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봄은 맛있니』는 표제작인 「너의 봄은 맛있니」를 비롯해 총 여뎗 편의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는 작품집으로서 각 이야기는 일상적인 가운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어 흥미롭다. 신인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임에도 불구하고 여운을 남기는 점도
이 책을 독자의 입장에서는 좋은것 같다.
첫 번째 이야기인 「너의 봄은 맛있니」는 어느 날 내 방으로 찾아온 친구인 여경은 집 앞
가로등 아래에 버려진 귤 상자에 겨울의 맛이라고 적혀 있었다며 '귤이 겨울의 맛이라는 건 당연하지 않아?'라고 묻는다. 겨울에 귤을 입에 달고
사는 여경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지금의 남자친구인 도현과의 과거를 회상한다.
어린시절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시골의 조부모에 맡겨져 자라야했던 둘은 비슷한 처지로 이내
가까워졌고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는데 겨울의 맛 이후 그렇다면 다른 계절의 맛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그러다 여경과 산부인과를 다녀온 뒤 우연히 예전에 도현이 건낸 박하사탕 병에 눈길을 주고
처음으로 이것을 개봉해 박하사탕 하나를 입에 넣지만 그 안에 편지와 동봉되어 있던 것을 발견하면서 그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가로등 아래로 가
과일상자를 주워와서 담고 마침 일본에서 돌아온 도현에게 모두 돌려준다.
헤어지자는 그녀의 말을 도현은 거절하지만 끝내 그녀는 돌아서 버린다. 그리고는 자취방이 있는
골목에서는 아지도 봄 안개 냄새가 날지, 어쩌면 갑작스레 혀에서 느껴지는 떫은맛이 봄의 맛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여경에게로 향한다.
「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은 남편의 부정으로 이혼을 하고 아이를 홀로 키우며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자가 동네 세탁소 아줌마로부터 아이가 자주 놀러가는 Q라는 여자가 흡혈귀라는 말을 듣고 걱정하지만 자신이 스무살이나 많은
하사장과 결혼하길 바라는 친정엄마가 결국 아이를 시어머니에게 데려다주고 자신이 돈 많은 결혼한다고 말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아이를 통해서 Q라는
여인의 이야기를 들은 것을 떠올리고 그녀에게로 가고 싶어하는 이야기다.
「〔+ 김마리 and 도시〕」휴학을 하고 과외하는 아이들의 필독 도서 독서기록장을 대신 써주고
많은 학원에 차로 데려다주는 등의 일을 하며 거액의 돈을 받기로 한 김마리는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우연히 검색을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안다는 즐거움에 검색 연산자라는
것도 알게 되어 궁금한 것이 생기면 곧바로 검색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현재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한 희곡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치는 kkk와 오드, 그리고 어쩌면 이들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를 친구 주영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자신과는 다른 괴리감을
느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과」는 임신 후 사과만 먹는, 사과를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여자가 동료 선생님으로부터 관련
책을 받고 난 후 이를 수시로 읽으면서 점점 더 사과에 빠지다가 사과 과수원을 하는 시댁으로 가던 중 남편의 고향 형인 찬석의 아들과 마주하고
이후 잠에서 깨어나 사과가 먹고 싶은 마음에 과수원을 찾았다가 마주하게 되는 사과 나무의 모습이 자신이 책을 통해서 보았던 아름다움과 거리가 먼
것을 보게 된다.
오로지 사과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어쩌면 나무는 기형적일 수 밖에 없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많은 아이들을 두고 죽은 찬석의 아내와 마주하고 그녀가 사과를 먹는 모습에 더 충격을 받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인「서천꽃밭 꽃들에게」는 아이의 학교 과제를 위해 전래동화를 테이프에 녹음하는
것을 계기로 여자, 남자, 그리고 아이가 서로의 생각을 풀어내는데 그들 속에는 아이의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이 있고 이에 대한 셋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며 지금 살고 있는 집 역시도 어딘가 모르게 기묘한 느낌을 주는 그런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난해하다 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뭔가 더 있을것 같은 여운이 남는 이야기들의
모음인데 각 이야기들이 지닌 독특한 분위기는 확실히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그 덕분에 몰입하게 되는 동시에 결말이 더욱 궁금해지것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