은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로서 시작부터 강렬함을 선사한다. 주월우와 주일우는 쌍둥이 현제이다. 그런데 동생 주월우가 누군가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한것 같은 모습을 한 채 물탱크 안에서 발견되면서 할머니가 충격으로 죽게 되자 주일우는 복수를 꿈꾸며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마치 형을 탈출시키기 위해 스스로 감옥에 들어갔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주일우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동생의 마지막 통화에서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이 범인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간다. 만약 나이가 어리면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는데 간혹 이런 교화시설에서 오히려 범죄를 배우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일우가 들어간 소년원도 어떤 면에서 그러하다.

 

그가 들어가서 직접 경험한 소년원은 죄를 짓고 들어 온 청소년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또다른 폭력이 만들어지는 장소였다. 결국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가지만 그곳의 교정 교사인 한희상을 비롯해, 자신과 자신에 맞서는 일진 패거리를 비롯해 그들이 불러들인 고방천에 이르기까지 마치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이자 폭력이 유일한 해결책 같은 세상이다.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완전히 다른 세상이기에 그곳만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대변하는 곳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마치 폭력이란 수단 아래 모두가 괴물처럼 변해버린 곳은 바깥 세상과는 또다른 의미에서의 처절한 생존이 필요해 보일 지경이다.

 

낭만적이며 행복한 기운이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어쩌면 스스로 반인간 선언을 해버린 이들의 이야기가 생존과 맞물려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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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 미안하고 좋아해
도러시 지음, 허유영 옮김 / 나무옆의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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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이 아픈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요즘 인기 있는 책들을 보면 이미 SNS 통해서 인기를 검증받은 작가분들의 글이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나 그 어느 때보다 SNS의 사용자가 많다보니 이를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하려는 사람들도 많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을 얻으면서 더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는 것이다. 『고맙고 미안하고 좋아해』도 그러하다. 페이스북 80만 독자들을 사로잡은 일러스트와 가슴 따뜻해지는 감성 에세이가 결합된 이 책은 우리가 평소 잘 하지 못하는 세 말이기도 한 '고맙다' , '미안하다', '좋아한다'라는 표현을 제목으로 내세운만큼 더 늦기 전에 꼭 이 말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기란 왠지 더 어려워진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가족, 친구, 연인, 자기 자신에게 해야 할 표현들을 말함으로써 말이 지닌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중 가장 먼저 나오는 가족이란,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존재로 때로는 그 이유로 인해서 타인보다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살면서 힘든 순간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특히 그 존재가 부모님의 경우는 두말할 여지가 없는데 자식이 아무리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려해도 그 깊이는 감히 따라갈 수 없는것 같다. 돌이켜보면 고마웠고 미안했던 마음 천지다. 오죽하면 결혼하고 자식을 낳아봐야 알 것이란 말이 있을까. 그렇기에 어쩌면 가장 표현이 서툴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존재일 것이다.

 

친구는 아무래도 네 존재 중에서도 가장 표현이 편할지도 모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족 이외에 우정이라 부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사랑과는 또다른 관계로 이는 그 수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깊이가 오히려 중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에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사랑과도 관련된 연인은 사랑의 힘이 때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생각케 하는데 결국 사랑에 있어서도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보다는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함을 이야기 한다.

 

끝으로 살면서 가장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소홀하게 대하고마는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기적인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또 스스로를 위해 용기를 내야 함을 이야기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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