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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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생애 마지막 소설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이자, 작품 속에 담긴 삶의 철학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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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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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줄리언 반스의 장편소설 『떠난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여든의 작가가 직접 공표한 자신의 마지막 책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영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살아 생전 마지막으로 집필된 책이라고 봐도 좋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을 모두 읽었다곤 할 수 없지만 그 특유의 철학적인 분위기에 처음(『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진입하기가 좀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읽으면 읽을수록 바로 그 묘미에 줄리언 반스의 작품을 읽는구나 싶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의 작품이 사유소설로 불리는 것도 이런 부분에서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은 여러 면에서 미국 문학의 대표격인 폴 오스터의 『바움가트너』를 떠올리게 한다. 두 작품이 거장이 자신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되돌아보며 마치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고 독자들과 작별의 시간을 갖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마치 두 커플의 사랑과 이별, 재회와 재이별을 지켜 본 소설가가 그들이 왜 사랑에 빠지고 왜 그들은 또다시 헤어져야 했던가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20대의 대학시절 연인이었다가 헤어지고 40여 년이 지난 60대가 되어 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과거와 같은 결말로 끝이 난다.


두 사람의 결말은 왜 또다시 이렇게 되었던 것일까? 화자이면서 둘의 친구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나는 둘의 이야기를 쓰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결국 이들의 이야기를 쓰게 되는데 이야기를 쓰는데 삶이란 얼마나 아이러니한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고 작품 속 두 연인의 만남과 이별의 연속 속에도 얼마나 많은 엇갈림과 서로에 대한 오해, 이해 받지 못한 생각과 감정들이 존재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두 연인의 사랑 이야기인 듯 했지만 그속에는 마치 나에 투영된 줄리언 반스의 이야기, 그의 평생 업적일 소설가로서의 삶, 친구들의 이야기이나 어떻게 보면 그가 지난 세월 동안 작품 활동 속에서 담아내고자 했던 메시지들의 최종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기에 그의 마지막 작품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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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 -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한국사를 바꾼 31번의 선택
신병주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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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최근 극장가에서 사극 영화 한편이 화제이다. <관상>에서 나오기도 했던 단종을 폐위시킨 수양대군 계유정난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왕과 사는 남자>라는 영화인데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사람이라면 바로 수양대군과 김종서이다.

왕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과 왕을 제거하고자 했던 사람, 너무나 다른 목적을 가졌던 두 사람만큼이나 한국사에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소위 라이벌로 불릴만한 인물들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 삼국시대부터 시작해 조선후기까지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는 책이 바로 『신병주의 라이벌로 읽는 한국사』이다.



한국사 공부를 했기에 인물 그 자체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사를 대표하는 라이벌들이라는 점에서 유명한 인물들이라 더욱 익숙하기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두 사람이 라이벌로 선정되었느냐를 중심으로 내용을 읽어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KBS 「역사저널 그날」, JTBC 「차이나는 클라스」의 사학자 신병주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한국사와 관련한 여러 책을 집필했다는 점에서 더욱 믿고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라이벌로 선정된 두 사람은 어떤 면에서 필연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 라이벌이 서로 경쟁하며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존재라면 이 책에서의 라이벌은 두 개인의 죽고 사는 문제는 물론 심지어는 국가의 운명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선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가장 먼저 나오는 김유신 vs 계백의 사례를 보면 이는 결국 백제라는 국가의 존립과 연결되고 최영 vs 이성계는 조선 건국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라이벌 대결이며 김종서 vs 수양대군의 라이벌 구도는 국왕이 폐위되는 사건으로 이어진다.

라이벌 구도에는 이렇게 개인 대 개인의 대결도 있지만 국가간의 대립도 있는데 고려 vs 몽골이 그렇고 한 집안 3부자의 대립을 담은 충렬왕 vs 충선왕 vs 충숙왕의 사례도 있다.

같은 불교에서도 원효 vs 의상의 대결도 있고 지금의 계급으로 보면 제독에 해당하는 이순신 vs 원균의 대결도 있다. 왕족이나 군신 관계 등의 대립도 있지만 왕실 내 여인들의 대립도 있었는데 인현왕후 vs 장희빈의 라이벌 구도는 드라마로도 많이 제작될 정도이다.

별도로 조금은 색다른 3가지 라이벌이 추가로 소개되니 이 부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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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마, 소슬지
원도 지음 / 한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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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귀신과 경찰의 동거를 그리고 있는, 그렇지만 오싹하지만은 않은 버디 스토리를 담아낸 원도 작가의 작품이 바로 『죽지 마, 소슬지』이다. 과연 무슨 사연이 있길래 이 귀신은 구천을 떠돌며 하필이며 경찰과 동거를 하게 되었을까?

둘의 첫 만남으로 들어가 보자. 경찰로 일하고 있는 변하주는 어느 날 한 빌라에서 변사 사고가 접수되자 출동을 하게 되고 현장으로 가보게 된다. 그리고 그곳의 화장실에서 소슬지라는 변사자와 마주한다. 둘은 나이도 동갑이다.

그런 아찔한 만남 이후 귀신이 되어버린 슬지가 하주가 살고 있는 원룸으로 찾아 온다. 슬지가 왜 여기까지...?



졸지에 귀신이 슬지와 동거동락을 하게 된 하주는 자신만의 공간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서든 슬지를 승천시켜줘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현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민중의 지팡이로도 모자라 구천을 떠도는 귀신의 지팡이까지 되어 줄 판이다.

그런데 슬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이라고 구천을 떠돌고 싶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주의 곁에 있는 것은 그녀가 유일하게 슬지를 볼 수 있고 자신과 대화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지의 입장에서 이런 사람 또 없다.



그렇게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슬지와의 대화 속에서 힌트를 얻어 슬지의 승천을 이뤄주려고 하는 하주다. 이야기는 이렇게 귀산과 경찰, 그러나 동갑내기 두 사람의 동거 속 서로의 사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귀신이 등장하지만 무섭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작품이며 슬지에겐 과연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렇게 되었을까하는 의문 속 하주가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미스터리까지 더해져 은근한 감동으로 나아가는 작품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어느 새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은 어쩌면 두 사람 모두 외로웠던 것일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비록 처지는 다를지언정 연대의 힘마저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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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컨시어지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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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인간관계만큼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싶다. 게다가 일상 속 소소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삶이 참 팍팍하고 괴로울텐데 『거짓말 컨시어지』는 11편의 단편을 통해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눈앞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표제작인 「거짓말 컨시어지」는 우연한 기회에 친해진 지인이 사실은 자신과의 선약 대신 좋아하는 연예인의 야외촬영을 구경하러 가고 싶어하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이 서로가 마음이 상하지 않으면서 선약을 취소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이후 이 거짓말에 이용된(?) 조카의 동아리 탈퇴를 위한 거짓말을 설계해주고 이를 알게 된 또다른 이의 거짓말을 도와주는 식으로 졸지에 거짓말 능력자가 되어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세 번째 고약한 짓」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여직원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생일날」은 하필 이혼한 날과 자신의 생일 겹쳐져 생일이 기쁘지 않은 한 돌싱녀의 생일 찾기가 그려진다.

「레스피로」는 뜻밖에 스페인어가 삭막한 인간관계를 허물어주며 두 사람의 삶에도 변화를 주는 이야기다. 「지나가는 장소에 앉아서」는 부모라면 공감할만한 이야기로 회사 내에서 한 직원 때문에 힘들지만 그걸 표현하기 힘들어 혼자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다스리는 주인공이 10년 넘게 한 축구를 그만 둔 아들이 방황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과 함께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도통 방법을 못 찾고 있던 때에 우연히 아들 역시 자신처럼 지하철역 승강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아들을 기다려주기로 하는 모습이다.

방황하는 아들의 보고 참고 기다려 주는 모습에서 성급하게 아이를 다그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화 후 시간의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인 여학생이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시간을 극복해 보려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가만히 응원하고 싶어진다.

인간 관계라는 것이 어떤 나이 대라도 쉽지 않다. 이 작품 속에는 그렇게 서툴거나 힘들거나 때로는 끊어내고 싶은 여러 사연 속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자신들만의 방식이 그려지는 것 같아 굉장히 인간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다가왔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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