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릴리 킹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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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릴리 킹 작가의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은 이외에도 한 권이 더 국내에 소개되어 있는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처음이라 작가에 대한 어떤 정보없이 작품 그 자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만나보게 된 책이기도 하다.

책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사랑, 사랑이라는 감정 등에 대해 비교적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랑은 하나의 단어로만 정의내리기엔 부족한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사랑의 스펙트럼은 넓다고 할 수 있을텐데 표제작인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을 보면 아내와 이혼 후 혼자 딸을 키우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이 운영하는 서점의 직원이자 딸의 스페인어 과외를 해주는 케이트에게 느끼는 감정은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스스로가 그 감정을 특별하지 않다고 여기지만 그녀에게 끌리는 마음까지는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것은 사랑의 평범한 속성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또한 한 때 자신의 짝사랑이기도 했던 동창을 오랜만에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하고(「시애틀 호텔」), 평범한 사람인 나의 상식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에 대한 관념을 가진 이에게 호감을 느낀 후 겪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타임라인」).



아빠와의 사별 이후 소원해진 모녀가 관계를 회복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북해」)처럼 단순히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이야기도 있고 평소의 엄격한 상황에서 벗어나 그동안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을 경험하며 불손한 상상을 하는 이야기(「도르도뉴에 가면」)가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사랑의 스펙트럼은 꽤나 다양하게 그려지는데 마치 한 여름 밤의 꿈같은 감정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갈등 속 드러나는 등장 인물들 간의 감정적 소통의 부재로 그려지기도 하며 세상의 평범한 잣대로는 부정행위라고 할 수 있는 감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사랑이라고 했을 때 숭고함이나 보통의 평범한 남녀가 느끼는 그런 모습의 사랑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상실과 기대, 욕망 등을 각각의 단편들도 잘 그려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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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극한기 - 영화 [바이러스] 원작 네오픽션 ON시리즈 35
이지민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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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지난 5월 7일 개봉한 배두나, 김윤석, 장기하 주연의 영화 <바이러스>가 사실은 원작소설이 있다고 한다. 바로 『청춘극한기』인데 작품 속에는 러브 바이러스가 등장하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지게 되고 사람들은 이로 인해 감정 통제가 불가능해지는데 다양한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반응들이 동반된다. 

마치 금지 약물을 복용했을 때 나옴직한 증상이라고 봐도 좋을것 같은데 그중에서도 소설은 청춘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과연 이 바이러스가 젊은층에게 어떻게 발현하고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누군가는 아프니깐 청춘이라고 했지만 더이상 청춘이라 말하기엔 양심에 찔리는 나이가 되어도, 청춘이라 부르기 이전의 나이에도 아픔은 있으니 이는 결국 그 당시의 연령층이 느낄법한 시기의 고충이 있다는 말일테다. 

특히나 옥택선이라는 주인공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층을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는데 그녀는 연구원이자 과학자인 남수필과 소개팅을 하지만 자신이나 그나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런 수필은 실험용 마우스에 대한 연민을 느끼며 나름의 방식으로 속죄를 하는 인물로 그려져 눈길을 끄는데 이후 인연이 없다고 생각한 남수필의 사망 소식을 듣고 난 후 이야기는 급반전 된다.



남수필의 직업이 사건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그가 연구 중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면서 옥택선 자신도 공무원들이 데리러 오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하지만 남수필은 그런 옥택선에게 의미를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남겨주었는데...

이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상태는 자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감정을 느끼며 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행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렇다보니 이것이 과연 진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 그런 행동과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종의 증상으로서의 감정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혼돈의 시기, 러브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이야기이며 그 과정에서 이 시대의 청춘들이 느낄법한 여러 상황들이나 감정들이 함께 그려진다는 점이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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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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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이 훨씬 이쁜 디자인의 책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다소 삭막해 보이는 빌딩숲, 도심 속 건물들이 표지 한 가득을 채우고 있다.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지는 작품, 『도쿄 하이드어웨이』는 지난 2024 독서미터 ‘읽고 싶은 책’ 1위에 오른 책이자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황보름 작가가 추천하는 작품이라 더욱 기대되었던게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에서 살아가고 대도시를 넘어 거대라는 말에 걸맞는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삭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빌딩숲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에겐 잠깐의 휴식을 위한 나만의 피난처 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휴식처 내지 피난처는 꼭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원할 것이다.



『도쿄 하이드어웨이』에서는 도쿄의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라는 한 IT 기업을 중심으로 여기와 관련한 여러 지위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은신처(Hideaway)를 찾고자 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특정 한 세대에 속하는 인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세대, 그리고 그 세대만큼이나 사회 속에서 제각각의 위 치(자리 내지는 직급)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욱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총 여섯편의 이야기는 연작 단편이라는 점도 흥미로운데 실제 2020년대의 도쿄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세계적인 팬데믹 이후 일상으로 돌아간 듯 하지만 그 이전과는 너무나 달라져버린 세상 속 사람들의 현실을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눈길을 끈다.



현실감 있는 캐릭터들의 등장은 우리나라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에리코는 워킹맘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직장과 가정이라는 영역에서 부여된 역할이 쉽지 않고 대졸 공채로 입사했으나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물류창고에 배정되었다가 그토록 원하던 본사의 마케팅 부서로 옮겨 오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열심히 하는 기리토는 주변의 웃음을 사고 만다. 

능력이 있음에도 정규직 채용이 되지 못한 도모카, 임원인 이사인 미쓰히코는 왠지 변화하는 회사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들어 보이기도 한다. 남들 눈에는 잘 나가는 것 같지만 다른 사람들 역시 그 사람의 입장이나 위치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이 우연한 기회에 찾게 된 공간에서 위안을 얻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삭막한 공간만큼이나 쉽지 않은 사회에서 버텨내고자 하는, 지지 않고자 하는데 있어서의 원동력이 되어 주지 않을까 싶다.

이들에게 자신만의 은신처로 소개되는 장소들 중 에리코가 우연한 기회에 찾아낸 공간이기도 한 숲속의 방주가 가장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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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 갱 올스타전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 지음, 석혜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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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와 범죄 행위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작품이 없진 않다. 여기에 생존이라는 문제가 결부되면 잔혹함은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고 결국 내가 살기 위해선 상대를 죽여야 하는, 그래야만 하는 상황의 설정은 극한의 대립을 넘어 색다른 공포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

『체인 갱 올스타전』은 나나 크와메 아제-브레냐의 첫 장편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화 하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오락성을 갖춘 작품이다.



죄를 짓고 감옥에 있는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사 범죄 처벌 엔터테인먼트, 일명 CAPE를 통해 우승자를 사면해주게 되는데 여기에 참여한 서워는 완전한 사면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단 세 번의 경기에서 승리를 한다면 이젠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범죄자이고 어떤 죄목인지 알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목숨을 건 서바이벌 게임의 도구로 활용해야 되는가 싶으면서 그런 와중에도 그 안에선 연인 관계가 되고 그들이 결국 최후의 대결을 하게 될 맞상대라는 점은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CAPE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희박하지만 승리할 경우 완전 사면을 통한 자유를 준다는 것은 또 기회처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고 이들의 대결을 보면서 열광하고 응원하는 사람들, 이를 통해 인기를 얻는다는 점도 참 기이하다면 기이하다. 

그리고 이렇게 열광하는 이들 한켠에는 반대로 이러한 비인간적인 대결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설정 역시 충분히 가능한 설정 같아 보인다.

CAPE 프로그램인 '체인 갱 올스타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택스와 로레타가 결국 마지막 전투를 앞둔 상황 속에서 너를 죽여야 내가 사는 구도 속 잔혹함이 극에 달하는 상황이 과연 이 둘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도 책을 읽는 묘미가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안타까운 이들의 상황이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들은 결국 죄를 지은 범죄자라는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될거란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마치 로마 시대 검투사의 대결을 현대적으로 그려낸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죽음마저 엔터테인먼트화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단순히 재미 이상으로 등장 인물들의 구성이나 이들이 처한 상황, 그리고 비인간적인 요소들을 잘 담아내어 인상적인 작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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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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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의 꿈』이라는 제목만 보면 마치 그의 일대기를 적은 것 같은 느낌이지만 장르가 소설이라는 점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무려 500만 부가 판매될 정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한데 작가인 앨런 라이트먼에게는 데뷔작이기도 하면서 자신이 이론물리학을 전공한 뒤 MIT 관련 강사로 일하다 현재는 인문학 교수로 재직중이라니 더욱 놀랍다.

MIT에서 과학과 인문학이라는 두 개의 분야를 가르친 인물이니 굉장히 흥미로운데 시공간 여행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과연 물리학자이자 인문학 교수인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 본 시공간 여행은 어떨지 기대된다.



책에서는 총 서른 번의 시공간 여행기가 다뤄진다. 보통의 경우 과거의 어느 한 시점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이후 현재로 돌아와 미래로 간다는 식으로 시공간 여행을 하더라도 특정 시대 내지는 몇 번의 여행이라는 식으로 한정적이기 마련인데 이 책은 무려 서른 번에 걸친 시공간 여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무려 아인슈타인이다. 스위스 베른의 특허청 직원으로 나오는 아인슈타인, 그는 시간과 관련한 새로운 이론을 연구하고 있었고 그는 총 서른 번의 시공간 여행을 통해서 시간의 상대성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마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학습만화의 어른 버전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세계 물리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천재 아인슈타인, 그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소설로 잘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그의 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해 봄직한 것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몰입감이 느껴진다. 시간의 상대성이 너무나 잘 그려지기 때문이다. 

마치 실제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생각하며 잠들고 그 즈음 꿈속에서 자신이 고안한 이론이 그려지는 상황들을 소설로 표현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꿈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미래를 알고 과거로 가서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라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게 사실이지만 서른 번의 시공간 여행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서 문득 지금의 나는 진짜 나인가 아니면 미래에서 온 나일까 과거에서 미래에 온 나인가 싶은 장자몽 같은 생각도 해보게 되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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