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계절은 안녕하신가요 - 아직은 서툰 우리들의 계절에 부치다
선미화 글.그림 / 시그마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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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되는 에세이집을 보면 책 자체가 상당히 예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글을 쓴 작가가 책 속에 그려진 그림도 직접 그린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따뜻한 글로 위로를 건내면서 예쁜 그림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독여주는 그런 기분이 든다.

 

책 자체가 예뻐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가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가 좋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셈인데 이번에 만나게 된 『당신의 계절은 안녕하신가요』역시도 그러하다. 표지에서부터 그림이 수준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이 책의 저자인 선미화 작가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인물로 앞서 『당신을 응원하는 누군가』를 통해서 많은 현대인들을 위로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책은 '美畵의 그림 에세이'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아직은 서툰 우리들의 계절에 부치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어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책을 여러 번 보게 된다.

 

한 번은 글에 치중에서 또 한 번은 글과 그림을 함께, 다음으로는 여러 번이나 그림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마치 이 책 자체로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이러한 감상과 다르지 않을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나눠서 각 계절에 어울리는 이야기와 그림을 만날 수 있는데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들에는 우정, 사랑, 인생, 꿈, 행복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어느 하나에 국한되어 이야기가 분류되어 있기 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가 물흐르듯 쓰여져 있다.

 

일상에서 마주한 삶의 깨달음이나 여러 지역의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겪은 이야기에서 깨닫게 된 것들을 담담한 어조로 써내려가고 있는데 함께 그려진 그림이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부드럽고 따스한 위로와 용기의 이름으로 다가오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계절의 계절감이 물씬 느껴지는 그림이지만 전반적으로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져 좋고, 그림 자체만을 보는 것도 마치 무수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것 같아 자꾸 보게 된다.

 

그렇기에 프롤로그에서 '이 계절 당신은, 그리고 당신이 지나고 있는 계절은 모두 안녕하신가요.'라고 묻고 있는 말은 어쩌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 속에서 괜찮다고 말하는, 당신도 당신의 계절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해주는것 같아 날로 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따뜻한 온기를 느낄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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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화요란
오카베 에츠 지음, 최나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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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잔화요란'은 아직 떨어지지 않은 꽃, 즉 요란은 어우러져 피었다는 뜻으로 떨어지기 직전의 꽃이 가장 아름답게 흐드러지게 핀다는 의미 정도로 보면 될것 같다. 이 책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라면 등장하는 여러 여성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말일 것이다.

 

『잔화요란』은 지난 2015년 일본의 TBS방송국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의 원작 일본소설이라고도 하는데 드라마와 소설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것 같다. 다만, 드라마를 보질 못해서 뭐라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책속에는 여러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먼저 30대 초반의 니시다 리카는 한 체인 회사의 본보 영어부 기획과에서 10년동안 일해 온 여성으로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그녀에게 혼담을 주선한 이는 자신이 모시는 상사인 쇼타 카시와기로 사실 그와는 5년이 넘게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왔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쇼타의 부인이자 회사의 사장 딸이기도 한 미츠코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서 쇼타의 오랜 친구의 동생인 케이치를 소개해준 것이다.

 

그런데 케이치는 형과는 나이차가 많이 났었고 성년이 되기도 전에 형이 죽자 쇼타에게 많은 의지를 한다. 쇼타는 젊은 시절 핸섬한 외모와 뛰어난 능력 덕에 사장의 눈에 띄어 미츠코와 결혼했고 이후로도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아 몇 차례 외도를 한 인물이다.

 

그럴 때마다 미츠코의 부모님은 오히려 그녀에게 참으라고 말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기품있게 자라는 것이 무엇인지의 표상처럼 키워진 미츠코는 친정 어머니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그녀는 남편이 리카와 만난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케이치를 리카에게 소개해줌으로써 둘의 곁에 두고 지켜보는 것이 복수라 여기는 인물이다.

 

여기에 리카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여류 서예가인 류코의 서예 교실에서 만난 30대 후반의 커리어 우먼인 이즈미와 40대 중반으로 남자들의 세계에서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했던 마키는 사회에서 만난 인간관계이다.

 

리카는 바쁜 케이치를 대신해 이즈미와 마키에게 결혼 준비를 부탁하지만 리카 모르게 마키는 케이치와 부적절한 만남을 갖고 있다. 여기에 미츠코와 쇼타가 어렵게 낳은 10대의 딸인 미우는 자주 집으로 놀러왔던 케이치를 동경하다 나중엔 커서 케이치 오빠의 신부가 되겠다고 했지만 리카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르지만 엄마가 흥신소에 부탁해 아빠와 리카의 관계를 알게 된 서류를 본 이후로 엄마를 더욱 이해할 수 없게 되어 반항 아닌 반항을 보여준다.

 

인물 관계도를 그려보자면 복잡하기가 이를데 없는 관계이며 그마저도 부적절한 경우가 대분이다. 그들은 스스로 사랑의 정의를 내리지만 이 모든 인물들의 바깥에서 바라보는 독자의 시선에서는 과연 이들 중 진짜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 싶은 마음마저 든다.

 

상당히 파격적이기도 하고 소위 요즘 말하는 막장 같기도 한 내용인데 그래서인지 과연 일본 드라마에서는 이들의 관계나 스토리가 어떻게 연기되었을지, 결말은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해지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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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 지음, 김난주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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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내 부엌으로 걸어 들어왔다 1』은 그 지은이가 제목만큼이나 흥미로운데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이 주인공이다. 간혹 드라마나 영화, 책 속에서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면 레시피가 궁금해지기도 하고 따라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을텐데 이 책은 '식(食)'의 관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주목한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전부 읽어보지도 않았고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내용 자체도 어땠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니 뭐라 말하루 없겠지만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의 대표 일꾼이라는 오카모토 노부카츠의 말을 빌려보자면 그의 소설에는 식사에 관한 묘사가 아주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 경우 레스토랑에서 먹는 장면도 있지만 등장 인물이 직접 요리하는 장면도 많다고 하는데 바로 그런 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레시피의 보고라는 것이다. 더욱이 누구라도 요리할 마음만 있다면 전문지식 없이도 만들 수 있으며 실제로 만들어서 먹어보면 맛도 있다고 한다.

 

이는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작가가 되기 전에 재즈 카페의 주방에서 일하기도 한 경험이 자연스레 작품 속에 녹아든 것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러한 점에서 착안해 부엌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모임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35가지의 음식을 엄선해 레피시를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전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과 에세이에 등장하는 요리들을 레시피만이 아니라 이 요리가 등장했던 작품 속 배경은 물론 그 문장을 발췌해 실고 있기도 한데 1권에서는 『노르웨이의 숲』『바람의 노래를 들어라』『태엽 감는 새 연대기』『댄스 댄스 댄스』『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등에서 발췌했다.

 

각 요리는 요리의 제목에서부 시작해 자세한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나오며 완성된 모습도 사진 이미지로 실고 있다. 그리고 해당 요리가 작품에서 어떻게 등장하는지, 그 요리와 관련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화 등도 읽을 수 있고 요리 전부에는 난이도 별 3개를 기준으로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

 

스파게티, 샌드위치, 메인 디시, 제이스 바, 또는 술 안주,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각 레시피 사이사이에는 작품 속에 등장했던 식당의 음식이나 바 등의 실제 장소 등의 정보가 '食 음식이 있는 풍경'이라는 테마로 소개되기 때문에 직접 만들어 먹는 것과 함께 작품 속 배경으로 실제로 들어가 음식을 맛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그의 작품 속에 등장했던 음식으로 만날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함과 함께 이야기 속 음식을 만들어 보면서 등장인물에 동화되어 볼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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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안경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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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은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분위기의 감동적인 해피엔딩을 선보여 왔다. 동화적이지만 그속에 담긴 이야기는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적이지 않아서 우리 주변 어디에선가 일어날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바로 이런 생각이 종국에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모리사와 아키오의 최신작이 바로 『반짝반짝 안경』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지나친 악역이 없는것 같은데 이 책 역시도 그러해서 아케미, 아카네, 유지, 야요이라는 네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소위 요즘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선악의 이분법적인 대결도 없다. 그래서 어쩌면 더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이 눈길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아케미가 자신이 사랑하는 고양이인 페로가 죽자 페로를 땅 속에 묻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린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아케미에게 페로는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케미가 페로와 이별하는 장면은 사람 vs 동물이라기 보다는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이라는 부분에서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이후 아케미는 헌책방에서 우연한 기회에 책 한 권을 사게 되는데 그 책속에는 어떤 구절에 줄이 그어져 있고 마치 운명처럼 역시나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된 명함에 적힌 메일주소를 통해서 아카네를 만나게 되고 책이 이어준 운명보다 더 큰 운명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카네에겐 죽음을 앞둔 사랑하는 유지가 있었다. 여기에 야요이는 짝사랑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거절을 당해 아픔을 겪는 인물이다. 한편 유지는 자신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아케미를 보내주려고 하지만 아카네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으려 한다. 아마도 이런 아카네의 모습이 어린시절의 아픔 때문에 내성적으로 변한 아케미에게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만 막상 좌절하게 되는 힘든 순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아카네는 유지와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떠한 순간에도 행복을 찾으려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아카네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을 이 책에서는 '반짝반짝 안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반짝반짝 안경』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들이 판을 치는 요즘 잔잔하지만 비현실적이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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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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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 뮈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함께 아마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프랑스 작가라고 생각한다. 두 작가 모두 꾸준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기욤 뮈소의 경우에는 사랑을 테마로 하면서 인연의 의미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어렵게 여겨지는 프랑스의 다른 문학작품들과는 달리 대중성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선보인 『브루클린의 소녀』는 프랑스와 미국의 파리와 뉴욕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며 시작은 남자 주인공인 소설가 라파엘이 결혼을 3주일 앞두고 자신과 결혼할 여자인 소아과 의사 안나와의 추억을 떠올리면서이다.

 

이 날만 해도 라파엘에게는 행복한 순간들이였다. 아름다운 코트다쥐르 해안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늦여름의 만끽하는 동시에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앞으로 있을 결혼에 대해 상의하기에 딱이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두 사람이 무엇을 했고 무엇을 먹고 그녀의 모습은 어떠했는지조차 생생히 기억하는 라파엘이다.

 

 

사라진 안나를 찾기 위해 라파엘과 친한 이웃이기도 한 전직 형사 마르크가 투입되고 그러한 과정에서 이야기는 무려 10여 년 전에 발생한 사건들과도 얽히면서 이러한 사건들에도 안나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주축이 되어 흐른다. 로맨스로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미결사건을 의미하는 콜드 케이스나 납치와 살인사건 등의 좀더 스릴러적인 요소가 등장하기도 한다. 여기에 정치 권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재계, 언론의 결탁, 검찰과 경찰 역시도 이들을 법적 심판대에 세우기 보다는 그들의 편에 서는 등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그 스케일이 더욱 커진다.

 

사랑하기에 결혼을 곧 앞두고 있던 라파엘은 소아과 의사인 안나의 어딘가 모르게 다른 매력에 빠지고 그 매력 속에 뭔가 비밀을 감추고 있다고 예감하면서 그녀가 자신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길 바라지만 오히려 안나는 진실을 알았을 때 라파엘이 그녀를 지금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반문한다.

 

그리고 안나가 보여준 충격적인 사진, 이후 사라진 안나, 그녀를 찾기 위한 전직 형사 마르크와 라파엘의 수소문, 이어서 밝혀지는 충격적인 사건과 진실까지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자 기존의 기욤 뮈소의 로맨스를 다룬 책과는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나 이 또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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