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마시는 카페
최지운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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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간을 마시는 카페』의 도서 소개글을 보았을 때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읽고 난 뒤의 감상은 타임슬립 같기도 한 시간 여행을 이렇게도 멋지게 사용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우리는 현재에 불만이 있거나 현재가 지금과는 달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때 지금의 노력으로 미래를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과거로 돌아가 그 당시의 미래인 지금 현재를 바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 속의 내가 서로 만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카페 아스가르드'는 북유럽 신화 속에 등장하는 존재가 메뉴에 등장하고 테이블에는 저마다의 인물들이 적혀 있다. 이곳의 단골인 인기 소설가 강훈은 이곳에서 일어나능 일을 '오딘의 장난'이라 말하고 아이돌 가수 유하는 '타임슬립', 칼럼니스트 김혜연은 '운이 좋으면 겪게 되는 기분 좋아지는 체험'이라고 표현한다.

 

또 프로야구 홈런왕 최성혁 선수,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조재덕 감독, 히트곡 제조기라 불리는 강태호 작곡가도 위의 인물들과 같은 현상을 겪었다고 말한다.

 

어딘가 모르게 중세시대 성주가 살았을것 같은 몽환적이면서도 화려한 분위기의 카페 아스가르드에는 아름다운 외모의 '프레이야'라는 애칭을 가진 웨이트리스가 있다. 그녀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스가르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기서는 손님의 아름다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만을 볼 수 있기를."

 

현재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과거의 자신을 만난다. 성공이 불확실한 사람들, 여러 오디션에서 떨어지거나 소설가가 되고 싶지만 현실은 사랑하는 여자를 예비 제수씨로 만나야 했던 남자, 프로데뷔 후 홈런을 치면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타율이 1할대에 머물고 있는 백업 야구선수로 곧 팀의 해체를 앞두고 있는 남자, 장학금을 받아야 했기에 담당 과목의 시간 강사에게 부탁하고자 아스가르드를 찾은 대학생, 사랑하는 연인을 예전에 사고로 잃고 바쁜 스케쥴로부터 도망쳐 온 아이돌 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곳에서 현재 자신을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과거 속 자신은 꿈이 있지만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상태이며 이제는 그만두고 주변의 말처럼 현실적인 직장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한다. 과거의 자신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이자 미래이기도 한, 나름의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한 자신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현재의 자신은 안다. 과거의 자신이 결국 그 위기를 이겨낼 것이라고. 그래서 힘들어하는 자신을 위해 조금의 도움을 선사하기도 하는데 이야기는 이처럼 대표적인 등장인물들이 서로의 이야기 속에 주변인물로 등장해 앞으로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에 대해 기대하게 만든다.

 

과거의 힘들어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현재의 나는 이를 해결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하고 결국엔 잘 될 것임을 알기에 조금의 도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기분좋은 체험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과학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타임슬립이기도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그속에 담긴 이야기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분명 흥미로운 이상이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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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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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는 어딘가 모르게 묘한 표정을 가진 아이의 얼굴이 인상적인 표지의 책이다. 일본문학작품 중에서 미스터리/스릴러 장르의 소설을 개인적으로 즐겨 읽는데 이 책은 드러내놓고 무섭다기 보다는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찾아오는 서늘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책에는 13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10엔 참배」는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면 시작되는데 도시괴담같은 이야기로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의 이름을 종이에 적어 신사에 있는 새전함에 10일동안 넣으면 그 사람이 진짜 사라진다는 것으로 한 마을에 사는 또래 여자아이 둘이 어느 날 자취를 감춘 친구가 혹시 이 '10엔 참배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인데 두 아이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새전함을 열어 본 순간 반전이 펼쳐지고 이 이야기를 들려준 친구가 마치 그런 일이 있었다더라며 도시괴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마지막에는 앞선 반전을 뒤짚는 또다른 반전을 선사해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이상한 편지」는 어느 날 작가인 나에게 도착한 괴상한 편지가 사실은 다른 작가들에게도 도착했었고 두 가지 정도의 버전이였던 편지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게 되면서 주변에서 이 편지에 대해 알거나 받아 본 사람들이 나에게 소식을 전하게 되는데 이상한 것은 처음 편지의 뒷부분을 확인하기 힘들었던 것과는 달리 점차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변하면서 어딘가 모르게 편지 속 주인공이 자신을 찾아오는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

 

「언덕 위」는 사실 좀 난해했고 기묘한 꿈을 꾼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다. 「죽인 것」은 대학 때 합숙을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전에 벽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죽이는데 그것을 교수님이 닦아내는데 처음 벌레라고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무엇이었나를 상상케하는 이야기다.

 

「스위치」는 전철에서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자신의 눈에만 보이게 된 기묘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동네 점쟁이」는 작가인 주인공이 출산 휴가로 교향집에 내려왔다가 상대를 안아보아 점을 치는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점쟁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이야기다.

 

「어둠 속의 아기 울음」은 사실 상상해보면 너무 무서운 것이 밤중에 아이가 울어 남편이 잠에서 깰까봐 아이를 거실로 데리고 나오고 아이가 테이블을 돌면서 마치 잡기놀이를 하듯 움직이는데 평소 아이의 걸음걸이로 볼때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생각을 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에 아이를 안아 방으로 들어오지만 정작 아이는 남편의 안쪽에 자고 있는 것이였다. 그렇다면 여전히 자신의 팔에서 무게감을 선보이며 더군다가 자신을 올려보는 이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

 

「다마다마 마크」는 말이 느리던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면서 말수가 늘고 어느 날부터인가 "다마다마 마크…… 구루구루 마크……."라는 의미불명의 말을 하게 되고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듣게 된 이상한 말과 함께 이후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앞 커다란 나무의 구멍을 보면서 아이의 말 뜻을 알게 되면서 무서움보다 어딘가 슬픔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다.

 

「동그라미」는 심야에 슈퍼 앞에서 만났던 한 여자아이가 그리는 ○(동그라미)의 정체를 확실히 밝히지 않으면서 열린 독자들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든다.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극적이라고 생각했고 마치 영화 속 장면 같은 느낌이 들었던 이야기가 바로 「나마하게의 방문」이다. 대학에서 민속학 숙제로 자신의 지역 특색이 있는 축제를 조사하게 된 미나코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고향집에 오게 되는데 이곳에는 나마하게가 집을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아이들에게 겁을 주지만 근본적으로는 복을 비는 하나의 의식이었는데 나마하게 분장을 한 사람들은 동네 어른들로 점차 커가면서 미나코네는 아이가 없어지자 더이상 나마하게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친구들이 체험해보고 싶다는 말에 미나코네는 오랜만에 우리로 치면 동사무소에 연락해 나마하게의 방문을 신청하고 그날 미나코가 TV 프로그램을 보러 2층의 자기 방에 올라가 있는 동안 요란한 소리와 소동이 펼쳐진다.

 

당연히 나마하게의 방문이라 생각하고 미나코는 방송에 집중하고자 헤드폰을 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받게 된 전화한통과 기묘하도록 고요한 집안, 통화가 끝나고 불현듯 떠오른 헤드폰을 쓰기 전 들려왔던 아래층 친구와 엄마의 고함소리의 정체를 깨닫는 순간 계단을 올라오는 듯한 누군가의 발소리를 듣게 되는데...

 

「죽음의 숨바꼭질」은 전체적으로 영화 <더 퍼지>를 떠올리게 하는데 더 무섭다면 확실한 날짜와 시작되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며 시작 장소 역시도 해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나 어느 특정 장소가 정해지만 그속이 완전히 폐쇄되고 그속에 있던 사람들은 침입자를 피해 숨어 있어야 하지만 거의 모두가 들켜서 죽는다는 것이다.

  

「소문지도의 저주」는 초등학교 때 유행했던 소문의 정체를 되짚어 가면서 그 소문이 처음 시작된 곳이 어디인가를 밝혀내는 일종의 놀이로 고등학생이 된 마유미는 친구 노노카와 그녀가 데려 온 아키코의 부탁에 이 소문지도를 떠올리게 되고 결국 혼자서 이를 작성해 노노카에게 전한다. 그러나 이후 자신을 둘러싸고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것이 소문지도를 제대로 제작하지 않으면 받게 된다는 저주임을 알게 되는데...

 

마지막「일곱 개의 종이컵」은 어린 시절 신호등이 없어 상당히 위험했던 학교 앞 건널목에 서계시던 아주머니의 이야기와 함께 아주머니가 그 길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곳에 정체불명의 일곱 개의 종이컵을 놓아두는 행위를 보여줌으로써 미스터리하기 보다는 오히려 가슴 뭉클해지고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기도 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진상을 모르고 있을 때는 무섭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는 순간 이미 공포는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몇몇 편은 덜 오싹하기도 판타지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익숙한 일상 속에서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어서 그 무서움이 배가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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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중간의 집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정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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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는 본능일까? 흔히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아이는 여자 혼자서가 아니라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태어나지만 유독 여자에게 어머니라는 굴레를 지나치게 씌우는것은 아닐까?

 

특히나 첫 아이인 경우엔 엄마도 서툴수밖에 없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 말이다. 뱃속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는 말도 하지만 사실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엄마는 걱정이다. 이미 이전부터 엄마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 먹는 것도 가리게 되고 미신이라고 해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가급적이면 말을 따른다.

 

그리고 태어난 이후부터는 온전히 아이는 엄마의 차지가 된다.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도 있겠지만 보통 2~3시간 간격으로 모유 수유든 분유 수유든 해야 하기에 자는것 같지도 않은 나날들이 이어지다보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상당히 피폐해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는 아이 아빠를 위해서 엄마는 전적으로 아이를 책임지려 한다. 그러나 왜 우는지도 모르게 계속 울기라도 하면 엄마도 답답하고 어쩔 수 없는 마음에 같이 울고 싶어진다. 어쩌면 진짜 함께 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힘드니 어떤 상황이 발생하든 엄마에겐 책임이 없다고 옹호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반대로 아빠가 책임이라는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언덕 중간의 집』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아이를 키우느라 밤잠을 설치고 때로는 영문을 몰라 응급실로 뛰고 외출은 커녕 먹고 싶은 것도 아이를 생각해 가려야 했던 때가 있었음을 떠올린다.

 

이 책의 주인공인 리사코는 결혼 후 전업주부가 되어 세 살된 딸 아야카를 키우고 있다. 육아는 대체적으로 그녀가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도 있고 있었던 형사재판의 보충 재판원으로 선정이 되어고 얼마 전 자신도 TV 뉴스와 신문에서 보았던 미즈호라는 한 여성이 돌도 채 되지 않은 자신의 친딸을 욕에 빠뜨려 살해한 사건의 재판에 참여하게 되면서, 어딘가 모르게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대목들을 떠올리게 된다.

 

행복한 마음으로 아이를 낳았으나 엄마가 처음이였던 미즈호는 육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녀도 처음이였으니 실수를 할 수도 있을테지만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미즈호를 다독여주기 보다는 오히려 엄마니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함을 지적한다. 결국 미즈호는 아이의 발달이 느린 부분에 대해서도 마치 엄마인 자신을 탓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외부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어느 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가운데 이 사건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체로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마치 자신이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아프가 아픈거라고 자책한다. 그리고 병간호로 인해 정신도 육체도 피로해진다. 게다가 혹시라도 또래보다 몸무게가 적게 나가거나 키가 작거나 말이 느리거나 하면 이또한 자신의 탓인가 싶어 자책한다.

 

분명 리사코가 참여하게 된 재판은 끔찍한 사건이다. 그러나 리사코가 스스로도 유아의 엄마로서 육아를 전담하다시피 하면서 주변의 참견과도 같은 질책성 조언이라든가, 엄마이기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인식, 실제로 아야카를 키우면 힘들었던 육아를 회상하는 동시에 어쩌면 현재진행형인 그 과정을 재판 과정과 교차시켜서 보여줌으로써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내뱉았던 그 말이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오롯이 자신에게 의지하는 그 작은 생명을 책임져야 했던 엄마에게는 실로 엄청난 상처의 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를 키우면서 정말 소원이였던 것은 밤에 깨지 않고 푹 자보는 것이였다. 태어나고 몇 년 간은 함께 자면서 혹시라도 밤에 자다가 울면 마치 자동반사처럼 일어나 왜 우는지도 모르는 아이를 달래면서 졸기도 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모두 그렇게 하루하루 힘들지만 아이의 웃음 한번에 또 힘을 내서 견디는 것이다. 그렇기에 리사코와 미즈호의 모습은 우리나라 엄마들의 모습과 결코 다르지 않아 잔혹한 살해 현장 하나 나오지 않음에도, 외부에서는 결코 알 수 없는 한 가정 속에 담긴 이야기가 적나라하게 느껴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드는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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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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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작가분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엄격한 기준으로 따지면 과연 시일까 싶은, 아니면 이 글은 어느 장르에 속하는건가 싶은 글들도 있다. 그 글들을 비난한 생각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인 것이다. 짧아도 그속에 담긴 메시지는 부족하지 않아서 독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사랑을 받게 하고 때로는 글보다 그림이 더 마음을 사로잡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공통점이 있다면 어쩜 이렇게 멋진 글을 쓸까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감동과 공감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감동과 공감이 있기에 어떤 장르의 책일지라도 독자들은 거부감없이, 지나친 형식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그 자체에 마음이 끌리는 것이리라.

 

 

그런 점에서 볼 때 어떤 글이든 다른 이의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 또 쉽지 않다. 더욱이 요즘엔 직업 작가가 아니라 일반인이 작가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꼭 작가로서의 글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상황에서 글을 써야 하는 경우가 있을때 어떻게 써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텐데 이때『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들도 많은데 이 책의 경우에는 지난 1994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에 여러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독일 내에서는 아마존 글쓰기 분야에 무려 20년 동안 베스트셀러일 정도인데 독일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문호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 아닐 수 없다.

 

마치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노교수의 오래 축적된 귀한 강의를 듣는것 같은 기분마저 드는 책인데 실제로 책을 보면 세세하게 지도하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 방법론에 대한 독학 교본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우리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하는 글은 우리의 삶에 대해, 또 글쓰기 이전에 읽기에 대해 말한다. 다음으로는 세부적으로 글쓰기에서 우리가 고려해하는 스토리와 캐릭터, 화자와 서술 시점, 구성과 줄거리 모델을 거쳐 수정과 퇴고에 이르기까지 글쓰기의 전 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각각의 내용에서도 상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분량은 상당하지만 만약 글쓰기에 관심이 있고 보다 전문적으로 이를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이면서도 많은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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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런던의 여행자 - 마법의 그림자
V. E. 슈와브 지음, 구세희 옮김 / 제우미디어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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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마법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인기다. 더욱이 소설이 영화화 되면서 압도적인 영상미가 있다보니 자연스레 상상을 현실화한 느낌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은데 최근에 만난 소설 『레드 런던의 여행자: 마법의 그림자』은 런던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이지만 많은 영화에서 배경으로 나온 곳이기도 한 런던. 그런데 이 책에서는 런던이 하나가 아니라 넷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런던이지만 네 개의 런던은 너무나 다른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마법이 없는 그 존재조차 잊은 그레인 런던, 마법이 존재하는 그래서 건강하게 번성해가는 레드 런던, 마법으로 인해서 모든 것이 파괴도어 피폐해진 채 죽어가고 있는 세걔인 화이트 런던,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레이 런던과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블랙 런던까지.

 

네 개의 런던 중 가장 이상적인 런던의 네 개의 런던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을 선보이는 마레시 왕조의 공식적인 외교관이자 비공식적으로는 네 개의 런던을 오가면서 밀수를 하고 있는 마법사 켈의 국가는 레드 런던이다.

 

이미 너무나 익숙한 런던을 이렇게 네 개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고 이 런던들을 마법을 통해 자유롭게 넘나드는 켈과 마법을 쓰지 못하는 소매치기 딜라일라 바드가 마치 한 배를 탄 적과 같은 사이처럼 서로가 서로를 완전히 믿지는 못하는 가운데 서로의 목숨을 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다.

 

켈이 레드 런던과 화이트 런던을 다니던 중 받게 된 편지와 블랙 런던의 돌. 이 돌은 사용할 때마다 이에 대한 댓가로 주인의 힘을 뺏아가는 신비한 돌이다. 결국 켈이 그레이 런던에 가던 중 라일라를 만나게 되고 이들을 쫓는 존재 속에서 두 사람은 블랙 런던의 돌을 원래 있던 곳인 블랙 런던으로 가져가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비록 소매치기로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모험을 떠나 세상을 가지겠다는 당찬 야심을 가지고 있던 딜라이라가 우연한 기회에 켈을 만나고 블랙 런던의 돌을 되돌려놓기 위해 자신이 그동안 꿈꿔왔던 진짜 모험을 떠나게 된 것이다.

 

마법과 런던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마법으로 인해 너무나 달라진 네 개의 런던을 오가는 모험이 신선하고 또 그 이상으로 흥미롭게 느껴지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왠지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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