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등장한 이후로 관련 캐릭터가 상당한 인기를 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친한 사이에는 카톡으로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대화창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특히 1:1로 대화를 하는 경우 대화 앞에 쓰여진 1이라는 숫자가 참으로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는 아주 독특하게도 이런 카카오 대화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마트 마감을 앞둔 시간 겉모습과 그로 인해 풍기는 분위기나 너무나 다른 두
여자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이다. 수미라 불리는 여자는 민정이라 불리는 여자에게 자신의 복수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실질적으로 얼굴을 처음 보는 두 사람임을 강조하려고 하는 민정이지만 오히려 수미는 왜 그럼 자신이 잘못 보낸 카톡에 답을 했고
우리가 나눈 대화가 전화번호부 한 권은 너끈이 될 것이라며 그냥 옆에만 있어 달라고 말한다.
경찰에 신고하면 정당방위일 것이라는 민정과 스스로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수미의 어딘지 모르게
무서운 대화. 이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은 어느 날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일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헤어짐을 통보받은 여자가 마지막으로
그 남자에게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장문에 걸쳐서 보내지만 이미 남자가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사실을 잊고 있던 여자가 엉뚱한 사람에게
잘못 보낸 것이였고 이 카톡을 받은 또다른 여자는 내용을 읽고 무시하지 못해 답을 보내면서 완전히 남남이였던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전자는 수미, 후자는 민정이다. 서로 어린 시절 불우했던 환경에서 자랐고 아버지로부터 특히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 둘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남녀 관계에서의 모습이 이때의 영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미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된 회사에서 남자를 만나고 무려 9년에 걸쳐 남자의 이기적인 행동이
이끌려 다닌다. 정작 고백 한 번 못하고 남자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자신을 만나러 와도 어떤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채 그래도
좋다며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연인도 아닌, 동료도 아닌, 애매모호한 관계 속에서 결국 상처를 받는 것은 수미였다. 민정은
어린 시절 독특했던 집안의 분위기,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로 인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봐줄 남자를 찾으려 하지만 이것이 남들 눈에는 문란한 여자로
비춰질 뿐이다.
엉뚱하게 보내진 카톡이지만 둘은 서로에 대해 그 누구와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이
단순히 익명의 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수미와 민정이 자라온 사정이나 지금의 상황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또다시 술에 취해 자신을 찾아와 자신의 감정대로만 하려는
남자의 모습에서 더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수미가 그와 다툼을 하다 그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죽게 되자 수미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아는 민정을 만나 도와달라고 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그를 처리하기 위해 마트에서 만나 필요한 물건을 사고 수미의 집으로 가 함께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데...
남녀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들 한다.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는 간혹
이를 악용해 상처를 주기도 하는데 수미의 모습이 그러하다. 어쩌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녀의 사랑이지만 우리가 그녀의 사랑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민정도 마찬가지이고, 그러나 남자 하나 때문에 두 여자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만, 마지막 반전과 다소 열린 결말이 있다는 부분에 안도하게 되는 이야기다. 아울러 과연 두
여자는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목은 민정이 자신과 관련된 모든 남자들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할 것이며 수미가 그
남자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일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