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결과를 여러 가지로 해석하는 의견들이 많다.
나는 '세뇌'의 효과가 무척이나 컸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우리집에 있던 단 한 권의 책, 박정희 전기...
아마도 예비군 훈련장 같은 데서 받았을 그 책에는,
왕족처럼 각하, 영부인, 영애와 영식의 사진들이 가득했다.
나도 각하의 서거 소식을 듣고 무척이나 울었다.
세뇌 : 씻을 세, 뇌 뇌 洗腦
어떤 사상이나 주의, 신념 등을 머릿속에 주입하거나 또는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여,
본래 가지고 있던 생각이나 행동을 개조함
새마을 운동과 경제 성장 등으로 포장된 개발 독재는 '전태일 분신'의 시대를 뛰어넘어,
베트남 전쟁 특수로 남한이 북한보다 잘살게 된 시대를 맞이한다.
50대 이상은 기아선상을 넘어본 세대기때문에,
그 시대에 대한 세뇌의 효과는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턱도없이 높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이런 황당한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이 단어를 '쇄뇌, 세놰' 처럼 잘못쓰는 일이 많은데, 한자교육이 약화된 탓이다.
한자를 확실히 알면 헷갈릴 일은 없는데...
죽일 살(殺) 자는 '빠를 쇄' 자로도 읽는다.
쇄도 (殺到) 빠를 쇄, 이를 도
① 한꺼번에 빠르고 세차게 몰려들다 ② 손님이나 주문 따위가 한꺼번에 빠르고 세차게 몰려듦
뇌쇄 (惱殺) 고민할 뇌, 빠를 쇄
① 애가 타도록 몹시 괴롭힘 ② 성적 매력에 홀려 애가 타도록 괴롭게 되다
손님이 쇄도해서~ 식당이 정신을 못 차렸다.
이렇게 활용할 수 있고,
뇌쇄적인 그녀의 모습에 잠을 못 이룬다.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
한자를 잘못 이해하면, 쇠도, 놰쇄, 뇌세...등으로 잘못 쓸 수 있다.
한자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해도 도움이 안 되는 의견이지만,
갈수록 한자 교육이 무시되는 현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오늘 곽노현 전 교육감의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사후 매수'가 말이 되느냐?가 소원의 요지였는데, 합헌이란다.
줸좡~ ㅠㅠ 헌법이 무슨 도깨비 소굴인줄 아나?
매수(買收) : ① 금품 따위로 남을 꾀어 자기편으로 만듦 ② 금품 따위로 꾀어 자기편으로 만들다
선거 전에, 금품 따위로 남을 꾀어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하면,
매수죄에 해당한다. 맞다.
그런데, 선거 다 끝나고... 어떻게 매수가 이루어질 수 있지?
곽노현이 당선된 것이 기정사실인데, 뭐하려고 금품 따위로 남을 꾄단 말인가...
모든 선거와 관련된 제한은,
<사전>에 집중된다.
선거하기 <사전>에 금품 살포하면 안 되고...
선거하기 <1주일 전>부터는 선거관련 조사결과를 공표하면 안 되고...
투표가 종료된 시점부터는 <사후>기 때문에, '출구 조사'까지도 허용된다.
<사전>에는 정해진 곳에 정해진 벽보, 플래카드만 붙여야 하고,
정해진 규정대로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이런 것들에 대한 향응은 '매수'로 볼 수 없는 것이다.
<사후 매수죄>란 '말이 이뤄지지 않는' - 어불성설...
언어 도단을 '합헌'이라고 하면,
모든 불법은 '합헌'이라고 우길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아주 사소한 이 사건이,
'나비'의 자유로운 비상을 구속한 이 사건이...
민족의 대명절 직전에 감옥에 사람을 처넣은 그런 파렴치한 사건이,
한 시대를 여는 축포처럼 들려... 몹시 속이 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