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4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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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는 일은 쉽지 않다.

자꾸 눈물을 울컥 나게 하기 때문이다.

장애라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것인데, 그것을 우리 것으로 여기지 않는 차가운 마음이 아프다.

나라고 해서 언제 반신 마비로 장애를 갖게 될는지, 알 수 없는 일인데...

이 아이들이 어른으로 자라나면서 부모는 늘 걱정이다.
시설에 들어가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니 말이다.

아이들보다 하루 더 살고 싶다는 부모들의 절규는 이제 오히려 익숙하다.

교사가 주어진 일에만 매달리다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외침이 귀에서 울린다.

장애를 가져 소외되고 버려지는 사람들...

일본은 그나마 문제로 삼기라도 하지만, 한국에선 아직도 문제가 뭔지도 모르지 않을까...
나 자신이 장애인이기라도 한 듯,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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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의 집 3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만화는 연작의 성격을 띠고 있다.
같은 주인공으로 된 시리즈가 아니라, 서로 다른 교사가 각 편에 등장하지만, 알고 보면 같이 근무하는 교사들이다. 아이들도 각 권에 주인공이 다르지만, 같은 학교에서  생활한다.

3권에서는 노나카 선생님의 한 마디를 잊을 수 없다.
대소변도 못 가리는 노부오의 어머니가 부상을 당하자, 노부오는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된다.
열정으로 가득찬 미타 선생님도 노부오를 포기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노부오를 기숙사에서 내보내자고 다들 말할 때, 노나카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약자를 배제해야만 성립하는 교육이라면 그것은 참 교육이 아닙니다."

아, 이런 대목에서 어찌 눈물이 안 흐를 수 있겠는가.

마지막 유타의 달리기 장면도 눈물겨웠지만, 노나카 선생님의 한 마디를 가슴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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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4-2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읽어보고 프네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글샘 2006-04-2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가 7권까지 있는데요, 제가 어제 3권밖에 안 빌렸거든요.
나머지 네 권이 보고 싶은데, 오늘이 놀토인 것이 한스럽습니다. ㅠㅠ
월요일에 빨리 빌려 봐야징.
 
도토리의 집 2
야마모토 오사무 글 그림,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도리가 어느 날부터 음식을 씹다가 손바닥에 뱉는다.
그 뱉은 음식을 아빠에게, 선생님에게 내민다.
말을 못하는 미도리의 마음을 누구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미도리가 열이 나서 아빠가 귤을 사왔던 날,
미도리가 귤을 씹어 아빠에게 내밀었을 때 엄마는 깨닫는다.
미도리는 귤이 너무도 맛있어서, 자기가 삼킬 것을 아빠에게 드리려고 뱉은 거란 사실을...

말을 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중복 장애를 갖게 되는 아이들.
이 아이들을 가르친 하야노 선생님이란 분의 애정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책.

바다를 처음 본 가케루를 바라보며 친구들이 깨닫게 된 세상의 이치.
세상은 함께 하면 행복하다는 쉽고도 어려운 진리...

아, 잘난 체 하지 말고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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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2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찡하네요. 제 뚤째 딸아이가 맛있으면 먹다말고 저를 줘요. 맛난 걸 차려놓으면 자기 입에 넣고싶은게 어린애들인데 엄마먼저 주며 먹으래요.. 애들이 이렇게 이쁜데.. 가진 겉모습은 달라도 이쁜 마음 보드라운 속은 다 똑같은데.. 아픈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잘 자랐으면 좋겠어요. 특수교육 하는 분들 정말 감사해요.

글샘 2006-04-22 0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애기들 마음이 그렇죠. 더럽다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 애기들 눈높이로 세상을 보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그리고, 사실 특수반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를 단속하지 못하니깐, 더럽고 지저분하죠. 집도 가난하고... 부모도 지쳐있고... 그래서 고운 눈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만, 싫은 걸 싫다고 곧이곧대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안타깝지요.
특수교육은 정말 사랑으로 가득하신 분들이 택해야할 직업인 것 같애요.
 
도토리의 집 1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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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의 부모 마음을 이 한마디보다 더 절실하게 드러낸 말은 없다.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고, 특히 중증 장애가 중복되어 나타날 경우,
자폐적인 성격으로 자신을 감추고 전혀 드러내지 않을 때...
부모는 그저 죽고 싶지만, 아이가 안 됐어서, 그 아이보다 하루 더 살기를 소망한다.

이 만화의 키요시가 돌멩이를 줄세우는 것을 보고...
여느 사람이라면, '별 미친 짓 다하는구나...'하고 말 것을,
그 부모들은 키요시가 돌멩이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노을을,
키요시가 탈피하는 매미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듣게 되는 것이다.

비록 부모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온 몸으로 부딪는 몸짓은 그 아이의 의사 표시란 것을 부모는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통합 교육을 통해 사회를 익혀야 하고,
사회에서 불필요한 인간이 아닌, 어떤 몫이라도 조금의 몫을 가진 사람으로 길러야 하는 책임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만화를 장애아를 데리고 있는 모든 부모님, 선생님, 가족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장애아들에게 내재된 다르지만 따스한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하지 않을까?

지금의 정치가들이나 행정 관료들은 모를지라도,
앞으로 지금의 청소년들이 자라나서 어른이 되었을 때는,
장애를 가졌다는 것으로 '모두 죽어버리고, 모두 사라져 버렸으면...'하는 생각을 품지 않도록 말이다.

얼마전, 불치병을 가진 손자를 죽인 비정의 할아버지가 뉴스로 나온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장애나 불치병을 갖게 되는 것은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니라는 증거가 아닐까?

만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기르기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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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4-21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고 싶은 만화네요.
얼마전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라는 자폐인이 직접 쓴 책을 구입했는데 게을러서 읽지도 않고 쳐박아두었어요. 슬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글샘 2006-04-22 0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진이 또 돌아왔네요. 이준기였는데.ㅋ
저도 어제 오랜만에 사진을 바꿨습니다.
이제 아들 시험이 다 끝나가므로, 저도 책을 볼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조벽 교수의 명강의 노하우&노와이 희망의 교육 5부작 5
조벽 지음 / 해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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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계적인 교수법의 권위자, 미시간 공대 최우수 교수... 이런 것이 조벽 교수를 피알하는 표지의 선전 문구들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이런 것을 연구하는 분야가 교육 공학이다.
20세기 말부터 한국의 교육학을 휩쓸고 있는 '변화'에 대한 준비는, 지나치게 '컴퓨터와 영어'라는 도구적 측면에 중시된 듯하다. 영어로 수업이 되는 교수, 프레젠테이션이 능수능란한 교수...

이 책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법과 고민을 담은 책이다. 신규 교수나 강사들이 읽을 법하지만, 워낙 중등교사들이 읽을 교수법도 드물기 때문에 눈여겨 봐둘 점이 많다.

학기 단위로 진행되든 연간 계획으로 진행되든, 교육에는 '계획성'이 있어야 한다거나 학생의 창의성을 계발하는 3A(anytime, anywhere, anyone)식 학습 전략 등은 그닥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다.

이 책은 수업 전 준비, 학기초, 중, 말의 순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우선 수업 전, 자기의 교육 철학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또 놓치기 쉽다.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어떻게 줄 것인가! 그리고 유능한 교사의 조건(학생들을 위한 배려, 지식, 흥미 유발, 학생에게 충분한 시간 할애, 토론 장려, 명확한 설명, 열의, 준비)을 얼마나 갖추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결국 수업은 전문적 지식과 유창한 강의기술과 열의를 가진 마음 자세의 삼위 일체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학기초 강의 기법도 차근차근 다루고 있는데, 수업중 교수는 지식권위, 직책권위, 권력권위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가면 갈수록 지식 권위의 네트워크성(지식을 판단, 통합, 전달하는)을 추구해야 한다고 한다.

나도 간혹 교생의 수업을 관찰하다 보면, 수업중 주의력이 산만한 학생도 전 시간을 모두 산만한 것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주의력은 보다 더 관심을 끄는 대상에게 저절로 가게 되어 있으며, 옮겨 다니는 주의력은 생리적 행위임을 안다면, 주의력을 끌려는 노력을 더 기울이게 된다.
한 시간의 강의에 집중하는 비율도 첫 15분에 75%정도 기억하고, 점차 떨어지다가 마지막 15분에는 20%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잔소리로 수업을 시작하지 말 지어다!

지식사회에서 주의력은 '자원'으로까지 인식된다.
주의력은 한정되어 있으며, 한정되어 있으므로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생산성을 높이려면 <주의력을 주 업무에> 모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강의 기술이겠다.

학생들의 유형도 다양하다. 100명의 학생 중,
26명은 불안감이 높은 학생(불안 초조형)이고,
20명은 입다물고 아무 말도 않으며(침묵형),
12명을 딴 짓을 하고(독립형)
11명은 호의적이고(친절형)
10명은 시키는대로 하고(순종형)
9명은 영웅심리를 보이며(영웅형)
9명은 늘 뭔가 불평거리를 비판하고(불평형)
4명은 동기 유발이 전혀 되지 않는다.(동기 부족형)

이렇단 것을 알고 나면, 수업에서 너무 상처받을 필요는 없을 듯 하오.
그리고 강의 기억에 남는 비율을 생각해 본다며 다양한 수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읽기 10%, 듣기 26%, 보기 30%, 보기와 듣기 50%, 보기와 말하기70%, 말하기와 행동하기 90%라니 학생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도록 추동하는 교사가 좋은 교사란 소리다.

수업 중에도 질문하고 반드시 대답을 요구하는 기법에 대한 연구도 재미있다.
기다린다... 나올 때까지... 나는 반드시 답을 받는 교수임을 주지시킨다.
안 나오면 다시 세분하여 질문한다.
그리고 말의 물꼬를 틔워준다.(특히 옆사람과 1,2분 의논하게한 후 질문하면 부담을 덜 수 있다.)

학과 공부란 논리, 수리, 언어 능력 측정에 불과하지만 실제 인간의 능력은 공간, 음악, 운동, 내적 통찰력, 대인 관계 등 다중적 인격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교육도 획일적 불변적 강의에서 가변적 쌍방향 소통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매스 커스터 마이제이션이란 기법도 괜찮겠다. 매 강의마다 몇 명의 학생에게 관심을 집중하는 것.

인간의 욕구는 생존, 안전, 인정받기, 자기 존중감, 자아 실현의 단계로 진행되는데,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엔 생존위주의 3D 직종에도 지원자가 많았다. 그러나 배부른 세대로 변화하면서 '자기 존중감, 자아 실현'이 중요한 동기 유발원이 되고 있다는 변화도 읽어 내야 한다.

문제학생을 다루는 법이나, 규칙은 엄하지만 대인 관계는 부드럽게 해야 한다는 생활 지도 측면도 전통적 교육에서 별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의 책에서 평가를 다루면서 오픈 북에서 더 발전하여 미리 페이퍼를 준비시킨 후 답안을 작성시키는 것은 학습의 밀도를 높이는 좋은 수행평가 방안의 하나인 듯 하다.

그의 책은 다분히 도식적이고 딱딱한 측면이 많다. 별로 재미도 없다.
그렇지만, 가르치는 일은 꾸준한 자기 변화를 거치지 않고서는 고인 물처럼 썩기 쉽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잘 가르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 교사의 덕목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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