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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 존중받지 못한 내 마음을 위한 심리학 ㅣ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6년 4월
평점 :
'힐링'의 시대가 사태처럼 지나간 자리에,
헬조선의 젊은이들에게는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지적질만 남았다.
지옥 속을 사는 분투의 현장에 남길 말은 아니었다.
삶을 살아보기 전에는 그 길이 멀고 어렵고 막막하다.
그런 이들에게는 읽어보라고 하고싶은 책.
'완벽주의자'들이 남의 시선을 신경쓰일 때,
상황과 감정 나열하기 : 블라블라블라~
그리고 외치기 : 쓸 데 없다~!!!(231)
이런 놀이도 재미있겠다.
힘든 삶에 남의 '설명'은 다 췌언이고 사족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관은 오류투성이'인 고정관념(216)을 벗어나기 힘든 것도 사실이고,
높고 불안한 자존감보단
낮고 안정적인 자존감이 차라리 낫다(201)는 충고도 들을 만 하다.
워낙 제대로된 어른이 없고,
오히려 일베와 비슷한 '사회지도층'의 망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타문화권에서 생활해보니,
인간이 다른 인간을 비난하고 상처줄 권리는 조금도 업다는 사실을 깨달았다.(143)
우리 사회가 너무 폐쇄적이라 그렇다.
메갈리안이라고 혐오하고 욕하는 것도 그런 상황이다.
약자를 더 짓밟고 깔보고 모욕한다.
그렇지만 또 약자는 강자의 모욕에 고개 숙이고 치사한 강자의 편에 선다.
하루에 몇 번씩
"지금 하고 있는 것 외에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가?"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오면,
생각의 내용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묻는다.
사람들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때,
더 기분이 좋았다.(110)
멍때리기.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
그것이 휴식이고, 좋은 마음의 상태다.
스트레스가 없어야 그럴 수 있다.
한국인은 정말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 게 맞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다른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고,
그 생각은 나쁜 것이고,
아무 것도 안 하는 자신에게 죄의식을 입히므로...
나쁜 것들은 언제나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인간의 적응력이란 엄청나고
불행한 상황일수록 작은 무엇에서 큰 기쁨을 느낄 수도 있다.(82)
즐겁게 읽다가도,
정신적 승리법을 가르치는 듯 해서 기분이 나빠지기도 한다.
현실에서 온 문제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할 때,
정신적 승리를 거두는 멍청이가 되라는 이야기는 싫다.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행복한' 엄마라는 사실을 기억하자.(36)
아이들 양육에 엄마의 몫이 큰 사회다.
그건 아빠가 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사회가 하지 않아서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이 너무도 힘들어 한다.
아이를 놔두고 며칠 힐링하러 사라질 여유가 없다.
엄마들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
그런데, 여성의 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이고,
그래서 출산이 세계 최저인 국가인데,
국가는 더 망가져 가고 사회적 합의란 것 눈을 뜨고 찾을래야 볼 수가 없다.
정신적으로 강하다는 건,
부정적 정서의 부재가 아니라
온전히 그것에만 잠식당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을 말하는 것.(54)
일자리가 없고,
집구하기 힘들고,
그래서 결혼과 육아는 포기하고,
그런 것에 잠식당하는 삶을 사는 헬조선의 청년들에게
니들이 제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그건 정신적 각성을 주거나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욕을 퍼붓는 일이다.
한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좀 더 사랑의 따스함이 필요하다.
사랑의 정치가 필요하고,
따스한 각성이 선물처럼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