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적어도 네 개의 즐거움 - 즐거움의 치유력을 통찰한 신개념 심리학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지음, 허봉금 옮김 / 초록나무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즐거움도 습관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비교되고, 질병을 앓기도 하고, 나이가 들수록 쇠약해진다.

오는 데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 데는 순서가 없다.

 

그래서 인생은 고 苦 라고 했다.

그런데, 인생을 즐겁게 사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데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 그들도 인생은 즐겁지만은 않단 걸 인정하고 시작한다.

그렇지만, 고통스러운 지금을 힘겨워하기만 한다면,

우리의 신체는 점점 더 큰 고통을 안고 버티기 힘겹도록 처진다는 게 임상적 소견이다.

만약에, 즐거워하는 일은 매일 만들어서 한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힘겨운 고통에 휩싸여 살지만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말기 암 환자가 진찰을 받으러 왔다.

박사는 만약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남은 기간 뭘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녀는 세계일주라고 했다.

박사는 그 계획을 실천에 옮기도록 적극적으로 권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식 엽서를 보내라는 당부를 한다.

며칠 후 환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파트와 자동차를 팔고 여행을 떠났다.

약속대로 엽서는 오는데, 한 번, 두 번, ... 6개월이 지난 후에도 카드는 날아온다.

그리고 1년 후, 그 환자는 세계 일주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진찰을 받으러 왔다.

임상 진단과 여러 가지 검사 결과, 암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즐거움이 면역 체계와 투지를 강하게 한 것이다.(45)

 

일체유심조...

심리적 불안감이나 좌절감이 인체의 호르몬 조절에 관여하는 것은 명백하기 때문에,

즐거운 심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질병의 예방과 치유에도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카프만의 삼각형'도 의미심장하다.

간호사, 복지사, 교사, 의사처럼 남을 돕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완전히 지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피해자에 반하여 그들은 '구원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구원자들은 피해자들을 돌보느라 지치게 되면,

오히려 본인이 상대를 괴롭히는 가해자가 되거나 아니면 자신이 피해자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본래 피해자이던 사람이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을 괴롭히는 가해자의 역할을 하게도 된다.

한 사람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역할의 변화가 오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57)

 

잘못된 부모 자식 관계, 비뚤어진 부부 관계,

돌이키기 어려워지도록 막가는 사제관계... 여기서 구원자의 역할을 가진 이들은...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때론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역설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커피를 마시고,

수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다를 떨고,

책을 좋아하면 책을 잡고, 티비를 좋아한다면 리모컨을 잡으면 된다.

 

즐거움이란 감각의 깨어남, 긴장의 완화, 활발한 창의력과 의사소통 등의 결과로 나타난다.

또한 기쁨, 안정을 통한 행복 추구, 내적 평화, 온화함, 믿음, 희망 등으로 이어져 삶을 풍요롭게 하고

스트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없다.

무균실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혈액암 환자처럼 특수한 케이스인 거다.

스트레스를 받아 넘기느냐, 받아 열받느냐...가 '훈련'과 '습관'으로 극복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이 책의 과제다.

 

힘든 일을 겪고 있으면서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것은 어리석다.

그렇잖아도 힘든 순간에 즐겁지 않은 일을 하나 더 보태는 것.

작가의 충고.

담배를 끊는 일, 다이어트 등의 결정은 더 평온한 때, 이를테면 휴가 중에 하도록 미뤄 두라는 것.

 

즐거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가 의사 소통이다.

소통은 환자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정서적 지주가 된다.

나아가, 더 보편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정서적 지주가 된다.

두려움, 절망감, 원한 등 감정이나 자신에 대한 나쁜 이미지는 종양을 키우기 좋은 토양이 되는 반면,

기쁨, 안정을 통한 행복 추구, 내적 평화, 온화, 믿음, 희망은 삶을 풍요롭게 하고 치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174)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냐... 라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먹고 살자던 시절은 지났다.

행복하자고 사는 시절을 만들어 가야할 만큼의 풍요로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즐거움을 위한 훈련도 필요할 것이다.

 

미소를 띠자.

미소는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가장 신비로운 메시지라고 장 디디에 벵상이 말했단다.

미소를 받은 사람은 상대방에 대해 이해심과 호감이 생긴다고...

 

법정 스님이 늘 친절을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상 스님 당신께선 잘 웃지 않으시더라마는... ^^

 

퇴직하는 사람에게 절대로 묻지 말아야 할 질문.

앞으로 뭐 할 겁니까? 란다.

대개는 당사자조차 뭘 할지 모호한 시기를 지나는데,

이 질문 속엔 '우리는 하는 일에 다라 존재하지, 우리가 어떤 사람인가는 중요치 않아.' 하는 생각이 들어있다고 한다.

 

이렇게 대답해야 한단다.

앞으로 뭐 할 겁니까?

나는 살 겁니다! 하고.

ㅎㅎ 통쾌하다.

나는 살 겁니다!라니...

 

연금 생활자도 이렇게 말해야 한다.

이전에 나는 일을 한 대가로 월급을 받았죠.

지금은 인생의 봉급을 받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 받는 연금이 아니라, 인생의 봉급...

이것이 우아하게 나이 먹는 연습이자 원숙함과 지혜를 소중하게 여기는 변화가 될 것이다.

 

늙으면 죽어야지... 란 생각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충만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준다...는 긍정적 생각으로 변화시키는.

 

기쁨이 삶을 빛나게 한다면,

그 때 누리는 즐거움은 치유 효과를 가지고 있음이 이 책의 주제다.

 

외향적인 사람은 가벼운 대화에 능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은 깊은 주제에 적합한 대화를 나눈다.

사람은, 모두 장점이다.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는 법이니 말이다.

 

즐거움을 연습하기.

그것도 하루에 '적어도' 네 개의 즐거움을...

수십 개의 즐거움을 얻는 일도 행복한 일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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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01-19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뭐할건데? - 퇴직 10년 남은(안 잘릴 경우 임금피크제까지 적용해서) 남편에게 만날 하는 얘기였어요. 뜨끔하네요. <살 거야!>라는 맹랑한 답변 하나 준비하지 못한 남편에게 절대 그런 질문 안 할게요. '당사자조차 뭘 할지 모호한 시기'를 십 년이나 앞당긴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글샘님 여전하시네요. 겨우 알라딘에 접속하긴 하는데, 성실할지는 장담 못 해요.

글샘 2012-01-19 21:37   좋아요 0 | URL
그런 물음 하면 안 된답니다. ㅎㅎ
제는 제 맘대로 쓰고 싶으면 쓰는 그런 공간으로 여길 선택한 거예요. 성실할 필요도 없고 말이죠. ^^
가끔 들어오시면 찾아 주시길...
 
법정 스님 숨결
변택주 지음 / 큰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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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법정 스님의 숨결을 느끼다

 

 

법정 스님의 곁에서 오랜 동안 인연을 맺고 법석의 사회를 보시던 분이

법정 스님의 숨결을 느끼기 위해 만든 책이다.

 

현 대통령 각하께옵서도 휴가철이면 즐겨 읽으셨다던 무소유의 역리는,

사실 평범한 인간들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법정 스님의 성깔로도 무소유를 실천하시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워낙에 유명해지다 보니 비판 아닌 비판들도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 스님의 진가는 유신 시대의 시퍼렇던 칼날 아래서도

꿋꿋하게 바른 소리를 내셨던 데 있지,

스님의 말년에 산골에서 홀로 사셨던 데 있지만은 않아 보인다.

물론 스님의 무소유란 책과 오두막 생활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겠지만,

그이보다 더 큰 스님들은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님과 관련된 일화들, 또는 독서의 경험을 도란도란 적고 있는데,

법정 스님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도 한 책이다.

 

마지막 부분에선 자신의 이야기도 조금 넣었다.

다석 유영모 선생의 이야기가 잠시 나오는데 인상 깊다.

오늘을 '오! 늘~'로 생각한다던, 매 시간 깨어있던 예수님의 제자 유영모 선생의 국어 활용은 늘 연구 대상이다.

오늘 하루를 감탄하면서 맞고, 늘 변함없이 깨어있다면,

부처님의 법을 들을 필요도 없이,

그냥 부처이리라.

 

부처님 오신날의 법문이 인상적인데,

스님은 늘 '부처님이 오시는 날'로 다시 푸셨단다.

부처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일반명사라시면서...

 

너, 네가 부처임을 알면,

오늘 또 한 분의 부처님 오신 거 아닌가 말이다....

 

------------ 고칠 곳

 

128. 상이군인...을 상의로 잘못 적었다. 상이는 傷痍... 다칠 상, 상처 이... 다쳐서 상처를 입은 군인이다.

 

178. 전도몽상의 한자가 틀렸다. 傳이 아니라 顚이다. 顚倒夢想은 반야심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 심무가애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구경 열반이라...

보리살타는 반야바라밀다의 진리에 의지하여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다.

뒤바뀐 헛된 생각을 멀리 하니 마침내 열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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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4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샘 2012-01-14 23:58   좋아요 0 | URL
ㅋㅋ 변택주란 사람, 책 한 권 더 냈던걸요.

제목은 가관입디다.

<법정, 나를 물들이다>...

스님께서 절판을 하라고 하신 뜻을...
이렇게 울궈먹고 있는 사람도 있으니... 세상 참 웃기죠.

혜덕화 2012-01-1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보관함으로 옮깁니다.

글샘 2012-01-14 23:59   좋아요 0 | URL
글은 좀 읽을 만 한데요...

법정 스님을 이렇게라도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법정 스님의 책을 절판시킨 와중에,
이런 상술이란... 좀 씁쓸~ 합니다. ^^

스님의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이런 책 읽노라면...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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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출간된 이후 엄청 반향이 컸다던 책인데,

사두고는 워낙 두툼한 무게를 핑계로 미뤄두던 차에,

외부와 단절된 감금 상태에 일주일 가량 들어가게 되어 이참에 마음 속 모터사이클이나 당겨볼까 싶어 들고가서 찬찬히 읽었다.

 

실제 경험과 허구적 창작이 두루 섞여 있는데,

1970년대의 분위기, 그러니까 히피 문화라든가,

동양적 '선' 문화에 대한 동경 같은 뉴에이지 문화가 짙게 깔려 있는 책이다.

 

작가는 기본적으로 모터사이클이라는 기계적 서구 문명에서 출발한다.

모터사이클.

자신을 돌아보기에 적합한 도구다.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은 두바퀴로 달리는 도구이므로

노면 상태가 온몸에 그대로 전달된다.

노면이 울퉁불퉁하면 몸이 심하게 흔들리게 마련이고,

조금만 날씨가 궂어도 온몸에 찬바람이나 눈비가 들이닥치는 것.

 

인간은 이토록 세상에 민감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또 인간의 실존을 넘어선 '일반성' 탐구에도 열기를 식히지 않았다.

그리스 철학자들의 '가치에 대한 탐구'에 대한 이야기들은

모터사이클을 몰고 다니는 실존의 부조리를 넘어선 '일반화'에 대한 탐구에 가깝다.

그는 이것을 이런 말로 표현한다.

 

그는 사물의 의미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아니라

사물의 존재 자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105)

 

그래서 그는 '선' 대신에 '모터사이클'을 들이민 건지도 모른다.

 

베트남 전쟁이 벌어지고, 반전운동은 격화되고,

히피 문화와 더불어 실존주의가 지배하던 세상에서,

정신 병원에도 들락거리던 작가는

<사물들이 현재 여기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렇지만 그의 글에는 재미있는 구절도 많다.

 

그녀에게는 상대방이 하고 있는 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특수한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다.

여자인 것이다.

 

음... 여자를 좀 아는군. ㅎㅎ

 

작가는 한국의 미군정기에 체류 경험이 있는데,

<긍정을 뜻하는 고개의 끄덕임과 아니라는 부정의 말 때문에 혼란>스러웠다는 말을 한다.

아마, 한국어의 '부정의문문에 대한 답'과 관련된 이야기일 것이다.

 

영어에서는 '밥 안 먹었어?'란 질문에,

먹었으면, 예스, 안 먹었으면, 노라고 대답하지만,

한국어에서는 '밥 안 먹었어?'에다가,

먹었으면, '아뇨, 먹었어요.'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거고, 안먹었으면 '예, 안먹었어요.'하면서 도리질을 할 거다.

아래 주석도 이상하게 풀어 놓았다.(221쪽)

 

그는 정신의 '고산 지대'를 이야기하면서

<고산 지대는 나름의 간명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고,

우리는 고산지대의 희박한 공기에 익숙해져야 하듯 불확실성에 익숙해 져야 한다.

또한 엄청난 고도에 익숙해져야 하득

엄청나게 고고한 질문에 익숙해져야 하고, 또 이들 질문에 대한 예사롭지 않은 답변에도 익숙해져야 한다>(229)

는 이야기도 한다.

 

영혼에 대한 탐구에서 언제나 불확실성과 질문의 연속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이리라.

선문답을 생각한다면, 그의 이런 이해 내지 오해에도 고개가 끄덕여 진다.

 

그 답답함에 대하여, 그는

<마치 조각 그림 맞추기 놀이에 필요한 그림 조각들을 몽땅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하나 만지작거리가만 할 뿐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대답은 <걱정할 거 없어, 그냥 계속 그 길로 가>인데도 말이다. (233)

 

서구 사회가 합리적인 이성으로 세상을 보려 했지만,

결국 부조리 투성이인 세상에서 헤매는 실존의 위기를 닥쳐,

<우리의 위기는 기존의 사유 형식이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기에 부적절하기에 야기된 것>이란 결론을 내린다.

그 부적절한 위기의 경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가지의 차원이 아닌 뿌리의 차원>에서 확장이 일어나야 하리라는 것도.

 

세상의 지적인 것들을 <반듯하게 각이 져 있음>으로 정의하는데,

그것들은 <부드럽고 유연한 히피적인 것>과 상반된다.

훌륭한 정비사와 형편없는 정비사의 차이는

<쓸모있는 사실과 쓸모없는 사실을 선별해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결국 혼란스런 현대사회에서 훌륭한 정비사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낭만적 차원의 확장>을 선별할 줄 알아야 한단 거겠지.

 

그렇지만 그 선별 역시 <각이 져있음>은 아니다.

정말로 당신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은

당신을 꼼짝 못하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해답을 지식이라는 이름의 화물칸들을 차례로 뒤져 찾으려 하는 마음... 이란다.(507)

그 모습을 드러낸 채 기차의 맨 앞쪽에 있는 바로 그 해답을 이처럼 엉뚱한 데서 찾으려 하는 어리석은 마음...

 

결국 '선' 적인 마음의 평정,

그대가 결국 궁극의 현실이니라(우파니샤드) 하는 것.

한국에서 본 성벽이 일깨워주는 것처럼,

모든 것의 중심부에 고요함이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작업.

 

그는 '기'로 가득찬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는 시간 낭비하거나 마음을 졸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인식 기차 맨 앞에 자리잡고 무엇이 선로를 따라 오는지 살피고,

무언가가 다가오면 이와 마주하는 그런 사람이라고 표현한다.(537)

그의 표현은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형상화에 성공하고 있다.

 

진정한 해답의 직시에 성공하려면,

옛날의 견해를 제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한다.

자존심이라는 '내재적 덫'도 제거해야 하며,

'예-아니요'의 가설 인정 또는 부정의 태도를 버리고,

'무'의 답변으로 성장할 것도 제시한다.

<무>는 답변이 가설 저 너머에 있음, 그리고 현실을 자극하는 현상임을 드러낸다.

 

이런 모든 생각들은 <지식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들은 <패턴>이다.

패턴은 나 자신보다 거대한 것이고, 우리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또는 우리 누구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연결하고 있다.(743)고 정리한다.

 

30년 전에 나와서 유명해진 책이긴 하지만,

마음 속에 모진 돌풍이 휘몰아칠 때,

이런 책을 끌안고 숨을 고르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다.

 

모터사이클을 정비하면서 작은 부품 하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듯,

삶의 여정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 하나에도 관심을 가지되,

그 사건의 진면목이 어떤 것인지를 바로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하므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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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2-01-14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고 모터사이클을 꿈꾸었더랬지요.
모터사이클은 고사하고, 자전거도 헤매고 있으니 한참 요원한 일일것 같습니다.
전 이 책을 판본을 달리하여 두 번을 읽었어요.
두번 다 이 사람의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보다는,
이 사람의 정신세계를 둘러싼 인간관계에 마음을 빼았겨서...툴툴거렸었지요, 아마도~.
샘의 이 리뷰를 읽으니...이제 쫌 객관적이 되는데,
그래도 책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안들고,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체 아저씨 영화가 다시보고 싶다는~

글샘 2012-01-15 00:02   좋아요 0 | URL
ㅎㅎ 한국에선 모터사이클 안 돼요...
자전거보다 모터사이클이 쉬운데요. ^^ 부르릉 잘 가니깐...
그냥 자동차 운전으로 만족하시길...

저도 이 책을 다시 읽어야겠단 생각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지겨운 합숙 캠프에 들어가서, 오랜 시간을 지긋이 읽기에 좋은 책이었죠. ^^

저도 이 책 읽으면서 체 게바라의 ~다이어리가 생각났습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1970년대의 유행... 거기 방점을 찍고 읽어야 할 책 같더라구요.
 
엄마 수업 -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우리 아이 지혜롭게 키우는 법
법륜 지음, 이순형 그림 / 휴(休)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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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명문대 진학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재력이야 당연하지만(잘 사는 집 아이가 잘 되는 건 뭐 당연하다.)
엄마의 정보력은 좀 무섭다. 엄마가 아이를 얼마나 닦달하느냐...
거기다 아빠의 무관심에 이르면 까무러칠 지경이다. 공부는 고3돼서 하면 된다는 둥, 건강이 최고라는 둥... 이러면 안된단 말. 

그렇지만, 이렇게 하면 명문대 갈지 모르지만, 훌륭한 인간 되긴 애저녁에 그른 거다.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한다.
송아지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그런 것 같다.
심리적 언덕이 있으면 아이는 크게 방황하지 않을 수 있다. 

법륜 스님의 육아법에 대한 교훈은 간명하다.
엄마가 사랑을 듬뿍 주어라.
청소년기에는 지켜봐 주고, 성인이 되면 독립을 시켜라.  

그렇지만 아이는 늘 그렇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그때 그때 다른 것이지, 아이들 기르는 데 하나의 길만 있는 건 아니다.
앞이 안보이는 아이와 다리를 못쓰는 아이를 같이 취급할 순 없는 것이니 말이다.
나도 아이를 길러보니, 아빠보다 엄마의 역할이 훨씬 중요하고 무겁다.
아이에게 엄마는 그야말로 바다이며 탯줄 그 자체다. 

엄마가 아이를 믿어주고, 지켜봐 주는 일, 그리고 독립을 위하여 끝없이 대화하는 일...
학원을 알아 주고, 과외 선생을 붙여주는 일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문제는, 부모가 마음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옳고 또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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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안단테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지음, 김병순 옮김 / 돌베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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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는 서른네 살이라는 나이에 유럽 여행 중 미확인 바이러스성 병원체에 감염되어 전신 마비의 병을 얻고 요양하는 여성이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숲에서 발견한 달팽이 한 마리를 제비꽃 화분에 얹어 주는 것에서 이 이야기는 시작한다.

달팽이의 삶에 끼어든 작가는 안단테 안단테로 진행되는 달팽이의 생활상을 관찰하면서 삶의 핵심부로 다가선다.

외로운 요양의 시간에 삽입된 달팽이의 삶에 대한 관찰은 작가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는다.

삶에 대한 관조와 느림에 대한 깨달음, 욕심없이 다만 이 순간을 아주 느린 속도로 움직일 따름인 달팽이의 무관심을 만나면서 작가는 종교에 가까운 마음의 평정을 얻게 된다.

드디어 달팽이 연구자가 되어 온갖 자료를 뒤적거린 끝에 탄생한 이 책의 가치는, ‘느리게 사는 삶의 소중함’을 역설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지, 얼마나 큰 난관을 헤치고 가야할지, 또는 달성해야 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말고 바로 네 같에 있는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하라.

그것으로 그날 하루를 만족하면서.(윌리엄 오슬러 경, 내과 의사)

  삶에 대하여 늘 배고파 하고 더 알고자 하는 현대인에게 이런 가르침도 필요하다.모든 사람들이 늘 배고프고 늘 어리석음에 골머리를 썩인다면, 만족을 모르는 고통의 삶이 눈앞에 가득 기다릴 뿐이다. 

나는 어떤 바위까지 가기로 했어.

그러나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 동이 틀 게 분명해.

그 바위에 다다르면

거기 어디 갈라진 틈에 들어가 잠을 자리라.(엘리자베스 비숍, 왕달팽이)

 

달팽이에게서 배우는 미덕.목표를 향해 꾸준히 정진하는 느긋하면서도 지긋한 인내심.
그리고, 그 삶의 목표는 느리게 삶의 맛을 음미하며 달콤한 잠을 자는 것.그런 삶의 행복에 대하여 깨닫는 것. 

(달팽이는) 마치 카펫 위를 걷는 것처럼, 이러한 점액위로 나아간다. (올리버 골드스미스, 박물학자)

잔물결이 일렁이는 것처럼 너무도 정교하게 수축하는 덕분에… 달팽이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표면도 쉽고 편안하게 기어넘을 수 있다.(헉슬리, ‘실용 생물학’ 중)

 

세상을 관찰하며 배울 수 있는 것은 끝없이 많다.
그러나 그 관찰의 결과를 삶에 옮겨올 지혜를 가진 이는 적어 보인다.
책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용의주도함과 통찰력은 (달팽이의) 생각에 담겨 있는 것처럼 보인다. 느릿느릿 기어다니는 달팽이의 모습은 그 얼마나 위엄 있고, 생각이 깊고, 진지하며 수줍어하면서도 동시에 단호하고 자신만만한가! 정말로 달팽이는 내면에 깊이 잠자고 있는 숭고한 정신의 상징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로렌트 오켄, ‘자연 철학의 요소’ 중)

 

통찰력과 숭고함.

최고의 찬사를 달팽이에게 바치는 이 책은,

걷기 예찬, 자연 예찬에 따르는 달팽이 예찬의 최고봉이 될 것이다.

 

되도록 자주 은폐된 장소에 숨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잘하는 것이다.(토니 쿡, 육상 연체동물의 생물학)

 

인생은 잘 살아야 한다.

잘살기 위해서 헐떡이는 것은 잘못 사는 것이다.

드러난 곳에서 중뿔나게 성취감을 내세우며 살기보다는 자기만의 장소에서 자기가 즐기는 인생을 창조할 줄 아는 것도 최고의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의 산책길을 걷게 되는 것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행복감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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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1-0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홋, 별 다섯개...
제가 이 책이 너무 맘에 들어서, 저도 하나 사고, 다섯분한테 선물 드렸거든요. (제가 책선물 잘 안하는데두 말이죠)
그런데 글샘님께서 별 다섯개 주셨네요, 저는 아직 읽지도 못 하구~ ^^

왜 제가 뿌듯한거죠?

글샘 2011-11-04 21:00   좋아요 0 | URL
달팽이를 이뻐하시죠? 그럼 닥치고, 읽어 보세요. ㅎㅎ
삶을 느리게 사는... 그래야 하는 이유를 배우게 됩니다. 열받지 말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