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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코를 위해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이기웅 옮김 / 모모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겨우 열일곱 살의, 유일한 자식이라고 할 수 있는 딸이 어느 날 죽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외출했던 딸은 밤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었고 다음 날 경찰서로부터 신원조회를 요청하며 딸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가 왔다. 게다가 딸은 살해 당했고 심지어 임신을 한 상태였다. 도대체 누가, 왜, 요리코를 죽인 것일까?
14년 아내 우미에가 척수에 돌이킬 수 없는 중상을 입고 이때 배속에 있던 8개월 된 아들까지 잃으면서 유일한 자식이 되었고 앞으로도 자식은 낳을 수 없는 상태였기에 요리코는 유일무이한 존재였고 그만큼 귀한 딸이였다.
아내가 혹시라도 충격을 받게 될까봐 딸의 임신 사실은 알리지 않은 채 사망 소식을 알리고 장례를 치른 상태지만 요리코의 아버지 유지는 애초에 경찰의 조사가 의심스럽다. 사법 해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딸의 임신 사실을 숨겼다. 겉으로는 유가족이 받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라지만 그래도 그 중요한 이야기를 유지가 우연히 딸의 방에서 관련 정보를 알고 산부인과에서 확인해 도리어 경찰에게 묻기 전까지 숨겼다.
게다가 범인은 근처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하며 그쪽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유지로서는 경찰이 뭔가를 숨기려고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코가 다니던 여학원은 사립 명문학교이며 학교 이사장은 유력 의원의 여동생이니 학교의 평판을 위해서도 가능하고 만약 진짜 범인이 교내 인사와 관련이 있다면 그 치명적인 스캔들을 감추기 위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결국 유지는 딸이 뱃속의 아이를 낳을거라는 의사의 말을 기억하며 요리코가 진단서를 받아갔다는 사실에 주목해 그 진단서를 받아 본 이가 범인일거라 생각하는 동시에 딸이 강압적으로 관계를 맺은게 아니라는 추리를 한다. 그리고 진범을 찾아 그를 죽인 후 자신도 죽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기에 아무나 추측으로 죽여서는 안된다. '일련의 명제와 추론, 하나의 확신과 하나의 결의.(p.35)를 통해서 진범을 확정하고 그를 죽여야 한다. 그렇게해서 유지의 레이더에 잡힌 이가 요리코의 작년 담임 선생님인 히이라기 노부유키 선생님이다. 그는 정말 요리코를 죽인 진범일까?
작품 초반 나오는 이야기는 유지의 일기로 그가 앞으로 범인을 추리하고 그렇게 해서 찾아낸 진범일거라 생각하는 인물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는 이야기지만 왠지 너무 빨리 범인이 정해져버린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가운데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는 이를 뛰어넘는 반전이 있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에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