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나에게 - 심플로 다시 피어나다
이혜리 지음 / 쉼(도서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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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웰빙'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을 휩쓸다시피해서 온갖 것에 웰빙이 붙었고 많은 사람들이 웰빙 생활을 추구하기도 했었다. 물론 현재까지도 이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지만 최근에는 심플라이프,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스트가 인기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이 셋은 하나의 맥락을 추구한다. 예전에는 많은 것을 갖추고 소유하는 것이 행복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그렇게 채워진 것들을 하나 둘 비워가는 과정을 통해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리 전문가에서부터 시작해 일반인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미니멀리즘 노하우를 소개하는 책들을 서점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지금도 이와 관련한 신간이 출간될 정도이니 말이다.

 

소위 버리는 것에 거부감을 느껴 언제고 쓸 것이란 생각에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을테지만 여러 책들에서는 어떠한 기준에 의해 물건을 줄이고 그렇게 해서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행복으로 가는 길임을 주장한다.

 

이미 고인이 되신 법정 스님이 그토록 말씀하셨던 무소유의 삶이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미니멀리즘의 다소 극대화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내 마음이 나에게』의 저자는 바로 이러한 흐름에서 '심플'을 택한 것이 행복이였다고 말한다.

 

 

이 책의 첫 문장에서 저자는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그리 대단할 것이 없었습니다.(p.4)'라고 말하며 포문을 연다. 그리고 '심플'을 택한 것이 행복이였다고까지 말하는데 그녀가 말하는 심플한 삶이란 삶의 본질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나다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남들이 사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한 심플 라이프를 통해서 주의를 자신에게 집중시키니 진정한 자유가 주어졌단느 것이다. 심플 라이프를 통해서 모든 것이 제자리에 놓인 기분을 느꼈다는 저자는 바로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이 글을 씀으로써 우리에게 심플 라이프를 권장하고 있다.

 

총 5장에 걸쳐서 심플 라이프를 심도있게 이야기 하는데 먼저 자신이 어떻게해서 단순한 삶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말하고 이러한 삶을 실천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무엇을 정리하고 버려야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물론 지나치게 저자의 스타일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저자 역시도 타인의 눈에 신경을 쓴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한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이어서 말하는 것은 많은 것들로 채우면 채울수록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의아할지도 모르는데 버리고 심플해지고, 끊을수록 오히려 채워지고 단단해지며 풍족해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본질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이 책이 기존의 미니멀리즘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물건이나 공간을 비우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쉬운것부터 하나하나 비워가면서 진짜를 채워넣는 과정을 보는것 같다.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이미 심플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에서도 더 심플하게를 외치는 모습은 저자가 이 책 전체 내용을 통틀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행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의 하나로서 미니멀리스트가 추구하는 심플 라이프라는 주장이 흥미로우면서도 의미있게 다가오는 책이여서 기존의 미니멀리즘을 다룬 책들과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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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온도 - 나를 품어주는 일상의 사소한 곳들
박정은 지음 / 다온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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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미니멀리즘만 봐도 단순히 물건을 줄이고 검소하게 사는 수준이 아니라 이것이 곧 삶의 질과도 관련이 있고 크게 볼 때는 인생과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는 생각에서 저마다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니멀리즘에서도 공간을 꾸밀 때 고려되는 요소는 자신에게 편하고 아늑함을 주는 것일테다. 이는 행복과도 무관하지 않다. 집 안에서 자신을 마음을 이렇게 만들어주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집 안이라고 해도 여러 공간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집 밖의 어느 특정한 공간이 있을 수 있는데 『공간의 온도』는 바로 이러한 공간에 주목해서, 살면서 자신의 감정이 너무 차가워지거나 반대로 너무 뜨거워졌을 때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고자 하는데 이때 그 대상이 사람일수도 있지만 공간일 수도 있다는 것이 책의 요지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쭉 살아온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걷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멀지 않았던 하굣길을 종종 걸어서 갔고 그 길 역시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매번 같은 길을 걷지는 않았던것 같다. 이러한 성향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때도 이어졌고 이제는 자신의 동네 뿐만이 아니라 반경을 넓히게 되었다고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갈 때와는 오감으로 느껴지는 것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직접 두 발로 걷고 싶었고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걷게 된 곳들 중에는 그냥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 있었다는 사실에 깨닫게 되자 공간이 주는 위로가 생각보다 크고 강하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 책에 담아낸다.

 

걷기와 공간을 접목해 소개하는 점도 흥미로운데 예를 들면 '제자리 걷기'에는 책상·침실·창가·소파·부엌 등과 같은 집안의 공간들이 나오며 '가까이 걷기'에서는 집 대문을 열고 나오면 마주하게 되는 다양한 공간들이 나오는데 어쩌면 어릴적엔 존재했으나 지금은 없는 공간도 있을 수 있고 여전히 남아 있는 공간일 수도 있는 추억과도 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 공간들에는 시계방·미용실·공중전화박스·세탁소·사진관·학교·빵집 등이 있다.

 

'느리게 걷기'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장소여서 의도적으로 계속 찾아가는 곳들로 저자에게는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고 하는데 그 분위기나 위치, 특색 등을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공간들을 실제로 가보고 싶은 사람들은 참고해도 좋을것 같다.

 

'멀리 걷기'는 비일상적인 공간들이다. 그렇기에 자주 찾아갈 수는 없다. 시간과 마음을 할애해야 가능하다. 그렇기에 뜻밖의 큰 힘을 나눠 받게 되는 공간이라고 한다.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긍정적 에너지를 의미하는것 같다. 끝으로 '다르게 걷기'는 '멀리 걷기'와는 같은 듯 다른 의미의 일상에서 벗어난 공간을 이야기 한다.

 

때로는 너무나 일상적으로 우리가 지나치는 공간일수도 있고 때로는 부득이하게 시간을 내야 갈 수 있는 공간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른 이들과 똑같지 않아도 되고 화려하거나 많은 비용이 들어야 갈 수 있는 공간이 아니더라도 그곳을 찾았을 때 나의 기분이 행복질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공간이 더욱 많아지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에게 그런 공간을 만들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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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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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골든 슬럼버』, 『사신의 7일』등으로 국내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으로 본인 스스로도 연애소설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해 온 작가가 즐겨 쓴다는 장편이 아니라 연작 단편의 형식으로 선보이는 연애소설이다.

 

이 책은 일본 현지에서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그 결과 2015년에 일본의 전국 서점 직원들이 고른 ‘가장 팔고 싶은 책’인 서점대상 최고작 10위권에 선정되었고 1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연애소설에 관심이 없고 장편을 즐겨 쓴다지만 실력 있는 작가는 역시 다른가보다.

 

앞서서 이 책은 연작 단편 소설이라고 했는데 총 여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가장 먼저 등장하는 「아이네 클라이네」이며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가 「나흐트무지크」로 두 제목을 합치면 전체 책 제목이 되는 셈이다.

 

이 두 단어의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어딘가 느낌상 음악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아이네 클라이네」의 경우에는 현재 싱글이자 리서치 회사에서 일하는 사토가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결혼한 사람들의 현실을 통해서 진정한 인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십분 발휘해 앞선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배우자와의 운명적 만남이란 무엇일지를 알아보게 되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가수인 사이토 가즈요시로부터 연애를 주제로 한 작사를 의뢰받은 작가가 가사가 아니라 소설을 쓴 경우라고 한다.

 

「라이트헤비」는 무려 1년이 되도록 전화 통화가 관계 유지의 전부인 미용사 미나코와 그녀의 단골 소님의 남동생 마나부의 이야기이다. 뭔가 우리나라 영화 <접속>을 떠올리게도 하는 대목이다. 「도쿠멘타」는 맨처음 등장했던 사토라는 남자의 직장 선배인 후지마가 주인공으로 운전면허 갱신 마지막 날에 만났던 여자와의 참 엉뚱하면서도 특이한 관계를 보여준다. 

 

「룩스라이크」는 각기 다른 두 커플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혀 뜻밖의 닮은 요소를 발견해나가는 이야기이며 「메이크업」은 고등학교시절의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회에서 그 위치가 완전히 바뀌게 되면서 피해자였던 유이는 이 기회를 통해 가해자였던 아키에게 복수를 하려고 하는데…. 마지막 「나흐트무지크」특이하게도 앞서 나온 사람들, 그들의 겪는 이야기가 마치 하나의 큰 이야가 되는 형식으로 일본인으로서는 최초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되었던 복싱 선수의 도전이 그려진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또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추고 있고 또한 각 이야기 속 그들의 관계가 결코 무관하지 않아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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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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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는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의 두 번째 이야기다. 이 책은 표지가 예술적이여서 내용도 흥미롭지만 책 자체도 예뻐서 소장하고 싶어질 정도이다. ‘나폴리 4부작’은 릴라와 레누라는 두 여성의 무려 60년을 이어오는 우정, 그녀들의 인생을 담고 있는 시리즈로 전작인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에서 릴라와 레누의 유년기시절부터 사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릴라가 사라져 버리자 그 소식을 들은 레누는 그녀의 시점에서  자신이 살았던 나폴리의 가난한 동네는 물론 두 사람이 함께 자랐던 어린시절을 회상했었다.

 

그리고 제2권인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에서는 시간이 흘러 릴라와 레누의 청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목처럼 어쩌면 완전히 새로운 시대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소위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것처럼 이때의 두 사람을 채운 감정은 두려움이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모든 것에서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동시에 무엇을 선택하든 불안감과 두려움을 몰고 온다. 1권의 마지막에 이어 시작되는 이야기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했으나 정작 중학교에는 가지 못했던 릴리가 구두수선공으로 일하던 아버지의 일을 도와주고 그 과정에서 식료품점의 주인인 스테파노와 결혼에 이르게 되지만 행복할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의 미래, 열정은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와 남편이 연관되면서 산산히 부서진다.

 

불행의 기운이 느껴지던 결혼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스테파노는 릴라에게 폭행을 휘두르며 그녀를 농락하기에 이른다. 만약 자신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었다면 분명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를 릴라의 삶은 이처럼 부유하지만 인격적으로는 문제가 많은 남편 스테파노로 인해 점차 달라진다.

 

그런 릴라와는 달리 어린 시절 가장 친한 친구였으나 동시에 영민했던 릴라로부터 강한 라이벌 의식과 질투를 느꼈던 레누는 공부를 하면서 의식적으로 릴라보다 더 뛰어나려고 노력한다. 점차 상반되는 삶을 살게 된 두 여자의 시간이 아이러니하고 아마도 누구보다 레누처럼 학업을 이어가고자 했을 릴라는 자신과는 다른 레누의 모습에서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릴라와 레누가 보여주는 인생은 분명 이전과는 다르다. 그녀들이 걷게 된 삶에서부터 이는 명확하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과연 앞으로의 시간들 속에서 릴라와 레누는 또 어떻게 달라진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지, 이들의 우정과 인생은 과연 어떻게 끝을 맺을지 나머지 두 권의 이야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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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
김현진.김나리 지음 / 박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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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등장한 이후로 관련 캐릭터가 상당한 인기를 끌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친한 사이에는 카톡으로 여러 이야기를 주고 받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대화창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특히 1:1로 대화를 하는 경우 대화 앞에 쓰여진 1이라는 숫자가 참으로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말해봐 나한테 왜 그랬어』는 아주 독특하게도 이런 카카오 대화가 책의 대부분을 차지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마트 마감을 앞둔 시간 겉모습과 그로 인해 풍기는 분위기나 너무나 다른 두 여자가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이다. 수미라 불리는 여자는 민정이라 불리는 여자에게 자신의 복수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 아닌 부탁을 하고 실질적으로 얼굴을 처음 보는 두 사람임을 강조하려고 하는 민정이지만 오히려 수미는 왜 그럼 자신이 잘못 보낸 카톡에 답을 했고 우리가 나눈 대화가 전화번호부 한 권은 너끈이 될 것이라며 그냥 옆에만 있어 달라고 말한다.

 

경찰에 신고하면 정당방위일 것이라는 민정과 스스로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수미의 어딘지 모르게 무서운 대화. 이 모든 이야기의 시발점은 어느 날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일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헤어짐을 통보받은 여자가 마지막으로 그 남자에게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장문에 걸쳐서 보내지만 이미 남자가 전화번호를 바꿨다는 사실을 잊고 있던 여자가 엉뚱한 사람에게 잘못 보낸 것이였고 이 카톡을 받은 또다른 여자는 내용을 읽고 무시하지 못해 답을 보내면서 완전히 남남이였던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전자는 수미, 후자는 민정이다. 서로 어린 시절 불우했던 환경에서 자랐고 아버지로부터 특히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 둘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남녀 관계에서의 모습이 이때의 영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미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된 회사에서 남자를 만나고 무려 9년에 걸쳐 남자의 이기적인 행동이 이끌려 다닌다. 정작 고백 한 번 못하고 남자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자신을 만나러 와도 어떤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채 그래도 좋다며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연인도 아닌, 동료도 아닌, 애매모호한 관계 속에서 결국 상처를 받는 것은 수미였다. 민정은 어린 시절 독특했던 집안의 분위기,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로 인해 진짜 자신의 모습을 봐줄 남자를 찾으려 하지만 이것이 남들 눈에는 문란한 여자로 비춰질 뿐이다.

 

엉뚱하게 보내진 카톡이지만 둘은 서로에 대해 그 누구와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것이 단순히 익명의 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수미와 민정이 자라온 사정이나 지금의 상황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던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또다시 술에 취해 자신을 찾아와 자신의 감정대로만 하려는 남자의 모습에서 더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수미가 그와 다툼을 하다 그가 넘어져 머리를 부딪혀 죽게 되자 수미는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아는 민정을 만나 도와달라고 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그를 처리하기 위해 마트에서 만나 필요한 물건을 사고 수미의 집으로 가 함께 일을 처리하고자 하는데...

 

남녀 관계에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고들 한다.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는 간혹 이를 악용해 상처를 주기도 하는데 수미의 모습이 그러하다. 어쩌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그녀의 사랑이지만 우리가 그녀의 사랑을 비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민정도 마찬가지이고, 그러나 남자 하나 때문에 두 여자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만, 마지막 반전과 다소 열린 결말이 있다는 부분에 안도하게 되는 이야기다. 아울러 과연 두 여자는 진짜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제목은 민정이 자신과 관련된 모든 남자들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할 것이며 수미가 그 남자에게 진짜 하고 싶은 말일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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