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겨울나그네 1~2 세트 - 전2권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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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그네』가 최인호 작가님의 10주기를 맞아 기념 뮤지컬로 공연되고 있었나 보다. 공연계 소식이 어두워 알지 못했는데 이번에 만나 본 『겨울나그네』는 그 원작소설로서 10주기를 맞아 개정판이 출간된 경우라고 한다. 솔직히 대략적으로 그 스토리는 들어 본 것도 같은데 작품 전체를 본 적은 없는것 같아서 과연 어떤 스토리인가 궁금했었기에 이렇게 개정판을 통해 만나볼 기회가 고맙게 느껴진다. 

 

뭔가 대학생의 로망 같은 민우와 다혜의 첫만남은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순수한 사랑과 풋풋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내가 어릴 때의 로맨스 소설의 전형 같은 전개라 오랜만에 이런 스토리를 보게 된 것만으로도 참 흥미롭다. 

 

민우와 다혜의 첫 만남은 개강 첫날이였다. 우리나라의 대학이 3월 초에 개강을 하니 봄의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는 때에 이제는 성인이 되어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일것 같은 적절한 상황 속에서였다. 

 

무려 40년 전에 신문에 연재를 하면서 세상에 나온 작품이니 충분히 지금의 감성과는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점은 감안하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 당시의 상황 등이 나오는 부분도 그런 의미에서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대학 교정에서 우연히 마주한 민우와 다혜, 마치 당시의 정석처럼 다혜가 떨구간 물건(수첩이다)을 통해 민우는 그녀를 찾아가지만 그녀를 찾기가 쉽지 않고 다행히 친구 현태를 통해 다혜를 만나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엇갈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뭔가 당시의 당연한, 그래서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장치들이다. 

 

그래도 둘의 사랑은 시작되지만 민우의 출생의 비밀과 이후 민우에게 닥치는 불행한 일들은 결국 민우를 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타락의 길로 이끈다. 그리고 그런 민우는 점점 더 다혜에게 다가갈 수 없어지고 지금의 감성으로 보자면 민우가 이렇게까지 되어버리는 걸까 싶기도 했던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시간이 흐르고 현태가 당시로서는 성공을 거둔것 같은 대기업의 회사원이 되고 민우와의 엇갈림과 상처 속에서 현태에게 의지하는 다혜의 모습도 이해가 되고 점점 더 타락하고 힘든 상황에 놓이는 민우를 받아주게 되는 은영까지, 네 남녀의 관계가 단순히 어떻다고 정의내릴 수 없을만큼 복잡미묘한 감정 속에서 그려지는데 지금이라면 뭔가 밋밋한 느낌이 들 수도 있고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수도 있을 정도로 다소 신파적인 요소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묻어나는 이야기 속 장치들을 보면 그 당시의 감성으로는 순수한 사랑 그 자체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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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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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열일곱 살의, 유일한 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 딸이 어느 날 죽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외출했던 딸은 밤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고 다음 날 경찰서로부터 신원조회를 요청하며 딸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게다가 딸은 살해 당했고 심지어 임신을 한 상태였다. 도대체 누가, 왜, 요리코를 죽인 것일까?

 

14년 아내 우미에가 척수에 돌이킬 수 없는 중상을 입고 이때 배속에 있던 8개월 된 아들까지 잃으면서 유일한 자식이 되었고 앞으로도 자식은 낳을 수 없는 상태였기에 요리코는 유일무이한 존재였고 그만큼 귀한 딸이였다.

 

 

아내가 혹시라도 충격을 받게 될까봐 딸의 임신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사망 소식을 알리고 장례를 치른 상태지만 요리코의 아버지 유지는 애초에 경찰의 조사가 의심스럽다. 사법 해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딸의 임신 사실을 숨겼다. 겉으로는 유가족이 받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그 중요한 이야기를 유지가 우연히 딸의 방에서 관련 정보를 알고 산부인과에서 확인해 도리어 경찰에게 묻기 전까지 숨겼다. 

 

게다가 범인은 근처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하며 그쪽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유지로서는 경찰이 뭔가를 숨기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코가 다니던 여학원은 사립 명문학교이며 학교 이사장은 유력 의원의 여동생이니 학교의 평판을 위해서도 가능하고 만약 진짜 범인이 교내 인사와 관련이 있다면 그 치명적인 스캔들을 감추기 위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결국 유지는 딸이 뱃속의 아이를 낳을거라는 의사의 말을 기억하며 요리코가 진단서를 받아갔다는 사실에 주목해 그 진단서를 받아 본 이가 범인일거라 생각하는 동시에 딸이 강압적으로 관계를 맺은게 아니라는 추리를 한다. 그리고 진범을 찾아 그를 죽인 후 자신도 죽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아무나 추측으로 죽여서는 안된다. '일련의 명제와 추론, 하나의 확신과 하나의 결의.(p.35)를 통해서 진범을 확정하고 그를 죽여야 한다. 그렇게해서 유지의 레이더에 잡힌 이가 요리코의 작년 담임 선생님인 히이라기 노부유키 선생님이다. 그는 정말 요리코를 죽인 진범일까?

 

작품 초반 나오는 이야기는 유지의 일기로 그가 앞으로 범인을 추리하고 그렇게 해서 찾아낸 진범일거라 생각하는 인물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는 이야기지만 왠지 너무 빨리 범인이 정해져버린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는 이를 뛰어넘는 반전이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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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야 산다 - WWW 월드와이드웹소설 공모전 대상작
김찬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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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야 산다』는 WWW 월드와이드웹소설 공모전 대상작이자 웹소설 공모전 최초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면 정말 기발하다 싶기도 하고 지구 종말이라는 흔하디흔한 소재를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구나 싶어 그 기발한 발상에 놀라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무려 심사위원 만장일치 대상 수상작이기도 한 『공부해야 산다』는 지구의 종말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 생존을 위해 나라마다 생존자의 수가 할당이 되는데 한국에 배당이 된 인원수는 딱 108명이다. 그러니 이 108명 안에 들어야 지구 대종말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108명을 선정할 것인가? 한국에서는 공부이다. 일종의 생존 벙커에 갈 수 있는 인원을 선발하기 위해 공부와 외모, 운동능력이라는 분야로 나눠서 선발을 하게 되는데 주인공 김수석도 시험에 응시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름에는 걸맞지 않게 수석은 시험에 실패한다. 그런 그가 놀랍게도 이 기억을 안고 과거로 돌아가게 되고 다시 한번 시험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과연 김수석은 이번에는 시험에 통과해 생존자에 들 수 있을까?

 

생존의 순간까지 공부와 시험이 중요시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가히 시험공화국이라는 한국 사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것 같다. 우스개소리로 한국사람이 피곤한 이유가 온 연령대를 거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생존을 위해서이다보니 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합격=생존이니 말이다.

 

생존을 위해 시험을 합격해야 하는 김수석이 목숨까지 위협받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구도를 넘어서는 스릴리의 장르도 선보이는데 이런 걸 보면 소재나 내용 등의 면에서 진정한 K-스릴러 작품이 아닐까 싶고 특히나 웹드라마화가 확정된 작품이라고 하는만큼 영상화해도 충분히 매력있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스토리가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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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의 버튼
홍단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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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이 복수를 원하여 나를 불렀도다. 이 버튼의 타깃은 바로 네가 미워하는 사람이다. 그가 누구든지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가져다주리라.”(12쪽)

 

<모범택시>라는 드라마가 상당한 인기였다. 일종의 복수 대행 서비스였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억울하면 이런 사적 보복 서비스에 통쾌함마저 느낄까 싶었는데 실제로 천인공노할 잔혹 범죄를 저지른 죄인들이 인권이 있다는 이유로, 또 온간 감형 사유와 말도 안되는 반성문을 썼다는, 뉘우친다는 등의 이유로 어처구니없는 처벌을 받을 때마다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진짜 성공하겠다 싶은 생각을 했었다. 

 

그렇기에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내가 미원하는 사람에게 복수하듯 가져다준다는 이 작품이 궁금했던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천벌을 받을거라고, 받으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고 언젠가는 그 업보 때문에라도 벌을 받을거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이 책은 좀더 구체적으로 아라한이라는 독특한 차림새와 외양을 가진 남자가 나타나 연꽃무늬 금동 버튼을 건내면서 3천만 원어치의 불행을 건낸다는 이야기를 한다니 진짜 증오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누구라도 고민을 해보지 않을까.

 

3천만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지만 억울함과 증오가 그 돈을 웃돈다면 충분히 버튼을 누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분명 처음은 아라한의 모습에 뭐 이런 미.친. 인간이 다 있나, 나랑 농담하자는 건가, 혹시 사기꾼인가 싶어질 수도 있겠지만 증오가 이성적 판단보다 앞선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사람들은 연꽃무늬 금동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마치 귀신한테 홀린 사람처럼 말이다.

 

분명 처음은 아라한의 모습에 뭐 이런 미.친. 인간이 다 있나, 나랑 농담하자는 건가, 혹시 사기꾼인가 싶어질 수도 있겠지만 증오가 이성적 판단보다 앞선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사람들은 연꽃무늬 금동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마치 귀신한테 홀린 사람처럼 말이다.

 

딱 3천만 원어치 불행이라는 표현도 참 묘하다. 이걸 어떻게 정확하게 계산할지도 궁금한데 생각해보면 나에겐 증오의 대상이 누군가에겐 은인일 수도 있고 나는 남에게 증오를 살만큼 그렇게 막살지 않았다 싶을수도 있지만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수도 있고 상대가 느끼는 정도는 충분히 개인차가 있으니 그 사람에겐 3천만원 정도라면 충분히 그 버튼을 누를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복수는 복수를 불러올 뿐이라는 그 구태의연한 이야기가 말로만 들리지 않는 것도 이 작품을 통해서 느끼게 된 부분이다. 특히나 사람의 인연이라는게 어디서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좋든 싫든, 나쁜 관계든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누른 버튼의 3천만 원어치의 복수가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올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참 기발한 아이디어의 흥미로운 작품이라 왠지 드라마로 만들어도 상당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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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필드 안전가옥 쇼-트 25
박문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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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로맨스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던 작품, 『컬러 필드』이다. 원래는 지난 2021년 <비유>라는 문학 웹진에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한권의 소설 정도의 분량이 아니였다고 한다. 컬러 뱅글이라는 장치는 진짜 먼 미래에는 가능할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작품이기도 한데 장르의 다양성이나 상상력 면에서도 충분히 새롭게 느껴졌던 작품이다.

 

사회가 급변하면서 가족이나 사랑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달라진 요즘이다. 전통이 고리타분한 것처럼 여겨지는 문화적 기류가 한편으로는 안타깝게도 느껴지지만 이런 변화가 비단 어느 한 분야에서만 일어나는게 아니니 이런 이야기도 등장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칭 서비스가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컬러 필드라는 도시의 사람들은 컬러 필드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컬러 뱅글을 통해서 자신과 잘 어울릴것 같은, 아니 좀더 잘 맞는 상대를 알 수 있는데 그 컬러 뱅글이 성적 페르몬을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뭔가 우리가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의 의미가 새롭게 재정의 되는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좀더 본능에 충실한 사랑의 짝을 찾는 방식이 진짜 도래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나마 이 컬러 뱅글이 나은 점은 단순히 좀더 그 사람의 취향을 넘어선 개인적인 성향이나 삶의 태도까지 반영한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품은 여기에 가짜 뱅글의 등장과 그 사용자의 사망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SF 로맨스에 스릴러가 가미되면서 만약 진짜 이런 세계가 등장한다면 정말 그 컬러 뱅글을 믿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점도 생긴다. 작품처럼 가짜 뱅글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리란 보장도 없거니와 어느 정도의 조작도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이 이색적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렇게 오롯이 알고 시작하는게과연 좋기만 할까 싶은 생각도 들게 하는 장르만큼이나 평범하지 않아 보이는 그런 작품이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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