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매기 앤드루스.재니스 로마스 지음, 홍승원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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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를 만나보는 책. 최근 여성의 날을 맞아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꼭 그런 거창한 의미를 두지 않더라도 세계사 자체를 놓고 봐도 충분히 흥미로울 수 있는 이야기라 ‘여성’이라는 키워드에 너무 국한되지 말고 봐도 좋을것 같다.

 

여성의 권리, 페미니즘 등등의 단어가 붙으면 일단 분위기가 다소 과격해질 때가 있다. 서로 니탓내탓이 연이어 나올때가 많다보니 건전한 토론이란 논의가 이뤄지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도 이런 내용을 담았거나 이와 관련된 책을 읽어도 그에 대한 이야기를 서평으로 남기는게 항상 조심스럽다.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또 느끼는 바가 다를테니 말이다.

 

 

책에는 제목 그대로 100가지의 물건들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이 여성이 등장하는 세계사와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지극히 여성 개인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결국 여성이 세계의 한 구성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궁극적으로는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여권 신장이 많이 이뤄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사진 속 모습들을 보면 참 이런 시대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놀랍고 지구촌 어느 지역에서는 여전히 상상도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기에 이 책을 그 나라의 여성들이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싶은 솔직한 궁금증도 든다.

 

한 때 우리나라에도 여성은 남성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던 때가 있어서 결혼 전에는 아버지를, 결혼 후에는 남편을 따르라는 식의 여성 그 자체에 존중이 없었다. 재산 상속에서도 이뤄지지 않았고 참정권이 없던 때도 있었고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지도 못했다.

 

착취나 다름없는 생활, 심지어는 마녀사냥도 자행되던 때였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너무나 많이 일어나지만 그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받지 않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걸 보면 여전히 부당함이 존재하지만 책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는 의외로 다양한 방면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이야기. 그래서 흥미롭다. ‘여성이 약자다. 그래서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 여성은 억울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자함이 아니다. 오롯이 세계사 속에서 여성이 어떤 부당함을 겪었는가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인종 차별이 존재했고 어쩌면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그와 관련 역사를 담은 책이 있듯이 이 책 역시 그런 부분에서 여성이기에 겪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억압과 차별이 이후 어떤 변화를 불러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의미있는 것 같다.

 

다소 충격적이였던 사진도 있고(남편에게 잔소리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입마개가 있었다는...) 여성의 세계사와 무슨 상관일까 싶은 물건들(가슴 실리콘, 미니 등에 대한 접근)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던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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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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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에겐 열 살이 된 아들이 있다. 그녀는 현재 아들 윌리엄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사실 윌리엄의 아빠인 애덤은 제시카에겐 첫 남자친구이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혼자 윌리엄을 키워오던 제스는 왜 갑자기 애덤을 찾아가야 했을까? 게다가 애덤과 윌리엄의 사이를 좋게 만들어야 하는 미션 아닌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것은 바로 그녀의 엄마 때문이다. 제시카의 엄마는 현재 몸이 좋지 않다. 엄마의 바람은 윌리엄에게 아빠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 같은 그 말을 딸인 제시카는 뿌리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어쩌면 어릴 땐 엄마의 손이 더 필요할진 몰라도 점차 커가는 윌리엄에게 아빠의 존재는 분명 함께 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필요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결국 제스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애덤이 살고 있는 프랑스의 도르도뉴로 가게 된다. 자신이 애덤을 낳던 순간 많은 연락에도 결국 애점은 윌리엄이 태어나는 순간을 마주하지 못했다.

 

원래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 어떤 제시카의 계획에도 애덤없이 아이를 낳는 것은 없었기에 그 순간은 여러모로 제스에게 상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게 도착한 곳에서 마주한 애덤은 그녀의 상상 이상.

 

어떻게 보면 자신이 그동안 고민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애덤은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있고 여자친구까지 있다. 게다가 딱히 그녀의 계획에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여기에 제시카는 다시 만난 애덤으로 인해 마음이 신란한 상태이다.

 

사실 제시카에겐 엄마의 바람보다 더 큰 이유가 있다. 엄마가 앓고 있는 헌팅턴병. 그 병은 유전성이 있고 그녀 역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어느 날 자신도 엄마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기에 어쩌면 그는 최악의 상황을 예상하고 윌리엄의 미래를 고민했을 것이다.

 

분명 소설 속 이야기이나 책 속의 제시카나 애덤, 제시카의 엄마와 아빠, 그 주변의 인물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누군가의 이야기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하고픈 마음, 비록 그 사람이 나와의 추억을 잃어간다고 해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어 감사하고 또 누군가는 10년의 공백기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아이가 아닌 서로의 진짜 마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잔잔하지만 감동있는 스토리가 이미 예정된 영화화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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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정찬주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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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이란 제목만 보고선, 당연히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명량하면 천만명을 넘긴 영화가 먼저 떠오를테니 말이다. 그전에는 물론 명량해전이 떠오를테고...

 

그런데 전혀 아니였다. 책 표지를 보면 ‘이순신의 동지, 명궁수 김억추 장수 이야기’라고 따로 표기 되어 있다. 솔직히 일본과의 해전에서 활약한 사람을 일일이 거론하기란 힘들 것이다. 이름없는 민초부터 한명 한명의 수병까지 너무나 많은 조선인들이 희생되었을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려 이순신의 동지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는 사람인데 왜 그동안 몰랐던건가 싶어서 이 책의 인물이 더욱 궁금했다. 물론 책의 장르는 소설이다. 그러니 어느 정도 극적인 요소는 가미가 되었을테지만 그래도 분명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일 것이란 생각을 하면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명량의 이야기를 지극히 당연한 주인공이라 여겼던 이순신 장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낯선 김억추라는 장수에 맞춰 읽어보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이 분에 대해 아는게 없는지라 이 책에 담긴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정확한가는 사실 잘 모른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작가는 저평가되고 또 어떻게 보면 잘못 평가된 부분도 있을것 같은 전라우수사 김억추 장수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바로 잡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는 사료에 의해서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후대인들의 역사 인식이나 평가에 의해서도 이루어지고 또 때로는 진영 논리에 따라서도 어느 점이 더 부각되기도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작품은 명량해전에 함께 했던 한 인물에 대한 재해석 내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보는데 의미를 두고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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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살아남았습니다 -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 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지음, 사이토 아즈미 그림, 이소담 옮김, 황보연 감수 / 아름다운사람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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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살아남았습니다』니, 제목이 흥미를 자아내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책은 이 책 말고도 『이유가 있어서 멸종 했습니다』, 『의외로 유쾌한 생물도감』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과연 어떤 이유로 멸종의 위기를 넘어 생존할 수 있게 되었는지 궁금해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제목의 윗부분을 보면 ‘지구에서 사라지면 절대로 안될 101종의 이상한 동물도감’이라는 부제가 적혀 있기 때문에 책에서 등장하는 동물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먼저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모두 포유류이다. 저자는 이 포유류에 대해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동물(p.4)이라고 표현하는데 지구에 대변화가 찾아온 시기에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며 이런 동물들만의 세계지도인 ‘동물지리구’를 통해서 동물들이 왜 정해진 곳에서 살고 어던 점이 이상한지에 대해 알려준다.

 

먼저 저자가 말하는 포유류만이 지닌 3가지 공통점은 1)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2) 몸에 털이 나고 3) 체온이 거의 일정하다는 것인데 이런 점이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동물에게는 그 너머로 이동하지 못하는 절대적인 경계선이 있다!”(p.13)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최초가 바로 19세기 중반의 영국 출신 박물학자 윌리스라고 한다.

 

실제로 책은 이 부분에 기초해 동물세계지도인 동물지리구에 의거해 세계지도를 나눴고 유라시아대륙(구북구), 북아메리카 대륙(신북구), 아프리카 대륙(아르리카열대구), 인도·동남아시아 일대(동양구), 남아메리카 대륙(신열대구),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오스트레일리아구), 그리고 바다 지역으로 분류된 동물들에 대해 소개한다.

 

여기에 첨가된 내용이 바로 ‘이상함’이다. 그 동물만의 이상함이 존재했기에 결국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상당히 흥미로우면서 한편으로는 나름의 생존 전략이자 진화를 거치면서 굳어지게 된 그 지역에 보다 특화된 일종의 장점일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책에는 한 페이지에 한 동물이 나오는데이상함의 레벨(기준은 외모, 먹이, 분류학적 특이함, 새끼 생태, 특별한 기관이나 무기가 있는지에 따라 매긴 점수라고 함), 크기, 종과 분류, 비교(키가 160cm인 사람의 전신, 손 모양과 비교함), 지리 구분, 생존권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자의 신기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담은 코멘트로 마무리되는 수순이다.

 

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보면 생김새가 정말 이상한 동물도 있고 습성이 이상한 동물도 있고 몸에 특이점을 가진 부분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읽으면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포유류와 동물지리구에 대한 보다 이론적인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해두었고 가로세로 동물퍼즐을 통해서 앞서 읽은 동물들에 대한 퀴즈를 풀어볼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오기도 한다.

 

이 책만 봐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저자분의 전작들과 함께 보면 더욱 유익할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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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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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의 등장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든 생각은 영화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한 권의 원고를 두고 그 원고를 거쳐간, 아니 그 원고를 소유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을 추적해가고 또 그 과정에서 그들이 어떻게 소유하게 되었고 또 그 원고를 통해 어떤 삶의 변화를 경험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 흥미롭기 때문이다.

 

작품은 안느 리즈 브리아르가 실베스트르 파메에게 보내는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우연히 가족들과 함께 프랑스 서부의 브르타뉴 바노에 위치한 보리바주 호텔 128호실에 묵게 되고 읽을 책을 가져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던 가운데 협탁에서 이 원고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원고를 읽고 감동을 받은 안느, 물론 소설의 어느 부분부터가 앞의 분위기와 달라 아쉽다고 느끼는 가운데 이 원고의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하고 원고를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원고의 주인인 실베스트르는 무려 30년 전에 캐나다에서 원고를 분실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자신은 원고를 완성하지 않았기에 소설의 마지막 부분은 자신이 쓰지 않았다는 사실. 30년이 넘어 분실된 원고가 그것도 미완결에서 완결이 되어 돌아왔으니 신기할 수 밖에.

 

이 원고를 평론가에게 보이려 했으나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이때의 미완결이 그에겐 30여 년 간 마음 한 켠에 아쉬움과 함께 만약 완성해서 출간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에 대한 마음도 남아있었을 터이다.

 

안느와 실베스트르는 이와 관련해 편지를 주고 받고, 아울러 안느는 자신이 머문 호텔의 지배인과 친분이 있는 친구 마기에게 연락해 128호에서 발견한 원고가 어떻게 해서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알아보고자 하는데...

 

작품은 이렇게 한 권의 미완성(분명 실베스트르는 완결하지 않은 상태로 잃어버렸으니) 원고를 둘러싸고 이 원고가 누구의 손을 거치고 거쳐서 안느가 발견해 원래의 주인에게 가게 되었는지를 밝혀내는 과정이 그려진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과정이 서술이 아닌 그 인물들 간의 편지로 이뤄진다는 것.

 

영화로 만들면 너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원고의 행방을 쫓는 것이니 말이다. 여기에 실베스트르가 진짜 결말을 완성해 출간을 한다면 어떨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에 작품을 읽는 묘미는 바로 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서 읽는다면 더욱 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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