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판매 주식회사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2
로버트 셰클리 지음, 송경아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이런... 마지막 반전이 충격적이라고 하면서 역자의 말을 서문에 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역자 서문을 착각하고 작가의 서문인줄 알고 읽었다가 반전을 이미 파악하고 말았네요. -.-;;

암튼, 주인공인 토마스는 교통사고로 즉사를 하지만 미래에 시간여행 기술로 다른사람의 몸으로 부활하게 됩니다. 22세기의 미래는 육체적인 죽음뿐만 아니라 마음의 죽음에 대해서도 정의를 하는데,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몸으로 생명을 이어가거나, 기계적인 수단으로 내세에 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명을 이어가는것도, 내세를 보장받는것도 가진자의 특권이더군요. 가지지 못한자는 자신의 육체를 팔아서 내세를 보장 받거나, 내세를 보장받은 이는 자살을 위해 자신을 사냥할 사냥꾼들을 고용하기도 하지요. 때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기도 해서 사람들을 납치해 그들의 몸으로 환생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참 울적하더군요. 점점 과학이 발전해가지만 사람들은 점점 인간적인 모습에서 멀어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토마스가 내세의 존재를 믿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솔직히 뜻밖의 놀라운 반전이라기 보다는 허무한 반전이인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얼토당토해 보이는 유령, 좀비, 폴터게이트 같은 것들이 미래에서는 너무 당연시 되는 상황이 꽤 재미있는 소재인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신들의 사회'가 떠올랐습니다. '신들의 사회'도 사람의 정신을 이용해 불멸의 삶 혹은 환생의 개념에 대해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신들의 사회'가 '부라판매 주식회사' 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고 마음에 드셨다면 '신들의 사회'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 이름이 아니더라도 나비 혹은 나방을 뜻하는 제목인 '파피용'이라는 제목과 푸른 나비의 모습에 이끌려서라도 이 책을 읽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작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것도 무시하지는 못했습니다.

14만4천명이라는 사람들을 실고 지구탈출이라는 것만으로도 무척 흥미진진했습니다. 초반에 중요인물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 과정도 짧지만 강하게 잘 설명하고 있고요. 솔직히 14만명을 실은 우주선이라는 규모가 상상이 되지 않아요. 1000년이라는 세월을 예정으로 한 여행이었기에 그 시대까지 남을 인구를 위해 산정된 인원이라고 하지만, 그 큰 숫자에 저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파피용'이라는 상징은 희망을 나타내고 있지만, 왠지 불안하더군요. 그 불안감은 여실히 우주선 내부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아무리 공격성향이 적은 사람을 뽑았지만, 인간들이 있는 사회에는 어김없이 권력과 종교등이 생기면서 지구와 똑같은 현상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1000년이라는 세월속에 지구에서 겪는 일들을 모조리 겪고 6명의 인간만이 남았다는 상황이 울적하더군요.

이브는 그 모든거을 예상했는지, 2인용 소형우주선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는 희망보다는 절망적인 미래를 보았는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결말은 또 되풀이되는 지구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살짝 기독교를 연상케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제가 이 책을 읽고 우울한것은 인간이 전혀 변하지 않은채, 또 다시 지구를 세우고 멸망시키고 다시 탈출을 감행하게 될거라는 점이예요. 여러개의 지구를 만들지만 그 지구를 온전히 지키지 못하는것이 인간이라면 차라리 탈출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적어도 그렇게된다면 다른 지구는 지킬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단지 인간종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종과 다른별을 희생시키기에 인간의 가치가 너무나 보잘것 없게 느껴져서 말입니다.

암튼, 그 절망 때문인지 이 책을 별넷을 주지 못했어요. 제가 희망을 바란다는것이 너무 터무니 없는것일까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쿼런틴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4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확실히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친절한 책은 아니랍니다. 독자가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때론 책이 독자를 고르기도 하지요. 솔직히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면 읽으려고 시도도 하지 않았을거예요. 그냥 행복한책읽기의 SF시리즈가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전직 경찰관이자 사립탐정인 닉은 정신지체 여성이 병원에서 사라져 그 행방을 찾아달라는 익명의 의뢰를 받고 사건에 개입하게 됩니다. 사실 밀실이나 다름없는곳에 사람이 사라졌다는 사건만으로도 꽤 흥미로운 추리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배경이 미래의 어느날 갑자기 우주공간에 버블이 나타나 지구와 행성간의 공간을 차단해 더이상 밤하늘에 별이나 달을 볼수 없게 만들었다는 시대적 배경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왠지 로라와 버블과 상관관계가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미래 시대에 걸맞게 생소한 단어들로 머리가 어지롭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곧 익숙해지면서 미래사회에 대한 경의로움이 들더군요. 뇌보다 훌륭한 컴퓨터가 없듯이 각자 개인의 뇌가 자신의 컴퓨터화가 되어 데이터가 분석되고 때로는 영화 매트리스에서 보여주었던 프로그램을 머리속으로 입력해 바로 정보화시키는 능력들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전직 경찰로 경찰로써의 의무를 지키기위한 프로그램들이 인간성을 말살시킬 부작용이 있고, 실제 그는 자신으로 인해 아내를 잃었지만 아내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감상적으로 살기보다는 아내의 홀로그램을 자신의 뇌에 입력해 함께 생활하고 그것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암튼, 초반의 추리소설적인 요소는 닉이 로라를 만나게 되고 앙상블이라는 조직에 충성모드라는 프로그램이 입력되면서 학술서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양자역학에 대한 설명을 직가는 되도록 쉽게 설명하려했겠지만, 워낙 어려운 학문이라 읽는데 버거울정도였어요. 하지만 꾸준히 읽다보면 어느정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들이 이해되며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외계인이 지구인을 공격하는 것이 많았던것에 비해 지구인의 관찰만으로 미지의 어느세계가 멸망하게 한다는 이론이 무척이나 허황하게 들리는 한편 그런 지구인으로부터의 학살을 막기 위해 외계인은 버블이라는 장막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확산과 수축. 이 책에서 가장 이해해야하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나는 끊임없이 분열되고 그 중에 확률이 맞는 사람만이 남으며 나머지는 학살(?)되는 괴로움. 끝없는 확률 싸움속에서 그것을 컨트롤할수 있는 사람이 로라이고, 로라의 그런 능력을 모드화하려는 계획은 사실 그들이 생각지 못했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마지막 세기말적 모습은 꽤 강렬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인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 닉은 하지만 이것조차 아직도 확산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세계가 아닐까? 의심할때 저 역시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웠지만 읽고나서는 또 다른 생각을 배운것이 즐거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세계 - 옹기 SF 세계명작 0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장석진 옮김, 이태영 그림 / 옹기장이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아서 코난 도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셜록 홈즈가 아닌가 싶네요. 그런 그가 다른 작품을 그것도 SF작품을 썼다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어릴적에는 공룡에 대한 관심도 참 많았어요.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무리가 한순간에 멸종되어 버린다는것이 왠지 아쉬웠고, 그래서인지 아마존 어딘가 사람이 닿지 않은 곳에 공룡이 살고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상을 나 혼자가 아닌 꽤 유명한 작가가 했다는 것이 반가워서 읽게 된것인데, 허무맹랑하게 느낄수도 있는 이야기는 그의 필담에 사라지게 됩니다. 비경SF소설의 최고라 할수 있답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탐정소설이 아닌 또 다른 작품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요람
커트 보네거트 지음, 박웅희 옮김 / 아이필드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왠지 불길해보이는 책표와 소름끼치는 제목만으로 읽고 싶은 마음이 확 들었는데, 커트 보네거트의 작품인지라 안 읽을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그런 설레이는 마음과는 반대로 책을 처음 접하는 순간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갈피를 못잡고 방황했습니다.

종교서적을 읽는듯한 난해함에 초반부터 무척 어렵군... 처음부터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며, 거짓말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종교서적을 보면서 과연 이 책을 끝까지 읽을수 있을까?하는 의문마져 들더군요.

한 기자가 원자폭탄을 만든 과학자를 인터뷰하면서 그 과정을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사실 초반에는 히로시마의 원자폭탄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다루는 종교서적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어느정도 이야기가 정돈되면서부터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기 쉬워졌습니다.

원자폭탄을 만든 과학자는 자신이 엄청난 살상무기를 만들었다고 인식을 하지 못합니다. 그는 순수한 과학적인 열의로 아니 순전히 그의 호기심과 흥미로 원자폭탄을 만든것이지요. 바로 Cat's Cradle(고양이 요람)이라는 실뜨기놀이처럼 심심풀이로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냅니다.

악의적인 목적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더욱 위험한 인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악을 모르는 아이가 잡은 파리의 날개를 뜯어내며 노는 것처럼 더 잔인한 법입니다.

해병대 장군이 진흙을 없애달라는 부탁 때문에, 순수한 과학적인 열의로 '아이스 나인'이라는 엄청난 물건을 만들어냅니다. '아이스 나인'에 전염된 모든 물질은 급속도록 냉각되고, 그것과 연결된 모든것도 함께 냉각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과학자의 자녀들의 실수로 지구는 빙하시대를 맞게 되지요.

사실 세 자녀들이 만들어낸 실수는 자신들의 행복을 추구하고 싶어하는 욕망 때문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고, 위안을 받고 싶었던 그들을 그래서 나무랄수는 없더군요. 덕분에 인간은 종말을 맞게 되지만...

지구의 종말이 시작된 곳이 바로 냉소적이고 장난스러운 '보코논교'라는 종교를 만들어낸 섬입니다. 그리고 기자는 그 종교와 함께 자신이 겪은 믿을수 없는 이야기에 대해 마지막으로 전하게 될 인물입니다.

커트 보네거트의 작품을 읽다보면 그가 얼마나 냉소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전쟁시대를 살아본 사람이라면 인간세계가 얼마나 추악한지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을테고, 그 기억을 씻어내기엔 여전히 세상은 추악하니... 어쩔수 없는것일까요?

암튼, '아이스 나인'이라는 소재가 무척 신선했어요. 손톱만한 알약이 지구전체를 종말로 몰아넣는다는 생각자체가 무척 섬찟하지만, 왠지 인간은.. 그런 물건들을 정말 눈 한번 깜짝하지 않고 만들어내고, 사용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