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일 - 출근, 독립, 취향 그리고 연애
손혜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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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지만 살아보니 나이가 들었다고, 겉모습이 어른이라고 다 어른은 아니였다. 오히려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여전히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어른아이인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어른이 되면 좋은게 더 많을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되고보니 해야 할 일도 하지 말아야 할도 할 수 없는 일도 모두 많아지더라는...

 

그렇다면 과연 어른이 된, 어른의 일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는 광고업계 일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글이 잔잔하지만 솔직함이 느껴진다. 스스로의 삶이 크게 요철없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보냈던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그런 와중에도 특별하다 싶은 일을 겪은 날은 글로 남겨두었고 나중에 보니 그 글에서 공통점을 찾았단다.

 

 

어쩌면 스스로도 잘 몰랐을지도 모를, 어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을 되돌아보니 저자는 느꼈던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저자는 어른이기에 해야 하는 일을 4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출근, 독립, 취향, 연애가 그것이다.

 

출근 : 나를 먹여 살리는 일

독립 : 내 살림을 챙기는 일

취향 :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

연애 : 나를 반짝반짝하게 하는 일

 

 

넷 모두 어쩌면 어른이 되면 다 저절로 되는게 아닌가 싶지만 이런 일에도 스스로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우선 순위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확실히 나를 먹여 살리는 일인 직업이 가장 먼저 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저자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지리멸렬한 취업난을 이야기하기 위함이 아니다. 물론 취준생 시절 출근길 지옥철을 보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일하러 갈곳이 있는데 나만 없나 싶은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취업을 하고 이직을 하고 재취업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가 정말 얼만큼 그 직무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그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가에 대한 부분도 언급한다.

 

엄청난 노력에도 취업문은 점점 더 좋아지는게 현실이라 마냥 노력하라고만 할 수도 없지만 냉철하게 자신의 상황을 생각해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여러 이유(어쩌면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로 캥거루족이 늘고 있지만 경제적, 공간적으로 독립해 자신의 살림을 스스로 챙기는 것과 이와 연계해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 그저 남을 선호나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일지도 모르겠다.

 

결혼도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시대에 연애라고 뭐 다를까 싶다. 다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주변에서 오히려 더 좋은 소식(?)을 기다리는 소위 오지라퍼에 둘러싸여 있다면 힘들기도 하겠으나 주변에 떠밀려 누군가를 사귀는건 말도 안되니 저자의 재치있는 답변처럼 스스로를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할것 같다.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해 위의 네 가지에 대한 저자만의 해석이 흥미로운 책이다. 여기에 무엇을 더 포함할지는 개인의 선택일테지만 먼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것부터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어른의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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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험 나만 해봤니?
신은영 지음 / 이노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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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만 있을 수도 있고 또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경험도 있고... 그런데 뭔가 낯설지 않은, 꼭 내 경험이 아니더라도 어디선가 본 듯한 일들, 책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쓰여져 있다.

 

첫 이야기부터 상당히 파격적이긴하다. 충격적이라고 해야 할지도... 필리핀에서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이 이야기도 그렇다. 외출했다 하숙집으로 돌아왔을 때 부엌에 들어가는 순간 발밑의 물컹한 느낌이 들었다는. 그런데 그 정체는 놀랍게도 mouse. 이전에 나온 바 있다고 하는데 발로 쥐를 잡다니 설마하니 이런 경험 흔치는 않겠지...

 

다소 충격적인 시작이긴 하나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를 보면 서울말과 사투리의 극명한 대비라든가, 외모를 보고 상대에게 아무렇지 않게 비하의 말을 웃으면서 하는 내용도 나온다. 어디까지나 함께 즐거워야 농담이지 본인만 재밌으면 그게 어디 농담인가 괴롭힘이고 주제넘는 행동이지. 어딜가나 존재하는 눈치없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것 같다.

 

그리고 두 가지의 기억이 교차하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놀이터에서 공룡 장난감을 둘러싼 아이들의 신기함과 부러움, 역시나 필리핀에 있을 당시 한 메이드의 사연이 겹쳐지는데 어찌됐든 옳은 행동은 아니지만 너무나 다른 서로의 처지에서 오는 질투와 부러움이 불러 온 나쁜 행동이지만 짠한 마음도 컸던 이야기다.

 

다른 이의 연애 편지를 읽어보는 이야기도 있고(부모가 아이 몰래 일기장 훔쳐보는 경우와 비슷하려나) 엄마한테까지도 비밀이라고 했던 이야기를 엄마한테는 비밀이 없어야지라는 엄마의 말에 고스란히 풀어냈던 이야기도 그러면서 이제는 내 아이가 들려주는 누군가의 비밀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도대체 어느 부분이 비밀이라는 건가 싶은 마음이 든다는 저자.

 

어쩌면 그만큼 세상을 살아오면서 이 정도는 있을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린 반면, 아직 세상의 많은 일들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에겐 이만큼 큰 비밀은 없을거라는 인식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어쩌면 딱 이런 이야기다. 모두 저자의 경험은 맞다. 그러나 이런 경험 저자만 했을수도 있다. 아니면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그 경험 속의 당사자와 같은 입장, 제3자의 입장이였을수도 있고. 몇몇은 웃으면서 넘길만한 일도 있고 짠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린 나이에 다소 충격적이였을것 같은 경험도 있다.

 

저자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나의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저자만큼의 다양한 경험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글쓰기(책출간을 해보고픈 사람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내용들을 좀더 대중에게 호감이 가도록 써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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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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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취향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은 일이다. 어떤 것을 선택할 때도 고민이 덜하기도 하고 또 좋아하는게 있다는 건 그만큼 삶에 대한 애정도 있다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게 많다면 또 그만큼 삶의 스펙트럼도 넓어지니 좀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여러모로 도움이 될것 같다.

 

 

그렇기에 소소할지 모르나 자신의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 『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나의 취향은 어떤가하는 생각을 계속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취향에 대해 자신있게 말할 정도로 잘 알고 또 그 취향이 다양하다는 점이 참 부럽기도 했다.

 

아울러 ‘취향 수집 에세이’라는 말을 보면서 나 역시도 거창한 무엇인가가 아닌 일상에서 이런 것들을 발견해 나의 시간들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면 꼭 비싼 비용이 들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저자가 담아낸 취향들을 보고 있으면 이것도 취향이라고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소소한 경험들이 담겨 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시간적 여유가 생각을 때 뭐할까 고민할 시간을 단축시켜 바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화려하지 않아도 되고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나의 취향에 맞춘, 그야말로 취향이니 존중해달라는 말처럼 이런 것들도 취향이라고 말할 수 있구나 싶은 마음과 함께 취향이라고 말하면 다소 거창하게 느껴져 뭔가 대단한 걸 말해야 하고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여야 하지 않나 싶은 편견 아닌 편견을 깨트리는 진짜 내가 행복해지는 그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 무엇들.

 

그게 바로 나의 최소 취향이 아닐까 싶어 이런 최소 취향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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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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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언제인지도 기억나지 않는 때에 이 책을 읽은 기억만큼은 있다. 그때는 이 작품의 가치나 논쟁거리 등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책 제목에 끌려서 읽었고 내용이 어떠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만큼 그냥 읽어 본 책이다 싶은 마음으로 지나쳤다.

 

그러다 최근 모 방송사에서 방영되고 있는 책소개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금 화제가 된 이후 이번에야말로 읽어보자, 과연 어떤 책이길래 그토록 화제가 되었고 필독서로 손꼽힐까하는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싶었다.

 

 

보통의 시선에서 보면 주인공 홀든은 분명 문제아일 것이다. 시험 낙제로 인해 결국 퇴학 결정까지 내려졌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걸 해결해보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겨울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는 커녕 뉴욕을 떠돌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보통의 기준으로 보면 확실히 문제아에 골칫덩어리일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홀든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면 어쩌면 소위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의 조금 거친 반항, 아니면 아직은 완전한 정체성이 자리잡지 못한 채 어른들의 세계와 또 어른을 흉내내는 또래의 아이들 세계 그 사이에서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마치 두 세계 모두에게서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로 머물고 있기에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그 마음이 어떨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그래도 홀든은 스스로 자신의 방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계기가 집으로 왔을 때 동생 피비의 모습을 통해서였지만 이런 방황의 시기를 거치면서 한단계 더 성숙해졌을거란 생각도 들고 또 만약 살면서 이때처럼 어떤 마음의 방황이나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좀더 현명하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든다.

 

어쩌면 홀든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혼란,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정의롭지도 않거니와 때로는 그 이상으로 비도덕적이며 속물 근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는 혼란한 상황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조금은 거친 고민의 시기를 지나온 건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을 통해서 오히려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해본다.

 

여담이지만 사실 처음에는 이 작품이 왜 화제가 된 작품인지 몰랐는데 이후 알게 된 사실에서 존 레논을 살해했던 범인이 당시 이 책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래저래 작품의 내용과 맞물려서 꽤나 화제가 되었을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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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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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를 번역하여 출간한 도서의 경우 간혹 번역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어딘가 모르게 글이 매끄럽지 않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을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문학 도서의 경우 번역가의 이름도 함께 보는 경우가 있는 그중 일본 문학 도서를 보면 원작자보다 더 익숙한 얼굴(오히려 원작자의 얼굴은 모를 때가 더 많다)과 이름의 번역가임을 확인하고선 안심하고 선택할 때가 있는데 권남희 번역가님이 바로 그런 경우다.

 

아마도 일본 문학 작품을 읽어 본 경험이 많은 분들은 아마도 이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권남희 번역가의 역서가 무려 300여 권에 가깝다고 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도 읽어 본 작품이 제법 된다.

 

 

그중 반가웠던 작품은 바로 2012년에 서점 대상 1위를 수상한 바 있는 미우라 시온의 『배를 엮다』가 있다는 사실. 개인적으로 잔잔하지만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너무나 인상적이였고 또 묘하게 사람을 끌여당겨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처음부터 맡고자 했던게 아니였다고 하는데 이후 출간되고서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는데 이와 관련된 일화를 지금에서야 만나보게 되어 반가웠다.

 

 

책에는 이처럼 번역가로서의 이야기도 담겨 있지만 그 이외의 번역가님의 사적인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서 재미난 요소들이 많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고 또 누군가는 이미 읽었을 작품들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겼던 이야기들을 읽는 묘미, 그리고 작가님의 일상에 얽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이야기는 묘미도 있는 것이다.

 

 

번역을 잘하는 비법서라고 할 순 없지만 이미 권남희 번역가님의 번역서를 읽어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매끄럽게 읽혔던 그분의 번역서만큼이나, 어쩌면 에세이에도 상당히 일가견이 있다 싶게 글이 잘 읽힌다는 것은 역시나 글솜씨도 뛰어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번역가는 단순히 외국어를 잘해서 번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말 표현을 잘해야 외국어도 우리말로 잘 번역할 수 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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