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이 부시에게 권한 책 '인기 폭발'
[오마이뉴스 김명곤 기자] 지난주 아랍 언론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부시 대통령과 미국인들에게 일독을 권한 미국인 작가의 책이 미 서점가에서 불티나게 팔리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빈라덴의 일독 권유로 뒤늦게 베스트셀러가 된 윌리엄 블럼의 <불량국가>.
윌리엄 블럼(72)이 지난 2000년에 쓴 <불량 국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에 대한 안내서> (The Rogue State: A Guide to the World’s Only Superpower)가 그것으로, 이 책은 1월20일 현재 아마존의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책' 목록 20만5763위에서 26위로 껑충 뛰어오른 상태다. 이 같은 주문량 쇄도는 빈 라덴의 일독 권유가 있은 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아 나온 결과다.

책을 쓴 당사자인 블럼은 몰려든 기자들에게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기쁘다"며, 미국의 다른 나라에 대한 개입이 적을 만들었다는 기존의 비판을 침착하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책에 대한 빈 라덴의 언급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테러리스트 팬들은 거부하며 자신에게 테러리스트가 접촉해 온다면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일반 독자들보다는 진보계열이나 대학 강단에 더 잘 알려진 블럼은 주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해 온 전직 기자 출신이다. 그의 동료들은 블럼을 '대안 저널리스트'로 지칭하며, 그의 저작들이 많은 자료를 모아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역사가적 탐구정신에 의해 쓰여졌다고 평한다. 그는 매달 '반제 보고서'(Anti-Empire Report)라는 이메일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빈 라덴은 지난주 공개된 테이프에서 "만약 부시가 거짓말과 압제를 계속하고자 한다면 <불량국가>라는 책을 읽기를 권한다"면서 "그 책의 서문에는 '내가 대통령이라면 미국의 공격을 멈추게 할 것이다. 첫째, 나는 모든 미망인들, 고아들, 그리고 고문을 당했던 사람들에 대해 사과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영원히 다른 국가들에 대해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할 것이다'라고 쓰여있다" 전했다.

<프로그레시브> 편집자 "빈 라덴의 언급은 이 시대의 서평"

블럼의 팬이자 워싱턴 <프로그레시브 리뷰>의 편집자인 샘 스미스는 "나는 빈 라덴의 언급을 이 시대의 서평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빈 라덴은 어떻게 블럼의 책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까. <불량국가>가 이집트와 레바논에서 아랍어로도 출판되었기 아랍어판을 봤을 수 있다. 그러나 블럼의 책을 전부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정이다. 왜냐하면 그가 인용했던 구절은 <불량국가>에 나온 말이 아니라 블럼 저작선인 <세계를 죽음으로 이끄는 자유: 미 제국에 대한 에세이들>(Freeing the World to Death: Essays on the American Empire)의 뒤표지에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블럼은 9/11 테러사태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할 수 있는 보복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일 <워싱턴 포스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책이나 글의 주제는 '반미 테러리즘'이 미국 외교정책의 결과라는 것이다. 미 정부의 행위가 전 세계인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테러리즘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테러리즘은 수많은 정신병자들만이 저지르는 행위는 아니다. 우리가 같은 실수를 계속 되풀이한다면 소위 말하는 '테러에 대한 전쟁'은 마약에 대한 전쟁처럼 실패할 운명에 놓여 있다."

블럼은 이 책의 '왜 테러리스트들은 계속해서 미국을 괴롭히는가?'라는 장에서 미국이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되고 있는 이유를 이란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독재자들에 대한 미국의 지원, 중동에 있는 미군기지의 존속,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문제에서 이스라엘 편을 드는 행위 때문이라고 열거했다. 이와 관련, 그는 "빈 라덴도 이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내 책에 대한 그의 언급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내 주장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미국정책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들이라는 반론에 대해 그는 이라크에서도 미국의 전술로 인해 많은 무고한 시민이 죽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정집을 폭격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시민들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기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위는 테러리스트들의 행위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블럼에 대해 크게 다루지 않았으며 그의 책에 대한 서평도 거의 싣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재야 학자 놈 촘스키는 발간 당시 블럼의 책을 칭찬한 바 있다.

"내 인생의 사명은 야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

현재 블럼의 책 <불량국가>와 <희망죽이기>(Killing Hope)는 영문판만 10만권 이상 팔렸으며, 번역본은 5만권 이상 팔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블럼은 "미 제국주의를 끝장내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 적어도 야수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자기 인생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야수는 전 세계적 고통의 원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전을 준비하고 있었던 2002년 가을, <뉴욕타임스>에 이라크 전을 반대하는 전면광고 게재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하나기도 하다.

폴란드 출신 이민자의 아들인 블럼은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으며, 1960년대 중반 미 국무성에서 낮은 직급의 컴퓨터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당시 공산주의에 반대하며 외교관이 되고자 했던 그는 베트남 전으로 인해 생각이 바뀌어 국무성을 떠났다. 그는 이후로 반체제 성향의 <워싱턴 프리 프레스>(Washington Free Press)를 설립하는 데 일조했다. 독일인 아내와 이혼한 후 혼자 살고 있으며 집에서 저술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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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싱글들을 위한 설연휴 추천도서

올 연휴 TV에는 ‘성룡’과 ‘맥컬리 컬킨’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특별히 할 일 없는 싱글이라면 비슷비슷한 레퍼토리에 싫증 날만도 하다.

복잡한 극장가도, 이것저것 묻는 친척들의 질문세례도 피하고 싶다면 연휴 친구로는 `책‘이 최고다. 평소 경제경영서와 자기관리, 처세로 단단한 자신을 만들기 위해 단련의 시간을 가져봤다면 연휴만큼은 심신에 ‘영양주사’ 한 대 쯤 놓을 수 있는 책을 펴보자.

’가능한 한‘ 가장 편안한 자세로, 따뜻한 차 한잔과 앙드레 가뇽의 음악을 배경 삼아 책장을 열면 독서란 자신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처방전’ 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연작

도쿠가와 이에야스(솔. 2000) : 연휴 3일간 ‘극한’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여전히 가장 많이 대출되고 있는 책. 32권이라는 방대한 분량도 겁먹게 하지만, 수많은 등장인물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완독 했을 때 읽은 이의 시야와 사고는 달라진다. 최근 5권은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2006)로 나왔으니 전권 원작이 부담스러운 이라면 만화부터 접해보는 것도 좋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오래된미래 2005)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MBC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탄생시킨 파생작품 중 하나. 시인 류시화가 엮어낸 시묶음이다. 작자미상의 시와 이야기 토막이 주는 다양한 감동과 의미가 담긴 종합선물세트. 지친 심신을 위한 영양주사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비소설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김영사. 2005) :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방황으로 괴로운 이라면 읽을만한 책. 사하라 사막 여행을 감행했던 저자의 20대에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 일에 괴로워하고 초조해 했던 불안한 영혼을 위한 ‘발견’의 시간. 사막을 현명하게 건너는 지표를 제시한다.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푸른숲. 2005) :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출퇴근 길 읽어서는 ‘절대’ 안 될 책. 남녀노소 불문하고 흐르는 눈물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목 받을 수 있으니 공공장소 독서는 금물이다. 용서와 화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의 원숙한 시선이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다. 설 연휴 문 걸어 잠그고 큰 티슈 한 통 준비 됐다면 망설이지 말고 책장을 펼쳐 보자. ‘이나영, 강동원’ 주연으로 영화화 될 예정이다.

과학

▲코스모스(사이언스북스. 2004) : 칼 세이건이 남긴 전설의 명서. 전 세계 60개국 6억 인구에게 과학과 천문학을 선물한 책. 발간 된지 20년이 지났지만 독자들의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인류 역사를 바꾼 고전’ 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이, 과학이라면 어렵다고 등 돌리고 살았던 이에게 추천.

인문

▲강의 :나의 고전 독법(돌베게. 2005) : 2005년 출판문화 관련 인사들이 뽑은 ‘올해의 책’. 고전의 중요성과 읽기의 참 맛, 깊은 소양으로 바라본 저자의 해석이 눈부시게 빛난다. 읽고 싶었으나 ‘시간상’ 미뤄왔던 이라면 올 연휴, 마음잡고 펴 볼 만한 가치 있는 책.

만화

▲20세기 소년(학산 문화사. 2002) : “우라사와 나오키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직도’ 읽지 않은 이라면 주저 없이 추천.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마력’ 때문에 그 밖의 할 일과 약속 모두를 망각하게 되니 연휴에 읽기 안성맞춤이다. 완간되지 않았으며 2005년 12월 20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21권의 출간을 기다리는 ‘친구’ 독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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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하루 2006-02-01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용~ 싱글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제나 책정보는 감사!

보슬비 2006-01-30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책읽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래요..
 

도발과 금기서 건진 인간희망 ‘그랜드 피날레’

도발과 저항의 작가 무라카미 류의 시선은 늘 ‘건조’ 하다. 복잡한 실타래처럼 엮인 관계들을 응시하는 작가의 시선은 늘 `상실감`과 `외로움`을 향해 있다.

<그랜드 피날레>(대표배텔스만. 2006)의 작가 아베 가즈시게는 무라카미 하루키보다는 무라카미 류에 가깝다. 금기시 되는 소재에 저항해 온 무라카미 류처럼 아베 가즈시게는 `롤리타 취향을 갖고 외동딸에게 집착하는 이혼남의 이야기`라는 도발적인 소재로 아쿠타가와 을 수상했다.

수상작 ‘그랜드 피날레’ 외에도 단편 ‘마구간 아가씨’ ‘신주쿠 요도바시 카메라’ ‘20세기’ 등을 수록하고 있지만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그랜드 피날레’다.

15년간 도쿄의 교육영화 제작사에서 일했던 주인공은 현재 무직이다. ‘미스터리’ 구조를 갖춘 작품은 초입부터 주인공의 이혼사유를 드러내지 않는다. 사랑하는 어린 딸을 애타게 보고 싶어 하는 심정은 감히 ‘롤리타 취향’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들만큼 ‘애절’ 한 것이다.

“아버지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해서 백화점 어린이 의류 매장을 손님으로서 방문 할 권리까지 상실한 건 아니다. 치하루... 딸기 우유와 마이멜로디(일본 만화영화의 주인공)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나의 단 하나뿐인 딸. 길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지면 꼭 아빠의 침으로 소독해야 한다고 졸라대는 나의 사랑하는 딸 치하루”(본문 중)

‘그랜드 피날레’, 즉 ‘위대한 종말’을 꿈꾸는 주인공을 통해 작가는 세상을 비난하거나 조롱하기 보다는 그 안에 ‘풍덩’ 빠져든다.

특정한 직업 없이 때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을 벌며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프리터’들의 생활을 묘사하고, 유행하는 패션, 음악, 영화, TV, 인터넷을 등장시키는 아베 가즈시게는 이런 대중문화의 혜택들이 인간을 점점 건조하게 만들고 이기적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마치 일체의 감정이 ‘제거’ 된 듯한 거리두기는 무라카미 류를 떠오르게 만든다. 자살을 꿈꾸고 있는 초등학생 두 명에게 연극 지도를 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주인공의 삶에서 굳이 작가는 ‘희망’을 강요하지않는다. 큰 다툼 없이 평범하게 지내왔던 아내와 ‘우발적’인 다툼으로 이혼까지 하게 된 것처럼 삶이란, 그렇게 생각지 못한 순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그 안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아베 가즈시게는 신예는 아니다. 1994년 <아메리카의 밤>으로 주목받는 데뷔전을 마쳤지만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몇 차례 상의 후보작품으로 선정 되다 ‘그랜드 피날레’로 수상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문학이 마침내 아베 가즈시게를 따라 잡았다`는 평단의 호평은 단비를 맛보기 위해 지리한 가뭄의 시간을 견뎌온 작가가 마땅히 누려야할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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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먹은 입냄새 퇴치법? 800개 생활상식.
 

데이트 중 맛있는 삼겹살은 먹고 싶은데 옷에 냄새가 밸까봐, 입냄새가 날까봐 먹기를 망설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생마늘을 좋아하는 이라면 고기냄새는 물론 입에서 나는 마늘 냄새를 이성에게 들킬까봐 걱정할만 하다. 이때, `우유`를 마시면 입냄새를 쉽게 없엘 수 있다.

옆에 두고 사전처럼 쓰고 싶은 생활상식 800가지를 담은 <아는 만큼 똑똑해지는 생활지혜 상식사전>(보누스. 2005)에 따르면 마늘 냄새의 원인인 아리신 안에 포함된 활성부분은 우유의 단백질과 결합하면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입냄새가 사라진다.

알기 쉽고 재미있는 인문 실용서를 기획하는 집필자들의 모임 ‘Nihonsha’가 집필한 기발하고 유용한 `생활의 발견` 상식사전인 책은 800가지의 생활 상식을 ▲부엌▲요리▲의류▲인테리어▲쇼핑상식▲건강상식▲생활▲청소▲뷰티▲재활용 등 총 10개 분야에 따라 나눠 실었다.

생활상식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이 나오면 적거나 녹화하기에 바빴던 이라면 이 한권의 800가지 상식으로 삶이 편안해 질 수 있다. 다음은 책에 실린 금쪽같은 생활 상식 몇가지.

“가구나 가전제품 등 비싼 물건을 살 때는 미리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배가 고프면 쉽게 지치게 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급한 마음에 아무 곳에나 들어가 적당히 물건을 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식사를 하고 나면 배도 부르고 마음의 여유도 되찾게 되어 차분한 마음으로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사실 백화점이나 대형 상가에서 쇼핑을 하다보면 평소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나 남자들이 쇼핑을 하면 피곤해 하고 빨리 집에 가자고 조른다. 금강산도 식후경인 것처럼 쇼핑을 할 때에는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여러 보석 가운데 진주는 특히 경도가 낮아서 쉽게 흠집에 생기므로 다른 액세서리들과 함께 보석함에 넣어두면 안 된다. 내부를 벨벳으로 두른 상자나 부드러운 천에 싸서 따로 보관하자. 또한 때가 탔을 때는 알코올로 닦은 뒤 올리브유에 담근 천으로 부드럽게 문지르면 늘 아름다운 광택을 유지할 수 있다.”

“간장에 생긴 곰팡이는 먹어도 큰 해가 없으므로 그대로 떠서 요리에 사용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내키지 않는다면 방금 커피를 막 내린 커피 필터에 걸러보자. 이렇게 하면 오래된 간장도 맑게 변한다.”

“야채를 물에 적셔 신문지로 말아보자. 신문지의 잉크가 야채에 스며 드는것이 신경쓰인다면 종이 타월로 야채를 대충 싼 다음 젖은 신문지로 말아보자. 그 위를 다시 마른 신문지로 말아서 냉장고에 보관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냉장한 경우에 비해 두 배 이상 신선하게 보관 할 수 있다.”

“마요네즈, 냉장고보다 실온에 두는 것이 좋다. 마요네즈는 계란 노른자에 소금, 향신료, 그리고 식물성 기름을 첨가 한 뒤 유화해서 만든 식품이다. 그런데 마요네즈는 유화상태가 유지 되지 않으면 쉽게 상한다. 즉 원료들이 서로 분리되면 썩는다. 마요네즈즈의 유화 상태는 실온과 거의 비슷한 10~30℃ 사이에서 가장 안전하다. 그 이상 혹은 이하의 온도에서는 원료가 분리되기 쉬우므로 오히려 빨리 상할 수 있다.

따라서 냉장고에서 마요네즈를 보관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폴리에틸렌튜브에 담긴 마요네즈는 온도가 10℃ 정도 되는 어두운 곳에 두면 1년은 상하지 않는다. 단 개봉 후에는 냉장고에 넣고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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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난 내 딸 백설공주가 두렵단다


[조선일보 박해현 기자]

그림 형제가 지은 동화 ‘백설공주’는 1812년 발표됐다. 초판본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설공주’와 다르다. 백설공주의 미모를 시기한 끝에 독이 든 사과를 먹인 사람은 못된 계모가 아니라 친어머니였다. 질투에 눈이 먼 친어머니는 1857년 개정판이 나오면서 계모로 바뀌었다.

‘백설공주’는 월트 디즈니의 첫번째 장편 만화영화로 만들어진 것을 비롯해 영상과 무대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동화 중의 동화다. ‘백설공주’는 종종 패러디의 대상이 되지만, 어미가 딸을 독살하려고 한 원작은 그 어떤 패러디보다 충격적이고 흥미롭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인 동화는 원래 민담에서 출발했다. 인간의 내밀하고 근원적인 욕망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서구의 정신분석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종종 동화 분석을 통해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한다. ‘백설공주’ 원작도 그런 의미에서 잘 읽어보면 여성의 무의식을 기괴하게 보여준 것이고, 거기에 살을 붙이면 모녀 관계에 내재된 갈등 구조를 형상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인문 분야 베스트셀러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 미국 심리학자이자 작가인 로렌 슬레이터가 ‘백설공주’를 왕비의 시선으로 뒤집어 본 심리 동화 ‘루비 레드’를 썼다. ‘그때 백설공주의 생리가 시작되고 나의 것은 끝이 났던가? 아니면 남편 역시 나이가 들면서 침대 위 우리 사이에 권태가 점점 생기기 시작했던가? 식욕이 줄었던가? 아무튼 흔히 있을 수 있는 가혹한 현실이 우리에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화 ‘루비 레드’의 화자인 왕비에게 친딸 백설공주는 노화를 깨닫게 하는 거울과 같다. 백설공주가 바로 말하는 거울인 셈이다. 왕비는 난장이들에게 딸을 맡긴다. ‘나는 두려웠다. 그 애가 매춘부가 될까 봐. 임신을 하게 될까 봐, 특히 내 남편의 아이를 갖게 될까 봐 나는 두려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나 자신의 증오와 두려움이 무서웠다.’

자신에 대한 공포와 딸에 대한 애증의 복잡한 감정으로 인해 왕비는 딸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인다. 그러나 동화에서 그랬듯이, 공주는 왕자의 입맞춤으로 살아나 결혼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백설공주는 아이 넷을 낳았지만, 왕자가 바람을 피워 신경쇠약에 걸린다.

백설공주는 친어머니를 찾아와 또 임신했다며 “그런데 난 너무 늙어서 아이를 낳을 수 없어요. 솔직히 아이를 원하지도 않아요”라고 울먹인다. 그러자 어미는 딸에게 “나도 너를 원치 않았단다”고 말한다. 출산의 굴레에 대한 여성의 항변이다.



하지만 그 순간 모녀는 같은 여성으로서 친자매와 같은 우애를 느낀다. ‘이제 나는 딸아이를 이해한다. 딸도 나를 이해한다. 우리는 둘 다 늙고 추하다. 우리는 식탁에 앉아 사과 하나를 나눠 먹는다. 주고받은 사과 한 귀퉁이에는 우리가 베어먹은 자국들이 찍혀 있다.’

이 책에는 ‘루비 레드’를 비롯해 이기적 사랑의 심리를 그린 ‘내 여자 친구의 팔’, 인간의 무모한 욕심을 조롱하는 ‘황금 알’, 부모와 자식의 갈등을 그린 ‘하늘 너머 하늘’ 등 15편의 심리 동화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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