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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공부혁명 - 소설로 풀어쓴 핀란드식 5단계 공부개조 프로젝트 ㅣ 핀란드 교육 시리즈 2
박재원.임병희 지음 / 비아북 / 2010년 3월
평점 :
핀란드 교실 혁명, 학교 혁명, 공부 혁명...
참 혁명 일어난 적도 없는 나라에서 말하긴 쉽다.
정말 교실과 학교에서, 공부법에서 혁명이 일어나야 하지만, 이런 책들은 찻잔속의 태풍에 머물 뿐이다.
핀란드 학생들에게 공부는 강압적 부담만은 아니다.
그리고 교사들에게도 공부를 시키는 일은, 성적과 무관하게 실력을 쌓아주는 일이 된다.
한국 학생들에게 공부는 '성적'을 매기는 잔인한 줄세우기에 불과하다.
교사들에게 공부시키는 일은, 네 옆의 아이를 짓밟고 올라서라는 경쟁심의 부추김에 다르지 않다.
20년이 다 된, 서태지의 '교실 이데아'가 갈수록 심화되어버린 나라.
됐어 됐어 됐어 됐어/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내 사투로 내가 늘어 놓을래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매일까/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 넣고/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 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 넣고 있어/막힌 꽉 막힌 사방이 막힌 널/그리곤 덥석 모두를 먹어 삼킨/이 시커먼 교실에서만 /내 젊음을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국민학교에서 중학교로 들어가며/고등학교를 지나 우릴 포장센타로 넘겨/겉보기 좋은 널 만들기 위해/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지게 싸버리지/이젠 생각해봐 대학 본 얼굴은 가린 채/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 건 /좀 더 솔직해봐 넌 할 수 있어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매일까/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바꾸진 않고 남이 바꾸길 바라고만 있을까
됐어 됐어 됐어 됐어/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내 사투로 내가 늘어 놓을래
한국 아이들의 공부에 '목적'이 없고, '재미'도 없고, 오로지 경쟁과 성적에만 목을 매는 현실을 아쉬워한 박재원이 소설 형식으로 공부에 <목적>을 부여하고, <재미>를 느끼면 성적은 오를 수 있다! 고 강변하는 책이다.
그러나... 학습법 책을 이토록 열심히 찾아 읽는 나로선, 과연 그럴까? 이런 회의가 먼저 다가선다.
의지가 부족해서 공부를 못한다...가 아니라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 바이러스가 바로 의지를 빼앗아가는 <경쟁>과 <줄세우기>에서 오는 것임을 부정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사회가 저지른 만행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아무리 바이러스란 말을 썼다손 치더라도 해명할 수 없을 거다.
시험에 대한 걱정을 버려라! 스트레스도 버려라!
이건, 마치 독서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일반론에서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한 이야기다.
공부에서 중요한 건, 의지가 아니라 마음과 몸을 설득하는 것!
이런 포인트는 중요한데, 마음과 몸이 과연 모든 학생에게 설득당할 수 있을 것인가?
잘 하는 친구 따라할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위치를 올바로 파악해야 한다!
한국 학교에서 가당키나 한 말일까?
친구들은 초딩부터 정석을 푸는데, 고딩때 처음 만난 정석은 머릿속에 넣기엔 너무 두껍다~
핀란드식 프로젝트 학습, 탐구학습, 협동학습을 아무리 강조해도, 그런 방식으론 한국식 줄세우기를 가능하게 하지 않는다.
줄세우기에는 무조건 5지선다가 최고다. 유일한 방법이다.
교사가 맘대로 성적을 매겼다가는 내신성적의 불신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한국식 공부에서 중요한 것은 <득점>이다.
<능력의 개발>이 중요한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물론 능력 개발이 득점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인데, 거기는 경쟁보다 협력의 개념이 강하다.
남들보다 더 득점해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 없이 즐거운 공부를 하라는 이 책의 도움말은 아이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어떤 학습법에 대한 멘토링도 큰 도움이 된다.
그저, 담임이 어깨 툭툭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최상위권은 격려가 된다.
자기의 수준에 맞지 않는 <학습법>도 <문제지> 만큼이나 독이 된다.
공부하기 싫어하는 학생들이 또 핀란드 운운하는 이런 책에 현혹되어 이런 책이나 읽고있지 않을지...
'서울대 80일만에 가기'를 열심히 보는 학생들은, 결코 서울대 갈 수 없다는 말처럼 역설적이다.
이 책의 표지에 <공부의 달인>이 되려면 이 책을 읽으라고 적었다.
아니다. 공부의 달인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좀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학습법을 지도하는 이라면, 참고할 만한 구절들이 많다.
결국, 이 책은 학생용이 아니라, 교사용이나 학부모용인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