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성 스토리콜렉터 51
혼다 테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남자의 지극히 일상적인 하루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다. 적어도 신고라 불리는 남자에게 그날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세이코라는 여성과 함께 살면서 결혼 이후의 삶도 이럴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평소와 다름없이 그날도 신고는 자신이 일하는 자동차정비공장으로 출근을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보통의 소시민으로 TV 뉴스나 신문 등에 등장하는 살인사건은 자신과는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지극히 일부에게 일어나는 일로서 자신은 평생 그런 일에 엮이지 않으며 살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지만 이러한 생각은 그 남자를 만나기 전까지 였을 뿐이다.

 

그렇게 퇴근을 하고 다시 돌아 온 집에서 신고는 낯선 존재와 마주친다. 세이코가 아빠라고 말하는, 마치 그 분위기가 곰 같은 남자를 말이다...

 

그리고 발생하는 아주 기괴한 사건. 곧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는 기와다 에이이치는 신변보호를 요청한 고다 마야라는 한 소녀의 사건을 접하게 되는데 어딘가 특이할 점이 없었던 사건은 그녀가 오랫동안 심각한 학대를 당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그녀가 도망쳐나온 집을 찾아갔을 때는 더욱 기이한 점을 느끼게 된다.

 

작지 않은 집은 방과 문이 모두 자물쇠 장치가 있고 혼자 있던 여성 또한 학대의 흔적이 보인다. 게다가 이 여성은 마야가 자신을 학대했다고 지목한 아쓰코라는 여성이며 또다른 가담자인 요시오라는 남자의 행방은 묘연하다.

 

이들이 살았던 집의 주인도 사라진 상태. 거기다 집안의 욕실에서는 실로 엄청난 양의 혈액반응 검사가 있었고 아쓰코는 마야의 아버지인 고다 야스유키를 자신과 요시오가 함께 죽였다고 고백한다. 아내와 이혼 후 딸을 홀로 키웠던 남자, 직장을 그만두기 전 어딘가 모르게 사람이 점점 달라져버렸다는 동료들의 증언. 그러나 현재로서는 야스유키와 요시오라는 남자는 그 행방이 묘연하다.

 

결국 아동학대로 의심되던 사건이 점차 살인사건으로 확대되면서 경찰 역시도 대규모 수사본부를 차리고 이들의 관계와 정체, 사라진 인물들을 찾으려 애쓰는데...

 

이야기는 이처럼 세이코와 함께 사는 신고 앞에 이전에 본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세이코의 친아빠가 나타나고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그 남자를 감시하게 되는 신고의 이야기와 함께 마야라는 소녀를 둘러싸고 선코트마치다 403호에서 일어난 잔혹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너무나 끔찍하고 잔혹한 이 사건은 실제로 2002년 3월 후쿠오카 현 기타큐슈 시에서 발생한 일가족 일곱명이 서로를 학대하고 죽인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실로 현실이 소설보다 더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내에서는 당시 이 사건에 대한 보도 제한 조치가 내려졌을 정도라고 하니 그 심각성과 잔혹성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짐작케 하는데 이러한 이야기를 현재 경찰소설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혼다 테쓰야는 마치 사건을 재구성하듯 신고와 경찰의 입장에서 써내려 간다.

 

잔혹한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서인지 이야기가 더욱 끔찍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며 그래서인지 한편으로는 이 책의 띄지에 적혀 있는 것처럼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알것 같은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내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된『오베라는 남자』를 통해서 까칠한 성격 탓에 이웃들과 잦은 트러블을 발생케했던 오베라는 남자의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후속작품인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통해서는 가족간의 화해와 소통을 통해서 감동을 선사했던 프레드릭 배크만이 새롭게 선보이는 『브릿마리 여기 있다』는 무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해진 대로의 삶을 살았던 브릿마리라는 여성이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자 애쓰는 모습이 그려진다.

 

전업주부로 40년을 살아오면서 남편 켄트가 퇴근해 집에 들어오는 순간 때에 맞춰 식탁을 차리고 남편이 돌아오기 전에는 침대에 눕지도 않으며 과탄산소다로 집 곳곳을 청소하면서 마치 미국의 마사 스튜어트 같은 내공을 지녔으나 거의 모든 결정과 외부일에서 만큼은 사업을 하는 남편이 처리했기에 모든 것에서 서툴다.

 

이런 브릿마리를 남편이나 다른 사람들은 상상력이나 융통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그저 브릿마리의 삶이 남들과는 달리 집안에서 주부로서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고 이를 대충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페셔널하게 해온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생애 처음이나 다름없이 직업을 구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와 보여주는 말과 행동을세상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고용 센터의 여자 직원 역시도 브릿마리의 남다른 모습에 곤란해 하지만 오히려 이해하기 힘든 건 브릿마리 자신이다.

 

결국 여직원에게 연어를 이용해 저녁 식사를 마련해주며 1년간 지속되어 온 남편의 부정행위를 담담히 이야기 하면서 어느 날 우연히 한 여자의 죽음을 다룬 기사를 통해서 마치 그녀가 세상과의 어떤 끈도 없었기에 죽은 지 몇 주가 지나서 악취 때문에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 역시도 이제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직장이 있다면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겨 출근을 하지 않았을 때 세상은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릴 것이라고 담담히 이야기 한다.

 

브릿마리는 오베의 여자버전 같다. 덜 괴팍하지만 훨씬 더 사회성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으로 오베에게 집이 보호막 같았다면 이제 브릿마리는 자신이 살던 집을 나와 고용센터에서 추천해준 보르그라는 지역의 레크리에이션 센터 관리인으로 취직을 하게 된다.

 

보르그는 마치 지역 전체가 서서히 죽어가는 듯한 동네로 이 직업 역시도 길어봐야 몇 주 정도만 가능할것 같다고 고용센터 여직원은 말한다. 빈민가와는 또다른 분위기의 동네에서 브릿마리는 지금까지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매일 청소를 하고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운동봉을 씻어주며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런 가운데 조금씩 변화가 찾아와 사회성 제로에 가깝던 브릿마리에게도 친구가 생기고 그 자신은 축구팀 코치라는 직함도 떠맡게 된다. 이런 변화는 사람을 넘어 보르그라는 지역도 점점 달라지게 만드는데...

 

개인적으로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세 소설 작품 중에서 『브릿마리 여기 있다』가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극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비슷한 듯 각기 다른 매력으로 선보인 이야기라는 생각도 들어서 난생 처음 '여행'이라는 것을 떠나게 된 브릿마리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
규영 글.그림 / 사물을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당신의 열두 달은 어떤가요』은 규영이라는 작가의 어른을 위한 첫 번째 그림책으로서 이미 독립출판 했던 책을 개정 증보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기회가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경우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이자 어쩌면 내 이야기일수도 있어서 더욱 좋은것 같다.

 

1년 열두 달 중에서 이제 그 마지막 달인 가운데 읽기에 딱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올 한해 나의 열두 달은 어떠했는지를 떠올려보는 동시에 앞으로의 열두 달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때로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건축물과 바람, 동물의 열두 달도 만날 수 있는데 이들 모두의 열두 달 안에는 나머지 존재들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든 연결이 되어 있어서 마치 이 세상의 열두 달을 만나는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는 「후폭풍녀의 열두 달」로 실용음악학원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강사이자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20대 중반의 상당히 동안인 여성으로 그녀의 1월은 사랑하는 남자와의 헤어짐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녀는 거의 열두 달을 그와의 헤어짐 때문에 아파하고 후회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애쓰는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다. 그렇게 점차 이별을 극복해가는 가운데 주변으로부터 힘을 얻기도 하고 스스로 힘을 내기도 하면서 자신이 바라던 꿈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 헤어졌던 그와 재회하면서 해피 엔딩을 맞이 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후후폭풍남의 열두 달」는 앞선 이야기 속 여자의 남자친구로 그녀와의 이별은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고 스스로 잘 해낸다고 생각하지만 이사와 여행 등을 통해서 오히려 그녀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다.

 

 

이외에도 처음 세상에 나와 한 돌이 될때까지 점차 세상 속에서 커가는 「아이의 열두 달」이야기로 함께 사는 강아지와 교감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인상적인데 이후 나오는 「개의 열두 달」에서는 앞선 이야기가 아이의 시점이라면 이번에는 그 아이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개의 시점에서 열두 달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스팀녀의 열두 달」은 취업을 위해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이력서를 쓰는 취업준비생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르바이트와 인턴 생활을 거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에 마침내 취직하게 되는 이야기다. 「야근남의 열두 달」은 스팀녀가 인턴 사원일 때 사수였던 남자로 서른네 살의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이다. 보통의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승진이냐 이직이냐를 고민하는 인물로 후폭풍녀의 소개팅남으로 잠깐 등장하기도 했었다.

 

「도서관의 열두 달」은 이제 곧 철거가 될 도서관이 주인공으로 열두 달 동안 도서관에는 각 시기마다 어떤 사람들이 오고가는지 등을 이야기하는데 자신을 찾아오는 바람인 히후가 어디든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내심 부러워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스팀녀의 동생이자 야쿠르트 아줌마의 아들이자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는「고3의 열두 달」도 이야기가 상당히 귀엽고 재미있다. 크게 까탈부리지 않으면서 인턴으로 번돈을 자신에게 용돈으로 주는 누나에게 극진하게 인사를 한다든가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엄마의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걱정이 되어 커다란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하고 수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모습은 점점 수능일이 다가오는 현실을 네모칸에 잘 비유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해피엔딩의 이야기이면서 유머러스하고 재미도 있다. 게다가 감동을 선사하는 부분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스토리 자체가 궁금해서 선택했던 책인데 기대 이상의 만족을 얻을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랑스의 유언』은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이라 불리는 공쿠르상, 메디치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동시에 수상한 놀라운 작품으로 지난 1995년에 출간된 이 책의 저자인 안드레이 마킨의 삶을 보면 그 자체로 마치 소설 속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했던 그는 노브고로드에서는 철학을 가르쳤고 1987년에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하게 되지만 이후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러시아에서의 삶과 비교하면 파리에서의 삶은 너무나 달랐고 심지어는 페르라세즈라는 공동묘지에 있는 지하묘소에서 살기도 했다니 실로 놀랍기도 하다. 그 틈틈이 글을 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고 원고는 여러차례 출판사로부터 반려된다. 그러나 결국 그의 능력을 알아 본 한 편집자로 인해 그의 작품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고 앞서 이야기 한 문학상 3개를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마치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야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는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나'라는 주인공이 시베리아 초원 지대의 인근 마을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름날의 황혼이 드리워진 그때 소년은 우연히 그 사진을 보게 된다. 아니, 그 사진이 불쑥 나타난 것이다. 소년은 곧 할머니에게 물어본다. 이 사진 속의 여자가 누구인지...

 

바로 그때 할머니의 두 눈속에선 순간적으로 파문이 인다. 그리고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프랑스인이자 러시아인이 두 나라의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가 변해 한 나라에만 해도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인종이 있고 그 이상으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모두 현지에 고스란히 묻어나지는 못한다. 때로는 부적응과 사회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그로 인한 범죄가 발생하는 등의 여러 이야기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지금과도 결코 다르지 않은 소년의 상황은 두 가지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순간들에 대해, 그 감정과 정서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러시아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에 머물 때는 프랑스적인 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지우려하지만 파리로 돌아오면 이제는 자신 안에 러시아적인 것들이 살아나는 혼란은 아마도 작가 자신의 생생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성과 박애의 정신을 가졌다고 알려진 프랑스 내에서 러시아에서 정치적 망명을 한 모스크바 출신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3가지의 문학상이 지니는 의미를 더욱 높이는것 같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래도 함께
존 아이언멍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래도 함께』는 전체적인 스토를 보면 판타지 SF 영화로 만들기에 딱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문명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건강한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마치 국내에서 한 때 유행어까지 있었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전쟁 당시 외부의 피터지는 긴박한 전쟁상황과는 달리 너무나 평온한 마을 동막골, 전쟁의 생생한 현장 속에 있다 오게 된 양측 군인들의 시선에선 동막골 사람들은 낯설고 순수하다 못해 무지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엔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군인들은 동막골 사람들의 순수함에 동화되고 결국 마을을 지키기 위해 생애 단 한번 합작을 선보인다.

 

이 책은 2012 코스타 북 어워드 신인상 후보이자 2015 코냑 유럽 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한 존 아이언멍거의 장편소설로 세인트피란 마을의 모래사장에 알몸의 젊은 사나이가 떠밀려 오면서 시작된다. 세인트피란은 영국 지도 끄트머리에 있는 콘월 주의 외딴 어촌 마을로 마을 사람들은 이 사나이를 다행히도 구조해낸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남자를 편견없이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는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존재로 자신이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명의 붕괴를 예측하게 된 그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런던에서 도망쳐 나온 것이였다.

 

최첨단의 공간에서 도망쳐 온 곳이 아이러니 하게도 휴대전화 전파조차 터지지 않고 사람들은 뉴스도 보지 않으며 인구 수는 300명을 조금 넘는 곳이다. 현실로부터 도피한 그가 바다에 뛰어들지만 긴수염고래로 인해 이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까지 밀려올 수 있었고 결국 살아남게 된 조는 마을 사람들에게 닥쳐 올 미래를 알려주고자 노력하지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구 문명의 붕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남자의 고군분투는 평화로운 세인트피란 마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오히려 그가 바다에서 구조되었기에 충격으로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말하는게 더 믿겨지지 않을까?

 

분명 조의 입장에서 보자면 두렵고 답답하고 긴박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인 세인트피란과 마을 사람들은 묘하게도 어울어지고 결국 절망적이였던 조 역시도 이곳에서 점차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출생과 성장배경, 그리고 IT 컨설턴트로 일해온 경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환상적으로 느껴지만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 않는 묘한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