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번째 도서인 『말들이 사는 나라』는 동음이의어인 "말"을 소재로 한 책이다.
사실 표지 속 그림을 흘려 보았을 땐 제목의 "말들"이란 동물을 의미하는 "말(馬)"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생각은 딱 절반만 맞다. 한국어에 존재하는 동음이의어를 빌려와 동물의 의미인 "말"과
우리가 하는 말의 의미인 "말(言)"을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책의 주된 이야기는 말들이 사는 나라에서 두 가지 종류의 말이 있는데 좋은 말을 하는 착한말들과 나쁜
말을 하는 나쁜말 삼총사(투덜말, 심술말, 화난말)이다. 말들이 사는 나라에선 이들이 함께 사는데 나쁜말 삼총사가 자꾸만 나쁜 말을
하자 착한말들은 자신들도 나쁜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평소 착한 말 밖에 할줄 몰랐기에 삼총사에게 나쁜 말을 할 수 없자 결국 이 삼총사를 피하며
자신들끼리 숨어서 놀게 된다.
이에 결국 나쁜말 삼총사는 어울려 놀 말들이 없게 되자 착한말들을 떠나게
된다.


이후 이곳에 구름요정이 찾아와 좋은말들에게 비를 내려 목마름도 해결해주고 햇살을 내려 따뜻하게
해준다. 구름요정은 이외에도 착한말들이 원하는 것들을 척척 만들어주게 되고 받기만 하는 것이 미안했던 착한 말들은 구름요정에게 필요한 것을
물어보게 된다.
구름요정은 착한말들의 물음에 말똥가루가 필요하다고 말하게 되고 착한말들은 구름요정을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말똥으로 말똥가루를 만들어 구름요정에게 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는 미안하게 부탁을 했던 구름요정은 점점 더 많은 말똥가루를 요구하게
되고 그렇게 말똥가루를 먹은 구름요정은 얼굴까지 심술궂게 변하면서 몸집도 커져서는 자신을 구름대마왕으로 부르라며 이제는 똥가루 공장까지 만들어
착한말들이 하루종일 이곳에서 똥가루를 만들도록 한다.


그렇게 착한말들이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말들이 사는 나라를 떠났던 나쁜말 삼총사가
나타나고 구름요정에게 아무말도 못하고 똥가루 공장에서 똥가루만 만들던 착한말들을 대신해 나쁜말을 해서 구름요정을 물리쳐 준다.
이후 착한말들과 나쁜말 삼총사는 말들이 사는 나라에서 사이좋게 살아가는데 착한말들은 나쁜말 삼총사에게
나쁜말을 배우게 된다. 살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는 순간도 있고 나쁜 존재들이 자신을 괴롭힐 때 바로 그 화를 표출해야 하는
순간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대신 나쁜말 삼총사는 착한말들로부터 착한 말을 하는 법을 배워 서로가 사이좋게 지내게 된 것이다.
이처럼 『말들이 사는 나라』는 지나치게(어쩌면 무작정) 나쁜말을 하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 그것이 얼마나
좋지 못한가를 보여줌과 동시에 반대로 아무때나 좋은말만 해서도 안된다는 것을 알려주어 언어 사용에도 때와 장소에 따라 필요한 말이 있음을
보여준다.